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추 열국지( 101∼200회)

제 177 화. 대낮에 귀신이 보이는가.

서 휴 2023. 6. 21. 17:08

 177 . 대낮에 귀신이 보이는가.

  

삼 개국 연합군이 형(나라에 이르렀을 때는 북적(北狄군은

모두 도망가 버리고 흔적도 없었으며공실(宮室뿐만 아니라

온 성안이 불바다가 되어 활활 타고 있었다.

 

       이거 뭐야?  싸움은 안 하고 불만 끄고 있잖아

       뭐가 어때서싸우다 죽는 거보다 낫잖아

 

       군인은 용감하게 싸워야 하는 거야

       나는 갑옷 입은 갑사(甲士)가 아니 ?

 

       갑사(甲士)는 나라에서 뽑은 군인이지만

       나는 징발(徵發된 보충병이야

 

세 나라 연합군은 싸우러 왔다가 할 수 없이 열심히 불만을 끄게

되었으며그때야 비로써 제환공(齊桓公)은 형후(邢侯)를 불렀다.

 

        형후(邢侯숙안(叔顔)께서는 몸이 어떠시오.

        패공(霸公)께서 보살펴 주시어 회복되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시오여기에서 계속 살겠소?

        이곳을 복구하자면 새로 짓는 거보다 어렵게 보입니다.

 

        그러면 어찌 하는 게 좋겠소?

        패공(霸公), 지금 피난 간 백성 대부분이

        이의(夷儀지방에 모여 있다고 합니다.

 

        이의(夷儀지방은 어떤 곳이오.

        이의(夷儀)는 이곳보다 더 넓고 좋습니다.

 

제환공(齊桓公)은 송후(宋侯)와 조백(曹伯)과 함께 의논하여

(나라 도성으로 이의성(夷儀城쌓아주었다.

 

         아울러 조묘(祖廟뿐만 아니라 편의 시설과

         창고 등의 여사(廬舍)도 지어주었으며 또한

         백성들에게 필요한 소염소돼지곡식 등은

          나라에서 가져와 나눠 주도록 하였다.

 

이로써 형후(邢侯숙안(叔顔)을 비롯한 백성들을 옮겨가 새로이

도성이 된 이의성(夷儀城)에 들어와 살게 되자마치 고향에

돌아와 살게 되는 듯이 기뻐하였다.

 

       패공(霸公), (나라의 일이 끝났으니

       이제 돌아갈까 하오.

 

       아니요,  의논드려야 할 일이 있소.

       (나라가 아직 안정되어 있지 않소.

 

        나라에 도성을 쌓아주고 

        나라에 도성을 쌓아주지 않는다면

        나라 백성들이 심히 원망하게 될 것이오.

 

       송후(宋侯)와 조백(曹伯)께 부탁하오

       이리된바 위(나라를 돕는 것이 어떻겠소.

 

       패공(霸公), 군사들이 힘들어할 것 같소이다.

       그 문제는 송후(宋侯)와 조백(曹伯)께서 도와주시오.

 

       소와 돼지를 잡아 군사들의 몸을 보충 시키고

       넉넉히 먹도록 식량을 돕겠소이다.

 

        좋습니다패공(霸公)의 뜻에 따르겠소이다.

        고맙습니다다 같이 초구(楚丘)로 갑시다.

 

초구(楚丘)는 지금의 하남성 활현(滑縣동쪽 일대이다

제환공은 여러 나라에 연락하여 축조에 필요한 여러 기자재를

부조(扶助받아()의 도성인 초구성(楚丘城) 쌓아주었다.

        

        위문공(衛文公) 초구성(楚丘城)이 완성되자

        그때부터 나라의 성곽과 궁실을 갖추게 되었다.

 

위문공(衛文公)은 제환공(齊桓公)의 깊은 뜻의 배려에 감격하여

모과(木瓜)라는 시를 지어 그의 은혜를 기리었다.

 

이 시도 유명하며 시경詩經 국풍國風 용풍편鄘風篇에 실려

있으면서오늘날까지 온전하게 전해오고 있다.

 

       投我以木瓜 報之以瓊琚 (투아이목과 보지이경거)

       나에게 모과를 던져주기에 패옥 구슬로 보답하려는데

 

       匪報也 永以為好也 (비보야 영이위호야)

       보답이 아니라 오래도록 그로써 좋아하려 함이네

 

       投我以木桃 報之以瓊瑤 (투아이목도 보지이경요)

       나에게 복숭아를 주기에 고운 옥구슬로 보답하려는데

 

       匪報也 永以為好也 (비보야영이위호야)

       보답이 아니라 오래도록 그로써 좋아하려 함이네

 

       投我以木李 報之以瓊玖 (투아이목이 보지이경구)

       나에게 오얏을 주기에 옥거울로 보답하려는데

 

       匪報也 永以為好也 (비보야 영이위호야)

       보답이 아니라 오래도록 그로써 좋아하려 함이네

 

모과(木瓜)는 못생긴 외모와는 달리 쓰임새가 많은 과일이며매우

향이 좋아그냥 열매만 방에 놓아둬도 온 방 안이 향기로워진다는

아주 상서러운 열매가 되겠다.

 

        식용이 가능하나 생과의 맛이 시고 떫기에

        보통 생으로는 잘 먹지 않고꿀이나

        설탕에 재어서 모과(木瓜차로 마신다.

 

위문공(衛文公)이 모과(木瓜라는 시를 지은 것은 제환(齊桓公)

베풂이 향기로우며그 향이 널리 퍼져나간다는 뜻일 것이다.


당시 세상 사람들은 제환공(齊桓公)이 위태로움에 빠진 나라들을

구해주었다고 칭송하며 감격하였다.

 

        제환공(齊桓公)은 멀리 북쪽까지 진출하여

        위기에 빠진 연()나라를 누해주었다.

 

        그 후로 대()가 끊어진 노(나라에

        노희공(魯僖公)으로 대()를 잇게 하였다.

 

        도성을 잃은 위(나라에 초구성(楚丘城)

        쌓아주며 (나라를 다시 살려냈다.

 

       도성을 잃은 형(나라에 이의성(夷儀城)

       쌓아줌으로써()를 다시 일으켜 세웠다

 

이러한 공로로 제환공(齊桓公)은 춘추시대(春秋時代)의 다섯 패공

중에서 가장 으뜸가는 패공(覇公)으로 손꼽히게 된다.

 

       제환공(齊桓公)은 이러한 일들이 모두 이뤄지자

       그제야 비로써 자기가 좋아하는 사냥을

       모처럼 생각하게 되었다.

 

그 당시의 대규모 사냥은 단순히 짐승을 잡는 유희적(遊戱的) 

집단 행동이 아니라그 나라의 군사력을 강화하기 위한 일종의

군사훈련을 목적으로 활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나라는 그해 겨울 어느 날이 되자, 중신들과

        대부들이 모두가 참가하는 대규모 수(사냥으로,

        큰 연못이 있는 야산으로 떠났으며,

        관중(管仲만이 임치(臨淄)에 남아있게 되었다.


제환공(齊桓公)이 오랜만에 벌리는 사냥인 만큼 그 규모와 위세가

엄청 대단하였으며군주와 신하들이 수레를 타고 일제히 달리며,

어지러이 달아나는 짐승들을 쫓는 광경은 장관을 이루고 있었다.


        가장 사납거나가장 큰놈을 잡는 자에게 큰 상을

        내리겠노라모두 힘써 사냥을 잘하도록 하라.

 

이렇게 사기를 북돋아 주는 령()을 내리고제환공 자신 또한,

커다란 노루 한 마리를 발견하고 부리나케 그 뒤를 쫓고 있었다.

 

        내 저 노루를 잡고 말리라

        저놈이 연못가로 가는구나.

        수레야빨리 연못으로 달려가라.

 

        저놈 노루가 사정권 안으로 들어왔구나.

        , 천천히 화살을 제어 힘껏 쏘리라.


        어 허수레를 멈추어라

        주공무슨 일이 있사옵니까?

 

커다란 노루가 사정권 안으로 들어와 제환공(齊桓公)이 활시위에

화살을 걸고 막 당기려고 하던 그때였다.

 

별안간 제환공(齊桓公)이 수레를 멈추라고 외치자마부는 급히

고삐를 당기고는 돌아보자제환공(齊桓公)은 당긴 시위를 도로 푼

채로 연못 한가운데를 뚫어지기 바라보면서, 얼굴에는 두려움의

빛이 가득 서려 있었다.

 

        주공무슨 일이 있으시옵니까?

        주공무엇을 두려워하시나이까?     


뒤따르며안전(安全)을 보살피던 내시 수초(竪貂)가 앞으로 달려가

물었으나제환공(齊桓公)은 여전히 정신 나간 표정으로 연못의

한가운데만을 바라보며망연히 서 있는 것이다.


        주공무슨 일이시옵니까?

        무엇을 그렇게 바라보고 계시나이까?


        으흠, 나는 방금 귀신(鬼神)을 보았노라.

        그 모양이 하도 괴상하여 지금도 가슴이 떨리는구나.

 

        불길한 징조가 아닌지 걱정이 되는구나.     

        주공귀신(鬼神)은 음물(陰物이옵니다.

        어찌 대낮에 귀신(鬼神)이 나타나겠나이까?


        허 어그렇기는 하지만 지난날

        선군인 제양공(齊襄公)께서도 고분(姑棼)에서 멧돼지

        같은 괴물을 본 것도 대낮이라고 하지 않았느냐?

 

       너는 어서 가서 중보仲父를 모시고 오너라.       

       주공중보(仲父)가 성인(聖人도 아닌데   

       어찌 귀신(鬼神)의 일까지 알 수 있겠나이까?


        중보(仲父)는 지난번 대낮에 나타난 유아(兪兒)

        금방 알아보는 걸 봤지 않느냐?

        중보(仲父) 모르는 일이 없는 사람이다.

 

관중(管仲이라는 말에 수초(竪貂)가 노골적으로 불만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입가에 묘한 표정을 지으며 비웃듯이 말했다.


        그때는 주공께서 유아(兪兒)의 생김새를 자세히

        말씀하여 주셨기에중보(仲父)가 주공에게

        아첨(阿諂하려고 그럴듯하게 말을 꾸며댄 것입니다.


        네놈은 군신 간에 이간離間을 시키려 하느냐.      

        이간(離間질이 아니옵고 사실을 말씀드리옵니다.

 

        정이 신의 말을 믿지 못하시겠다면

        신의 방법대로 한번 해보시면 어떠시겠는지요.

        어떻게 하자는 것이냐.
     

        주공일단 궁으로 돌아가 중보(仲父)에게 물으시되

        주공께서는 귀신을 보았다고만 하시고

        그 모양새는 말씀하지 마시옵소서.

 

        그래도 중보(仲父)가 귀신을 알아맞힌다면

        중보仲父는 틀림없는 성인이라 할 수 있나이다.     

        허 어좋다그렇게 한번 하여보자.

 

 178 . 뜻을 모두 이루게 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