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추 열국지( 001∼100회)

제 76 화. 약한 모습으로 속인다.

서 휴 2023. 5. 4. 14:23

76 . 약한 모습으로 속인다.

 

(나라 군영에서는 수(나라 사신으로 소사(少師)가 온다고.

하자웅통(熊通)은 대책을 세우기 위해 회의를 열었다.

 

      신 영윤(令尹) 투백비(鬪伯比이옵니다.

      소사(少師)는 천박한 간신(奸臣)으로 아첨을 잘하여

      수후(隨侯)의 총애를 받고 있다고 하옵니다.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소?

      소사(少師)는 우리를 염탐하러 오는 것이옵니다.

 

      어떻게 대비하면 좋은지 말해보시오?

      우리의 허약한 모습을 만들어 보이셔야 합니다.

 

      우리의 군사들이 늙고 허약하게 보이 오면

      저자 소사(少師)는 오만해질 것이며

      그리되면 수(나라를 나태해지게 만듭니다.

 

      저들에게 그렇게 보아야만

      우리가 마음먹은 대로 부릴 수가 있사옵니다

 

      신 대부(大夫웅솔(熊率이옵니다.

      저들에겐 현신 계량(季梁)이 있어 걱정입니다.

 

      신 투백비(鬪伯比이옵니다.

      현신(賢臣계량(季梁)은 간신(奸臣)인 소사(少師)

      가리어 아무 일도 결정짓지 못하고 있사옵니다.

 

      그대는 어찌 그리 자세한 걸 잘 알고 있는가?

      신 투백비(鬪伯比)는 눈앞의 일뿐만 아니오라

      장차 뒷일까지 생각하고 있사옵니다.

 

웅통(熊通)은 투백비의 말에 따라 사신을 맞을 준비를 하였으며

소사(少師)가 사신으로 오자 매우 반기면서 정중하게 안내한다.

 

소사(少師)는 초(나라의 군영을 살펴보며, 군사들은 늙은이가

많고갑옷은 낡아 너덜거려 도저히 전투를 감당할 수 없어 

보이자, 안심한 듯 오만한 표정을 지으며 말을 하기 시작한다.

 

      (나라와 우리 수(나라는 서로 다른 영역에서

      이제까지 아무 탈 없이 잘 살아왔는데

      왜 화친(和親)을 맺으려 하는지 모르겠소이다

 

      우리 초(나라는 여러 해 흉년이 들어

      백성들이 굶주리고 있어 살기가 매우 어렵소이다

      혹여 이웃 나라가 쳐들어올까 봐 겁을 내는 것이오

 

      소사(少師), 우리가 보기에 이 일대에서

      (나라가 제일 강하다고 생각되는바

 

      형제의 맹약(盟約)을 맺어 놓으면 좋을 것 같아

      찾아왔으니 소사(少師)께서 잘 좀 도와주시오

 

      허허, 잘 보시고잘 오시었소

      한수(漢水동쪽의 나라들은 우리 수(나라의

      호령(號令)이 미치지 않는 곳이 없소이다.

 

      (나라는 잘 생각하고 잘 찾아온 것이오

      우리와 맹약을 맺으면 걱정할 일이 못 되오

 

그 후 소사(少師)가 보는 앞에서, 초군() 미리 철군(撤軍) 

준비를 하면서 너무 바삐 서두르는 것을 보여줬다.

 

       소사(少師)는 초군(楚軍)의 남루한 모습을 보게 되자

       수(나라의 적수가 되지 못한다고 자만심을 품고

       얕잡아보며 맹약을 맺어 주었다.  

 

초군(楚軍)은 맹약을 맺고 나자마자, 크게 안심한 듯이 보였으며

곧바로 질서 없이 허둥대며 철군을 하기 시작했다.

 

      주공신 소사(少師) 초군(楚軍) 자세히 살펴보고

      맹약을 맺고 돌아왔나이다.

 

      수고했소가보니 초군(楚軍)의 형편이 어떻소?

      주공(나라는 몇 년간 흉년이 들어

      백성은 살기가 매우 어려워졌으며

 

      초군(楚軍)의 군사는 늙고 병약하게 보이는지라

      도저히 전쟁을 감당할 능력이 없어 보였습니다.

 

      저들은 우리를 심히 두려워하고 있었으며

      맹약(盟約)을 맺자마자 서둘러 돌아가고 있사옵니다.

 

      주공, 청하옵건대 저들을 추격하게 해주시옵소서

      모두 사로잡지는 못하더라도

      절반은 휩쓸어 버릴 수가 있사옵니다

 

      그리되면저 초(나라는 우리 수(나라를

      앞으로 감히 똑바로 바라보지 못할 것이옵니다.

 

      소사(少師)가 보기에 정말 그렇소

      주공, 정말, 그렇사옵니다

 

      주공, 초군이 지금 철수하고 있는바

      군사를 주시오면 일망타진하겠나이다.

 

      좋소 소사(少師)는 별동대를 이끌고 가서

      일망타진하고 돌아오시오

 

      주공, 아니 됩니다

      주공, 계량(季梁)이 말씀드리겠나이다.

 

      (나라를 가벼이 보시면 아니 됩니다.

      (나라는 약오(若敖)와 분모(蚡冒) 이래

      여러 대를 거치면서 정치를 쇄신하고 개선하며,

 

      그 세력을 한수(漢水)와 회수(淮水일대로

      키워왔으므로 단단한 나라가 되어있습니다

 

웅거(熊渠)8대손 웅의(熊儀)는 스스로 약오(若敖)라 칭했으며,

또한 웅의(熊儀)의 손자 웅현(熊眴)은 분모(蚡冒)라 칭했다.

 

      더구나 초(나라의 웅통(熊通)은 조카를 죽이고

      보위에 오른 자로 아주 흉포하다는 소문이옵니다.

 

      (나라가 동맹을 청할 아무런 이유가 없습니다

      주공, 어찌 까닭 없이 동맹을 청했겠습니까?

      분명 저들의 숨은 계략이 있을 것입니다

 

      저들이 병약하고 남루한 모습을 보인 것은

      우리를 속이고 유인하려는 저의가 있을 것입니다.

 

      만약에 우리가 먼저 쳐들어가면 틀림없이 저들의

      술책에 말려들게 되어 낭패를 보게 돼 오니

      참으셔야 하옵니다주공

 

      주공더구나 맹약을 맺자마자 쳐들어간다면,

      우리는 신의가 없는 나라로 소문이 나게 되옵니다.

 

수후(隨侯)가 결정하지 못하고 점을 쳐보게 하자, 점괘가 불길한

걸로 나왔으므로 초군(楚軍)을 쫓는 추격대는 내지 않았다.

 

       초(나라 웅통(熊通)은 하(땅에서

       수()  나라와 우호의 맹약을 맺고서는

       곧바로 초군(楚軍)을 철군시켰다.

 

(땅은 한수(漢水)와 청발수(淸發水) 사이에 있던 고을로

그 당시 교통 요충지였다.

 

      이때 웅통(熊通)은 수후(隨侯)가 수군(隨軍)을 시켜

      초군(楚軍)을 뒤쫓아가 덮치려고 하였으나

      점괘가 매우 불길하게 나왔으며,

 

      또한, (나라의 충신인 계량(季梁)이 극구

      만류하였다는 정보를 수()  나라에 풀어놓은

      세작을 통하여 자세하게 파악하고 있었다.

 

웅통(熊通)은 수(나라의 돌아가는 사정을 자세히 파악하게 되자,

회심의 미소를 지으면서 중신(重臣회의를 다시 열게 하였다.

 

      수(나라는 믿을 수 없는 나라가 맞도다.

      이제 어찌하면 좋겠는가

 

      신 대부(大夫웅솔(熊率이옵니다.

      우리가 수(나라를 침공하려고 하나

      ()에는 충신 계량(季梁)이 있어 어렵겠나이다.

 

      영윤(令尹투백비(鬪伯比)는 어찌 생각하시오? 

      주공이제 수(나라와 맹약을 맺은 바이오니

      한수(漢水동쪽의 제후들을 모두 불러

      심록(沈鹿땅으로 모이게 하시옵소서

 

      우리의 말을 믿고 모이는 제후(諸侯)

      우리에게 복종하는 것이 돼 오며

 

      만약 수(나라가 오지 않는다면

      이는 맹약(盟約)을 저버리는 일이 되옵니다.

      으흠그거 좋은 방법이로다

 

(나라 웅통(熊通)은 음력(陰曆) 4월 초하루인 맹하(孟夏날에

심록(沈鹿땅에서 회합하자고 하면서한수(漢水동쪽의 나라들에

일일이 사신을 보내면서확실하게 연락을 취하였다.

 

      회합(會合날짜가 되자,

      (). (). (). (). (). (). (). 

      운(). (). (). (). (나라 등이 모이고

      오직 황(나라와 수(나라만이 오지 않았다.

 

이에 웅통(熊通)이 대부 위장(薳章)을 황(나라에 보내 질책하자

(나라는 급히 사신을 보내며 크게 사죄하였다.

 

      (나라는 어찌 되었는가?

      수후(隨侯)께서는 웃기만 할 뿐으로

      며칠을 기다려도 아무런 답이 없나이다.

 

이 보고에 즉시 대부 굴하(屈瑕)를 수(나라에 사신으로 보내어

엄격히 질책하였으나, 역시 수후(隨侯)는 허허 웃으며 승복하지

않다가 초군(楚軍)이 움직이는 걸 보고는 깜짝 놀라고 만다.

 

      허 어큰일이로다

      중신들을 빨리 불러들여라

 

      초군(楚軍)이 한수(漢水)와 회수(淮水사이에

      진을 치고 있다고 한다.

 

      이는 침록(沈鹿땅의 회합(會合)을 구실삼아

      우리에게 전쟁을 걸어온 것이 아니겠는가?

 

      주공신 계량(季梁이옵니다.

      처음부터 초(나라의 계획된 술책이옵니다.

 

      그들의 준비된 예봉은 날카로울 것이오니

      화친을 청하는 것이 좋을 것이옵니다.

 

      ()가 순순히 우리말을 들어주면 좋사오나

      우호를 거부한다면 허물이 초()에 따르게 되옵니다.

 

      또한(나라가 우리말에 따르면 맹약을

      지킨 것이므로 그들은 태만하여질 것이며

 

      만약에 거절하며 우리를 무시한다면

      우리 군사들이 분하게 생각할 것이므로

      어쩌면 초군을 물리치는 요행수도 있을 것이옵니다. 

     

      주공신 소사(少師이옵니다.

      계량(季梁)은 어찌 그리 겁이 많소이까?

 

 77 초나라, 날개를 펴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