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추 열국지( 201∼300회)

제 233 화. 진실한 사랑은 서로 통하는가.

서 휴 2023. 8. 3. 14:52

 233 .  진실한 사랑은 서로 통하는가.

 

       아니아니저런저런.

       내 마누라가 맞잖아맞아요.

 

백리해(百里奚)는 벌떡 일어나 좌석을 헤집고 달려 나가 눈물이

범벅된 두씨(杜氏부인을 덮치며꼭 끌어 앉고 얼굴을 비벼댄다.

 

       여보여보 가 맞지.

       이게 웬일이야이렇게 만나다니.

 

두씨(杜氏부인과 백리해(百里奚)가 서로 끌어안고한참을 소리

내어 푸지게 울어대자이 애절한 광경을 바라보던 관중들도

따라서 눈물을 훔치다가모두가 일어나 손뼉을 치기 시작한다.

 

장내가 또다시 들썩거리자악단장이 눈치 빠르게 음악을 돋우어

나가자백리해(百里奚)가 고함지르며 춤을 추기 시작한다.

 

       여러분나는 소원을 풀었소이다.

       이렇게 소원을 풀다니 꿈만 같소이다.

 

춤은 천천히 고상한 학(춤으로 가더니()에 겨워 빨라지게

되면서우습게 몸을 비틀고꾸물꾸물 지렁이를 흉내 내다가

뱀처럼 꼬기도 하며새처럼 날기도 하며더 빠른 춤을 춘다.

 

      이제는 원숭이처럼 얼굴을 긁으면서 네발로 뛰기도 하고,

      관객들에게 달려가기도 하면서

 

      호랑이처럼 험한 얼굴을 하며 두 손으로

      잡아먹을 듯이 어흥거리며 어슬렁거리기도 한다.

 

      음 메에송아지 소리를 내기도 하며 엄마 소를 찾아가듯

      뛰었으며, 히 이 잉소리를 내면서 

      망아지처럼 깡충깡충 뛰어다니는 것이다.

 

소 키우던 시절과 말 키우던 시절을 외롭게 지내며홀로 마음에

새기던 애환(哀歡)이 자기도 모르게 다 묻어 나오는 듯하였다.

 

       저게 누구야

       오구 대부야.

       아니야오고 대부야

       시 꺼시 꺼오구 나오고 나한 사람이야.

 

       맙소사제일 높은 상경(上卿임이

       저리 체면 없는 춤을 즐겁게도 추다니

 

많은 구경꾼이 하도 우스워 눈물과 콧물이 섞여 내려도 닦아내지

못하며따라서 흥겨워져 덩달아 춤을 추며 다 같이 즐거워한다.

 

      사자가면과 일반 춤꾼들이 뛰쳐나오고

      야오구(腰敲 요고)를 멘 어여쁜 처녀들이 몰려나오며

      무용수들이나모든 예인이 뒤쫓아 나오면서

      풍악(風樂)은 점점 빨라지며 소리가 높여진다.

 

      구경꾼 모두가 일어서서 덩실덩실하며 

      노천무대는 완전한 축제장으로 변하여 

      잔칫날 술판처럼 분위기가 극에 달한다.

 

건숙(蹇叔)은 백리해(百里奚)의 춤추는 모습을 보며저 많은 흥을

품은 채 지나간 많은 세월을 어떻게 참으며 살아왔을까를

생각하는 눈으로 바라보다가 눈물을 훔치며 일어나서,

힘찬 손뼉을 치다가 백리해(百里奚)와 어울려 춤을 춘다.

 

백리해(百里奚)는 한참 만에 춤을 멈추고자기 마누라를 만나게

해주어 고맙다며 하늘에 인사하고관중들에 큰절을 올린다.

 

       여기 있는 이 사람이 내 마누라요.

       정말내 마누라가 맞습니다.

       여러분너무나 고맙습니다.

       만나게 해주어 정말로 고맙습니다.

 

백리해(百里奚)는 일어나 관중을 향하여 솔직하고 겸손한 용기로

큰절을 올리며두씨(杜氏부인을 소개하는 것이다.

 

      (나라 백성은 모두가 백리해(百里奚)피맺힌 사연에

      동정하게 되었으며인간적으로 좋아지게 되면서

 

      백리해라는 이름보다 염소 가죽 다섯 장으로 데려온

      오고대부(五羖大夫)는 이름으로 널리 퍼지며

      이 소문은 꼬리를 물고 이웃 나라까지 퍼져나갔다.

 

백소아(百素蛾)는 연회장을 정리하고, 연회를 치른 경과를 상세하게

군부인 목희(穆姬)에게 보고하게 되며백리해(百里奚)는 두씨(杜氏

부인의 손을 잡고 낙우당(樂于堂)으로 들어가게 된다.

 

      이 낙우당(樂于堂)이 이제야 안주인을 맞이하는구려.

      어서 들어갑시다왜 이러시오.

      왜 들어가지 않고 망설이는 거요.

 

두씨(杜氏부인은 낙우당(樂于堂)의 현관에 들어서려다 망설이며

백리해(百里奚)의 얼굴을 바라보면서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해진다.

 

      이 낙우당(樂于堂)을 바라보며

      얼마나 많은 눈물 흘렸는지 아시나요.

      진작 알았다면 찾아오지, 그랬소.

      아니그게 쉬운 일이었나요.

 

두씨 부인은 이 낙우당(樂于堂)에 들어서기가 그리도 어려웠던가?

하는 생각으로 눈물을 훔치면서 백리해(百里奚)를 쳐다본다.

 

      여보많은 세월 동안 고생 많았소.

      이제 다 모여 살 수 있게 되었소. 이제 마음 놓으시오.

 

두씨 부인은 낙우당(樂于堂)에 들어와 이곳저곳을 살피는데, 이때

불현듯 백리해가 아들 백리시(百里視)에 관하여 묻는다.

 

      아들 시()는 장가나 갔소이까.

      그게그것이.

      무얼 망설이는 거요.

 

      혼인하여 아이가 둘이나 있습니다.

      손자 손녀가 있다는 말이요.

 

      같이 데리고 사는 거요.

      그게그것이그간에 여유가 없었습니다.

 

      허 어.  손자 손녀가 둘이나 있는데.

      같이 살지 않는다니되는 말이요.

 

백리해(百里奚)는 두씨(杜氏부인이 그간에 여유가 없었다고 말을

하며 원망하듯 쳐다보자모두 다 자기가 다 책임졌어야하는

일이었다는 걸 깨달았으며 지나쳤음을 알고는 멋쩍게 웃는다.

 

      아들 시()는 뭘 하며 지내고 있소.

      어떻소. 공부는 좀 하였소.

 

      공부보다는 장수가 되겠다며 성안의

      젊은이들을 모아 훈련한다며 바쁘답니다.

 

      고얀 놈. 어미를 도와야지.

      허 어. 나처럼 역마살(驛馬煞)이 낀 건 아니겠지요.

      역마살(驛馬煞)은 우리 세 식구가 다 낀 것 같아요.

 

      허허. 이제 역마살(驛馬煞)을 끝내야 하지 않겠소.

      , 성희(成僖)가 마침 왔구나.

      빨리나가 아들 시()를 찾아보아라.

 

다음날 백리해(百里奚)는 아들 백리시(百里視)와 두씨(杜氏) 부인을

데리고 궁실로 들어가, 진목공(秦穆公)을 찾아뵙는다.

 

      주공. 너무나 감사(感謝) 하옵니다.

      상경(上卿)께서 가족(家族)을 만나다니 얼마나 기쁘겠소.

      모두 주공의 하해(河海)와 같은 은혜(恩惠) 이옵니다.

 

      옆에선 젊은이는 누구요

      신의 아들 백리시(百里視) 이옵니다.

 

      주공. 신 서걸술(西乞術) 이옵니다.

      백리시(百里視)는 뛰어난 장수(將帥) 감으로

      이미 소문(所聞)이 나 있습니다.

 

서걸술(西乞術)이 백리시(百里視)를 추천하니, 진목공은 백리시를

뜯어보더니, 흔쾌히 대부 벼슬을 주었으며, 두씨(杜氏) 부인에게 많은

예물을 내려주면서, 그동안의 고생을 격려(激勵)해 주었다.

 

      정경(貞敬) 마님. 백소아(百素蛾) 이옵니다.

      군부인(君夫人) 마님을 뵈러 가셔야지요.

 

      이제 신의 가족(家族) 모두가

      군부인(君夫人)께 인사 올리나이다.

 

      그간 고생이 너무나 많았습니다.

      이제야 부인께 복()이 찾아오나 봅니다.

 

군부인 목희(穆姬)는 두씨(杜氏) 부인에게 차()를 대접하며,

군부인으로서 좋은 예물을 내려주었다.

 

      이건 작으나마 예물입니다. 받으시지요.

      이렇게 보살펴주시니 너무나 황감(惶感) 합니다.

 

      부인께서 어려움이 생기시면 언제나 말씀하시고

      자주 들려 이야기 나누도록 하십시오.

 

      난순(欒順)은 좋은 옷 서너 벌을, 지어 드리도록 하라.

      예에, 빨리 지어 드리겠습니다.

 

며칠이 지나자, 백소아(百素蛾)는 난순(欒順)과 함께 두씨(杜氏)

부인의 새 옷을 들고, 낙우당(樂于堂)에 찾아와 인사를 올린다.

 

      정경(貞敬) 마님. 난순(欒順)이 인사 올리나이다.

      나리께옵서는 저희 형제를 살려주신 은인이시옵니다.

 

백소아(百素蛾가 난순(欒順)의 말을 거들어주면서, 먼 옛날에

난순(欒順)의 동생들을 거두어 준 일을 설명해주었다.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었구먼.

      어려운 일은 서로 도우며 헤쳐 나가야지요.

 

      정경(貞敬) 마님. 백소아(百素蛾)가 큰절을 올리나이다.

      소녀가 혹 예()를 저버린 일이 있었으면

      꾸짖으며 용서하여주시옵소서.

 

      아니네. 자네는 나의 은인일세.

      백소아(百素蛾), 자네가 아니었더라면,

      내 어찌 이 낙우당(樂于堂)에 들어설 수가 있었겠나.

 

      과찬의 말씀이시옵니다.

      아무쪼록 성심껏 모시겠습니다.

      고맙네. 앞으로 자주 찾아와주길 바라네.

 

      소녀, 난순(欒順)도 어머님처럼 받들겠습니다.

      알겠네. 우리다 한 가족이 되어보세.

 

백소아(百素蛾)와 난순(欒順)이 돌아가게 되자, 백리해(百里奚)

한참 후에 아들 백리시(百里視)를 데리고 들어왔다.

 

      부인 나갈 채비를 하시오.

      아니. 어디를 가시게요.

 

      손자 손녀를 다리러 가야 하지 않겠소.

      아니 이렇게 빨리요.

 

      빠르다니요. ()의 처가라고 해봐야.

      남매만이 사는 집이라니 어려울 거요.

 

      혼인식(婚姻式)도 아직 올리지 않았다니

      무엇을 도와야 할지 잘 살펴보시구려.

 

 234 행복과 기쁨은 어떤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