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추 열국지( 301∼400회)

​제 328 화. 진문공, 왜 수장을 원했을까.

서 휴 2023. 11. 2. 16:24

 328 진문공, 왜 수장을 원했을까.

 

       위주(魏犨우리는 황하를 건너 중원(中原)으로

       나갈 수 있는 교통 요충지가 필요하지 않겠느냐

 

       위주(魏犨주 왕실은 가난하다

       공신에게 하사할 땅이 더는 없을 것이다. 

 

       기껏해야 낙양 주변의 직할령뿐이로다.
       우리가 필요한 건 그 땅인데
       주양왕이 허락할 리가 있겠느냐

 

       그래서 수장(隧葬)을 청하여

       주양왕을 궁지에 몰아넣으니, 어쩔 수 없이 

       기내(畿內)의 땅을 말한 것이 아니겠냐


       기내(畿內)의 땅 중에 일부이긴 하나, 우리가

       황하를 건너 중원으로 가는 길목이 아니겠냐

       선군께서 얼마나 갖고 싶어하던 땅이냐?

 

       이번에 천자로부터 그 땅을 분양받았으니,

       우리가 군대를 동원한들 누가 비난하겠느냐


       주공신 조쇠(趙衰이옵니다.

       하오면 돌아가는 길에 기내(畿內)의 땅을 접수하면

       될 것을굳이 강성으로 귀환하는 까닭은 무엇입니까

 

       거일리 있는 질문이오

       진백(秦伯)이 우리보다 먼저 근왕군을 일으켜

       출정까지 하였으며, 하수를 건너려고 하였잖소

 

       진백(秦伯)이 우리의 말을 들어 황하를 건너지

       않은 것은, 우리가 왕실의 일을 해결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했기에 순순히 물러선 것이 아니겠소

 

       진백(秦伯)의 예상과 달리, 우리가 왕실을 안정시키고

       더구나 우리가 기내(畿內)의 땅까지 얻었다 하면,

 

       진목공(秦穆公)은 지금쯤 우리를 무척 시기할 것이며

       더 나아가 속였다고 원망할 것이 분명하오

 

       우선 진목공(秦穆公)의 마음을 달래주어야 하오

       듣자 하니 진() 나라의 속국인 약(나라가

       (나라를 배반하고 초(나라에 붙었다 하오.

 

       우리가 스스로 먼저 약(나라를 쳐서

       진백(秦伯) 마음을 풀어주어야 할 것이오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진백(秦伯)에 대한 염치에 걸려

       기내(畿內)의 땅을 영원히 접수하지 못할 것이오.

 

       진목공(秦穆公)의 마음을 풀어주고 나면

       우리가 기내(畿內)의 땅을 접수하는 일에 집중해도

       진목공은 우리를 괘씸죄로 침공하지 못할 것이오


       주공이 조쇠(趙衰)는 지극히 감탄하나이다.

       주공이야말로 천하의 일을 바둑판 들여다보듯

       샅샅이 파악하여 살피고 계시니

       머잖은 날에 천하 맹주가 되실 것입니다.

 

그해의 진문공은 눈부실 정도로 바삐 움직였다기원전 6351월에

강성(絳城)을 떠났으며, 3월에는 주 왕실의 분란을 해결하고,

그해 6월에는 다시 강성(絳城)으로 돌아왔다.

 

       서신(胥臣)은 진백(秦伯)에게 과인의 말을 전하라

       (나라를 배반한 약(나라를 공격하고자 하니

       진백(秦伯)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전하라

 

진문공은 진군(秦軍)과 연합하여 배반한 약(나라를 공격하여

끝내 항복을 받아내면서 진목공(秦穆公)의 마음을 풀어주었다.

 

       이제는 염려할 것이 없도다.

       이제부터 기내(畿內)의 땅을 접수하러 가자

 

       우리 진군(晉軍)은 태항산(太行山남쪽을 돌아

       좌우 두 길로 군사를 이동하며,

 

       위주(魏犨)는 양번(陽樊)의 땅을,

       전힐(顚頡)은 찬모(攢茅땅을 접수하라.

 

       과인은 조쇠(趙衰)를 대동하고, 란지(欒枝)

       대장으로 삼아 원읍(原邑)을 접수하러 갈 것이다.

 

       아무쪼록 무력을 사용해서는 아니 된다.

       끝까지 설득해야 하며 순리적으로 접수하라.

       이 엄중한 명령을 절대 어기지 말도록 하라

 

진군(晉軍)의 기내(畿內땅 접수는 순조로운 듯했다. 전힐(顚頡)

별 어려움 없이 찬모(攢茅땅을 접수했으며, 온읍(溫邑)으로 나간

난지(欒枝)도 그곳 백성들의 영접을 받았다.

 

       온읍(溫邑)의 경우는 태숙(太叔()를 물리칠 때

       보여준 진군의 위용이 큰 도움이 되었다.


       그러나 문제는 양번(陽樊)과 원읍(原邑)의 두 땅이었다.

       양번(陽樊땅의 수장(首長)은 창갈(蒼葛이었다.

 

양번(陽樊)의 백성들은 왕실의 직할 소속이라는 자부심으로

살아왔으므로하루아침에 그렇게 할 수 없다며끝까지 진()

복속되기를 거부하는 것은 물론이며 극렬히 저항까지 하였다.

 

위주(魏犨)는 양번(陽樊) 성을 포위하고 창갈(蒼葛)에게 순순히

땅을 넘기라며 강하게 요구했지만, 창갈(蒼葛)의 저항은 거셌다.

 

       우리는 주 왕실의 백성이로다.

       어찌 제후국으로서 감히 왕실의 땅을 노리는가


       왕실이 기()와 풍(땅을 버리더니

       이제 남은 땅이라곤 별로 없는데도

       네 고을을 마저 내줘 버린단 말이냐

 

위주(魏犨)는 당장에라도 성문을 부수고 백성들을 짓밟아버리고

싶었지만떠나오기 전에 진문공(晉文公)의 명령을 어길 수 없어

극도로 흥분이 끓어올랐으나, 스스로 자제할 수밖에 없었다.

 

       위주(魏犨장수님양번(陽樊땅의 포위를 푸시고

       창갈(蒼葛)에게 사자를 보내, 말로써 해결하십시오.

 

       창갈(蒼葛위주 장수로부터 사자가 왔습니다.

       그래, 어서 사자를 들라 하라.

       창갈(蒼葛장수님편지를 읽어보십시오.


       창갈(蒼葛장수는 읽어보시오.

       우리가 여기에 온 것은 천자의 명에 따른 것이오.

 

       만일 그대가 천자의 신하임을 자부하고 싶다면

       백성들을 데리고 왕성으로 들어가라.

       나는 결코 백성의 이주를 막지 않을 것이다.

 

무력으로 침공할 줄 알았던 창갈(蒼葛)은 위주의 편지를 받아보니

자기 혼자로는 판단할 수 없어 백성들의 의견을 묻기로 하였다.

 

       이건 땅만 가져가겠다는 것이 아니냐

       백성은 남던떠나던맘대로 하라니

       허 어이것 참 난감하구나

 

       어쩔 수 없도다곳곳에 방을 붙여

       성내의 모든 백성에게 알리도록 하자

 

창갈(蒼葛)로서는 위주(魏犨)의 기발한 제안을 거절할 명분이 없었다.

그는 백성들이 방을 보고 스스로 결정하게 하였다.

 

       (왕실을 따르는 자는 나를 따르라

       (나라를 따를 자는 이곳에 남도록 하라

 

창갈(蒼葛)이 백성들을 이끌고 지촌(軹村땅으로 옮겨갔으나 성안의

백성은 반이나 남아 있었다위주(魏犨)는 약속대로 그들을 공격하지

않았다이리하여 양번(陽樊) 땅은 진(나라의 영토가 되었다.

 

       진문공이 직접 원읍(原邑땅을 접수하려는 것은

       원읍(原邑)은 원래부터 왕실에서 경사(卿士)로 있던

       원백관(原伯貫)의 고향이며 영지였기 때문이다.

      

       원읍(原邑)은 나라 형태를 띠고 있어, 제후의 관작은

       백작이었기에 원백(原伯) ()이라 부르는 것이다.

 

원백(原伯()은 태숙(太叔()가 반란을 일으켰을 때 아무

공도 세우지 못하면서 오히려 포로마져 되었다가 겨우 탈출하여

원읍(原邑)돌아와 조용히 있을 때였다.

 

       한마디 말도 없이 어찌 이럴 수가 있는가

       알지도 못하는 제후 밑에 어찌 살라는 것이냐

       그렇습니다백성들을 모아 끝까지 항전합시다

 

그 후 원백(原伯()은 주양왕이 원읍(原邑)을 진문공에게

내주기로 했다는 소식을 듣자,펄쩍 뛰며 크게 반발하고 있었다.   


       원성(原城)은 포위되었다 

       원백 관()은 빨리 항복하시오

 

       항복은 절대로 못 하오       

       진(나라 군대가 양번(陽樊땅을 포위하고

       양번(陽樊)의 백성들을 모두 죽여 버렸다 하오

 

       원백(原伯)님,  어찌하면 좋겠습니까

       어차피 죽을 바엔 싸우다 죽읍시다

 

       진군(晉軍)이 포위만 하고 왜 공격하지 않는 거요.

       저러다 한목에 우리를 몰살시키려는 거 아니겠소

 

       진군(晉軍), 저놈들을 어찌 믿겠소

       물 샐 틈 없이 경계나 잘 섭시다.

 

원백(原伯()은 진군(晉軍)이 양번(陽樊)에서 했던 것처럼

백성을 모조리 학살시킬 것이라는 소문을 퍼트렸다.

 

       이에 백성들은 극도로 공포에 휩싸이게 되면서

       죽음을 각오하고 항거할 자세를 더욱 갖추었다.

 

진군(晉軍)은 원성(原城)을 철저히 포위하고 매일같이 성문을 열고

항복하라고 하였으나원성(原城)은 꼼짝도 안 하며 더욱 저항했다.

 

       주공신 조쇠(趙衰이옵니다.

       원성(原城)을 포위한 지 보름이 지났습니다.


       이곳 원성(原城)의 백성들이 항복하지 않는 것은

       우리 진(나라를 믿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주공께서는 저들에게 믿음을 보이십시오.

       그러면 성문이 저절로 열릴 것입니다.

 

       어찌하면 믿음을 보일 수 있겠소

       군사들에게 사흘 먹을 양식만 내주고는

       앞으로 사흘간만 더 포위하며 기다린다고 하십시오.

 

       원성(原城)의 백성이 사흘안에  성문을 열지 않으면 

       원성(原城)을 포기하고 본국으로 돌아간다고.

       명령하여 소문이 퍼져나가게 하십시오.

 

진문공(晉文公)은 조쇠(趙衰)의 말에 따라 시키는 대로 했으나,

원성(原城)은 더욱 날카롭게 경계를 서며 조금도 흐트러지지 않았다.

 

 329 신의가 얼마나 중요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