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서길수
가고 올랐던 산이 얼마나 될까.
오르며 내려온 산이 얼마나 될까
산을 오르며 울기도
산에 올라 목청 돋우어 소리치고
산을 내려가며 웃기도 하지요.
하긴 그래요
몸은 힘들여 오르 내리는데
마음이 울고 웃고 그러나 봐요
산이 내 마음을
울게도 웃게도 만드는 건지
내 마음이 울고 웃는 산으로 보는 건지
울기도 웃기도 하는 것이
우리의 마음인지
오르고 내리는 산길인지
산길의 홀로 핀 풀꽃도
비바람에 울기도 웃기도 하겠지요.
비개인 날
가녀린 풀꽃은 우리를 보며 방긋이 웃네요.
산은 우리를 부르며
또 오라 손짓하며 다독거리지요
내일 또
산에 가야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