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46 화. 전쟁으로 민심을 돌려라.
위장공(衛莊公)이 죽고 큰아들인 완(完)이 즉위하여
위환공(衛桓公)이 되었으나,
주우(州吁)가 형인 위환공(衛桓公)을 죽여 버리자
둘째 공자 진(晉)은 형(邢) 나라로 달아나버렸다.
이에 크게 실망한 어머니 대규(戴嬀)는 눈물을
뿌리며 친정인 진(陳) 나라로 돌아가고 있었다.
이때 장강(莊姜)은 대규(戴嬀)와 비록 모르는 사이로 위(衛) 나라
궁궐에서 만났으나, 형제처럼 너무나 두터운 정을 쌓았으므로
못내 아쉬워하며 이별을 만류할 수도 없어 멀리까지 전송하며,
애틋한 마음을 노래하였다.
이 연연(燕燕)이fks 노래는 시경(詩經) 국풍(國風) 제3패풍(邶風)에
모두 4절이 실려 있으며, 애달픈 여인의 마음이 묻어나는 내용이다.
1. 燕燕于飛 差池其羽 (연연우비 치지기우)
날아다니는 제비는 연못에 날갯짓하고
之子于歸 遠送于野 (지자우귀 원송우야 )
돌아가는 그녀를 먼 들에 나와 전송하며
瞻望弗及 泣涕如雨 (첨망불급 읍체여우)
바라보다 보이지 않자 눈물이 비처럼 쏟아지네
2. 燕燕于飛 頡之頏之 (연연우비 힐지항지)
날아가는 제비가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는데
之子于歸 遠于將之 (지자우귀 원우장지)
돌아가는 그녀의 모습은 점점 멀어져만 가니
瞻望弗及 佇立以泣 (첨망불급 저립이읍)
바라보다 보이지 않자 우두커니 눈물만 흘리네
장강(莊姜)의 슬픈 노래가 멀리 퍼져나가는 사이에, 석후(石厚)는
하루아침에 상대부로 벼락출세하게 되며, 위(衛) 나라 정사를
마음대로 휘두르는 권한을 쥐게 되었다.
백성들이 수군댄다니 무슨 일인가?
주공, 시해(弑害) 사실을 백성이 다 알게 되어
민심이 흉흉(洶洶) 해졌사옵니다.
허 어, 민심이 이래서야!
어찌 나라를 다스리겠는가?
상대부(上大夫) 석후(石厚)는 어찌 생각하는가?
주공, 아무래도 전쟁을 일으켜 백성들에게
겁(怯)을 주면서 민심의 방향을 바꿔야겠습니다.
그도 좋은 방법이다!
어느 나라를 먼저 치는 것이 좋겠는가?
정장공(鄭莊公)은 망명해 온 공손 활(活)을 잡아
보내라며 쳐들어온 바가 있었사옵니다.
그때 선군이신 위환공(衛桓公)이 사죄하며
난리를 피하는 치욕을 겪었사오니
정(鄭) 나라를 치면 민심을 얻을 수 있습니다.
여론(輿論)이 나쁘더라도 정(鄭) 나라는 강국이다.
더구나 제(齊) 나라 군주 제희공(齊僖公)과
석문(石門) 땅에서 삽혈동맹을 맺은 바도 있도다.
어찌 두 나라를 당해낼 수 있겠는가?
주공께서는 염려하지 않으셔도 되옵니다!
염려 말라니 무슨 말인가?
정장공(鄭莊公)은 왕실의 세자를 인질로 삼는
엄청난 짓을 저질렀으며!
주평왕(周平王)이 죽은 것도,
태자 호(狐)가 세상을 떠난 것도
모두 정장공(鄭莊公)에 대한 울분 때문이었습니다!
정장공은 불한당 같은 자로 무례하기
짝이 없어 천하의 인심을 잃었으므로,
주공께서 정장공(鄭莊公)을 토벌한다면
천하의 여론(輿論)도 모두 주공 편이 될 것입니다.
또한, 주변의 제후에게 연합을 제안하시면,
제후들은 틀림없이 호응할 것이옵니다.
연합이라. 어느 나라와 연합하는 것이 좋겠는가?
먼저 송(宋)나라는 이제 강한 나라가 되어있습니다.
또한, 노(魯) 나라도 군사가 강하옵니다.
그리고 진(陳)과 채(蔡) 나라에도 원군을 청하십시오.
주공, 송(宋), 노(魯), 진(陳), 채(蔡)와
연합군을 만들어 쳐들어간다면
정(鄭) 나라 정도가 무슨 근심이 되겠사옵니까?
주공, 주(周) 왕실의 타성으로써 공작(公爵)의
작위를 가진 대국은 오로지 송(宋) 나라뿐입니다.
주공, 송나라를 먼저 움직여야 합니다.!
그당시 주(周) 나라의 제후국으로써 강대국의 반열에 드는
나라는 강성(姜姓)의 제(齊)나라, 자성(子姓)의 송(宋)나라,
미성(羋姓)의 초(楚)나라, 영성(嬴姓)의 진(秦)나라 등이다.
그중에 송(宋)나라는 공작(公爵)이면서 왕실과 가깝게 지내며,
노(魯) 나라 또한 주(周) 왕실의 존대를 받고 있었다.
주공께서 정(鄭) 나라를 정벌코자 하신다면
송(宋)과 노(魯) 두 나라에 원군을 청하시고,
또한, 진(陳)과 채(蔡) 나라의 군사를 합치십시오.
다섯 나라가 연합군을 결성하여 공격한다면,
비록 제(齊)나라가 정(鄭) 나라 편을 든다 해도
막강한 힘으로 이길 수 있사옵니다!
송(宋), 노(魯), 진(陳), 채(蔡),
네 나라가 우리와 연합할 것이며
정(鄭) 나라를 공격하려 들겠는가?
주공께서는 너무 염려하지 마시옵소서.
진(陳)과 채(蔡)는 왕실에 순종하는 나라이므로,
정장공(鄭莊公)의 오만불손한 행위를 내세워
연합하자고 하면 두말이 없이 합세할 것입니다.
진(陳)과 채(蔡)는 그렇다 치더라도
송(宋)과 노(魯) 나라를 어떻게 동원하겠는가?
그것 역시 두 나라 사정을 알고 나면
동원이 가능하다는 판단이 설 것입니다.
송(宋)나라 시조는 미자(微子)로써 상(商)나라 마지막 주왕(紂王)의
이복형이었다.
주무왕(周武王)은 상(商) 나라를 멸망시킨 후
산속에 은거하던 미자(微子)를 찾아내자마자
땅을 분봉하여주어 송(宋)나라를 세우게 했다.
지금의 송(宋)의 군주는 송상공(宋殤公)으로, 이름은 여이(與夷)이며,
군위에 오르기까지는 아주 복잡한 사정이 있었다.
송상공(宋殤公)의 아버지인 송선공(宋宣公)은 죽으면서
세자인 여이(與夷)가 있음에도 너무 어렸으므로
동생인 화(和)를 세우려 하였다.
공실(公室)이 요동쳤으나, 송선공(宋宣公)의 유언대로
동생 화(和)가 송목공(宋穆公)이 된 것이다.
그때 선군인 송선공(宋宣公)은 동생인
송목공(宋穆公)의 품성을 믿었던 것이다.
송목공(宋穆公)은 재위 9년 만에 중병에 걸리자 대사마(大司馬)인
공보(孔父) 가(嘉)를 불렀다.
선군(先君)께선 아들 여이(與夷)가 있음에도
동생 되는 과인에게 은덕을 베푸셨노라.
앞으로 여이(與夷)를 받들어 사직을 주재(主宰)하게 하라.
주공, 모든 신하는 공자 풍(馮)을 받들기를 원합니다.
안 되노라. 선군께서 과인을 어질다고 믿으시어
나에게 사직을 주재(主宰)하게 하셨는데
그 은덕을 저버리고 여이(與夷)에게 양위하지
않는다면 이는 어진 선군의 뜻을 저버리는 것이다.
만약 과인이 죽어 지하에서 선군을 만났을 때
선군께서 여이(與夷)에 관해 물으시면
과인이 장차 무슨 말로 대답하겠는가?
선군의 아름다운 덕을 드러내 밝혀야 하노라!
그대는 부디 선군의 공덕을 폐기하지 말라.
공자 풍(馮)을 정(鄭) 나라에 가서 살게 하라!
그해 8월 경진(庚辰) 일에 송목공(宋穆公)이 죽으니, 여이(與夷)가
즉위하여 송상공(宋殤公)이 되었다.
주공, 송목공(宋穆公)이 군위를 이어받았던 것은
오로지 형님인 선군(先君)의 은혜라며,
그 은혜를 갚으려 하였사옵니다.
송목공(宋穆公)은 아들 풍(馮)이 있었지만, 풍(馮)을
정(鄭) 나라로 옮겨가 조용히 살도록 명하였고,
송선공(宋宣公)의 아들인 여이(與夷)에게 군위를
이어받게 하여, 송상공(宋殤公)이 된 것이지요.
공자 풍(馮)은 굉장히 섭섭하게 생각하고 있을 것으로
정(鄭) 나라에 가 있는 공자 풍(馮)을 이용하는 것입니다.
불과 서너 달 전의 일이라 모두 아는 사실이므로
망명한 공자 풍(馮)이, 정(鄭) 나라를 앞세워
송(宋)나라 군위를 빼앗으려 한다면
송상공(宋殤公)은 마음이 불안해져
우리를 도와 연합군에 가담할 것입니다.
송(宋)나라의 송상공(宋殤公)이 즉위한 일은 불과 서너 달 전에
주우(洲吁)가 위환공(衛桓公)을 죽이고, 군위를 찬탈(簒奪)할 때와
거의 비슷한 시기였다.
누가 송상공(宋殤公)을 설득할 수 있겠는가?
주공, 영익(寧翊)이라는 사람이 있습니다!
영익(寧翊)은 말주변이 좋고 임기응변에 능한 사람입니다.
그를 송(宋)나라에 보내면 설득하고 돌아올 것입니다.
좋도다. 어서 영익(寧翊)을 부르라
송(宋)나라에 사자로 보낼 사람이 마땅치 않았는데, 마침 석후(石厚)가
영익(寧翊)을 추천했다. 영익(寧翊)의 성은 영(寧), 이름은 익(翊)이며
중모(中牟) 땅의사람이었다. 중모(中牟) 땅은 현 하남성 정주시와
개봉시 사이에 있는 중모현(中牟縣)이다.
제 47 화. 충동질로 합세하게 하라.
'춘추 열국지( 001∼100회)'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제 48 화. 미끼를 쫓아가게 하라. (0) | 2023.04.29 |
---|---|
제 47 화. 충동질로 합세하게 하라. (0) | 2023.04.29 |
제 45 화. 반역은 성공할 수 있을까. (0) | 2023.04.28 |
제 44 화. 바라는 것이 무엇인가. (0) | 2023.04.28 |
제 43 화. 왕실의 보복이 시작되는가. (0) | 2023.04.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