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거도 해국

가거도의 전설 (해국4)

서 휴 2012. 5. 17. 01:26

가거도의 전설 해국(4)

서 길 수

 

사랑을 위하여 얼마나 정성을 다하였을까

 

 

좋은 국화차를 담그기 위해서는

새벽에 정화수를 길어오거나

차가운 한천수를 떠오거나

 

국화꽃으로 덮여있는 못에서 길어온 국화수

성질은 온순하고 맛이 달며

독이 없는 이 좋다고

허준 선생님이 동의보감에서 말씀하신다.

 

전남 강진군 성전면 월하리 죽전 마을에서

다원 월향을 운영 중인 김길자 원장님은

만드는 시어머니로부터 대대로 물려받았다

 

를 따는 날이면

새벽 4시에 일어나 정화수를 떠놓고 기도하며

비누 샴푸도 없는 맑은 에 정갈하게 씻고

화장도 안하며 장갑도 끼지 않은 채

찻잎을 따는데 정성을 모은다.

 

정월 초하루가 되면

좋은 를 만들게 하여달라고 제사를 지낸다.

 

정월 대보름날 가거도 사람들은

달뜬 목에 모여 모닥불을 피우고 음식상을 차리며

달님에게 손을 모아 간절한 소원을 빈다.

 

춘3월초 관음절 날이면 모두다 정성을 다하여

뱃 고사를 지내며 마을의 안녕과 풍어를 빈다.

 

정성精誠이란 말은

온갖 힘을 다하려는 진실 되고 성실한 마음이라 한다

 

 

마음으로 보는 사랑

 

 

아름다운 여신

해국 꽃이 들어있는 베개와 이불을 내어주어

따뜻한 방에서 해국의 짙은 이 온몸에 베도록

군불을 올리고

 

머리맡에 앉아

아름다운 목소리로 를 읊고 조용히 노래를 불러준다

 

잠이든 젊은 신선의 맑은 얼굴을 보며

홀로 있던 외로움에서 벗어나

비어있던 가슴이 사랑으로 채워지는 양

진정으로 사랑하고 있다는 걸 느끼게 된다.

 

새벽녘에는 하늘공원을 넘어 큰넙덕 여를 지나 짝지 밭으로 가

소퉁의 차가운 약수를 떠온다.

 

동이 트는 햇빛이 소퉁을 지나

아름다운 여신의 집에 찾아오면  기지개를 켜며 일어나는 젊은 신선에게

맑은 소퉁이 약수를 마시게 하며

 

하얀 쟁반

하얀 보자기를 깔고

국화 향차국화전을 올린다.

 

가 올라와 사방을 환하게 비추면

산새들의 노랫소리를 들으며

후박나무숲의 바람소리와 함께 걷는다.

 

파란풀이 돋아나고

나무들의 새순이 제가끔 색깔을 머금어

봄을 맞이하는 가거도

 

애기 솜털마냥 보송보송한

노란 참식나무 새순도 올라오고

나무 다정큼나무 천리향나무 새순 돋우며

꽃향기 가득하려 5월을 준비한다.

 

정겹게 들리는 파도소리

싱그러운 바람도 불어오고

 

나무숲 길을 걷다가 큰 바위에 기대기도하고

절벽위에 서서 국흘도 쪽의 아름다운 들을 바라보며

노래를 부르기도 한다. 茶時에 맞추어 茶談을 나누며 즐겁게 웃는다.

 

젊은 신선은 조용하면서도 은은하게 정성을 다하는

아름다운 여신의 모습을 보며

자기를 사랑하고 있으며

자기 또한 사랑하고 있다는 걸 깨닫게 된다.

 

아름다운 신은

젊은 신선의 옷매무새를 만져주며

손을 잡고 가거 항으로 나간다.

 

<쉬어가는글>

 

가거 도는 경사가 심한 산 하나로 되어있어

을 주어내 을 쌓고 자투리 밭을 만들어

보리 배추 무 고추 파 상추 등을

돌담 곁에는 호박을 심어 밥상에 올린다.

 

밭이 그나마 여유가 있으면

더덕 도라지 곰취 토란 등을 심어 생활에 보탬이 되도록 한다.

 

 

해 안 가

 

 

가거 도는 아주 좁은 면적에

독실산만 우뚝서있는 큰 이라네

 

가거도의 밑자락 절벽들

바위들 작은 들 많은 섬 많은

 

바다위에 떠있어 사람이 살 수 있는 곳 이라 하며

머물기 어려운 바위섬을라 하고 이라 부르기도

어느 건 여나 섬을 않달 고도 부르는 이름이 있다네.

 

물속에 묻히어 보이는 큰 암초를 를 붙여 이름 부르니

가거도에는 이름도 많다네.

참 많다네.

 

대리마을 앞바다 가거 항을 나오며

왼쪽엔 장군섬 오른쪽은

 

작고 큰 간여를 보며 녹섬을 돌면 바다의 독실산을 오르려다

오르지 못하고 바위로 변한 회룡산

 

바다의 을 너무 사랑하여 눈물샘 만들며

울며 떠난 선녀봉을 바라보고

사랑의 아픈 기억을 생각해본다.

 

내가 사랑하였던 선녀의 얼굴이 떠오른다.

그녀는 무얼 하고 있을까 보고 싶다

 

큰여를 지나 밭면을 따라가면서

모락개위 소반바위취 달밭밑 큰넘 오구멍작벌 하늘개취

 

<쉬어가는글>

 

대리마을에서 샛갓재를 넘어 항리마을로

항리마을 밑 섬둥반도로 가는 길 밑 해변

두렁여 못가 대리치 까지

가거항에서 대리치 까지의 해변밭맨(밭면)이라 부른다.

 

녹섬을 지나 찾아오는 파도와 부딪치며

밭면을 한마장정도 가면 돛단 바위를 만나네.

 

커다란 을 띄워 놓은 양 높은 절벽 앞에

두개의 깎아지른 암석이 물위에 서있네

큰 돛은 직사각형

작은 돛은 삼각형

 

높기도 하고

넓기도 하고

크기도 하네.

 

그 큰 높은

만 세워놓고 젊은 신선은 어디로 갔을까

타고 온 주선舟船은 어이하여 커다란 만 남겨놓았을까

 

한 마장 더 가면 기둥바위를 만난다네.

11층 빌딩보다 더 높은 기괴한 암석 기둥이 되어 서있으니

그 큰 기둥으로 젊은 여신이 짓다만 은 얼마나 컸을까

기둥만이 홀로 서있을까

 

기둥바위 가까운 곳에 젊은 여신이 빠져죽은

신녀 빠진 여가 나온다.

 

젊은 신선과 아리따운 여신

마지막까지 사랑을 이루지 못하고 빠져죽은

슬픈 전설은 어떤 사연일까

 

젊은 신선을 만나기전

아름다운 여신이 외로이 홀로 놀던

선녀바위는 그 자리에 그대로 있는데

 

아름다운 마음

아름다운 세상

아름다운 사람들

 

신선마저도 좋은 사랑을 하며

아름다운 이야기가 남아 있어야하는데

신선은 어디로 가고 전설만이 남아있을까

안타까운 마음으로 절벽을 바라보며 는 지나간다.

 

<쉬어가는글>

 

가거 항에서 항리 마을로 가는 해변 밭맨

높다란 절벽으로 이루어져 경관이 아름다우며

절벽 곳곳에 숨은 사연들이 많다

 

납당말을 지나 성근여를 끼고 돌아가면

백메타 높이의 기암절벽이 병풍처럼 길게 늘어선

산 산 산 섬둥반도

 

올려다보기도 힘든 섬둥반도

아름다움이 장관을 이루며

벼랑 끝에 매달린 나무들이

화려한 자태를 뽑네 며 바람에 어울려 을 추고 있다네.

 

비가 개인 후

섬둥반도에 뜨는 그 큰 무지개를 보면

나도 모르게 저절로 왈츠를 추게 되며

태풍이 불 때에는 도드리장단에 맞추기도 하며

 

지르박 왈쓰 부르스 탱고

계절마다 바람마다 다른 을 추고 있다네.

 

그러나 험하고 험하며 바람도 거세어

섬둥반도 끝자락을 걷고 싶어도 날아갈듯

까치발로 걷기도 힘들다하네

 

섬둥반도 밑자락 중간쯤

항리마을 방향의 커다란 바위

 

갓 태어난 을 앞에 앉고

세찬바람 맞으며 도

뱃길 나가 돌아오지 않는 낭군을 기다리며

 

혹여 웃으며 돌아올까 마냥마냥 바라보다

보고픔이 얼마나 컸으면

사람 키 열두 배의 큰 바위가 되었을까

 

바위가 되어 먼 바다를 바라보는 망부석

모녀바위라 부를 때마다 마음이 슬퍼진다 하네.

 

섬둥반도를 지나 신선봉 밑 절벽을 따라가며

개자리 바닥바위 신간여 볼락개취 오간여 등대짝지

 

절벽 절벽사이 등대짝지에 닿아

가파르게 만든 높은 계단 그 위에 올라서면

 

먼 곳 넓은 바다에 떠있는

큰국흘도 작은국흘도 개린도 개린여 신여

왼쪽의 작은여도 바라볼 수 있다네

 

왼쪽으로 돌아 아담하게 다듬어져있는 등대 곁에서

먼 바다를 바라보고

상하이 우는 소리를 들으면

 

같이 가 곁에 있는 여인

왜 그리 아름다우며

서있는 모습은 왜 그리 어여삐 보일까

 

두 사람의 마음은 바닷바람에 씻겨

티 한 점 없이 뜨거워지는 사랑만 남게 되어

등대 곁을 떠날 줄 모르네.

 

가거도는 절벽위에서 살아가는 곳

그 험한 절벽위에서 누가 말하였나.

마지막 사랑이 이루어지는 곳 등대짝지라고

 

등대 곁에서 손을 꼭 잡고 마주보며 걸어 나온다

눈빛이 다르다 사랑의 눈빛이 깊다

 

사람들은 말한다네.

백년가약을 맺어주는 곳 백년등대라고

 

배는 노를 저어 오동여 검은여 두억서 지나

가거도의 맨 끝에 있는 큰 섬들

커다란 섬 국흘도에 다다른다.

 

<쉬어가는글>

 

가거도백년등대는 우리나라에서 3번째로 세워졌으며

서해안과 남해안의 갈림길에 서있어

풍랑이 자주 심하게 몰아치는 곳을 두루 비추고 있다

 

풍랑이 심하면 멀고 먼 곳에 있는

배들을 가거항으로 불러들입니다.

또한 독실산의 밑자락 아주 높은 절벽위에 서있어

경관이 아름답기로 유명합니다.

 

 

국흘도 1

 

 

가거도 등대 절벽 밑으로 멀리

검은여 오동여 두억서 지나

한참 멀리 있는 국흘도

 

날선 칼처럼 우뚝서있는 칼바위

커다란 기괴한 바위들이 칼바위를 에워싸

해무가 낄 때면 구름위로 칼끝이 솟아

아름다운 절경이 눈을 붙들어 맨다.

 

대국흘도 소국흘도 작은여 개린도 개린여 신여

가거도의 8경중 하나라며

옹기종기모여 아름답게 보인다.

 

왼쪽의 작은여누에가 기어가는 듯

누에머리 바위가 해무 속에서 꿈틀 데고 있다

 

국흘도 섬들은 자연보호지역

가거도는 온대북부에 속하는 기후

 

쇠뿔오리, 바다제비, 슴새등 철새들

철따라 이동하는 기착지 되고 철새들의 번식지

많은 새들이 모여 서로 간에 나누는 새들의 울음소리가

쿠굴쿠굴하는 소리로 들린다하여 쿠굴도라 부르며

국흘도 局屈島라 한문이름을 붙였다한다

 

악악하고 운다하여 악새라 부르는 흰날개 해오라기

아름다운색상 또렷한 눈 날카로운 부리

뛰어난 자태에 눈을 떼지 못하며 쓰다듬어주고 싶어진다.

 

까만 오추烏秋새는 젊은 신선 따라와

매일 외롭게 울며 돌아가지 않고

가거도에 머물고 있는 사연은 무엇일까

 

힘차게 날아오르는 오추 새를 보며

좋은 마음으로 젊은 신선을 따라와

외로워하는 모습을 보는 것 같아 안타깝다

 

(국흘도는 해조류 번식지로써 문화재로 등록되어있다)

 

사랑의 정성

 

사랑의 씨앗이 되어

품에 앉고 젖을 물려주며

 

토닥거려 주고

쓰다듬어 주며

아름다운 노래를 들려준다.

 

아장아장 걷다 다치고

뛰어놀다 다치고

싸움하다 다치고

랑으로 보살피게 한다.

 

아프거나 큰 병이 낫을 때나

어긋났을 때에도

올바르게 되도록 정성을 다하여 사랑으로 낫게 한다

 

책에서도 배우고

만나는 사람에게서 배우고

길을 걸으며 도

집에 돌아와 정성스러운 사랑을 배운다.

 

사랑을 물려받아 스스로 사랑을 보태며

가슴에 품고서 자기 길을 가며

새로운 사랑을 만난다.

 

새로운 사랑에게 사랑의 마음을 열며

이 쌓이고 사랑이 쌓인다.

 

사랑을 주고 또 주고

때로는 아쉬운 충격을 남기고

떠나버리는 사랑도 있지만

 

떠나간 사랑은 하나의 추억으로 남으며

나의 사랑은 나의 마음속에 있으며

나의 마음에도 정성을 들인다.

 

정성 精誠이란 말은

온갖 힘을 다하려는 진실 되고 성실한 마음이라 한다.

 

 

해국(5) 에서는

 

젊은 두신선이 아름다운 국흘도를 찾아가며

사기미지나 까망섬 위의 대풍마을을 둘러보고

빈주반도빈주앞말을 돌아 빈주바위를 찾아가 사랑을 나눈다.

깊은 사랑에 빠지는 장면을 다보여주어도 괜찮을지 망설여지나

용기를 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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