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추 열국지( 001∼100회)

제 87 화. 복수는 꼭 해야 하는가.

서 휴 2023. 5. 6. 13:40

    26. 남편과 아버지.

 

 87 복수는 꼭 해야 하는가.

 

남궁장만(南宮長萬)은 제대로 싸워 보지도 못하고엄청난 피해를

입으며 물러가 버렸고여러 군주도 모두 자기 나라로 돌아간다.

 

       제군(齊軍)은 싸움에 패하여 죽은 군사의 시체가

       들판에 가득했고,  공자 팽생(彭生)도 적군의

       화살에 맞아 목숨이 위급한 순간에 송군(宋軍)

       남궁장만(南宮長萬)이 간신히 목숨을 구해줬다.

 

멸망 직전에 나라를 지키게 된 기후(紀侯)는 너무나 기뻐하였으며,

노환공(魯桓公)과 정여공(鄭厲公)에게 큰 잔치를 베풀어 주면서

군사들에게 많은 상과 음식을 내려 배불리 먹게 하였다.

 

      (나라 공자 영계(嬴季이옵니다

      ()가 패했으니 이제 제후(齊侯)의 한이

      더욱 골수에 사무치게 될 것입니다

 

      바라옵건대 두 군주께옵선 우리 기(나라를

      잘 보전할 방도를 세워주셨으면 고맙겠나이다.

 

      공자 영계(嬴季) 좋은 이야기요

      그러나 전쟁이 이제 겨우 끝났으니

      먼저국내의 일을 살피러 돌아가야 하오

      시간을 두고 천천히 좋은 방도를 생각하여 봅시다.

 

다음날 기후(紀侯)와 공자 영계(嬴季) 기성(紀城밖으로 삼십

리까지 따라 나가며, ()와 정()을 눈물로써 전송하였다.

 

      노후(魯侯)께선 안녕하시옵니까?

      (나라 대부 옹규(雍糾이옵니다.

      어허(나라도 지난 전쟁에 고생이 많았소

 

      뭐 좋은 일이 있어 찾아온 것이오?

      특별한 일은 아니옵고 저희 정여공(鄭厲公)께서

      무보(武父)에서 맺은 회맹을 잊지 않겠다고 하옵니다.

 

      호오나 또한 그렇소

      언제나 우호 관계를 잘 이어나갑시다

 

이때부터 노()와 정()이 돈독한 한편이 되었고()와 송()

나라도 또 다른 한편이 되어 끊임없는 변화가 일어나게 된다.

 

또한, 이때 정() 나라 력성(櫟城)을 지키는 대부 공자 원()

죽자, 이에 제족(祭足)은 대부 단백(檀伯)이 대신하게 하였다.

 

      이번에 저 기성(紀城)을 점령했어야 했는데

      제희공(齊僖公)은 정말로 분하고 분하구나

 

      내가 살아있다면 기(나라가 없어져야 하고

      (나라가 있으면 내가 없을 것이로다

 

      주공어디 아프시나이까?

      허허잠을 자려면 심장이 벌렁벌렁하오

 

제희공(齊僖公)은 기(나라 정벌에 실패하고 돌아오자그에

대한 분을 삭이지 못하여 심화병(心火病)에 걸렸으며해가 지나도

병세는 더욱 깊어져 명의(名醫) 백약도 아무 효험이 없었다.

 

그 병세가 더욱 깊어지며 일어날 수가 없게 되는 지경에 이르게

되자제희공(齊僖公)은 세자 제아(諸兒)를 부르게 된다.

 

      세자 제아(諸兒)는 이리 가까이 오라.

      예에아바마마소자 제아(諸兒이옵니다.

 

      ()  나라는 누대(累代)에 걸친 원수이니라

      ()  나라를 멸망시키는 것이 바로 효도이니라.

 

      나라 정벌을 제일의 목표로 삼을 것이며,

      원수를 갚기 전에는 내 묘당(廟堂)에 절대로

      얼굴을 내밀어선 아니 될 것이다

 

      예에아바마마명심하겠나이다

      한 가지가 더 있느니라.

      예에아바마마어서 말씀하시옵소서.

 

      나의 어머니에게서 태어난 형제는

      나와 동생 이중년(夷仲年둘뿐이노라

 

      내 동생 이중년(夷仲年)의 아들인

      공손무지(公孫無知)를 알고 있느냐

      예에아바마마 잘 알고 있사옵니다.

 

      내 동생의 일점혈육(一點血肉이니라

      너는 마땅히 잘 보살펴주어야 할 것이다.

 

      의복과 양식 등내가 살아있을 때처럼

      세자도 똑같이 잘해주어야 하느니라

      예에아바마마명심하겠나이다

 

제희공(齊僖公)이 유언을 남기고 죽자세자 제아(諸兒)가 보위에

오르니이가 바로 제양공(齊襄公)이 된다이때가 제희공(齊僖公)

재위 33년이며주환왕 22년이었고기원전 698년의 일이었다.

 

송장공(宋庄公) (), () 연합군의 침공을 받은 이후

정여공(鄭厲公) 대한 미움이 더욱 깊어져 어떻게 해서든지

정여공(鄭厲公)에게 분풀이를 하고 싶었다.

 

      () 나라를 무찔러야 한이 풀리겠습니다.

      제후(齊侯)께서는 우리 송()나라를 도와주시오

 

이때 정() 나라 제족(祭足)은 송장공(宋庄公)이 정(나라를

침공하기 위해 군사를 징발하고 있으면서, 이웃 나라에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정려공(鄭厲公)과 의논한다.

 

      주공신 제족(祭足이옵니다.

      (나라에서 또 약속을 지키라고 하옵니다.

 

      아무래도 송(나라의 낌새가 이상하옵니다.

      아니, 무슨 일이 생긴다는 것이오

 

      송장공(宋庄公)이 제(), (), (), (),

      이들 네 나라에 뇌물(賂物)을 잔뜩 주고

      군사를 빌려 원수를 갚겠다고 하옵니다.

 

송장공(宋庄公)이 제(나라에 부탁하자그때 제양공(齊襄公)

아버지 제희공(齊僖公)의 상중임에도 신의를 지키겠다면서,

장수 옹름(雍廩)을 앞세워 적지만은 병거 150승과 제군(齊軍)

()나라로 보내며 돕게 하였다.

 

이를 간파한 정려공(鄭厲公)은 송()의 침공에 대비하여, 굳은

결심을 하고서는 제족(祭足)에게 말했다.

 

      (나라가 네 나라의 연합군을 만들어

      쳐들어온다면, 내 마땅히 우리 정군(鄭軍)

      이끌고 나아가 싸울 것이오!

 

      주공 상경 제족(祭足이옵니다.

      무려 네 나라와 싸워서 이기는 것은 불가합니다.

 

      (나라가 온 나라 힘을 기울였을 것이므로

      연합군의 기세가 자못 성(할 것입니다.

 

      만약 싸우다가 지기라도 한다면

      사직을 보전하기가 매우 어렵게 되옵니다

 

      다행히 이긴다 해도 그들과 원한을 쌓게 되면

      장차 하루도 편안한 날이 없을 것입니다.

 

      주공대항하여 싸우지 말고 굳게 지키기만 하며,

      전망을 보면서 대책을 세워나가야 하옵니다.

 

      그렇다면 상경 제족(祭足)과인이 할 일이 무엇이오?

      주공, 가만히 관망하시며 지켜보시옵소서

 

정여공(鄭厲公)이 뜻을 결정하지 못하고 제족(祭足)을 쳐다보며

주저하고 있는데제족(祭足)은 정여공(鄭厲公)에게 물어보지도

않고, 백성들에게 신정(新鄭) 만을 굳게 지키게 하고, 함부로

싸움을 청하는 자는 엄하게 벌하겠다며 영을 내리는 것이다.

 

      제족(祭足)이 상의도 없이 서둘러 명령을 내리자,

      정여공(鄭厲公)은 무시당했다며 몹시 서운해했다.

 

송장공(宋庄公)은 노(), ()의 연합군에게 침공당하기도 하였고,

더욱이 송군(宋軍)이 제(나라를 도우려 기성(紀城전투에

참여하였다가, 노(), ()에게 진채를 기습당하여 싸워 보지도

못하고어이없이 패한 분노가 치밀어 올라 참을 수가 없었다.

 

      (나라를 멸망시켜야 한이 풀리겠도다

      주공소장 남궁장만(南宮長萬이옵니다.

      신에게 한 번만 기회를 더 주십시오

 

      기성(紀城) 전투에서 비록 패하였으나

      이번에는 기어코 복수하고 말겠나이다

      좋도다어서 준비하라

 

송장공(宋庄公)은 그동안 정(나라로부터 받은 벽옥(璧玉)

황금을 제(), (), (), ()에 나눠주며또한 지원하는

군사들의 식량을 책임지겠다면서 군사 지원을 요청한 것이다.

 

      정장공(鄭莊公)이 살아 있을 때는 모두 두려워하였으나,

      이제 정(나라가 약해지자오히려 얕보게 되었으므로,

      나라마다 뇌물을 받자 곧바로 군사를 파견하여 주었다

 

더욱이 제양공(齊襄公)은 상중 임에도 기성(紀城전투에 참여해준

보답으로대부 옹름(雍廩)에게 병거 150승을 내주며 돕도록 하였다.

 

      이 정(나라 놈들아

      성문을 열고 어서 빨리 나오너라

      송군(宋軍)이 무서우냐?

      연합군(聯合軍)이 더 무서우냐?

 

      주공큰일 났습니다

      송 나라 놈들이 우리 동쪽 교외를 크게

      노략질하며 관개수로(灌漑水路)를 망가트리고,

 

      이제는 우리 조상의 위패를 모신 태궁(太宮)을 부수면서,

      기둥을 전부 뽑아내어 송(나라로 가져가고 있습니다.

 

      (나라가 성()을 새로 크게 짓고 있는바

      로문(盧門=성문)의 서까래로 사용한다는 소문이옵니다.

 

      저 못된 송(나라 저놈들이

      우리 정(나라를 완전히 욕보이고 있는구먼

 

      태궁(太宮)을 부수다니 도저히 참을 수가 없도다.

      내 정군(鄭軍)을 이끌고 나가 싸우리라

 

      주공아니 되옵니다참으시옵소서

      (나라의 군사력은 우리보다 강하며

      온 힘을 기울여 연합군과 함께 쳐들어왔습니다.

 

      강한 적과 맞서 싸우는 것은 이득이 없사오며

      더구나 화를 내어 싸우게 된다면 참패하게 되옵니다.

 

      또한화친을 맺으려 해도 이미 때가 늦었으며

      반드시 세 개의 성을 요구할 것입니다.

 

정려공(鄭厲公)은 제족(祭足)의 주장에 막혀자기 뜻대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다는 생각이 들자치밀어 오르는 화를

달래지 못해분을 참지 못하며 혼자서 넋두리하게 된다.

 

   88 잔머리로 큰일을 도모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