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이야기

자귀나무 꽃

서 휴 2015. 5. 25. 14:13

자귀나무 꽃

서 휴

 

 

햇살 따가운 초여름

무성한 이파리 위에서 


옷마저 벗어 던진 체

연분홍 날개를 퍼덕이며 춤을 추니

 

자귀나무 꽃이여

너는 아름다운 정열의 나비일리라

 

어느 여인 까치발 곧추세우며

너의 꽃을 따다

사랑하는 베갯속에 살며시 집어넣으니

 

아름다운 여신이 상긋이 웃으며

가던 임도 슬며시 돌아서게 만드는구나.

 

어여쁜 마음을 꽃에 담아

정념으로 춤을 추는 자귀나무 꽃이여

 

떠나려는 임에게 너울너울

보내지 않으려는 마음이 너울너울 

 

사랑하는 임에게 너울너울

임의 마음을 기어이 돌아 세우니

 

너는 한곳에 머물며

하나의 사랑만으로 춤을 추는 꽃이려니

 

자귀나무 꽃이여

나비처럼 춤을 추는 꽃이여


사랑의 춤사위로 정념을 불태우며

하나의 사랑만을 일궈내는


정녕 아름다운

자귀나무 꽃이여




      자귀나무는

합환수 合歡樹 야합수 夜合樹 합혼수 合婚樹 유정수 有情樹

여설수 女舌樹 좌귀목 佐歸木 이라는 이름이 있습니다.

 

주로 황해도 이남의 따뜻한 곳에서 자라며

나무의 껍질은 맛이 달고 성질은 평온하여 화를 가라앉히고

기분을 좋게 하는 약초로써의 성질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보통 3~5미터의 높이에 넓게 퍼진 가지와 무성한 이파리로

풍성하게 보이며 꽃은 꽃잎이 퇴화되고 가느다란 수술이

긴 털처럼 모여 분홍 실로 부챗살을 펼쳐 놓은 듯 활짝 피어

정열의 춤을 추는 듯  초여름의 시선을 한껏 끌어 모읍니다.

 

자귀 꽃을 따다 베개 안에 넣어두면 떠나려는 임도 돌아서

다시 사랑이 이뤄진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한밤에는 잎들이 포개져 아름다운 사랑을 나누며 자는 듯한

모습의 섬뜩한 아름다움이 귀신처럼 보이기도 한답니다.

 

열매는 콩과 식물로써 얇고 납작한 긴 수많은 콩꼬투리가

겨울을 거쳐 봄까지 매달리면서 찬바람에 흔들리는 소리는

꽤나 시끄러워 여설수 女舌樹 라는 이름도 붙었다고 합니다

           

불교에서 행하는 승무僧舞 중에 自歸依佛作法이라는 춤은

오랫동안 힘겹게 정진을 하다가 어떤 깨달음을 얻었을 때

너무나 기쁜 환희에 덩실덩실 추게 되는 춤으로

 

하얀 고깔을 쓰고 하얀 장삼을 땅에 끌면서

붉은 어께 띠를 하얀 장삼에 길게 두르고

모란꽃과 작약 꽃을 양손에 들고서 사뿐사뿐 지르밟으며  

살 프시 그리고 힘차고도 중후한 춤사위로

 

두 명에서 16명까지 모여 추면

마치 붉은 나비들이 모여 춤을 추는 듯 매우 아름다워         

영산재靈山齋 춤 가운데 가장 빼어나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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