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안) 열국지 301∼400 회

제 320 화. 노나라의 삼환씨가 일어난다.

서 휴 2023. 2. 9. 20:48

320 . 노나라의 삼환씨가 일어난다.

 

       공자 포가 드디어 송문공宋文公으로 즉위하자.

       조당에서 경하의 예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간

       사마司馬 화우華耦는 갑자기 심장에 심한

       통증을 느끼더니 이내 숨이 끊어져 죽고 말았다.

 

이러한 화우華耦의 죽음에 대해 사람들은 지난날 화우華耦

할아버지인 화독華督이 송상공宋殤公을 죽였고, 이젠 그 손자인

화우華耦가 송소공宋昭公을 죽였다면서. 하늘이 천벌을 내린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한 사관이 시를 지어 한탄했다.

       昔年華督弑殤公  (석년화독시상공 )

       옛날에는 화독이 송상공을 시해하더니

 

       華耦今朝又助凶  (화우금조우조흉 )

       오늘은 화우가 반역자를 도와 소공을 죽였네!

 

       賊子亂臣原有種  (적자란신원유종 )

       란신적자는 원래 그 종자가 따로 있으려니

 

       薔薇桃李不相同  (장미도리부상동 )

       장미와 오얏은 근본이 같지 않음과 같도다!

송문공宋文公은 즉위하자마자, 탕의제蕩意諸의 충성심을 가상히

여겨, 그의 동생 탕훼蕩虺를 사마司馬 로 임명하고, 공자 수

사성司城으로 임명하여 죽은 탕의제蕩意諸의 일을 대신하게 했다.

 

한편 송소공宋昭公이 시해당한 변란이 소문으로 퍼져나가자,

재상 조돈趙盾은 엄격한 군위君位의 질서秩序를 바로잡아야

한다면서, 장수 순림보荀林父를 대장으로 삼아, , ,

연합하여 송문공宋文公을 죽이겠다며 정벌군을 출진시켰다.

 

4개국 연합군이 상구성商丘을 향해 쳐들어온다는 보고를 받게

되자, 송문공宋文公은 긴급히 대책회의를 열게 되었다.

 

       주공, 진군晉軍 대장 순림보荀林父가 위, ,

       정세 나라와 함께 쳐들어오고 있나이다.

 

       허 어, 연합군이 쳐들어온다니 어찌하면 좋겠소?

       주공, 우사右師 화원華元 이옵니다.

 

       지난날 진군晉軍의 연합군이 제를 쳐들어갔을 때

       제의공齊懿公께서는 연합군 대장 조돈趙盾에게

       뇌물賂物을 바쳐 국난을 해결한 바 있습니다.

 

       진군晉軍의 대장 순림보荀林父 또한 뇌물賂物

       좋아한다 하니 뇌물로 침공을 막아내면 어떠실는지요?


송문공宋文公은 화원華元의 제안을 받아들여, 그에게 많은 뇌물을

싣고, 순림보荀林父가 있는 진군晉軍의 영채를 찾아가게 했다.


       순림보荀林父 대장님 안녕하십니까?
       우리 송나라는 군위를 탈취하기 위해서

       변란이 일어난 것이 아닙니다.

 

       백성들이 무도 혼군인 송소공을 죽이고, 후덕한

       공자 포를 세우기 위해 일어난 일입니다.


       여기 예물을 가져 왔사오니, 우리 송나라의

       사정을 잘 보살펴주시기 바랍니다.

 

나라 우사右師 화원華元이 순림보荀林父를 찾아가, 백성들이

스스로 공자 포가 인의仁義를 지키는 사람이며, 후덕厚德 하기도

하여, 군주로 추대했다는 사정을 설명하고, 한편으로는 여러 수레에

황금과 비단을 싣고 와 건넸으며, 고기와 양식을 군사들에게 풀어

호군護軍 하는 예를 다 했다.


순림보旬林父는 황금과 보물이 가득 실린 수레를 받아보자, 마음이

바뀌게 되며, 피를 흘려 싸워봐야 얻을 게 없다고 생각하였으므로,

나라의 변란을 이해하고 돌아가기로 약속했다.

 

       순림보旬林父 대장님, 의 장수 석초石楚 입니다.

       그냥 돌아간다니 어찌 이럴 수가 있습니까?

       우리 세 나라가 연합하여 달려온 것은 송나라의

       무법을 응징하고 후세를 경계하기 위함이었소이다.

 

       만일 대장께서 송나라와 화평을 맺는다면

       이는 난신적자亂臣賊子를 장려하는 일이 되오!

       아니 오, 와 송이 서로 다를 게 없소이다.

       이미 제나라를 관대하게 용서를 해주었는데,

       어찌 송나라만 징계할 수가 있겠소이까?

 

       더욱이 백성들이 무도 혼군을 몰아냈다 하니

       난신亂臣의 변란이라고 단정할 수도 없소이다.


순림보旬林父는 송나라가 바치는 뇌물을 받고는 송문공宋文公

군위를 인정하는 서명까지 하여 주고는 철군하면서 송나라로부터

받은 뇌물을 혼자서 가지고 갔다.

 

       조돈趙盾과 순림보旬林父가 뇌물을 받으면서

       제와 송나라의 난신을 용서해주는 모습에서

       진나라가 패자의 지위를 잃게 되는 과정을 보게 된다.

 

       진나라 수뇌부에서 부패 세력이 형성된다는 것은

       외부의 침공보다 더한 국력의 쇠약을 가져오는 것이다.

 

패공霸公 진문공晉文公이 죽은 후에 미약하나마 패자국覇者國

지위를 유지해 왔으나, 와 송나라에서 뇌물을 받게 되면서

이 소문은 중원의 제후들에게 알려지며 권위와 신뢰를 잃게 된다.

나라로 돌아간 장수 석초石楚는 송나라에서 있었던 일을

자세히 보고하자, 이에 대해 정목공鄭穆公은 비웃으며 탄식했다.


       진나라는 뇌물을 무척 좋아하는구나.

       진나라의 패업覇業은 뇌물을 얻기 위한

       수단이 되고 말았다는 것인가?

 

       이제 진나라는 백업伯業을 다시 일으킬 수 없을

       뿐만아니라, 중원의 맹주盟主가 될 자격이 없도다!

 

       지금 초나라에 신왕이 즉위했다고 하니, 머지않아

       우리 정나라를 정벌하러 쳐들어올 것이다.

       다시 초를 섬겨야 우리 정나라가 평안해지겠도다!

 

정목공鄭穆公은 초나라에 즉시 사자를 보내 수호를 맺었다.

이에 진나라 조돈趙盾은 정나라의 행동을 바라보고 있을 뿐

달리 어쩌는 수가 없었다. 이에 염선髥仙이 시를 지어 이야기했다.

 

       ​仗義除殘是伯圖 (장의제잔시백도)

       의를 밝혀 간적을 제거함이 백주의 일인데

 

       興師翻把亂臣扶 (흥사번파란신부)

       군사를 이끌고 와서 오히려 난신을 도왔구나.

 

       商人無恙鮑安位 (상인무양포안위)

       상인은 근심이 없고 포는 군위가 안정되니

 

       笑殺中原少丈夫 (소살중원소장부)

       중원의 젊은 장부들에게 비웃음만 샀도다!

 

한편 노나라의 사정을 알아보자.

노문공魯文公은 제소공齊昭公의 딸 성강聲姜과 혼인하여

라는 두 아들을 두었으며, 그가 군위에 오른 것은

주양왕周襄王 26년이며 기원전 626년의 일이었다.

 

       또 노문공은 진나라 여인 경영敬嬴을 사랑하여

       아들 둘을 낳았는데 이름이 왜와 숙힐叔肹 이었다.

 

       네 아들 중 공자 왜가 가장 나이가 많았으나

       공자 오가 성강聲姜의 소생이며 적자이므로

       세자로 세우게 되며 숙중팽손叔仲彭生을 태부로 삼았다.

당시 노나라는 삼환씨三桓氏가 국사를 맡아 다스리고 있었다.

노문공魯文公의 증조부曾祖父 되는 노환공魯桓公의 방계 후손들을

삼환씨三桓氏 라 불렀으며, 맹손씨, 숙손씨, 계손 씨를 말한다.

 

       맹손씨孟孫氏는 공손 오가 뒤를 잇고 있었는데

       이름이 곡과 난이라는 두 아들을 두었다.

 

       숙손씨叔孫氏는 숙아叔牙의 아들인 공손 자

       군위를 이어받아, 숙중팽생叔仲彭生

       숙손득신叔孫得臣 이라는 두 아들을 두었다.

 

       계손씨季孫氏로는 계우季友의 아들 계무일季无佚

       행보行父 라는 아들을 낳았다.

       계문자季文子는 계손행보季孫行父의 시호諡號 이다.

 

삼환족三桓族은 이미 아버지 노희공魯僖公 치세 때부터 조정에

모두 나와 나라의 정사를 보고 있었다.

 

또한, 조부祖父 되는 노장공魯庄公에게는 수라는 첩실 소생의

아들이 있었는데, 이름을 중수仲遂 라고 했으나, 사는 집이

노성魯城의 동문 근처라 하여 동문수東門遂 라고도 불렀다.

 

       공손 오와 동문수東門遂, 계손행보季孫行父 사이는

       재종형제再從兄弟(6) 간이므로 같은 항렬이다.

 

원래 세자인 공손 오는 천성이 음탕하여 마음에 드는 여자는

모두 다 가지려고 하였다.

 

       공손 오는 거나라 사람 기씨己氏의 딸인

       대기戴己를 보자 너무 어여뻐 한 번에 반하며

       정부인으로 취하여 아들 곡을 낳았다.

 

       또한, 대기戴己의 동생 성기聲己도 어여쁘므로

       다시 장인 기씨己氏에게 사정하여 집에 데려와

       아들 난을 낳았는데, 그때 정부인인 대기戴己

       갑자기 병이 들어 죽었다.

 

대기戴己가 병들어 죽자, 공손 오敖는 다시 거나라로 가서

장인이신 기씨己氏를 찾아가 대기戴己의 뒤를 이어 정부인으로

삼으려고 한다며 어린이면서도 어여쁜 막내딸을 달라고 했다.

       기씨己氏 장인어른, 막내딸을 제게 주십시오.

       대기戴己를 대신하여 정부인으로 삼겠습니다.

 

       안 된다. 성기聲己가 아직 살아 있지 않으냐?

       마땅히 성기聲己를 대기戴己의 뒤를 잇게 하여

       정부인으로 삼아야 하지 않겠느냐?

       기씨己氏 장인어른, 그렇다면 나의 육촌 동생인

       중수仲遂가 아직 부인이 없는데, 데려가서

       중수仲遂의 아내로 삼게 하겠습니다.

 

       믿고서 보내주시면 어떻습니까?

       중수仲遂의 부인으로 삼는다면 허락하마

       기씨己氏 장인어른, 감사합니다

 

그러나 공손 오는 막내딸을 ​중수仲遂에게 보내지 않고,

자기의 부인으로 삼고 말았으므로 소문이 안 날 수가 없었다.

 

다음 해 노문공魯文公 7년이 되었을 때 공손 오敖는 명을 받아

나라에 수호사절로 갔다가 임무를 끝내고 돌아오는 길이었다.

 

       저 아름다운 여인이 누구인가?

       어쩜 저리 어여쁠 수가 있더란 말인가?

       가복아, 앞에 가고 있는 여인의 뒤를 쫓아 가보아라

 

       나리, 언릉鄢陵 땅에 사는 기생妓生 이옵니다.

       그래, 언릉鄢陵 땅에 여장을 풀도록 하라

 

언릉鄢陵 땅은 지금의 산동성 기남현沂南縣 북쪽으로 거나라의

도성이었던 거현莒縣 동쪽으로 약 30리 정도 떨어져 있었다.

 

그날 밤 공손 오는 돈을 주고 기어이 기생妓生을 샀으며, 그녀와

동침하면서 지금까지 느껴보지 못했던 희열에 빠져들게 되면서,

자기 처로 삼겠다며 노나라로 함께 돌아오는 것이다.

 

       공손 오, 나 좀 보게?

       나와 혼인시킨다고 기씨己氏의 막내딸을

       데려와서는 왜 자기의 부인으로 만들었는가?

 

       이건 나를 농락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성안에 온통 소문이나 창피해 죽겠네

 

       그리고 그 기생妓生은 이미 나와 정분을

       나눈 사인데, 어찌 자네가 처로 삼는 것인가?

 

중수仲遂는 자기가 혼인할 여인을 공손 오敖가 데려오다가,

도중에 자기의 부인으로 삼았다고 생각하여 크게 노하였으며,

더구나 자기가 사랑하던 기생妓生까지 차지하였다고, 더욱

분개憤慨 하며, 자기의 억울함을 노문공魯文公에게 호소했다.

 

       주공, 군사를 내어 주십시오.

       반드시 공손 오에게 죄를 물어야 하겠습니다.

       주공, 숙중 팽생이 말씀 올리겠나이다.

       군사를 내어 공손 오를 공격하는 일은 불가합니다.

 

       군사가 나라 안에서 움직이면 난이라 하고

       타국에서 쳐들어오면 도둑인 구라 합니다.

 

       근자에 다행히 타국의 침략이 없는 이때

       어찌하여 나라 안에서 난을 일으키려 합니까?

 

       당장 공손 오를 불러들이도록 하라

       주공, , 공손 오를 부르셨나이까?

       공손 오敖 야! 너의 행실이 왜 그러느냐?

 

노문공魯文公이 호통을 치자 깜짝 놀란 공손 오는 할 수 없이

수레에 기생妓生을 실어 거나라로 돌려보내고, 중수仲遂

찾아가 사과하면서 둘 사이는 노한 감정을 풀었다.

 

       공손 오와 중수仲遂는 다시 옛날처럼

       친하게 지낼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공손 오는 그 기생妓生을 잊을 수 없었다.

 

다음 해 왕실의 주양왕周襄王이 죽자, 노문공魯文公은 공손 오

조문 사절로 임명하여 주왕실로 가도록 명했다.

 

       공손 오가 주양왕周襄王의 조문을 위해 바치는

       예물들을 모두 가지고 주왕실로 가지 않고

       거나라로 가서 기생妓生을 만나 돌아오지 않았다.

 

       노문공魯文公그 일을 추궁하지 않으면서,

       공송 의 아들 맹손곡孟孫穀에게 후사를

       잇게 하고 맹손씨의 제사를 지내게 했다.

 

       그러나 거나라에 살고 있던 공손 오얼마간의

       시간이 지나면서 가져온 물건이 떨어지게 되자,

       그 기생妓生에게서 심한 잔소리를 듣게 되고 만다.

 

       이에 이제는 고향으로 돌아가 살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으나, 성질이 과격한 중수仲遂가 겁이 났다.

 

공손 오는 데리고 있던 가복家僕을 시켜, 아들 맹손곡孟孫穀에게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말을 중수仲遂에게 전하게 했다.

 

       중수仲遂 , 부친께서 고국으로 돌아오고자

       하시는데 어찌하면 좋겠습니까?

 

321 . 적자를 죽이고 서자를 세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