춘추 열국지( 101∼200회)

제 187 화. 세 치 혀로 싸우는가.

서 휴 2023. 6. 25. 22:36

      54. 전쟁과 화친.

 

 187 세 치 혀로 싸우는가.

 

그 무렵 제환공(齊桓公)은 연합군을 이끌고 채(나라 국경을

돌파하였으며그때 수초(竪貂) 채목공(蔡穆公)한테 뇌물을

받아먹은지라채성(蔡城)을 공격하지 않고 시간을 끌고 있다가

제환공(齊桓公)을 맞이하여 계면쩍게 거짓말을 .한다.

 

      주공신이 채군(蔡軍)을 밀어붙여

      이 자리를 확보하여 놨나이다.

 

      잘하였도다수초(竪貂) 네 공이 크도다.

      이제 이곳으로 연합군이 다 모일 것이다.

 

그간의 내용을 모르는 제환공(齊桓公)수초(竪貂)를 치하한 후

진채(陣寨)를 세우게 하며, 다른 나라가 당도하기를 기다렸다

 

다음날 송환공(宋桓公), 노희공(魯僖公), 진선공(陳宣公), 위문공

(衛文公), 정문공(鄭文公), 조소공(曹昭公), 허목공(許穆公 

7개 나라 군사들이 병거(兵車)와 함께 채(나라로 모여들었다.

 

       8개 나라 군사가 모두 한자리에 모이게 되었소.

      연합군의 사기는 하늘을 찌를 듯 높소이다.

 

      조촐하게 연회를 준비하여 놨소.

      , 다 같이 연회장으로 갑시다.

 

      더욱이 허목공(許穆公)은 병중임에도 불구하고

      가장 먼저 달려왔으므로 맨 윗자리에 앉게 합시다.

 

      이제부터 여기서 전열을 가다듬어

      (나라로 쳐들어가야 합니다.

 

단합 연회를 열고 난 다음 날너무 무리하였음인지 허목공

마침내 병이 도지더니자리에 눕게 되자마자 세상을 떠나고

마는 일이 갑자기 생겼다.

 

      허목공(許穆公)의 죽음을 애도하여

      3일간 이곳에 머물기로 합시다.

      허군(許軍)은 장례를 치르도록 돌려보냅시다

 

그해 여름,  허(나라를 제외한 7개국의 연합군은 서남쪽으로

출발하여 ()의 국경을 통과해 형산(荊山)을 지나가게 되었다.

 

      형산(荊山)은 초(나라 최북단으로, 회수(淮水) 3

      지류 중의 하나인 여수(汝水)의 상류에 있었으므로,

      이곳은 채(나라 채성(蔡城보다 더 북쪽이다.

 

      이것은 그 당시 초(나라 영토가 얼마나 넓었는가를

      짐작하게 하는 것이며또한 제(나라로써는

      너무나 먼 길까지 떠나왔다는 걸 알게 하여 준다.

 

형산(荊山기슭을 막 지나가고 있을 무렵이다수레를 길 한 편에

세워놓고무언가 기다리는 것처럼 보이는 사람들이 서 있었다.

 

      중보(仲父). 저 앞에 서 있는 사람이 누구요

      주공의관을 바르게 갖추어 입은 것이

      예사(例事사람은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그 사람은 제환공을 보자마자 다가와 귀한 손님을 맞이하기라도

하듯 공손히 허리를 숙여 인사를 올리며 묻기 시작한다

 

      잠깐만요실례지만 물어보겠소이다.

      대군을 거느리시고앞장서 오시는 분은

      바로 제환공(齊桓公)이 아니 시온지요.

 

      당신은 누구기에 여기에 서 있는 것이오

      신은 초(나라 대부 굴완(屈完)이라 하옵니다.

 

      우리 초왕께서는 제환공께서 오실 줄 미리 알고

      신에게 기다리게 한 지 오래입니다.

 

그 사람은 다름 아닌 투곡어토(鬪穀於菟)의 비밀지령을 받아 밤새

달려온 초(나라 공족(公族대부 굴완(屈完이었다.

 

      굴완(屈完)이 부여받은 임무는 초()를 침공하는

      명분이 분명하지 않은 걸 밝히는 것이었으며,

 

      또한연합군의 행군 속도를 최대한 늦춤으로써

      초군(楚軍)의 방비를 갖출 시간을 벌기 위함이었다.

 

제환공(齊桓公)은 초(나라 국경 안으로 들어오자마자예기치

않은 굴완(屈完)의 갑작스러운 출현으로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이는 초(나라가 연합군이 움직이는 모든 걸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 주는 것이므로마치 조롱(嘲弄이라도 받는 것처럼

느껴지면서 당황하게 하였다.

 

      중보(仲父). (나라가 우리가 오는걸

      어찌 알고 사람을 미리 내보냈겠소.

 

      우리 중에 누군가 기밀을 누설하였나이다.

      중보(仲父). 아니그놈이 어느 놈이요.

 

      주공(나라가 우리가 오도기도 전에 미리 알고

      준비할 시간을 준 자가 누구로 보이십니까.

 

      주공이미 이 지경이 되었는바

      그자를 알아낸들 무슨 소용이 있겠나이까.

 

      중보(仲父), 굴완(屈完)을 어찌 대하는 것이 좋겠소.

      (나라가 굴완(屈完)을 특사(特使)로 보낸 것은

      틀림없이 주공을 설득하기 위해서일 것입니다.

 

      굴완(屈完)은 우리 연합군이 초(나라를

      침공한 까닭을 반드시 물으려 할 것입니다.

 

      주공신이 나가 굴완(屈完)을 만나보겠나이다.

      신은 대의명분으로 굴완(屈完)을 꾸짖을 것이며

      부끄러움을 알게 하여항복을 받아내겠나이다.

 

관중이 분개한 목소리로 속삭이듯 말하고는 제환공을 대신하여,

수레를 몰고 나아가 굴완(屈完)에게 다가가 말하려 다가갔다.

 

      이 굴완(屈完)이 먼저 말하겠소.

      우리 왕께서는 귀국을 비롯한 연합군이

      여수(汝水)를 넘으려 한다는 소식에 신을 보냈습니다.

 

      (나라는 북해(北海)에 있고,

      (나라는 남해(南海가까이 있어,

 

      본시(本是남북으로 멀리 떨어져 있는 바이라,

      지금까지 아무런 은혜와 원한도 맺은 바가 없어

      서로 풍마우불상급(風馬牛不相及이요.

 

      그런데도어찌하여 무슨 이유가 있어.

      이 먼 초(나라까지 찾아온 것이오.

 

풍마우불상급(風馬牛不相及) 이란?

바람 풍말 마소 우아닐 불서로 상미칠 급.

 

       발정(發情난 말과 소는 서로 마주칠 일이 없다.

       서로 멀리 떨어져 있어 전혀 관계가 없다는 뜻이다.

 

이는 사기(史記)의 제환공 () 편에 나오며좌구명(左丘明)

춘추좌씨전(春秋左氏傳제희공(齊僖公) 4년에 나오는 고사(古事).

 

굴완(屈完)이 명재상 관중(管仲)에게 당당하게 따지고 들어오자,

관중은 이미 그런 말이 나올 줄 알았다는 듯이 굴완(屈完)의 말이

떨어지기를 기다렸다가호기롭게 답변하게 된다.

 

      옛날 주성왕(周成王)께서 우리 제()의 선조이신

      태공망(太公望)에게 제(나라를 내려주시면서

      대대로 주(왕실의 국방을 도우라 하시었소.

 

      동쪽으로는 동해(東海)에 이르기까지

      서쪽으로는 하수(河水)에 이르기까지

      남쪽으로는 목릉(穆陵)에 이르기까지

      북쪽으로는 무체(無棣)에 이르기까지

 

      왕의 신하로서 직분을 다하도록 하고

      만일 그렇지 못한 자가 있으면,

 

      모든 제후가 힘을 합쳐,

      그자를 용서하지 말라 하시었소.

 

      그런데 주(왕실이 동쪽으로 천도(遷都한 후에는

      많은 제후(諸侯)가 방자하여졌소.

 

      그래 우리 주공께선 왕명을 받들어 방백(方伯)으로서

      옛 왕업을 다시 일으키고자 하는 것이오.

 

      그런데 초(나라는 비록 남방에 있기는 하나?

      다른 제후들과 마찬가지로 포모(包茅)를 바치면서

      반드시 왕의 제사를 도와야 하거늘

      일체의 공물과 축주(縮酒)도 바치질 않고 있소.

 

      우리 주공께서는 그 까닭을 알아보기 위해

      7개국 연합군을 거느리고 초(나라로 가는 중이요.

 

(나라는 본래 주(왕실로부터 자작(子爵)의 작위(爵位)

받은 제후국으로당시 제후들은 주(왕실에 자기 나라의

특산물로 매년 공물과 술을 밭쳐야 하는 의무가 있었다.

 

      (나라는 초무왕(楚武王대에 이르러

      분수에 맞지 않게 왕호를 참칭(僭稱하면서,

      진공(進貢)의 의무를 거부하고 있소.

 

      (나라는 어찌하여 공물을 바치지 않는 것이오.

      (나라가 그러한바우리가 주 왕실을 대신하여

      (나라를 문책하고자 내려온 것이오.

 

      그렇기는 하나이 굴완(屈完)이 답변하겠소이다.

      (왕실이 자기의 기강을 잃었기에

 

      천하가 주왕(周王)에게 공물을 바치지 않는 것이오.

      어찌 초(나라만 탓할 수가 있을 것이오.

 

관중(管仲)의 절묘한 역공에 굴완(屈完)은 당황한 듯하였으며

얼굴이 붉어진 채 잠시 가만히 있을 때관중이 또 말을 이어갔다.

 

 188 정도로써 굴복시키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