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안) 열국지 201∼300 회

제 219 화. 누가 속고 누가 속이는가.

서 휴 2022. 9. 28. 22:08

219 . 누가 속고 누가 속이는가.

 

제환공齊桓公의 무덤인 의총疑冢 안에서 나온 매장품埋葬品 들은

누에 모양의 황금이 몇 말이나 나왔으며, 진주가 달린 팔이 짧은

옷과 옥으로 만든 옥괴玉掛, 옥갑玉匣과 금잠金簪, 비단, 그리고

많은그릇과 여러 병장기 등이 하도 많이 나와 셀 수가 없었다 한다.

 

      또한, 무덤 안 곳곳마다 해골이 널려있어.

      잘 걸어 다닐 수 없을 정도였다고 하니,

      이는 순장殉葬 당한 사람들의 해골이었을 것이다.

 

      이것만 보아도 제효공齊孝公이 그 당시에

      아버지 제환공齊桓公에 대한 장례를 얼마나

      대규모로 치렀는지를 짐작할 수 있게 한다.

 

이에 시인 염선髥仙은 그렇게 호화롭게 치른 장례가, 세월이 지나고

나면, 모두 부질없는 일이 된다며, 다음과 같은 시를 지어 노래했다.

 

       疑冢三堆峻似山(의총삼퇴준사산)

       가짜 무덤 세 개가 마치 산처럼 높으면 무얼 하랴

 

       金蠶玉匣出人間(금잠옥갑출인간)

       무덤의 금잠과 옥갑은 도굴 범들이 꺼내 갈 텐데.

 

       從來厚蓄多遭發(종래후축다조발)

       결국은 그 많은 물건이 꺼내지고 말리라.

 

       薄葬須知不是慳(박장수지부시간)

       모름지기 간소한 장례는 물건만을 아끼기 위해서 일까?

 

그러나 제효공齊孝公은 속이 좁은 사람으로 제환공齊桓公의 패업을

이어받을 만큼 뛰어나질 못하였으므로, 군위에 오른 지 얼마 안 되어,

자신의 은인이라 할 수 있는 송양공宋襄公에게 마치 원수를 대하듯

하며, 에 굴복하여, 조공을 바치는 등으로 아첨하는 일까지

펴게 된다고 하였다.

 

      이제 천하의 제후諸侯 들도 예전처럼

      나라를 대하지 않았으므로,

      제환공齊桓公의 화려했던 영광은 사라지게 되었다.

 

송양공宋襄公은 제나라 내분을 수습하여주면서, 세자 소

군위에 올려세워 준 일에 대하여, 엄청나게 큰 공을 세우기나

한 것처럼 자긍심을 가지고 자랑하며 거만해졌다.

 

      이제부터 나의 시대가 열리는 것이다.

      나 말고 누가 패공霸公이 되겠는가.

 

      제환공 齊桓公이 주최하는 회맹會盟

      부친의 상喪 중에도 참석하였으며

      그후에도 빠지지 않고 열심히 참가 하였노라.

 

      이제는 본인이 회맹을 직접 소집하여

      제효공齊孝公을 군주로 세워 줌으로써

      이는 제환공齊桓公 자리를 승계받은 것이리라.

 

      나는 어짊과 옳음인 인의仁義를 실행하는

      패공覇公이 되어 천하를 다스릴 것이다.

 

송양공宋襄公은 제환공齊桓公의 뒤를 이어, 자신이 중원中原

맹주가 되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으며, 이제는 패공霸公의

자리를 이어받은 것으로 착각하며 권위까지 세우려 하였다

 

      주공, 아니 되옵니다.

      작은 나라가 맹주가 되는 것은

      위험하오니 자중하셔야 합니다.

 

이에 대해 진심으로 위해주는 이복형인 공자 목이目夷가 이 일은

무리한 일이고, 될 수도 없는 일이라며 적극적으로 만류하고 들었다.

 

      , 그럴 리야 있겠소.

      그렇다면 큰 나라는 다음에 부르기로 하고

      우선 작은 나라들을 불러 시험해 봐야겠소.

 

      네 나라에 통보하여라.

      보름 내에 조 나라 조규曹葵  땅에 모여

      회맹을 갖게 되었다고 전하여라.

 

은 영토도 좁고 군사력도 약해 대국이라 할 수 없었으므로,

무시를 당하게 되는 것을 송양공은 짐작치 못하였다.

 

약속한 회맹 일이 되었으나, 다만 이웃의 주와 조나라만이

참석했으며, 그나마 조나라는 조공공曹共公 대신에 벼슬이 낮은

대부를 대신 보내는 것이었다.

 

      뭐라고아니 이번 회맹에

      와 주 두 나라만 왔단 말이냐.

      우리 송나라를 우습게 보는 것이 아닌가.

 

      주공,  나라 선공등滕宣公이틀이나 지나?

      이제야 도착하였습니다.

 

      가까이 있으면서 약속날짜도 지키지 못하다니

       나라 등선공滕宣公을 감금시켜 놓아라.

 

       나라 증공鄫公은 가까이 있으면서도

      참석하지 않다니 너무나 괘씸하구나.

      과인은 저 증 나라를 혼내주고 말리라.

 

송양공宋襄公은 증나라에 쳐들어가 증성鄫城을 포위하였으며,

나라 증공鄫公을 사로잡아 감금시켜 놓고 말았다.

 

      나의 회맹에 제대로 참석하지 않는다니

      이건 나를 무시하는 것이 아니냐.

 

      증공鄫公을 사로잡아 놓았으나

      그래도 분이 풀리지 않는구나.

 

      군주가 직접 오지 않고 대부만을 보낸

      조나라를 침공하여 혼을 내주리라.

 

      , 이제 조성曹城을 포위하였으니

      저 조성曹城을 총공격하도록 하라.

 

      송후宋侯 , 잠깐만 기다려주십시오.

      조공공曹共公이 사죄드리옵니다.

 

송양공宋襄公은 조공공曹共公이 무릎을 꿇고 사죄하자, 화가 좀

풀렸으나, 다시 패공이 될 방법을 찾고자 밤낮없이 골몰하였다.

 

      황하黃河가 서쪽에서 흘러 동쪽으로 내려오다가,

      동쪽의 태행산맥太行山脈 북쪽 끝에 이르러

      하수河水 라는 이름으로 바뀌게 되며,

 

      또 발해만渤海灣 북쪽에 접한 연나라는

      이 하수河水를 요수遼水 라고 불렀다.

      결국, 모두 발해만渤海灣으로 흘러 들어간다.

 

때마침 하수河水의 신에게 제사를 지낼 때가 되었다. 이때 간신이며

이복동생인 공자 탕이 송양공宋襄公에게 또 공손히 아뢰었다.

 

      주공. 대부 탕이옵니다.

      맹주가 될 좋은 묘안을 찾았는가.

      주공, 그렇사옵니다.

 

      동이東夷는 큰 나라이며 세력이 엄청납니다.

      동이東夷의 힘을 빌리면 무서울 게 없습니다.

 

      동이東夷는 비와 바람을 부리는 수신睢神

      공경하오니 수신睢神에게 제사를 지내준다 하면

      동이東夷는 좋아서 빨리 올 것입니다.

 

      이참에 증나라 증공 鄫公을 제물로 바치면

      모두 우리 주공을 두려워할 것이며

      모두 무서워 복종하게 되리라 봅니다.

 

      주공. 상경 목이目夷 이옵니다.

      대부 탕의 말은 당치도 않습니다.

 

      사람의 복을 빌기 위해 올리는 제사인데

      사람을 죽여 올린다면 천지신명이 노합니다.

 

      주공. 대부 탕입니다.

      천천히 패공이 되려면 덕을 쌓아야 하지만

      급히 되려면 위력威力을 써야 합니다.

 

      대부 탕의 말이 옳도다.

       나라 증공鄫公을 가마솥에 푹 삶고

      빨리 동이東夷를 불러 들려라.

 

그러나, 목이 빠지게 그렇게 기다려도 동이東夷는 오지 않고, 이에

나라 조공공曹共公은 이 일을 빈정거리며 돌아가고 말았다.

 

      조공공 曹共公이 인사도 없이 갔단 말인가.

      저런괘씸한 놈.

 

      우리 송 나라를 하찮게 본다는 말이로구먼.

      대부 탕은 조나라를 없애버리고 돌아오라.

 

송양공宋煬公이 고함지르며 불같이 화를 내자. 공자 목이目夷

극구 만류하면서. 제환공齊桓公 때의 일을 알려주었다.

 

      주공, 제환공齊桓公이 회맹을 열 때는

      많은 재물을 베풀며 관대한 도량으로 사람을 아꼈습니다.

 

      주공, 넓은 아량을 베푸시면 그럴수록 우리 편이 되옵니다.

      허허, 아량이 뭐에 필요하겠소.

      그저 혼이 나 봐야 정신을 차릴 것이오.

 

대부 탕은 조나라에 쳐들어가 포위하였으나, 나라

상경 회부기僖負羈가 단단히 지켜내자, 3개월 동안 공략하고도,

조성曹城 함락시키지도 못하고 있었다.

 

그때 정나라 정문공鄭文公이 초나라에 들어가 조공을 올렸다.

또한 장차 초성왕을 모시고, 노, , , 4국 군주들과

나라의 경계에 모여, 회맹을 가지려 한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나라 정문공鄭文公이 초 에 연락하여

      제 나라의 녹상鹿常 땅에서 회맹을

      가지려고 한다는 소식이 정말이란 말이냐.

 

      주공, 사실이 그렇습니다.

      허허, 다섯 나라가 뭉치면 당할 수가 없다.

 

      그 자리에서 어느 나라가 방백으로 추대라도 된다면

      맹주 자리를 놓칠 수도 있도다.

 

       만약 공자 탕碭이 조나라에 패하기라도 한다면

       천하 제후들의 웃음거리가 될 수도 있도다.

 

       대부 탕碭에게 조 나라에서 빨리 철수하여

       어서 빨리 돌아오라고 전하여라.

 

그때 조공공曹共公도 역시 송나라가 총공격을 다시 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에 사자를 보내 용서를 빌었다.

이후로 두 나라는 예전처럼 화목하게 지내게 되었다.  

 

대부 탕은 조나라를 제대로 점령하지도 못하고 돌아오자,

체면을 세우려는 듯 송양공宋煬公에게 또 아첨한다.

 

      동이東夷는 아무 기별도 없이 오지도 않는구나.

      대부 탕, 이를 어찌하면 좋겠는가.

 

      주공. 대부 탕이옵니다.

       나라는 크긴 하나 왕자의 난으로

      많이 약해져 있으므로, 지금으로 봐서는

      제일 강한 건 초 나라밖에 없습니다.

   

      나라는 일찍부터 왕호王號를 칭하면서

      중원中原으로 힘을 뻗고 있으므로

      모든 제후가 두려워하고 있습니다.

 

      주공께서는 먼저 초나라에 뇌물을 보내어

      우리가 제후들을 소집해 회맹을 갖고자 하는 데

      협조해달라고 부탁하면 도와줄 것입니다.

 

      주공,  나라를 앞세우시면,  나라를 따르는

      제후들까지 포섭할 수 있어 더욱 유리합니다.

 

      그런 연후에 중원의 제후들을 규합하면

      주공은 천하 패공霸公이 되실 수 있사옵니다.

 

      주공, 신 목이 이옵니다.

      초나라가 무슨 이유로 우리를 돕겠습니까?

 

      주공, 공연한 일로 초나라를 불러들여

      전쟁이나 일어날까, 매우 우려되나이다.  

 

      대부 탕의 제안이 좋도다.

      대부 탕은 많은 재물을 가지고

      초성왕 楚成王에게 승낙을 받아내어라.

 

송양공宋襄公은 공자 탕의 말에 몹시 기뻐하면서, 대부 에게

많은 뇌물을 싣고, 사자가 되어 초나라로 가게 하였다.

  

       나라는 황하 서쪽에서 일어났으나,

       나라는 장강長江을 중심으로 일어났으므로,

 

       나라는 남방계의 정체성正體性을 가지고 있으며

      축융祝融 이라 부르는 불의 신을 믿고 있었다.

 

      특히 초 나라는 장강 長江과 한수漢水 일대의

      가시나무()가 많은 밀림의 나라라 하여

      또는 형초荆楚 라 불리기도 하였다.

 

       나라는 주나라 자작子爵 칭호를 받은

      제후국 임에도 남방계라 자처하며

      기원전 704년부터 스스로 왕이라고 칭하였다.

 

 나라는 현명한 투곡어토鬪穀於菟가 재상이 되면서, 나라를

바로 세우면서 급속도로 발전하게 되었으며, 이제는 중원中原

나라와 패권을 다투는 위력威力까지 갖추게 되었다.

 

        초성왕 楚成王 이여

        내년 가을에 우땅에서 천하 제후들과

        대규모 회맹을 갖고자 하옵니다.

 

        우리 송 나라를 지지하여 주시는 뜻으로

        내년 초에 먼저 녹상鹿常 땅에서 만나

        회맹 준비를 위한 회담을 하여주십시오.

 

        우리 송후께서는 만나 뵙기를 청하옵니다.

        좋도다. 녹상鹿常 땅에 가도록 하겠노라.

 

초성왕楚成王이 많은 뇌물을 받고 녹상鹿常 땅에 가겠다고 승낙하자,

송양공은 너무나 크게 기뻐하면서 제효공齊孝公에게도 연락하였다.

 

       녹상鹿上은 제齊 나라의 땅이 아닌가.

       어서 빨리 제후齊侯에게 알리도록 하라.

 

공자 탕蕩을 제齊 나라에 수호사절로 보내 초성왕楚成王과 약속한

회맹 일을 설명하자, 제효공도 옛날 은혜를 생각해 흔쾌히 허락했다.

 

220 . 한 가지 목표만 생각하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