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 머리로 싸운다.
제 157 화. 난관을 뚫고 나아가라.
속매(涑買)의 계책에 밀로(密盧)는 마음을 놓고 준비하는 사이에,
관중(管仲)은 산융(山戎)의 꾀를 역이용한 장계취계(將計就計)로
물리치고, 3일 동안 군을 정비하면서 동정을 살펴보고만 있었다.
산융(山戎)이 왜 움직이지 않는 것인가?
정탐 병을 보내어 알아 오게 하라
주공. 저들이 황대산(黃臺山) 골짜기를 막아놨습니다.
길이 막혀 더 나아갈 수가 없습니다.
호아반(虎兒班) 장수. 다른 길은 없는가?
패공, 지마령(芝麻嶺)을 넘어가게 되면
청산(靑山)으로 통과하는 길이 있으며,
그곳에서 다시 동쪽으로 몇 리를 더 가면
바로 영지(令支)의 소굴(巢窟)이 나옵니다.
하오나, 둘러가는 이 길은 몹시 좁고 험해서
병거(兵車)와 군마(軍馬)가 지나가기 매우 불편합니다.
주공. 아장 연지름(連摯凜) 이옵니다.
무슨 일이기에 이리 급하게 쫓아왔는가?
산융(山戎)이 물길을 돌려놓는 바람에
먹을 물을 찾을 수 없나이다.
허 어, 호아반(虎兒班), 어쩌면 좋겠는가?
황대산(黃臺山) 골짜기를 지나면,
영지(令支)의 소굴(巢窟)이 시오리밖에 안 되나,
지마령(芝麻嶺)의 산길은 모두 좁고 험하고 길어서
여러 날이 걸려야 통과할 수 있사오나?
만약 물이 없다면 도저히 갈 수가 없나이다.
패공(霸公), 물부터 구해야 할 것입니다.
제환공은 이 같은 보고를 받고 다급함을 알자, 군사들 모두에게
물을 구하는 자에게는 후한 상을 내리겠다고 명령을 하였다.
주공, 신 공손습붕(恭遜襲封) 이옵니다.
신이 듣기로 개미구멍이 있으면 물이 있다고 합니다.
그러한가. 모두 들 빨리 개미구멍을 찾아라.
군사들은 개미구멍을 열심히 찾아 돌아다녔으나, 더구나 겨울이다.
보니, 개미구멍이 쉽게 보일 리가 없어 모두가 난망(難望) 했다.
주공, 원래 개미는 겨울이면 따뜻한 곳을 좋아하기 때문에
볕이 잘 드는 곳에 살고, 여름이면 시원한 곳을
좋아하기 때문에 그늘에 산다고 합니다.
이런 겨울에는 반드시 양지 쪽에 살고 있을 것이니
양지 쪽에서 개미구멍을 찾아내도록 하십시오.
군사들이 양지쪽만 살펴 개미구멍을 파고들어 가니, 공손습붕의
말과 같이 여기저기서 환호성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삽과 곡괭이로 땅을 파기 시작하여, 한 길쯤 파고들어 갔을 때,
샘물이 솟아나며, 그 물맛은 수정(水晶) 보다 맑고 꿀보다 달았다.
공손습붕 이야, 말로 성인이로다.
앞으로 이 샘물을 성천(聖泉) 이라 부르고
복룡산(伏龍山)도 용천산(龍泉山)이라 바꿔 불러라.
제군(齊軍)이 복룡산(伏龍山)에서 물을 캐내었다는 소식을 뒤늦게
들은 영지국(令支國)의 밀로(密盧)는 깜짝 놀라며 탄식하고 만다.
하늘이 제환공을 돕는단 말인가?
임금임, 저들이 비록 물을 구했다고는 하지만
멀리서 왔기에 군량은 넉넉하지 못할 것입니다.
규자관(葵玆關)에 있는 저들의 군량 창고도
조금 있으면 바닥이 날 것이오니,
지켜보고 있다가 군량이 부족하여 물러갈 때
공격하면 크게 승리할 수 있을 것입니다.
밀로 임금님, 저 많은 제군은 험준하고 비좁은
지마령(芝麻嶺)은 절대 넘지 못할 겁니다.
더구나 군량미도 떨어질 때가 되었습니다.
이제 규자(葵玆)에서 군량미를 가져온다 해도
이곳에서 한 달 이상은 버티지 못할 것입니다.
제군(齊軍)의 군량미가 떨어질 때가 되었다는 속매(涑買)의 말에
밀로(密盧)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기다려보기로 하였다. 그 무렵에
관중(管仲)은 빈수무(賓須无) 장수를 불러 무언가를 의논하였다.
빈수무 장수, 시일을 끌면 우리가 불리하오.
배후를 공격할 계획을 세웁시다.
소머리를 치는 척하며 소꼬리를 치는 계책이지요.
옳은 말씀입니다.
내 앞장서 나아가겠습니다.
지금부터 어서 빨리, 규자(葵玆)로 돌아가
군량미를 싣고 오도록 하시오.
빈수무(賓須无)는 관중(管仲)과 상의하고 난 후에 밖으로 나가
군사들에게 명하여 준비되자, 규자(葵玆)로 출발하였다.
지금부터 규자(葵玆)에 가서 군량미를
빨리 싣고 와야 한다.
알겠느냐? 자, 모두 빨리 준비하여라!
호아반(虎兒班) 장수도 같이 갑시다.
알겠습니다. 같이 가겠습니다.
장수님. 저녁 시간입니다.
벌써 한나절 이상을 왔군요.
늦은 저녁입니다.
어디서 밥을 지을까요?
이곳이 좋겠소이다.
밥을 해 먹고 푹 잠을 자고 떠납시다.
빈수무(賓須无)는 호아반(虎兒班)과 함께 어느 지점에서 멈추고는
저녁을 해 먹고 군사들을 푹 쉬게 하며 잠을 자게 하였다.
산융(山戎)의 정탐 병들은 제군이 규자(葵玆)로 가다가 밥을 먹은
후에 잠을 자는 것을 보고는 밀로에게 돌아가 그대로 보고하였다.
임금임, 제군齊軍이 규자葵玆 로 가고 있습니다.
으흠 그래! 규자(葵玆)로 가고 있단 말이지.
관중(管仲)이 속매(涑買)의 손바닥 안에 노는 구나.
속매(涑買) 야. 제군(齊軍) 일부가 빠져나갔으니
이때 공격하면 어떻겠냐?
저들은 정예병 만을 골라서 왔을 것입니다.
우리 침공에 대해 대비를 하고 있을 것이오니
남아 있는 제군의 군량미가 바닥날 때까지
기다렸다가 공격해도 늦지 않습니다.
임금님, 성급할 필요는 없습니다.
빈수무(賓須无)는 저녁을 먹은 후 실컷 잠을 자게 하고는,
동틀 무렵이 되자, 모두 일어나게 하고서는, 규자(葵玆)와는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행선지(行先地)를 바꾸는 것이다.
빈수무(賓須无) 장수, 그쪽은 아니오!
아니, 어디로 가려고 하는 것이오?
지마령(芝麻嶺) 고개를 넘어야 하지 않겠소?
허 어, 규자(葵玆)로 가는 것이 아니오!
왜 진작 말하지 않았소?
좋습니다, 지마령(芝麻嶺) 고개를 넘읍시다.
관중(管仲)은 일부 군사들이 규자(葵玆)로 떠나자, 자신의 계책을
눈치채지 못하도록 장수들에게 날마다 싸움을 걸게 하였다.
중보(仲父) 어른. 아장(亞將) 연지름(連摯凜) 입니다.
영지(令支) 군사들이 꼼짝을 하지 않습니다.
알고 있소. 저녁 무렵에 또 공격해 보시 오.
속매(涑買) 야, 또 제군(齊軍)이 쳐들어왔도다.
밀로(密盧) 임. 대응할 필요가 없습니다.
저들은 식량이 넉넉하다고 기만(欺瞞) 하는 것입니다.
식량이 떨어질 시간까지만 기다리십시오.
관중(管仲)은 빈수무(賓須无)와 호아반(虎兒班)이 떠난 지 6일 정도
지나가자, 제군(齊軍)의 장수들을 불러놓고 영을 내린다.
지금쯤 빈수무와 호아반은 지마령(芝麻嶺)을 넘어
영지(令支)의 소굴(巢窟) 뒤편에 당도하였을 것이오.
이젠 황대산(黃臺山) 골짜기로 쳐들어갑시다.
군사들에게 흙 주머니를 등에 지고 가게 하시오.
또한, 산융(山戎)이 파놓은 함정을 발견하기 위해
빈 병거(兵車)를 선두에서 가게 하시오.
앞서가던 빈 병거가 갑자기 땅속에 빠지면, 그때마다 군사들은 등에
지고 있던 흙 주머니를 서로 던져 함정을 메워나가니, 제군은 한
명도 다치지 않고 황대산(黃臺山) 골짜기 입구에 당도할 수 있었다.
밀로(密盧) 임. 술 한 잔 받으시지요.
어험. 속매(涑買) 장수가 고생이 많소.
이번에 제군만 물리치면 큰 포상을 할 것이오!
소원을 들어주시는 겁니까?
내 딸을 달라는 말이었지? 좋도다!
고맙고 고맙습니다!
오늘이 8일째가 아닌가?
우리가 대응 안 한 지가 8일이나 됩니다.
제군의 군량미도 바닥이 났을 겁니다.
이제 천천히 공격하면 되겠습니다.
그 무렵, 밀로(密盧)는 제군의 군량미가 바닥나기만을 기다리면서
날마다 속매(涑買)와 더불어 술잔을 기울이면서 태평하게 지냈다.
밀로(密盧) 임금임. 큰일 났습니다.
척후병은 무슨 일인데 호들갑을 떠느냐?
제(齊) 나라 군사들이 황대산(黃臺山) 골짜기 안으로
물밀듯이 쳐들어오고 있습니다.
아니, 무엇이라고 그게 말이나 되느냐?
큰일 났구나. 모두 싸울 준비를 하여라.
밀로(密盧) 임금임. 큰일 났습니다.
또 무슨 일이냐?
뒤쪽에서도 제군이 쳐들어오고 있습니다.
뭐라고 지마령(芝麻嶺)이 함락되었단 말이냐?
이거 정말 큰일 났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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