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추 열국지( 101∼200회)

제 159 화. 노래는 힘을 실어주는가.

서 휴 2023. 6. 10. 15:40

 159 노래는 힘을 실어주는가.

 

군사들 모두가 상산가(上山歌)를 부르며비이산(鼻耳山고갯길을

향하여 오르기 시작하였다.

 

        山嵬嵬兮路盤盤 (산외외혜로반반)

        산은 까마득하고길은 빙빙 휘감아 도는구나.

 

        木濯濯兮頑石如欗 (목탁탁혜완석여란)

        나무는 빽빽하고 바위는 난간처럼 막는구나.

 

        雲薄薄兮日生寒 (운박박혜일생한)

        구름이 희미하니 날씨마저 쌀쌀하구나.

 

        我驅車兮上纔岏 (아구차혜상재완)

        나는 수레를 몰아 가파른 곳을 오르려 하네.

 

        風伯爲馭兮兪兒操竿 (풍백위어혜유아조간)

        풍백이 수레를 밀어주고 유아가 깃발을 잡아 주니

 

        如飛鳥兮生羽翰 (여비조혜생우한)

        우리는 날개 돋친 새처럼 날아가누나.

 

        陂彼山嶺兮不爲難 (피피산령혜부위난)
        저 고개를 넘는 것은 어렵지가  않다네.

 

험한 산을 오르는 데 힘이 너무 들어 모두 불평하다가경쾌한

상산가(上山歌)병거(兵車바퀴가 힘차게 굴러가고, 병거

밀고 올라가는 군사들의 발걸음은 깃털처럼 가볍기만 하여 졌다.

 

이전 같았으면 이틀 걸릴 노정(路程)을 단 반나절 만에 돌파하고,

이번에는 내리막길을 만나자하산가(下山歌)를 부르며 내려간다.

 

        上山難兮下山易 (상산난혜하산이)

        산은 오르기 어려우나 내려가기는 쉽구나.

 

        輪如環兮蹄如墜 (륜여환혜제여추)

       바퀴는 반지처럼 굴러가고, 말발굽은

       떨어지기 바쁘게 달리는구나.

 

        聲轔轔兮人吐氣 (성린린혜인토기)

        수레 소리 덜컹덜컹 사람은 헐떡헐떡

 

        歷歷盤兮頃刻而平地 (역역반혜경각이평지)

        몇 바퀴를 굽어 도니 어느새 평지일세.

 

        擣彼戎盧兮消烽燧 (도피융로혜소봉수)

        오랑캐 천막 짓부수고 봉홧불을 끄나니

 

        勒勳孤竹兮億萬世 (륵훈고죽혜억만세)

        고죽국 무찌르고 세운 공 억 만세에 전하세.

 

제환공(齊桓公)은 군사들이 병거를 끌면서 비이산(鼻耳山)

오르고 내려가는 광경을 지켜보며입을 벌린 채 다물 줄 모른다.

 

        중보(仲父), 내가 오늘에야 비로소 노래에서

        힘을 얻을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었소.

 

        과인은 노래가 얼마나 중요한지 이제야 알았소

        그 이유가 무엇이오

 

        주공몸을 과도히 부리면 정신이 피곤해지며

        심신이 즐거우면 몸의 피로를 잊게 됩니다.

        주공노래의 효과는 이리도 크나이다.

 

        주공예전에 신이 함거(轞車)에 갇혀 잡혀 올 때

        추격하는 노군(魯軍)에 잡히면 죽어야 하는

        절박한 상황에 부닥친 적이 있었지요.

 

        신은 그때 황곡(黃鵠)이라는 노래를 부르게 하니,

        군사들이 즐거이 부르는 동안에 피로를 잊고

        두 배나 빠른 속도로 빨리 올 수 있었나이다.

 

        그 덕분에 신이 지금 주공 곁에 있게 되었나이다.
        중보(仲父)의 노고가 참으로 컸습니다.
        중보(仲父)는 사람의 마음에 달통(達通하셨구려.


노래는 자신감을 상승시키며스트레스 해소우울증 예방과

폐 기능을 향상하며기억력을 자극해주며, 치매 예방에도

좋은 효과를 가져온다고 한다.

 

        이로 보아 관중은 아마도 사람의 심리에

        통달 한 사람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산은 끝없이 이어지며, 산을 넘으면 또 산이 나타나더니
별안간 앞서가던 수레들이 멈춰 서버리고 말았다.

 

        주공길이 좁아 더는 나갈 수가 없나이다.
        집채보다 더 큰 바위들이 솟아있나이다.


        중보(仲父). 이곳에 적의 복병(伏兵)이 숨어있다면

        꼼짝없이 사로잡히는 신세가 되겠소이다.


        아니 저것은 또 무엇인가?

        주공무엇을 보셨나이까?

        중보(仲父)는 안 보이는 거요

 

        산 위에 이상야릇하게 생긴 짐승 하나가 튀어나왔는데,

        언뜻 보면 사람인 것처럼 보였으나사람은 아니고,

        어찌 보면 원숭이 같으나분명히 원숭이가 아니로다.

 

        키는 1척 남짓으로 작고

        주홍빛이 도는 옷에 검은 관()을 썼도다.

 

        두 발에는 붉은빛의 천 자락을 걸치고 있나니

        사람도 짐승도 아니란 말인가?

        비인비수(非人非獸)의 괴물(怪物)이란 말인가?


괴물은 자기 가슴에 팔을 올리며 세 번 허리를 숙여 읍을 올리고,

제환공을 마치 영접하는 자세를 취하더니갑자기 오른손으로

바지 옷을 걷어 올리더니, 석벽으로 뛰어오르며 사라져버렸다.

 

        중보(仲父도 보았지요?        

        주공무엇을 말씀하시나이까?

        신은 아무것도 보지 못하였나이다.

 

제환공(齊桓公)은 더욱 이상하게 생각하며방금 본 괴물(怪物)

생김새와 하였던 행동을 관중(管仲)에게 자세히 이야기해주었다.


        주공제가 지은 상산가(上山歌)에도 나옵니다.

        그것은 유아(兪兒)라는 신()으로 보입니다.


        유아(兪兒)가 무엇이오

        북방에는 산이 많아 산을 오를 때 만난다는

        ()이 있다는데 바로 유아(兪兒)입니다.

 

        예로부터 유아(兪兒)는 아무 눈에는 뜨이지 않으나

        천하 패권(覇權)을 잡을 사람에게만 보인다, 합니다.


        그가 취한 행동은 무슨 뜻이오?
        유아(兪兒)가 허리를 숙여 인사를 올린 것은

        주공께서 오랑캐를 이길 수 있다면서

        용기를 권고(勸告)하는 행동으로 보이며

 

        옷을 걷어 올린 것은 앞에 물이 있다는 뜻이며

        특히 오른손으로 옷을 걷어 올린 것은

        물의 오른편이 깊다는 뜻일 것입니다.

 

        그러므로 주공께서는 물의 왼편으로 가셔야

        무사하다는 뜻이 아니겠는지요

 

무엇이든 물으면 모르는 것 없이 척척 대답하는 관중의 식견에

제환공은 또 한 번 감탄을 금치 못하는데 또 관중이 말을 한다.

 

        유아(兪兒)의 몸짓으로 보아 이 산 너머에는

        반드시 깊은 강()이 있을 것입니다.

 

        이는 우리가 강을 건너지 못할 것으로 짐작하여

        이 지역에 매복 병을 두지 않았을 것입니다.

 

        주공이곳에다 진()을 치고 척후(斥候)를 내보내

        ()의 형세(形勢)부터 자세히 살핀 후에

        앞으로 진군(進軍)하는 것이 좋겠나이다.

 

        중보(仲父), 맞는 말이요.

        아장 연지름(連摯凜)은 정찰병과 함께 살피고 오라.

 

        아장 연지름(連摯凜하루 만에 다녀왔나이다.

        고생하였다어떻던가어서 말해보라.

 

        산을 넘어 5리쯤 내려가면 비이계(鼻耳溪)라는

         강이 하나 있사오며 물은 넓고 깊어서

        겨울에도 마르지 않는다고 하였습니다.

 

        그래서 이곳 사람들은 뗏목으로 건너다니는데

        얼마 전 고죽국(孤竹國임금이 뗏목을 모두

        거두어 가버려 이제는 건널 수 없다고 합니다.

 

        주공, 강변 사람들의 말대로 오른편으로 가면

        물이 깊어 사람의 몇 길씩 되지만

 

        왼쪽으로 3리를 더 올라가 보니

        무릎 정도까지 밖에 닿지 않았습니다.

 

        중보(仲父)가 말한 그대로가 아닌가?

        참으로 신통(神通)한 일이로다.

 

제환공(齊桓公)은 아장 연지름(連摯凜)의 자세한 보고를 받자

얼굴빛이 상기(上氣되어 관중(管仲)의 식견에 찬탄하였으며,

이때 옆에 서 있던 연장공(燕莊公)이 말하기 시작하였다.

 

        비이계(鼻耳溪) 강은 얕은 곳은 없다고 하였는데

        얕은 곳으로 쉽게 건너갈 수가 있다니

        이는 하늘이 도우시는 것입니다.

 

        이번 오랑캐 정벌에 반드시 성공이 따르겠습니다.        

        연공(燕公), 비이계(鼻耳溪)를 건너면 고죽국孤竹國 입니까?

 

        아닙니다비이계(鼻耳溪)를 건너 동쪽을 향하다 보면

        처음에는 단자산(團子山)이 나오고

        다음에는 마편산(馬鞭山)이고

        그다음에 쌍자산(雙子山)이 나오게 됩니다.

 

        이 세 산 사이가 각각 30리가 되며, 이를지나

        다시 25리를 가면 무체성(無棣城)에 이릅니다.

        무체성(無棣城)이 바로 고죽국(孤竹國)의 도성입니다.

 

대나무를 베고 칡덩굴로 얽어매어삽시간에 수백 개의 뗏목을

만들어 모두 준비가 끝나고이제 도강을 하려 할 그때

무종국(无終國)) 장수 호아반(虎兒班)이 앞으로 나서며 말한다.

 

        패공(霸公), 중원의 군사보다는 제가 이곳 지형에

        익숙한바소장이 선봉(先鋒)이 되어

        먼저 강을 건너가고자 합니다.

 

        잠깐, 호아반(虎兒班) 내 말을 들으시오.

        , 관중(管仲)이 말하겠소이다.


        군사가 한곳으로 건너다가 적을 만나면

        진퇴양난(進退兩難)이 되기 쉬우니

        반드시 두 길로 나누어 살피면서 건너야 합니다.

 

풍백은 바람의 신이며, 유아(兪兒)장화(張華 BC 233300)

세상의 기문이담(奇聞異談)을 집록(集錄)한 박물지(博物志)에 나온다.

 

 160 속이는 자에 속기 쉬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