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추 열국지( 001∼100회)

제 47 화. 충동질로 합세하게 하라.

서 휴 2023. 4. 29. 13:28

47 . 충동질로 합세하게 하라.

 

       그대가 영익(寧翊)인가?

       주공, 신이 영익(寧翊) 이온데 어찌 부르셨는지요?

 

       영익(寧翊)은 잘 듣도록 하라

       이번 일은 매우 중요하니 어떻게 하던

       송상공(宋殤公)을 꼭 설득해야 하느니라.

       +많은 상금과 높은 벼슬을 주겠노라

 

미리 통지받은 송상공(宋殤公)은 위()나라 사신으로 수레를 몰고

달려온 영익(寧翊)을 조정으로 불러들였다.

 

       그대는 어이하여 찾아왔는가?

       저희 위()가 정()을 치고자 하는바

       크게 힘이 부족하여 원군을 청하러 왔사옵니다.

 

       왜, ()는 정()을 치려 하는가?

       정장공(鄭莊公)은 패악 무도한 간웅(奸雄) 입니다.

 

       하물며 아우인 단()을 반역으로 몰아 죽이고,

       또한, 어미를 먼 곳으로 유배시켰으며,

       조카인 공손 활() 마저 죽이려

       우리 위() 나라까지 침공한 바 있사옵니다.

 

       그때 우리 선군이신 위환공(衛桓公)은 나약하게

       정장공(鄭莊公)에게 사죄하는 치욕을 당하였습니다.

 

       또한, 정장공(鄭莊公)은 왕실의 주상을 겁박하여

       왕실의 태자 호()를 인질로 삼았으며

       얼마 전에는 주상의 옥체에 상처까지 입혔습니다.

 

       정() 나라로 말미암아 온 천하가

       인륜도 충심도 없는 불행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허허, 그렇다고는 하나, 공연히 남의 일에 끼어들어

       정() 나라와 원수가 되고 싶지는 않노라

 

       군사를 내고 안 내고는 송후(宋侯) 님의 마음이오나

       정() 나라가 천하의 패권을 잡게 되면,

       가장 먼저 망하는 나라는 송()나라가 될 것입니다.

 

       방금, 뭐라고 하였느냐

       함부로 말하다니네 목이 달아날 수 있도다

 

       정()과 우리 송()은 아무 원한이 없다.

       저놈을 끌고 나가도록 하라

 

       잠깐, 주위를 물리시고 마저 말씀을 들어보소서.

       좋다, 주변은 다 물러가도록 하라

 

       송후(宋侯)께서는 군위를 누구에게 물려받았나이까?

       으흠. 숙부인 목공(穆公)에게 물려받았노라.

 

       선친이 죽으면 아들이 군위를 계승하는 것인데

       목공(穆公)의 아들 풍()의 마음은 어떠하겠나이까?

 

       비록 몸은 정() 나라에 있으나

       한시도 그 일을 잊지 못하고 있을 것입니다.

 

       더구나 공자 풍()은 정장공과 교분이 두터운바

       정장공은 기회를 보아, 송후(宋侯)를 쫓아내고

       풍()을 송()나라 군위에 올리려 할 것입니다.

 

       공자 풍()이 돌아오면 백성들은 그의 부친이신

       옛날 송목공(宋穆公)의 인자함을 생각하여

       모두 풍()을 받아드리며 따르게 될 것입니다.

 

       그리된다면 송후(宋侯)께서는 어찌하시렵니까?

       어느 나라에 망명이라도 가시렵니까?

 

       흠, 공자 풍()이 껄끄럽기는 하도다

       공자 풍()을 죽여 근심거리를 없앤다?

 

       으흠, 그대의 말이 옳도다

       우리 송()나라도 정() 나라를 치도록 하겠노라.

 

다음날 조례에서 송상공이 정() 나라를 치고자 송군(宋軍)

일으키겠다고 하자, 신료들이 깜짝 놀라며 모두 만류하게 된다.

 

       주공, 사마(司馬) 공보가(孔父嘉) 이옵니다.

       위() 나라 사신의 말을 믿어서는 아니 됩니다.

 

       비록 정장공(鄭莊公)이 동생을 죽이긴 했으나,

       그것은 동생이 먼저 반역했기 때문입니다.

 

       정장공은 군위를 찬탈하려는 동생을 죽인 것이며,

       위()의 주우(洲吁)는 아무 잘못도 없는 형을 죽였습니다.

 

       정장공 보다, 위나라 주우(洲吁)의 죄가 더 크오니

       위() 나라 사신의 말을 따르지 마시옵소서.

 

공보가(孔父嘉)군사업무를 관장하는  사마(司馬) 직에 있으며,

그는 마음이 바르고 강직하였기에 올바른 간청을 하였으나,

송상공은 끝내 말을 듣지 않고, 송군(宋軍)을 동원하였다.

 

        송상공을 설득했다니 대단한 일을 해냈도다.

       영익에게 큰 상을 내리며, 조정의 대부가 되어

       상대부인 석후를 성심껏 돕도록 하라.

 

주우(洲吁)는 송상공을 설득하고 돌아온 영익(寧翊)을 반갑게

맞이하며, 석후(石厚)와 함께 의논하며 계획을 세워나가게 된다.

 

       진()과 채()도 연합군에 들어오기로 하였습니다.

       노(나라 사정은 어떠한가

       노() 나라 역시 공실(公室) 사정이 복잡하옵니다.

 

       노() 나라의 군권은 공자 휘가 전부 잡고 있사오니

       휘()에게 많은 뇌물을 주시면 움직일 수 있사옵니다.

       공자 휘()는 뇌물을 아주 좋아하는 사람입니다.

 

       주공께서는 더는 걱정 마시옵고

       이제 결딴을 내려 연합군을 결성시키십시오

 

       송(). (). (). ()와 우리 위() 나라를

       합하여, 다섯 나라 연합군이 쳐들어간다면

       정()과 제()가 어찌 감당하겠나이까?

 

       우리는 많은 군량(軍糧)과 양초(糧草)

       각 군에 넉넉히 베푼다고 하면 모두 모일 것입니다.

       또한, 신 석후(石厚)가 선봉에 서겠나이다.

 

노은공(魯隱公)은 위() 나라에서 연합군을 제안하는 사신이

오자, 급하게 대부 중중(衆仲)을 불러 물어보게 된다.

 

       위() 나라 주우(州吁)가 이길 수 있겠는가?

       신은 덕으로써 백성을 화합시킨다는 말은 들었으나

       도를 벗어난 일로 화합시키는 일은 보지 못하였나이다.

 

       도를 벗어난 일로 백성을 화합시키는 것은

       실타래를 풀려다 엉키게 하는 것과 같습니다.

 

       주우는 군사를 믿고 잔인한 짓을 편안히 하니,

       이런 사람은 군사도 백성도 잃게 됩니다.

 

       백성이 배반하고 가까운 사람이 떨어져 나간다면

       성공하기 매우 어려울 것이 자명합니다.

 

       군사는 불과 같아서 억제하지 않으면

       장차 자신을 태우게 되고 마는 것이옵니다.

 

       주우(州吁)는 그 임금을 시해하고, 자기 백성을

       포악하게 부리면서 미덕에 힘쓰지 않고, 도리어

       인도에서 벗어나는 짓으로써 성공하고자 하니,

       이는 반드시 화를 면하지 못할 것입니다.

 

모두가 반대했으나 노()의 공자 휘()는 위() 나라에서 보낸 

많은 뇌물을 보자 모두 혼자 받아 챙기고는, 노은공의 만류하는

말에도 듣지 않으면서, 노군(魯軍)을 동원하고 마니 마음 약한

노은공(魯隱公)은 또 할 수 없이 따르고 있었다.

 

       이리하여 위(), (). (), (). () ,

       다섯 나라의 연합군이 결성되었다.

 

       정() 나라를 토벌할 연합군의 병거(兵車)가 무려

       1,300승이나 몰려오자, 신정성(新鄭城) 일대는

       연합군의 진채(陣寨)와 각 나라의 깃발들이

       온통 천지를 뒤덮고 있었다.

 

주우(洲吁)의 헛된 욕심이 정() 나라와 싸움을 벌이기 위해

연합군을 결성함으로써 천하 대란의 막이 오르게 되었다.  

 

       송상공께선 제일 높으신 공작이시오니

       연합군의 맹주(盟主)로 추대합시다

 

       고맙소. 부족한 나를 맹주로 추대하시다니

       그에 대해 보답을 하겠소이다

 

       우리 연합군의 취지를 밝히는 뜻에서 왕실에 사신을 보내

       정나라를 쳐도 좋다는 주상의 윤허(允許)를 받아

       우리 연합군의 명분을 세울 것이오

 

송상공(宋殤公)은 주환왕(周桓王)에게서 정() 나라를 토벌해도

좋다는 윤허를 받아냈으므로 연합군의 확실한 명분을 만들어냈다.

 

정장공은 왕실을 능가하는 패업을 이룰 야심을 품기 시작하다가

갑자기 5개국 연합군이 침공해 오자 여간 황당한 일이 아니었다.

 

       주공, 연합군의 병거(兵車)가 무려 1,300승이나 된다면

       병거(兵車) 1승에 70명의 갑사(甲士)가 뒤따르므로

       지원부대까지 합하면 거의 10만이 되는 대군이옵니다.

 

       주공, 우리 정() 나라는 병거(兵車)가 모두

       5백 승으로 연합군의 3분의 1밖에 되지 않나이다.

 

       그렇도다. 저 엄청난 연합군이 쳐들어오다니,

       우리 정() 나라가 생긴 이래로 가장 어렵고

       위험한 고비에 처하게 된 것이 아니겠는가?

 

       저 많은 연합군을 어떻게 격파할 수 있겠는가?

       주공, 신 고거미(高渠彌)가 말씀드리겠나이다.

 

       주공, 신이 연합군의 진용을 살펴보건대,

       신의 힘으로 중앙을 박살 내면서 지나가오면,

       전열이 흩뜨려질 것이 분명하옵니다.

 

       그때 우리 정군(鄭軍)이 총공격하는 것입니다.

       주공, 신 고거미(高渠彌)가 먼저 공격하겠사오니,

       주공께서는 염려 마시고 신에게 맡기십시오

 

       주공, 신 공자 려() 이옵니다.

       우리가 저 많은 연합군과 한목에 싸우기에는

       우리 군사의 수가 너무나 부족하여

       한 번에 저들을 물리치기는 너무 어렵습니다.

 

       주공, 그러하옵니다

       신 제족(祭足)이 한 말씀 올리겠습니다.

 

       주공. 저들이 함께 쳐들어오긴 하였으나

       얻으려는 목적은 제각기 나라마다 다르옵니다.

       네 나라의 목적이 서로 다르다니 무슨 뜻이오

 

48 . 미끼를 쫓아가게 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