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추 열국지( 001∼100회)

제 48 화. 미끼를 쫓아가게 하라.

서 휴 2023. 4. 29. 14:16

48 . 미끼를 쫓아가게 하라.

 

       주공, 노(). (). ()는 체면상 가담했을 것이며,

       위()는 주우(洲吁)가 성난 민심을 달래기 위해

       쳐들어 왔을 것이므로, 이 네 나라 연합군은

       적극적으로 크게 싸우지 않을 것입니다

 

       송상공(宋殤公)은 공자 풍()을 잡아가거나

       붙잡아 죽이려 할 것이오니,

       먼저 송군(宋軍)을 빼내는 것입니다.

 

       그리하면 나머지는 힘을 못 쓰게 되옵니다.

       주공, 신 대부 하숙영(碬叔盈) 이옵니다.

 

       신이 공자 풍()과 함께 장갈(長葛)로 가겠사오니

       이 소문을 곧바로 퍼트려, 송상공(宋殤公)

       장갈(長葛)로 따라오게 만드십시오.

 

송상공은 공자 풍()이 장갈(長葛)로 갔다는 소식이 들려오자마자,

급하게 명하여 송군(宋軍)을 이끌고 말없이 장갈(長葛)로 가버렸다.

이에 네 나라는 송군(宋軍)이 철수하여 귀국한 줄로 알았다.

 

 나라 공자 려(呂)는 송군(宋軍)이 장갈(長葛)로 가버리자, 일부 

매복을 시켜놓고 연합군의 동태를 살피기 위해 태연히 창을 들었다.

 

       위군(衛軍)의 석후(石厚)어서 나오너라

       나. () 나라 공자 려()와 한번 겨뤄 보자

 

       허 허. 겁도 없구나

       이 많은 연합군에 덤벼들다니

 

       석후(石厚). 너는 출중한 무예를 지녔다고 하니

       우리 둘이 단신으로 무예를 겨뤄 보자!

 

       좋다. 단신이라면 더욱 좋다.

       자, 공자 려()는 어서 가까이 오라

 

공자 려(呂)는 석후(石厚) 수십 합을 겨뤄도 승부가 나지 않자,

갑자기 말을 돌려 매복조가 있는 쪽으로 석후(石厚)유인하다가

따라오지 않자, 신정(新鄭) 성안으로 들어가 버렸다.

 

       공자 려()가 신정(新鄭)성으로 달아났다

       승전고(勝戰鼓)를 울려라

 

이때 주우(洲吁)석후(石厚)가 갑자기 승전고(勝戰鼓) 울리는 뜻을

알지 못하여, 급히 석후를 불러 물어보게 되었다.

 

       상대부 석후(石厚)는 대승을 거두지도 못하였는데

       어찌하여 서둘러 승전고(勝戰鼓)를 울리는 것이오?

 

       송()나라가 저렇게 말도 없이 떠나버렸으니

       나머지 네 나라의 군사력은 약하옵니다.

 

       정() 나라 군사는 원래 강군(强軍) 이오니

       마침 정()의 공자 려()가 달아나버렸으므로

       이 정도의 승리로 만족하셔야 하옵니다.

 

       주공, 지금 국내 사정이 불안하온바,

       주공께서 자리를 오래 비우시게 된다면,

       내란이 일어날까 두렵사옵니다.

 

       아 하. 깜박 잊을 뻔 했구나

       자. 빨리. 서둘러 귀국을 하도록 하자

       자, 힘차게 승전고를 울려라

 

석후(石厚)가 스스로 공을 세웠다고 또다시 승전고(勝戰鼓)를 울리고

난후 이번엔 회군 명령까지 내리자, 조금 후 바깥이 소란스럽더니 

(), (), () 3국의 장수들이 몰려 들어왔다.

 

       이번 승전을 축하합니다

       위군(衛軍)을 뭇 제후들이 두려워할 만합니다.

       이번에 정장공(鄭莊公)도 많이 놀랐을 겁니다.

 

       ​송나라도 떠났는데 어떻겠습니까?

       우리가 돌아가도 괜찮겠지요?

 

(), (), () 세 나라 장수들이 찾아와, 한결같이 칭찬하며

별 손상 없이 돌아가길 원하자, 주우(洲吁) 자신도 회군할 마음이

있었으므로 쾌히 승낙했다.

 

       그렇게 하시지요

       귀국 들의 은혜는 잊지 않겠습니다

 

석후(石厚)는 군사들에게 의기양양하게 개선가를 힘차게 부르게

하면서 귀국하므로, 이번의 전쟁은 불과 5일 만에 끝이 났다.

그때의 개선가를 야인(野人)들이 듣고 지금까지 전해지고 있다.

 

       一雄斃一雄興 (일웅폐일웅흥)

       하나의 영웅이 죽으니 또 영웅이 일어나도다.

 

       歌舞變刀兵 (가무편도병)

       노래와 춤은 칼과 병사로 변하였다네

 

       何時見太平 (하시견태평)

       어느 때나 태평성대를 누릴 수 있을까.

 

       恨无人兮訴洛京 (한무인혜소락경)

       왕도에 호소하고 싶은 우리 마음이여

 

석후(石厚)백성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힘차게 개선가를 부르게

하였으며, 주우(洲吁)도 길가에 늘어선 백성의 인파에 어깨를

으쓱이며, 크게 웃으면서 손을 흔들며 답례하며 가도 있다.

 

 

주우(洲吁)는 민심을 달래기 위해 전쟁까지 일으켰으나, 모든

내용을 알게 된 백성은 더욱 인정하지 않으면서 따르지도 않았다.

 

       이거 정말, 큰일이로다

       우리가 정() 나라를 굴복시켰다는 것을

       백성들이 믿지 않으며 따르지도 않는다니

       상대부 석후(石厚)는 어찌 생각하는가?

 

       주공. 백성들은 저의 부친이신 석작(石綽)

       예전부터 모두 믿고 잘 따르고 있었습니다.

 

       으음, 그렇긴 하나

       상경 석작(石綽)께서 도와준다면 너무나 좋은데,

       석작(石綽)을 불러낼 방법은 없겠소

 

주우(洲吁)내관을 시켜 석작(石綽)에게 귀한 백옥 한 쌍과

500석을 보내면서, 조례에 꼭 나와 달라며 간곡하게 부탁한다.

 

       아버님. 주우(洲吁)가 보내주시는 많은 예물을

       왜 거절만 하시나이까?

 

       몸이 아파 조례에 나가지 못하니

       돌려보내는 건 당연하지 않겠느냐

 

       아버님. 소자를 좀 도와주시옵소서

       아버님, 주우(洲吁)가 어떻게 하여야

       올바른 군주로 인정받을 수 있겠나이까?

 

       집을 도망쳐 나간 놈이 어디서 큰소리치느냐

       아버님, 지난날의 소자를 용서하여주십시오.

 

       주우(洲吁)는 형을 죽인 나쁜 놈이다

       하오나, 아버님, 주우(洲吁) 공자는

       열심히 하려고 온갖 노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좀처럼 민심이 가라앉지 않사오니

       아버님께서 도와주시어야만 하겠습니다.

 

       다시, 아버님을 잘 모시고자 하오니

       소자의 낯을 봐서라도 재상직을 맡아주십시오.

 

       나는 이미 많이 늙었다

       더욱이 불편한 몸으로 어찌 정사를 보겠느냐

 

       아버님, 그러시다면 도움이 될 만한 말씀이라도

       한 말씀 꼭 부탁드립니다.

 

       백성들로부터 꼭 인정받아야 하겠느냐?

       아버님, 당연한 일이 옵니다.

 

그 당시 석작((石綽)은 하루빨리 주우를 몰아내고 새로운 군주를

앉혀야만 위() 나라 장래가 보장된다면서 계책을 찾고 있었다.

 

석후(石厚)가 찾아오는 것도 거절하던 석작(石綽), 여러 생각을

하다가 백성에게 인정받을 방안을 석후(石厚)에게 가르쳐 준다.

 

       어느 나라든 군위를 이어받으면, 왕실을 예방하여

       승인받는 것이 전통 의례라는 걸 너는 알고 있었느냐?

       예에, 그리 알고 있사옵니다.

 

       왕을 알현하게 되면, 왕께서는 제후의 예복(禮服)

       면류관(冕旒冠)과 수레를 하사하신다.

 

       그리되면, 왕명으로 인정받은 제후가 되었는데

       백성인들 어떻게 인정하지 않을 수 있겠느냐?

 

       아버님, 좋은 말씀을 하여 주시어 고맙습니다.

       어떻게 하면 주상을 알현할 수 있겠습니까?

 

       그런 것까지 알려줘야 하겠느냐?

       아버님, 기왕이면 자세히 알려주십시오.

 

       하지만 그것도 그리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아버님, 무슨 말씀이신지요?

 

       지금의 주우(洲吁) 어긋난 수단으로 군위에 올랐다.

       만일 왕께서 선군이 어떻게 세상을 떠났냐고

       물으시면 난감해질 수가 있느니라

 

       이를 잘 넘겨야, 왕의 인증을 받을 수가 있다.

       아버님, 어찌하면 좋겠습니까?

       으음, 그렇다면 가까운 진() 나라를 찾아가거라.

 

       진()나라는 원래부터 왕실과 사이가 좋으니

       진환공(陳桓公) 이라면 원만히 해결해줄 것이다.

       진환공(陳桓公)을 찾아가 부탁하여 보아라.

 

이말을 전해들은 주우(洲吁)는 연합군에 가담해준 진환공(陳桓公)

이므로 믿으면서 귀한 구슬과 비단 등 많은 예물을 준비하였다.

 

석작(石綽)은 주우(洲吁)가 떠나는 걸 보자마자, ()의 재상인

자겸(子鎌)에게 진환공(陳桓公)의 결심을 받아내어, 꼭 시행하길

바라는 서신을 동봉하며 가신 누양견(獳羊肩)을 시켜 급히 보냈다.

 

       자겸(子鎌)에게 꼭 부탁하는 바이오

       찾아가는 주우와 석후. 두 사람은

       우리 주군을 시해한 나쁜 자들이오니

       꼭 붙잡아 처형하여 주시길 간곡히 부탁하오

 

진(陳)의 자겸(子鎌)은 갑자기 석작(石綽)으로부터 서신을 전해 받자,

모두 읽어보고는, 진환공(陳桓公)과 의논하며 대책을 마련한다.

 

() 나라의 재상인 자겸(子鎌)은 어릴 적부터 석작(石綽)과 함께

동문수학하며, 막역하게 지내면서 서로 존중하는 사이였었다.

 

49 . 대의를 위해 아들을 죽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