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74 화. 맺힌 한은 풀어줘라.

     22. 진나라의 평정

 

제 74 화. 맺힌 한은 풀어줘라.

 

      진(陳) 나라 백원제(伯爰諸) 장수！

      나 채(蔡) 나라 채계(蔡季) 장수 이외다.

 

      백원제(伯爰諸) 장수！

      이제 정(鄭) 나라와의 전쟁도 끝났으니

      다시 만나길 바라오！

 

      고맙소이다！ 그동안 고생이 많으셨소！

      채계(蔡季) 장수도 안녕히 가시오！

 

왕실군과 진(陳). 채(蔡), 위(衛)의 왕사군이 정(鄭) 나라에 패하여

모두 본국으로 돌아가게 된다. 

 

채(蔡) 나라의 채계(蔡季) 장수는 귀국하자마자, 형이며 군주인

채장공(蔡莊公)에게 진(陳) 나라 사정을 이야기하여 준다.

  

      주공, 진(陳) 나라 진환공(陳桓公)이 죽자,

      공자 타(佗)는 조카인 세자 면(免)을 죽이고

      스스로 보위에 올랐다고 하옵니다.

 

      공자 타(佗)는 진환공(陳桓公)의 친동생이 아닌가?

      어떻게 형을 배반할 수 있으며, 어떻게 어린 조카를

      죽이면서까지 군위를 찬탈했단 말이냐?

 

      어 허. 그게 정말이었단 말인가?

      자세한 내용은 물어보지 못했으나

      주공, 정말로 사실이 그러하옵니다.

 

      요사이 진(陳) 나라가 소란하다는 소문이 들리더니！

      어 허. 그게 사실이었단 말이군！

 

      세자 면(免)이 죽었다면 다음 군위는 마땅히

      우리 조카 약(躍)이 물려받아야 하는 것 아닌가?

 

      지금 진(陳)나라는 어떻게 되어가고 있는가?

      주공, 백성들이 복종하지 않으니 공자 타(佗)는

 

      국정은 정말 골치 아픈 일이라면서

      국정에는 전혀 심혈을 기울이지 않고

      사냥터만 찾아다닌다고 하옵니다.

 

      주공, 머지않아 진(陳) 나라에

      변란이 생기겠다고 웅성거린답니다.

 

      그렇다면 나라라도 잘 끌고 가야지！

      백성을 고통에 빠트리고 사냥만 다닌다니

      공자 타(佗)는 정말 못된 놈이로다！

 

      그 공자 타(佗)라는 놈은 시역을 저지른

      극악무도한 역적인데, 어찌 부귀를 누리게

      가만 내버려 둘 수 있겠느냐?

 

채장공(蔡莊公)은 진환공(陳桓公)이 죽자, 몹시 섭섭하던 차에

동생 채계(蔡季)의 말을 듣고 너무나 화가 났다.

 

      진환공(陳桓公)은 나와 매제(妹弟) 간이면서

      오랫동안 특별히 친하게 지내왔는데

      너무나 안타까운 일이 생겼구나！

 

      동생 채계(蔡季)야！ 진환공(陳桓公)은 어진 사람이었다.

      위(衛) 나라의 공자 주우(洲吁)와 석후(石厚)가

      위환공(衛桓公)을 죽이고 군위를 찬탈하였을 때,

 

      이 둘을 죽여 위선공(衛宣公)을 세워줌으로써,

      위(衛) 나라를 평정하여준 올바른 군주였노라！

 

진환공(陳桓公)의 부인은 채장공(蔡莊公)의 누이동생인 채희(蔡姬) 

였으며, 채희(蔡姬)가 낳은 아들 약(躍)이 살아 있었다.

 

      내 반드시 공자 타(佗)를 죽이고

      진(陳) 나라 군위를 바로 세워 주리라！

 

      불쌍한 누이동생 채희(蔡姬)를 생각하여

      생질(조카)인 약(躍)을 반드시 보위에 올려,

      진(陳) 나라를 안정시키고

      내 누이의 한(恨)을 풀어주고 말리라！

 

      동생 채계(蔡季) 야！ 어떻게 하면

      공자 타(佗)를 잡아 죽일 수 있겠느냐?

 

      주공, 백성은 돌보지 않고 사냥만 즐긴다 하니

      사냥 길에 기습하여 잡아 죽이시옵소서！

 

      좋도다！ 세작(細作) 들을 빨리 진(陳) 나라에 풀어

      공자 타(佗)의 동태를 철저히 살펴보게 하라！

 

채계(蔡季)도 누이동생인 채희(蔡姬)를 불쌍히 생각하여, 이참에

조카인 약(躍)을 진(陳) 나라 군위에 올려 세워 줄 결심을 했다.

 

      주공. 방금 들어온 소식이 옵니다.

      공자 타(佗)가 사냥을 떠났습니다.

 

      며칠간 사냥을 간 것이냐?

      열흘 정도라고 하옵니다.

 

      나쁜 놈. 정사는 안 돌보고 사냥만 즐기다니

      정치는 어떻게 하고 있다는 것이냐?

 

      내관(內官) 들이 일일이 보고하면

      내관(內官) 들에게 명하여 나라를 이끈답니다.

 

      정말 한심한 놈이로구나！

      동생 채계(蔡季)야. 기회가 온 것 같구나！

      군사가 얼마나 필요하겠느냐?

 

      주공. 병거(兵車) 100승과 1천의 군사면 충분합니다.

      좋다. 너는 비밀리에 병거(兵車) 100승을 몰고 가

      반드시 공자 타(佗)를 죽이고 

 

      조카인 약(躍)을 진(陳) 나라 군위(君位)에

      확실하게 올려 세워주고 돌아오도록 하라！

 

채계(蔡季)는 군사 모두를 변복(變服)을 시키고, 병거(兵車) 100승도

위장을 시켜 사냥터에 접근하여 간다.

 

아무런 경계도 없는 속에 사냥터의 분위기가 무르익어갔으며,

공자 타(佗)는 천천히 화살을 꽂고 기다리다가 활줄을 힘껏

당겼다가 놓으니, 도망가던 커다란 사슴이 나뒹굴었다.

 

      주공！ 주공은 명궁이시옵니다！

      하하. 내 활 솜씨야 알아주지！

 

      숱한 전쟁에서도 내 화살은

      언제나 명중(命中) 만을 시켰노라！

 

      오늘은 이만 사냥을 하고 돌아가자！

      저 사슴을 끌고 오너라.

 

      아니 저놈들은 웬 놈들이냐?

      내가 잡은 사슴을 훔쳐 가다니！

 

      네 이놈들！ 못 서겠냐！

      어서 쫓아가 보아라. 안 되겠다.

      내 직접 저놈들을 잡아 오리라！

 

매복하고 있던 채계(蔡季)는 공자 타(佗)가 사슴을 찾으려 원하는

장소까지 다가오자, 위장한 병거(兵車)의 갑사(甲士) 들과 군사들이

에워싸며, 너무 쉽게 공자 타(佗)를 사로잡아 버렸다.

 

공자 타(佗)를 따라온 얼마 안 되는 진군(陳軍)은 채군(蔡軍)의

위세와 규모에 놀라 대항하지 못하고 모두 무릎을 꿇고 말았다.

 

      네 이놈. 공자 타(佗)야！

      나는 채후(蔡侯)의 동생 공자 채계(蔡季) 이다！

      너는 이렇게 될 줄을 모르고 있었단 말이냐?

 

      군사들, 너희들은 잘 들어라！

      반역자이며 역신인 공자 타(佗) 만 주살(誅殺) 하고

      너희들은 살려줄 터이니 허튼짓하지 말라！

 

      알겠느냐? 어서 앞장들 서거라！

      이놈들아！ 어서 빨리 가자！

 

채계(蔡季)는 맨 앞의 병거(兵車)에 공자 타(佗)의 머리를 높이

매달고 진(陳) 나라에 들어갔으며, 먼저 진환공(陳桓公)의 사당에

들어가 공자 타(佗)의 머리를 받히고 정성껏 제(祭)를 올려주었다.

 

      백원제(伯爰諸) 장수는 어디에 있소?

      채(蔡) 나라 채계(蔡季) 장수！ 나 여기에 있소！

      백원제(伯爰諸) 장수는 어서 앞으로 나오시오.

 

      진(陳) 나라 공자 약(躍)은 우리 채후(蔡侯)의

      조카 되시며, 순서상 보위에 오를 수 있소이다

 

      진(陳) 나라 조정 신료들의 생각은 어떠시오?

      모두 옳으신 말씀이십니다.

      저희 들이 잘 모시도록 하겠습니다！

 

공자 타(佗)는 보위를 찬탈하여 겨우 16개월을 사냥만하며

지내다가, 참변을 당하면서 진(陳) 나라의 정변은 수습되었다.

 

진(陳) 나라는 공자 약(躍)을 군주로 옹립하니 진여공(陳厲公)이

되며, 진환공(陳桓公)과 채계(蔡季)의 누이동생인 채희(蔡姬)의

한도 풀어주게 되어, 진(陳) 나라가 안정되었다.

 

      이때부터 채(蔡)와 진(陳) 나라는 100여 년간 서로

      각별한 우의를 다지며 화목하게 지내게 되었다. 

 

제 75 화. 초나라는 어떤 나라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