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추 열국지( 401∼500회)

제 412 화. ​​사람은 ​​왜 권력에 목을 메는가.

서 휴 2023. 12. 27. 18:44

 412 . 사람은 ​​왜 권력에 목을 메는가.

 

제혜공(齊惠公)이 후원을 약속하자자신감을 가진 중수(仲遂)

득신(得臣)과 경영(敬嬴)은 비밀리에 계책을 세워나갔다.

 

       망아지가 태어났다고 했느냐

       마구간에 날쌘 자객들을 매복 시켜라.

       됐다어서 세자 오()에게 고하도록 하라

 

경영(敬嬴)은 미리미리 비밀리에 계획을 짜고 시종을 시켜 알리자,

세자 오()는 동생 공자 시()와 함께 망아지를 구경하러 왔다.

 

       주공종자 좋은 말이 망아지를 낳았나이다.

       주공어서 나와 보시옵소서

 

이윽고 두 사람이 마구간 앞에 나타나자, 매복해 있던 자객이 갑자기

일어나 두 사람에게 달려들어 몽둥이로 때려죽였다.

 

두 사람이 죽은 걸 확인한 중수(仲遂)는 재빨리 머리를 굴려 반대할

세력의 우두머리부터 제거하기로 마음먹었다.

 

       태부 팽생(彭生)이 살아 있다면 문제가 커진다

       이 사람을 없애지 않는다면 뒤 문제가 따른다.

 

중수(仲遂)는 늦은 밤이 되었지만, 즉시 내시를 보내 세자 오()

부른다는 명으로 팽생(彭生)에게 반드시 입궐하도록 통보했다.

 

       어서 입궁할 채비를 갖추도록 하라

       나리!  공염무인(公冉務人) 입니다.

 

       태부께선 궁궐로 들어가시면 아니 됩니다

       들어가시면 반드시 목숨을 잃게 됩니다

 

그때 공염무인(公冉務人)이라 부르는 팽생(彭生)의 가신은 평소에

중수(仲遂)와 득신(得臣)과 경영(敬嬴)이 궁궐에서 자주 만나며

무언가 비밀스러운 일을 꾸민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있었다.

 

세자 오()의 이름으로 갑자기 입궐하라는 명령은 거짓이라고

판단한 공염무인(公冉務人)은 팽손의 앞을 가로막고 말했다.

 

       주군께서 부르는데 어찌 가지 않을 수 있겠느냐

       설사 내가 들어가 정말로 죽는다할지라도

       망설이며 도망칠 수는 없는 일이 아니겠는가

 

       나리 틀림없는 군명(君命)이라면 괜찮겠지만

       만약 군명(君命)이 아니라면 죽게 될 터인데

       그 죽음에 무슨 명분이 서겠습니까

 

       좀 더 살피시다가 날이 밝아지는 아침에

       들어가셔도 늦지 않을 것입니다.

 

       쓸데없는 걱정은 하지도 말라

       아니 됩니다 날이 밝은 후에 가시옵소서

       이거 놓아라 갔다 와서 말해주겠노라

 

팽생(彭生)은 간하는 말을 듣지 않고 궁궐로 들어가려고 하자,

공염무인(公冉務人)이 눈물을 흘리며 옷소매를 붙들었으나

옷소매를 칼로 자르고 수레에 올라 궁궐로 들어가고 말았다.

 

       내시야군주께서 어디에 계시느냐

       망아지를 구경하러 마구간에 납시었습니다.

 

내시가 앞장서 팽생(彭生)을 마구간으로 안내하자마구간에 숨어

있던 자객들이 몰려나와 몽둥이로 때려죽였으며, 그 시체를

말똥 무더기 속에 묻어 버렸다.

 

       성강(聲姜군부인 임큰일 났습니다

       신군(新君세자 오()와 공자 시()가 미친

       말에 차이고 물려서 모두 죽어 버렸나이다

 

두 아들이 죽었다는 뜻밖의 소식에 깜짝 놀란 성강(聲姜) 군부인은

큰 목소리로 곡을 하며급히 마구간으로 달려갔으나두 사람의

시신은 이미 궁문(宮門밖으로 실려 나간 뒤였다.

 

신군(新君)과 공자 시()의 죽음을 알게 된 행보(行父)이는 모두

중수(仲遂)가 한 짓임을 짐작하고 있었지만감히 남에게 말할

수 없어아무도 몰래 중수(仲遂)를 찾아가 항의했다.

 

       아저씨 어찌 이런 일을 저지를 수 있습니까

       행보(行父뭐가 어쨌다는 것이냐

       신군(新君)과 공자 시()를 죽인 것이 아니오

 

       아니다 나는 모르는 일이다

       경영(敬嬴부인이 한 짓인지 모르겠구나

       (나라가 토벌하러 오면 어쩌려 하십니까

 

       조카 행보(行父정말 답답하구나

       ()와 송(두 나라에서 벌어진 일을 모르느냐

 

       상신(商臣)은 세자 사()를 죽이고 제의공(齊懿公)

       되었으며공자 포()는 송소공(宋昭公)을 시해하고

       송문공(宋文公)이 되지 않았느냐

 

       ()나라는 뇌물을 받아 챙기고 모두 용납했다.

       그깟 어린아이 둘을 죽인 일이 아니더냐

       그만한 일을 가지고 진()이 토벌하러 오겠느냐

 

중수(仲遂)에게 크게 실망하면서 헤어진 행보(行父)는 궁문(宮門)

밖으로 쫓아나가더니세자 오()의 시신을 찾아내어 어루만지며

곡을 하다가 그만 지쳐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이에 이를 알게

된 중수(仲遂)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대신의 신분은 마땅히 큰 생각을 해야지

       한낱 아녀자의 여린 마음으로 그렇게

       비통해한들 무슨 이득이 있겠느냐

 

       사람은 약삭빠르다고 원망하는 말을 들을망정

       눈에 보이는 이득은 먼저 챙겨야 하느니라

 

행보(行父)가 깨어나 정신을 차렸을 그때, 곧이어 득신(得臣)

그들이 있는 곳에 당도하여 중수(仲遂)에게 물었다.

 

       중수(仲遂)! 우리 형 팽생(彭生)은 어디에 있소

       득신(得臣)! 나도 모르는 일이오

       중수(仲遂)! 모른다고 잡아뗄 일이 아니오

 

       우리 형 팽생(彭生)은 군주를 위해 죽으려고 하던

       사람인데 구태여 나를 속일 필요가 뭐가 있겠소

 

중수(仲遂)는 득신(得臣)의 말에 안심하고는팽생(彭生)행방을

가르쳐 주고 난 후에 앞으로의 일을 진행시켰다.

 

       백관들은 모두 조당에 모이시오!

       신군(新君)의 일은 안타깝게 되었소이다

       시급한 일은 새로운 군주를 세워야 하는 일이오.

 

       공자 왜()가 어질 뿐만 아니라 큰아들이므로

       마땅히 군위를 잇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이미 내막을 다 알게 된 백관들은 감히 다른 말을 할 수 없었다.

()나라의 대신들은 곧바로 공자 왜()를 군주의 자리에 올려

앉히면서 축하의 예를 올렸다()가 곧 노선공(魯宣公)이다.

 

득신(得臣)은 천천히 형님인 팽생(彭生)의 시신을 냄새나는 말똥

더미에서 찾아내, 태연하게 장사를 치렀다.

 

       한편 군부인(君夫人성강(聲姜)은 두 아들이 모두

       비명에 살해당하고중수(仲遂)가 공자 왜()

       노후(魯侯)로 세우는 걸 뻔히 보게 되면서

 

      두 손으로 가슴을 치면서 통곡하다가 혼절을 하며

      다시 깨어나 또다시 통곡하다가 쓰러졌다.

 

곧바로 중수(仲遂)는 새 군주의 어머니가 선군의 군부인(君夫人)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경영(敬嬴)을 새로운 군부인으로

받들자고 제안하자백관들은 모두 아첨하는 듯이 치하했다.

 

성강(聲姜)은 비명에 죽어간 두 아들을 생각하며 밤낮으로 흐느껴

울다가()나라에서는 살 수가 없다면서시종에게 행장을

꾸리게 했으며수레를 타고 제()나라로 돌아가려 했다.

 

       성강(聲姜마마신 중수(仲遂)이옵니다.

       신군(新君)이 비록 마마의 소생은 아니 오나,

 

       성강(聲姜마마는 선군(先君)의 군부인(君夫人)이므로

       신군(新君)의 모친이 되기도 합니다.

 

       신군(新君)이 효성을 다하여 봉양하고자 하옵는데

       어찌하여 친정으로 돌아가 얹혀살려 하십니까

 

       중수(仲遂)이 역적 놈아

       우리 모자가 너에게 무슨 잘못을 저질렀다고

       이 참혹한 짓을 우리에게 행했단 말이더냐

 

       오늘 네가 마음에도 없는 말로 나를 머물라고 하지만

       네가 한 짓은 귀신도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경영(敬嬴)도 시녀를 시켜 적극적으로 만류하였으나성강(聲姜)

얼굴도 쳐다보지 않으면서 수레를 타고 곧바로 궁문을 빠져나갔다.

 

이윽고 수레가 성안의 번화한 큰 네거리에 이르자성강(聲姜)

수레에서 내렸으며, 백성들 앞에서 목을 놓아 울면서 외쳐댔다.

 

       하늘이시여 하늘이시여

       이 억울한 일을 어찌하오리까

 

       내 두 어린 자식들이 무슨 죄가 있었나이까

       이 천첩에게는 또 무슨 죄가 있나이까

 

       역적중수가 하늘의 도리를 능멸하고 탐욕에

       눈이 멀어 적자를 죽이고 서자를 세웠나이다

 

       나는 성안의 백성들과 영원한 작별을 하며

       다시는 노()나라 땅을 밟지 않을 것이오

 

성강(聲姜)의 울부짓는 큰 소리에 노성(魯城안의 백성들이 모여들기

시작하였으며성강(聲姜)의 애통해하며 울부짖는 소리에, 하나둘씩

무릎을 꿇고 눈물을 흘리며 함께 울었다.

 

       그로부터 성강(聲姜)을 생각하면 슬프다고

       애강(哀姜이라 부르기 시작했으며또한,

       ()로 돌아갔다 하여 출강(出姜)이라고도 했다.

 

소부인(昭夫人)은 제소공(齊昭公)의 부인이며성강(聲姜)은 그의

딸이었다소부인(昭夫人)과 성강(聲姜)은 가슴속에 맺힌 한을

풀지 못했으므로두 모녀는 그들의 애통한 심정을 말하다가

눈물을 흘려가며 서로 끌어 앉고 또 목을 놓아 매일 통곡하였다.

 

       이미 이러한 내용을 뻔히 알고 있는 제혜공(齊惠公)

       두 사람의 곡소리를 매일 듣기 싫어했으므로

       별도로 궁실(宮室)을 짓게 하여 떨어져 살게 했다.

 

이때는 기원전 608년으로 주광왕(周匡王) 5년이며 노선공(魯宣公)

즉위한 원년이었다.

 

 413 . 노와 제서로 돈독해지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