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추 열국지( 001∼100회)

제 84 화. 묵은 원한을 풀어라.

서 휴 2023. 5. 6. 12:51

 84 묵은 원한을 풀어라

 

곡구(谷邱) 땅에서 송(), (), (). 세 나라가 회맹을 하고

난후에 노환공(魯桓公)은 귀국하였으며 그해 가을부터 겨울까지

송장공(宋莊公)으로부터 아무런 기별을 받지 못했다.

 

이에 노환공(魯桓公)은 정(나라 문제가 원만히 해결된 줄로

짐작하면서 안심하고 있다가, 그러던 중에 갑자기 정(나라

사신이 또다시 찾아와 하소연하는 일이 생겼다.

 

      노후(魯侯) , 안녕하시나이까

      (나라 대부 옹규(雍糾이옵니다.

 

      어허그 일로 또 찾아온 것이오?

      죄송하오나 그러하나이다.

 

      송장공이 상이(商彝)와 대정(大鼎)

      모두 가지고 가고서도, 나머지 재물과

      세 성을 바치라고 난리이옵니다

 

      허 참그만하면 되었을 터인데

      어찌하여 그리 심하게만 구는 것인가?

      거참송장공(宋莊公)의 욕심이 지나치도다

 

      알겠소 돌아가 기다려 보시 오

      내 송장공(宋莊公)을 다시 만나보리다

 

노환공은 송장공에게 11월 보름에 허구(虛龜) 땅에서 만날 것을

청하여 그곳에서 정(나라 문제를 마무리 지으려 하였다.

 

허구(許龜)는 현 산동성(山東省남쪽인 임기시(臨沂市서쪽으로 

20킬로 지점의 마장향(馬庄鄕)을 말한다.

 

      허구(虛龜땅에서 하루가 지났도다

      송공(宋公)은 왜 오지 않는가?

 

      노후(魯侯)께선 안녕하시온지요?

      (나라 공자 유(이옵니다.

 

      국내문제가 있어 신이 대신 왔사옵니다.

      그래 사자는 어서 말해보라

 

      ()과 정(). 두 나라가 맺은 약속에 대하여

      더는 관여하지 말라는 말씀을 전하라 하셨사옵니다.

 

      방금, 사자는 뭐라고 하였는가?

      한낱 필부(匹夫)라도 탐욕으로 신의가 없으면

      장래가 걱정스럽다고 하였거늘

 

      하물며 챙길 걸 다 챙기면서 턱도 없는 욕심을 내다니

      한나라의 군주 된 자가 어찌 그럴 수가 있는가?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오른 노환공(魯桓公)은 즉시 수레를 몰고

가면서 정려공(鄭厲公)에게 무보(武父땅에서 만나자고 통지하였다.

 

      송장공(宋莊公)이 턱도 없는 욕심을 부리고 있소

      우리 노() () 함께 군사를 일으켜

      저 송(나라 재물(財物)을 몽땅 빼앗아 버립시다

 

그해 12월이 되자노환공(魯桓公) 병거(兵車) 3백 승을 이끌고,

정려공(鄭厲公)의 정군()과 함께 송(나라 수량성(睢陽城)

향해 물밀 듯이 쳐들어갔다.

 

      노환공(魯桓公)이 몹시 화를 내며 돌아갔다고 하였느냐?

      주공그러하옵니다.

 

      남의 일에 괜히 개입하여 생색을 내려 하다니

      어쩔 수 없는 일이로다

 

송장공(宋莊公)은 노환공(魯桓公)이 화를 내며 돌아갔다는 소식을

듣고는 이제는 노환공(魯桓公)과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없다는

걸 깨닫게 되었다.

 

      가만있자 이러나저러나 우리 편이 없잖은가?

      그렇다 이참에 제(나라와 동맹을 맺어보자

 

      정려공(鄭厲公)이 세자 홀(인 정소공(鄭昭公)

      몰아냈다 하여 제희공(齊喜公)이 몹시 싫어한다니

      ()와 맹약(盟約)을 맺어 만약을 대비하리라.

 

      공자 유()는 제()나라에 빨리 가거라

      제희공(齊喜公) 우호조약을 빨리 맺어야 한다.

 

이때 송장공(宋莊公)에게는 똑똑한 아들 공자 어설(御說)이 있었다.

여기에서 노(나라의 공자 유()와 송(나라 공자 유()

혼동하여서는 안 된다서로 다른 사람이다.

     

송장공(宋莊公)은 맹약을 맺기 위하여공자 유()를 제(나라에

사신으로 보냈으나공자 유()가 돌아오기 전에국경의 관리가

급하게 쫓아와 송장공(宋莊公)에게 고하였다.

 

      주공()와 정()이 공격해오고 있사옵니다.

      주공그 기세가 매우 사납습니다

      주공머지않아 이곳 수양성(睢陽城)에 당도하겠나이다.

 

      아니. 그렇게 빨리 쳐들어 온단 말이냐?

      아바마마신 공자 어설(御說이옵니다.

      군사들은 명분에 따라 강하고 약해집니다.

 

      우리 송(나라가 정(나라의 재물을 탐하였고

      (나라의 호의를 저버리다가 생긴 일이옵니다.

 

      이는 모두 탐욕으로 생긴 일이 오니

      차라리 죄를 청하여 싸움을 피하며

      군사들의 생명을 보호하는 것이 상책일 것입니다.

 

      주공소장 남궁장만(南宮長萬)이요

      적군이 성 밑에까지 쳐들어오는데

 

      화살 하나도 쏴보지 못하고 허약함을 보여준다면

      어찌 나라를 지킨다고 할 수 있겠소이까?

 

      주공신 화독(華督)도 남궁장만(南宮長萬)의 말이

      옳다고 생각되오니이제는 힘차게 싸워야 하옵니다.

 

      모두 옳은 말이로다

      남궁장만(南宮長萬)은 정()과 노()의 연합군을

      가차 없이 섬멸시키도록 하라

 

남궁장만(南宮長萬)은 맹획(猛獲)을 선봉장으로 삼아 병거(兵車

300승을 이끌고 송군()을 양대(兩隊)로 나누어 출정하였다.

 

      송후(宋侯)는 어디 있느냐?

      송후(宋侯)는 아주 경우를 모르는 자로다

      송후(宋侯 얼굴 좀 보자

      부끄러워 숨지 말고 앞으로 나오너라

 

남궁장만(南宮長萬)은 노()와 정()의 군사들이 놀리는 소리를

들으면서화려하게 수놓은 비단 덮개가 바람에 휘날리는 두 대의

수레를 가리키며 맹획(孟獲)에게 말한다.

 

      맹획(孟獲) 오늘 같은 날 공을 세우지 못하면

      언제 이런 좋은 기회를 만날 수 있겠느냐?

      저 두 군주의 수레를 무자비하게 쳐부숴 버려라

 

맹획(孟獲)이 병거(兵車위에 올라서서 긴 창날이 번쩍거리며

어지럽게 빛나는 혼철점강모(渾鐵點鋼矛)를 손에 꼬나 들고,

힘차게 휘두르면서 용맹하게 돌진하며 쳐들어간다.

 

맹획(孟獲)이 달려들자두 나라 군주가 탄 두 대의 수레는 뒤로

물러나며양옆에서 장수 두 사람이 앞으로 나와 맞대응한다.

 

      멈추어라 너는 누구냐?

      나는 송군()의 선봉장 맹획(孟獲이다

      앞서나오는 자는 죽음을 면치 못하리라

 

      나는 정(나라 상장(上將원번(原繁이다.

      맹획(孟獲이라고 하였느냐?

 

      그렇다 나는 송(나라 선봉장 맹획(孟獲이다

      너의 이름은 들어보지도 못하였노라.

      무명소졸(無名小卒)에게 어찌 내 칼을 더럽히랴

 

      너는 어서 썩 물러가라

      돌아가 너의 남궁장만(南宮長萬)을 나오게 하라

      우리 장수를 만나기 전에 네 놈의 목부터 내놓아라

 

맹획(孟獲)이 크게 화를 내며 혼철점강모(渾鐵點鋼矛)를 꼬나 잡고

달려드니, 원번(原繁)은 큰 칼을 휘두르며 맹렬 차게 싸우게 된다.

 

(나라 공자 익()이 두 장수의 싸움을 보고 있는 그때

그의 휘하(麾下군사 중에 용맹한 철엽반(鐵葉般)이 뛰어나온다.

 

      공자 익( 나아가 싸우겠습니다

      철엽반(鐵葉般장수인가?

      좋다어서 앞으로 나아가라

 

(나라 상장(上將원번(原繁)과 노(나라 철엽반(鐵葉般장수,

둘이서 맹획(孟獲)에게 달려드는데도 맹획(孟獲)은 조금도 지치지

않으며 맹렬하게 싸우니, 오히려 두 장수가 몰리게 된다.

 

      와 아저런 놈이 다 있었구나

      (나라 진자(秦子)와 양자(梁子) 형제도 나가보아라.

      (나라 단백(檀伯도 나가보아라

 

맹획(孟獲)은 다섯 장수가 달려드니 힘이 달려 고전하는데이때

양자(梁子)가 활을 쏘아 맹획(孟獲)의 오른팔을 맞춰버렸다.

 

      어느 놈이 비겁하게 활을 쏘았느냐?

      맹획(孟獲) 이놈아 꼼짝 마라

 

맹획孟獲은 화살을 맞아 혼철점강모渾鐵點鋼矛를 떨어트리게

되어 붙들리게 되니맹획(孟獲이 거느린 병거(兵車)와 군사들도

모두 사로잡히어 함께 포로가 되고 말았다.

 

맹획(猛獲)과 그 부하들이 사로잡히자, ()와 정(나라

연합군의 사기는 하늘을 찌를 듯 높아졌다.

 

      맹획(孟獲)이 사로잡혔다고 했느냐?

      선봉 부대가 패하였다고 하였느냐?

      맹획(孟獲)을 구하지 않고는 절대 돌아가지 않으리라

 

      아들 남궁우(南宮牛)너는 병거(兵車

      30승을 이끌고 나아가 싸움을 걸어라.

 

      열심히 싸우다가 패하는 척하면서 적군을

      서문 쪽으로 쫓아오게 유인하여라

      아버님명심하겠습니다

 

남궁장만(南宮長萬)의 아들 남궁우(南宮牛)가 긴 창을 비켜 들고

힘차게 달려나가 정(나라 진영에 당도하자마자, 빙빙 돌면서 

큰소리로 욕하며 안하무인격(眼下無人格)으로 분을 돋우려 한다.

 

      배은망덕(背恩忘德한 정(나라 돌()이란 놈아

      이제 스스로 제 무덤을 찾아왔구나.

      죽기 전에 어서 나와 항복하여라

 

 85 . 서로 물러서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