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이야기

찾아오는 그리움

서 휴 2013. 11. 12. 12:35

 

찾아오는 그리움

서길수

 

 

한밤의 고요 속에서

들려오는 계곡의 바람소리는

하고 싶은 이야기를 전하는 듯하다가

 

한 역을 향하여 멀리서 달려온 완행열차가

덜커덩 거리며 그냥 지나가고 마는 듯

 

한밤의 고요 속에서

들려오는 산속의 물소리는

하고 싶은 이야기를 시원히 들려줄 듯하다가

 

초대하지 않은 손님이 찾아와

잠자리를 흔들어 놓고는 처다만 보고 있는 듯

 

물 소리도

바람 소리도

부르지도 않았건만

 

가지 않고 머물며 

마음을 흔들어 그리움을 생각하게 하니

 

물소리와 바람소리는

오랜만에 지나다가 찾아든

나의 옛 친구가 아니었을까

 

깊어진 한밤에 찾아온

저 물소리와 저 바람소리는

다정한 옛 친구는 아니었을 거야.

 

지나간 이야기 모두 버리며

두고 온 사랑도 다 잊으려

조용히 찾아든 곳에

 

그리움을 가져와

깊어진 한밤을 자꾸만 헤매게 하니

 

저 물소리와

저 바람소리는

 

나의 진정한 옛 친구는 아니었을 거야.

나의 진정한 옛 친구는 아니었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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