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안) 열국지 101∼200 회

제 162 화. 왜 자기 것도 지키지 못하는가.

서 휴 2022. 8. 16. 14:45

162 . 왜 자기 것도 지키지 못하는가.

 

       견융犬戎에게 뇌물을 듬뿍 보냈는가.

       주공, 견융犬戎은 뇌물을 받자마자 곧바로 쳐들어가

       상전桑田에서 괵과 열심히 싸우고 있나이다.

 

       이 상전桑田에서 싸우고 있다니 기회가 왔다.

       대부 순식荀息은 우공虞公을 찾아가

       진군晉軍이 곧 간다고 통보하도록 하라.

 

나라 순식荀息이 찾아와 진군晉軍이 오고 있다고 통보하자,

여러 염려를 하게 된 백리해가百里奚가 우공虞公에게 또 아뢴다.

 

       주공. 진군晉軍이 들어오게 되면

       우리는 뒷감당을 할 수가 없습니다.

       성문을 닫고 들어오지 못하도록 대책을 세워야 합니다.

 

       진나라는 큰 나라이니 화친까지 맺은

       양심이 있지 않겠소. 너무 염려치 마시오.

 

우공虞公은 백리해百里奚의 말을 듣지 않으며, 오르지 진나라의

양심만을 믿으려 하면서, 의 대부 순식荀息에게 말한다.

 

       귀국의 귀중한 보물을 받아 고맙소.

       진에게 무엇으로 보답하면 좋겠소.

 

       괵은 견융犬戎 과 상전桑田에서 싸우는 중입니다.

       신에게 하양관下陽館을 내어주십시오.

 

       하양관下陽館은 괵나라의 성인데

       어찌 내가 내어줄 수 있단 말이오.

 

       어렵지 않습니다. 을 원조하겠다고 하시면서

       진군晉軍에게 우군虞軍의 옷을 입혀

       하양관下陽館에 들어가게만 하여 주시면 되옵니다.

 

       아니 되오. 이 백리해百里奚가 말하겠소.

       우나라는 군복이 많지 않소이다.

       그 많은 군복을 어찌 준비한단 말이오.

 

백리해百里奚가 방해 적으로 말하자, 순식荀息은 아주 부드럽게

받아넘기자, 우공虞公은 또다시 선선히 양보하고 만다.

 

       몇 벌만 주시면 저희 진나라에서 준비하여 오겠습니다.

       으흠, 좋소. 우리 우나라도 귀 나라에

       적극적으로 도울 방도를 찾겠소.

 

얼마 후 진나라 대부 이극里克과 순식荀息이 진군晉軍을 이끌고,

나라에 들어오자, 어리석은 우공虞公은 진군晉軍을 맞이하여,

우군虞軍까지 합세시켜 가면서까지, 자기 공로도 세우려 하였다.

 

       우공虞公께서 허락해 주시어

       우리 진군晉軍이 진군할 준비가 되었나이다.

 

       우리 우군虞軍도 진군晉軍을 도울 것이오.

       앞으로 형제국으로써 함께 잘 지내봅시다.

 

순식은 마지막까지 우공虞公을 이용하여, 진군晉軍이 우군虞軍

군복을 입고, 의 관문인 하양관으로 진입하도록 허락하였다.

 

하양관下陽館을 지키던 대부 주지교舟之僑는 진나라의 침공을

짐작하여 밤낮으로 방비를 철저히 하고 있었다.

 

       주지교舟之僑 장수님. 나라에서

       지원군을 보내주겠다는 서찰을 보내왔습니다.

       서찰을 이리 가져오너라.

 

       철엽거鐵葉車100승이나 보낸다고.

       우나라가 언제 철엽거鐵葉車를 준비하였었나.

 

       철엽거鐵葉車 100승이라면

       괵공虢公이 견융犬戎을 물리치기에, 충분하구나.

 

       오후 늦게 도착한다니 빨리 왔으면 좋겠구나.

       아무튼, 정말 고마운 일이야.

       자, 다들 우군虞軍을 맞을 준비를 하여라.

 

주지교舟之僑는 상전桑田에서 견융犬戎과 힘들게 싸우고 있는

괵공虢公을 도우려는 생각이 먼저 떠올라 더는 의심하지 아니하고,

고맙게 찾아오는 우군虞軍을 잘 맞이하겠다며 야영 준비를 서둘렀다.

 

       해가 기울기 전에 우군虞軍이 오지 않겠는가.

       모두 우군虞軍을 맞을 준비를 하여라.

 

       우나라 지원군이 하양관으로 오고 있습니다.

       어두워졌는데 야영 준비가 쉽지 않겠구나.

 

       드디어 철엽거鐵葉車 100승이 먼저 도착하였습니다.

       성문을 열어주어라.

 

       주지교舟之僑 장수님. 우군虞軍이 무척 많습니다.

       왼 일로 이렇게 많이 들어오고 있더란 말이냐.

 

       야, 이게 뭐냐. 이거 아니다.

       큰일 났다. 우군虞軍이 아니다.

       모두 진군晉軍 이다. 모조리 죽여라. 죽여!

 

도우러 온 줄로 착각한 주지교舟之僑는 하양관下陽館의 성문을

활짝 열어주었으며, 선두에 우군虞軍 복장을 한 철엽거 100승이

먼저 들어오고, 뒤따라 우나라 군복을 입은 진군晉軍물밀

듯이 쏟아져 들어오다가 들키고 말았다.

 

       뒤늦게 발견한 괵군虢軍은 진군晉軍과 치열한

       싸움을 벌였으나, 이미 성안에 들어온 진군晉軍

       정예병精銳兵 들이라, 괵군虢軍은 당해내질 못하며

       제대로 싸우지도 못하면서 죽어 나간다.

 

이때 전세를 이미 간파해버린 장수 이극里克이 맨 앞으로 나오며,

싸우고 있는 군사들을 향하여 크게 고함을 지르게 된다.

 

       다들 싸움을 멈추어라. 어서 멈춰라.

       나는 진나라 장수 이극里克 이다.

       괵군虢軍 대장, 주지교舟之僑는 어디 있는가.

 

       주지교舟之僑 장수.

       우리 진군晉軍은 정예병들이고 숫자가 많소.

 

       괵나라 군사들을 모두 죽이려 하시오.

       주지교舟之僑 장수. 군사들을 더 죽이지 맙시다.

 

       주지교舟之僑 장수. 싸움을 멈추게 하시오.

       항복하면 모두 살려주겠소.

 

       주지교舟之僑 장수. 나 이극里克의 말을 들으시오.

       어리석은 군주 밑에서 무슨 희망이 있겠소.

       우리 진에 귀순하여 그대의 웅지雄志를 펼쳐보시오.

 

하양관下陽館은 어이없이 함락당하였으며, 주지교舟之僑는 어쩔

수 없이 괵군虢軍과 하양관 백성의 살생을 막으려 항복하고 말았다.

 

       우나라가 우리를 배신하다니

       우나라는 형제의 나라가 아니던가.

 

       어찌 이리 철저히 속였단 말인가.

       정말 이해할 수 없는 일이로구나.

 

       궁지기宮之奇와 백리해百里奚가 있을 터인데

       이들이 이 지경으로 만들었단 말이더냐.

 

       궁지기宮之奇와 백리해百里奚는 현자라 하더니

       그저 풍문에 지나지 않는 헛소문이란 말인가.

 

주지교舟之僑는 참담한 현실을 보며, 어리석은 군주에게는 남아나는

충신도 없고, 용감한 장수 또한 나라를 지키지 못한다며 분해하였다.

 

       이극里克 과 순식荀息은 항복한 주지교舟之僑 장수

       선봉장으로 삼으며, 나라 도성都城

       상양관上陽館을 향해 진격하기로 합의하였다.

 

상양관上陽館은 지금의 하남성 섬현 동남쪽 일대로써, 황하黃河

연안에 있었기에 진군晉軍은 폭넓은 한 지류를 건너가야 하였다.

 

       이를 어찌하면 좋겠소. 배가 한 척도 없잖소.

       주지교舟之僑 장수, 많은 배를 어떻게 징발하면 좋겠소.

 

모든 진군晉軍은 넓은 황하黃河의 지류 강변에서 행군을 멈추게

되었으며, 서로 얼굴만을 쳐다보며 난감해하고 있을 때, 또 한참이

지나자, 보이지 않던 배들이 하나둘씩 모여들기 시작하였다

 

       주지교舟之僑 장수임, 어찌 된 일입니까.

       괵나라는 할 수 없이 진나라에 항복하였네.

       이제부터는 진나라 사람으로 살아가야 하네.

 

주지舟之僑는 괵나라에서 인심을 두터이 얻은 대부였으므로

그가 항복했다는 소식이 퍼지면서, 황하黃河 연안沿岸을 지키던

괵군虢軍의 배들과 백성들의 배들이 속속 수백 척이 모여들었다.

 

       이로써 이극里克 과 순식筍息은 주지舟之僑

       더욱 믿게 되면서 진군晉軍은 별 어려움 없이

       겨우 그 지류를 건너갈 수 있었다.

 

위예渭汭는 하수河水와 위수渭水가 합쳐지는 하수河水의 만곡彎曲

부의 시발점으로 지금의 섬서성 동관潼關 부근이며,

상전桑田은 지금의 하남성 영보시靈寶市 북쪽 황하 남안에 있었다.

 

한편 괵공虢公은 진에서 뇌물을 잔뜩 받아먹은 견융犬戎

갑자기 위예渭汭의 땅까지 쳐들어 왔으나, 반격하여 몰아내었다.

 

       허어, 이제는 더 많은 견융犬戎이 또 쳐들어왔구나.

       안 되겠다. 상전桑田 땅에서 대치하리라.

       물러 서지마라. 저 견융犬戎 놈들을 몰아내라.

 

       주공. 하양관下陽館이 함락되었습니다.

       뭐라고, 그게 정말인가. 큰일 났구나.

 

       주지교舟之僑의 말을 안 듣다가 이렇게 되었구나

       큰일 났구나. 할 수 없구나, 모두 후퇴하라.

 

괵공虢公은 한창 견융犬戎과 싸우고 있을 때 하양관下陽館

함락되었다는 소식을 받자 크게 절망하며 서둘러 후퇴하게 된다,

 

뒤따라오던 견융犬戎이 살육을 감행하며 뒤쫒아 왔으므로,

괵군虢軍은 겨우 피하여 상양관上陽館에 들어오자마자, 항전할

준비조차 하지 못하고 성문만을 굳게 닫고는 지켜보고 있었다.

 

       주지교 장수. 저 상양관上陽館을 어찌하면 좋겠소.

       무리하게 공략하지 마시고 좀 기다려보시오.

 

       성을 공략하지 않아도 어차피 점령할 수 있소이다.

       포위만 하고 있으면 항복을 안 할 수가 없소이다.

 

       어차피 이제는 모두 진나라 백성이 될 것이 아니겠소.

       백성들의 억울한 희생이라도 막읍시다.

 

주지교가 상양관上陽館 성민들의 살육을 진정으로 막으려 하자,

그 심정을 이해한 이극里克과 순식荀息은 상양관上陽館을 겹겹이

에워싸기만 하고 공략하지 않으면서, 그해 12월까지 무려 3개월

동안 항복하기만을 기다려주었다.

 

       우리 괵은 대대로 왕실의 경사직卿士職을 수행해왔다.

       어찌 일개 후작侯爵 따위에게 무릎을 꿇을 수 있겠는가.

       어떻게 하던 포위를 뚫어 왕실에 구원을 청하라.

 

괵공은 주왕실에 도움을 요청하려고 포위망을 뚫으려 몇 번을

시도하였으나, 번번이 진군晉軍의 감시에 걸려 실패하고 만다.

 

       주지교舟之僑 장수. 너무 오래 지체하고 있소이다.

       이제는 좋은 방법을 말해보시오.

 

       괵공虢公이 항복하면 죽일 겁니까.

       그건 진헌공晉獻公이 결정할 것이오.

 

       성을 공략하면 희생이 많이 따릅니다.

       괵공虢公이 살아서 달아나도록 하면

       성을 쉽게 항복시킬 수 있소이다.

 

       좋소. 그도 괜찮은 방법이오.

       두 분은 괵공虢公과 그 가족들은 죽이지 마시오.

       그렇다면 서찰書札을 날려 보내겠소이다.

 

괵공虢公은 한밤중에 가족과 함께 성을 빠져나와 주왕실로

도망가나, 진군晉軍은 이를 쫓지 않았다. 이로써 괵나라는

에 편입되면서, 기원전 65812월에 역사에서 사라진다.

 

이극里克과 순식荀息은 일체의 민폐나 노략질을 못 하게 하면서,

상양관上陽館 성민의 마음을 안정시켜주었다.

 

       괵나라 부중府中의 창고를 열어 귀한 물건

       70%는 전리품으로 승첩勝捷 서와 함께 주공께 바치고

 

       귀한 물건 30%와 어여쁜 시녀들을 데리고

       우나라 우공虞公 에게 바칩시다.

 

이극里克과 순식荀息은 괵나라의 공물과 진군晉軍를 이끌고

나라 성문 앞에 주둔하여 놓고는 우공虞公을 찾아간다.

 

       우공虞公께서 도와주신 덕에 괵을 무찔렀습니다.

       많은 괵나라의 공물과 어여쁜 시녀들을 받으시지요.

       고맙소. 수고가 많았소이다.

 

       신. 장수 이극里克은 심한 몸살이 걸렸사오니

       성 밖에 잠시 머물다 돌아가겠습니다.

       허 어, 그렇소이까. 몸조리 잘 하시오.

 

이극里克의 속셈도 모르는 우공虞公은 실력 있는 장수 이극에게

잘 보이려, 정성껏 약까지 지어 보내며, 환심을 사려고 하였다.

 

백리해百里奚는 안타까운 마음으로 간곡히 우공虞公에게 간하나,

숨은 뜻을 이해 못 하는 우공虞公은 태연스럽게 대답한다.

 

       주공, 나라가 무너졌습니다.

       우리 우나라는 꼭 보존되도록 하셔야 합니다.

 

       이미 진나라와 화친까지 맺은 바인데

       어찌 큰 나라가 약속을 어기겠소.

 

이때 진헌공晉獻公은 파발을 띄워가며 순식荀息과 자주 연락을

취하고 있었으므로, 진군晉軍을 이끌고 우나라로 찾아간다.

 

       주공. 진후晉侯께서 오셨나이다.

       진후晉公께서 갑자기 오시다니 왼 일이십니까.

 

       갑작스레 연락 없이 와서 미안합니다.

       우나라에 와서야, 나라가 망한걸

       알게 되었소이다. 허 허

 

       우공虞公. 그동안 여러모로 도와줘 고맙소이다.

       모두다 진후晉公의 덕이지요.

 

       우공虞公. 나라도 평정되었고,

       이제 우리는 친분親分을 두터이 하며,

       서로 친하게 잘 지내봅시다.

       진후晉公, 고마운 말씀입니다.

 

163 . 가도멸괵이 무슨 뜻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