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추 열국지( 001∼100회)

제 68 화. 비련의 사랑을 맺는가.

서 휴 2023. 5. 3. 13:12

     22. 남매의 사랑

 

68 . 비련의 사랑을 맺는가.

 

제희공(齊僖公)은 정실의 아들로 세자 제아(諸兒)가 있으며, 정실

딸로는 위()나라에 시집간 선강(宣姜)과 그 동생으로 시집을

가지 않은 문강(文姜)이 있었다.

 

문강(文姜)은 언니 선강(宣姜)만큼 빼어나게 예뻤으며, 총명하기도

하여 글도 잘 지어 문강(文姜)이란 이름으로 불렸다고 한다.

 

        문강(文姜)은 나이가 찰수록 더욱더 예뻐졌으며

       그 아름다움에 요염한 기운마저 감돌았다.

 

 제희공은 문강(文姜)을 혼인을 시키려 하였으나

세자 홀()()나라의 규씨(嬀氏)를 맞이함으로써,

그때부터 문강(文姜)사랑이 비련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

 

        문강(文姜)은 어릴 때부터 이복오빠인 제아(諸兒)

       서로 정답게 자라나면서 점점 서로에게 빠져들며,

       결국에는 사랑하는 사이가 되었다.

 

남매의 사랑은 해서는 안 될 사랑이므로 사련(邪戀)이라고 한다.

사련(邪戀)도리에 벗어난 남녀 간의 사랑이기에, 반드시

비극적인 결말을 가져오게 된다.

 

      문강(文姜) 너는 왜 이리 어여쁘냐?

      아이참오라버니고마워요.

 

      네가 보고 싶어 매일 밤잠을 못 이루니

      나는 첫사랑을 하는 것 같구나

 

      오라버니나도 그러나 봐요.

      오라버니가 우뚝 선 남자로 보여요

 

      문강(文姜) 우리의 사랑이 이뤄질 수 있도록

      우리 둘이 혼인하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면 좋겠지만 우리는 남매간이잖아요.

      뭐가 어때서우리는 서로 태어난 배가 다른데,

      그래 두 요누가 용납하겠어요?

 

      우리는 왜 이복 남매로 태어났을까?

      오라버니저도 슬퍼요.

      그렇잖았으면오라버니

      우리는 아름다운 부부가 되었을 거예요?

 

      멀리 도망가 우리만 살면 얼마나 좋을까?

      그래 말이다, 우린 너무나 안타깝게 사는구나

 

세자 제아(諸兒)는 문강(文姜보다 두 살이 많으면서원래 주색을

매우 탐하는 한량(閑良)이면서여동생 문강을 남달리 사랑하였다.

 

제아(諸兒)는 자라면서 뼈대가 굵어지며 키도 커지고 얼굴은 분을

바른 것처럼 하얗고, 입술은 주홍을 칠한 것 같아, 여자들이

한번 보기만 해도 반해버리는 천하의 미남이었다.

 

        제아(諸兒)와 문강(文姜)은 좋은 짝이 될 만하였으나,

       불행이랄까 한 아버지의 자녀로 이복 남매(異腹男妹)였다.

 

       둘은 어릴 적부터 서로 손을 잡고 다니면서,

       꼭 어린 연인들처럼 행세하였다.

 

      그래서인지 어릴 때부터 정이 들었으므로

      다 자라니 연인들처럼 못하는 짓이 없었다.

 

제아(諸兒)와 문강(文姜)은 대담해져 한 이불에 들어가지 않았을

뿐이지, 서로 음탕하게 희롱하면서 서슴없이 온몸을 매만지며

지내다가, 우연히 지나가던 아버지 제희공에게 들키고 만다.

 

      네 이놈들 엄연히 남녀의 구별이 있건만

      이 무슨 해괴한 짓들이냐?

      고얀 놈들이구나

      너희 둘은 앞으로 절대 만나지 않도록 하라

 

      시녀(侍女)너희는 뭘 하고 있었느냐?

      저 둘은 절대 만나지 못하도록 해라

      시녀(侍女) 너희가 잘 감시하지 않으면

      대신 큰 벌을 받을 것이다

 

들켜버린 둘에게 제희공(齊僖公)의 엄명이 떨어지게 되었다.

이와 더불어 시녀들의 감시를 받게 되면서 서로는 만나지 못하는

사이가 되고 말았다.

 

      울지 마 운다고 잘 되겠느냐?

      아바마마의 말씀을 안 따를 수도 없잖느냐?

 

      그래도 오빠보고 싶으면 어떡해요

      아바마마가 저러시니 어쩔 수가 없구나

 

      아바마마가 나의 혼사를 서두르시니

      어쩔 수 없이 장가도 가야 할 것 같구나.

 

      안 돼요 오라버니나는 어찌하라고요?

      허 참그게 내 맘대로 되느냐?

 

      아바마마 몰래 만날 수도 있지 않겠느냐?

      어쩌니좀 기다려 볼 수밖에

 

제희공(齊僖公)은 남매의 이상한 낌새를 알아차리고그냥 두다간

큰일이 나겠다며얼른 서둘러 제아(諸兒)를 혼인시키기로 하였다.

 

       때마침 송(나라의 송목공(宋穆公)의 딸인 송녀(宋女)

       혼사가 이루어졌으며이에 이웃 나라인 노()

       거(나라에서 어여쁜 잉첩(媵妾들을 보내왔다.

 

세자 제아(諸兒)는 혼인하게 되자마자, 정실부인인 송녀(宋女)

잠자리하며, 어여쁜 잉첩(媵妾들과 매일 잠자리를 바꿔가면서

매일 바쁘게 달콤한 잠을 이루고 있었다.

 

그렇게 지내는 사이에 노녀(魯女)에게서 첫째 아들 ()를 낳고

다음 해에 거녀(莒女)에서 둘째 아들 소백(小白)을 낳게 된다.

 

       그렇지만문강(文姜)은 아무도 찾아오지 않는

       규방(閨房) 속에서여러 날 밤을 지새우며 

       사랑하는 제아(諸兒)를 그리워하였다.

 

문강(文姜) 깊은 규방(閨房)에서 눈물 흘리고 있을 그때, 북쪽의 

북융(北戎)이 일만이 넘는 대군으로 갑자기 제(나라 깊숙이 

쳐들어 왔으며벌써 축가(祝柯땅을 함락시키고, 계속 남진하며

이제 역성(易城)에서 큰 전쟁을 벌이게 되는 일이 생겼다.

 

       제희공(齊僖公)은 노(). (). (나라에 긴급히

       군사 지원을 요청한바맨 먼저 정군(鄭軍)이 달려왔다.

 

       몹시 어려운 판에 정(나라의 세자 홀()의 뛰어난

       계책(計策)으로, 북융(北戎)을 완전히 섬멸시켰다.

 

제희공은 성대한 연회를 베풀면서세자 홀()을 매우 칭찬하였고

또한, 큰 호감을 느끼게 되었다.

 

      문강(文姜)이리 오너라

      너에게 훌륭한 신랑감이 있단다.

 

      이번에 북융(北戎)을 몰아내며 큰 공을 세운

      자가 바로 정(나라 세자 홀(이란다.

 

      (나라 세자 홀()이 아니었더라면

      북융(北戎)에 정말 큰일 날 뻔하였단다.

 

      세자 홀()은 무예도 출중하고 학식도 풍부하며

      사려(思慮)도 깊은 청년이란다.

 

      내 두 번씩이나 혼담을 넣어 놨으니

      딴생각하지 말고 조금 기다려보아라

 

문강(文姜)은 아버지 제희공(齊僖公)의 이야기를 듣고 나자, 힘이

생겨나 누웠던 자리에서 일어나며좋은 소식을 기다리게 되었다.

 

      문강(文姜)은 시녀(侍女들로부터

      역성(易城)에서 일어난 이야기를 전해 들으면서

 

      (나라 세자 홀()의 사내다운 모습에,

      자기도 모르게 가슴이 두근거리며,

      아버지 제희공의 은근한 말에 몹시 기대를 걸었다.

 

그러다세자 홀()이 진()의 규씨(嬀氏)를 아내로 맞이하였다는

소문을 듣게 되자너무 실망하여 그만 병이 생겨 드러눕고 말았다.

 

       세상에서 제일 예쁘다고 칭송받던 문강(文姜)

       하루아침에 자존심이 여간 상하는 일이 아니었으며

       또한, 한꺼번에 희망이 사라지고 만 것이다.

 

세자 홀()이 장가를 가버리자, 너무나 실망한 문강(文姜)모든

걸 포기한 듯이 아무것도 먹지 않으며, 몽롱한 가운데 눈물 흘리며

밤을 새우고 있었다.

 

      문강(文姜)이 아무것도 먹지 않는다고 하였느냐?

      주공꼬챙이처럼 마르고 있사옵니다.

 

      허 어이거 큰일 났구나

      좋은 방법이 없겠는가?

      주공, 이는 약으로 고칠 병이 아니옵니다.

 

      의원은 잘 좀 살펴보도록 하라

      우리 어여쁜 딸이 저리돼서야 하겠는가?

 

문강(文姜)은 겨우 일어나 때론 창으로 다가가 멍하니 먼 곳을

바라보며 자기도 모르는 사랑에 목말라 울곤 하였다.

 

       사람마다 언젠가는 겪어야 할 사랑의 변화를

       문강(文姜)은 홀로 있는 규방에서 애처롭게

       버티며 눈물 흘리고 있었다.


문강(文姜)새로운 세상을 만날 수 있게 되길 바라면서, 때로는

찾아오지 않는 오라비 제아(諸兒)가 몹시 원망스럽기도 하였다.

 

       그 당시 노() 나라는 공자 휘()와 공자 궤()가

       공모하여, 노은공(魯隱公)을 시해(弑害)하고,

       공자 궤()가 노환(魯桓公)이 되었다.

 

공자 휘()는 태재(太宰)가 되면서, 둘은 서로 도우며 국정을

안정시키며 3년이 지나간다. 노환공(魯桓公)은 그때까지도

정실부인 자리가 비어 있어, 모두가 걱정하게 되었다.

 

       주공. 대부 장손달(臧孫達) 이옵니다.

       주공, 연세가 많사온데 세자는 언제 두려 하옵니까?

 

       주공께서 정실부인(正室夫人) 자리를 오랫동안

       비워 놓고 있사오니 심히 걱정되옵니다.

 

       과인이 그걸 왜 모르고 있겠는가?

       마땅한 자리가 없지 않은가?

 

       주공. 태재(太宰) 공자 휘() 이옵니다.

       제() 나라에 문강(文姜)이라는 어여쁜 소저(小姐)

       있다 하옵는데, 청혼해보시면 어떠실는지요?

 

       문강(文姜)이라니 어떤 소저(小姐)인가?

       제희공(齊僖公)의 둘째 딸이 오며

       재색을 겸비한 뛰어난 재원(才媛)이라 하옵니다.

 

       그렇게 재원(才媛)이면서 어여쁜 소저(小姐)라니

       그런 소저(小姐)가 아직도 그대로 있었단 말인가?

 

 69 남매의 사랑은 어찌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