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정) 열국지( 001∼94회 )

제 18 화. 용의 침은 어떻게 생겼을까.

서 휴 2023. 3. 16. 10:12

18 . 용의 침은 어떻게 생겼을까.

 

       한번 시작한 일은 끝을 봐야 한다!

       어서 훈련장을 곧바로 완성 시키고

       빨리 군사와 인부를 더 징발하여 훈련해라!

 

주선왕(周宣王)도 재위 기간이 어느덧 39년이나 흘러가자,

이제 노인이 되어 아집이 생겨나며, 충신 중산보(仲山甫)

충성스러운 간언은 듣지도 않고 고집만으로 밀어붙였다.

 

       주상, 세금을 무리하게 징수하여선 아니 됩니다!

       허 어, 그러나 하루빨리 융족을 무찔러야 한다.

       조금은 무리를 하여야 할 수밖에 없지 않으냐?

 

       저놈들을 하루빨리 무찔러야 하는데 어쩌겠는가?

       주상, 무리한 방법은 쓰지 마시옵소서.

 

       아니 그렇다면, 뾰쪽한 방법이라도 찾아보아라!

       이렇게 쉽게 포기할 수 없는 것이 아닌가?

 

       하루빨리 융족을 무찔러 나라를 안정시켜야 한다.

       이렇게 불안하게 살 수는 없는 것이 아닌가?

 

왕후인 강후(姜后) 또한 좀 쉬어야 한다고 적극적으로 말리자,

주선왕(周宣王)도 망설이게 되면서, 어떻게 하여야 할지 해결

방법을 몰라 고민하게 되었다.

 

       주상, 연세를 생각하세요?

       벌써 70이 다 되어 가고 있잖아요

 

       언제까지 전장에 직접 다니려 하십니까?

       주상, 이젠 좀 쉬시어야 합니다.

 

       쉬시며, 나라 안의 일을 좀 살피세요!

       왜, 나라 안에 무슨 일이 있소이까?

 

       그렇지는 안 사 오나 평생을

       전쟁터에서만 보내시니 걱정이 크옵니다

 

       흠, 그러하오. 왕후의 말이 맞소이다

       거의 40년을 융족들과 싸우느라 힘들었소이다.

 

주선왕(周宣王)은 왕후인 강후(姜后)의 권유와 더불어 신료들의

한결같은 만류를 듣게 되자, 강융(羌戎)과 서융(西戎)을 토벌할

생각에 회의를 느끼게 되었다.

 

       그러나 이미 시작한 일이라면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오늘도 태원(太原)의 훈련장을 시찰하였다.

 

직접 훈련장의 진척 상황을 시찰하고, 오후 늦게 호경(鎬京)

들어서면서, 뜻밖으로 아이들이 떼를 지어 부르는 노랫소리를

들으며 의아하게 생각한다.

 

       月將升 日將沒 (월장승 일장몰)

       달은 떠오르려 하고, 해는 지려 하네,

 

       檿孤箕箙 幾亡周國 (염고기복 기망주국)

       산 뽕 활과 쑥대 전대, () 나라가 망하겠네.

 

       저게 무슨 소리냐. 어가(御駕)를 멈추어라.

       주() 나라가 망하다니. 괴이한 노래로구나.

 

       저, 노래 부르는 아이들을 모두 잡아 오너라!

       너희들은 누구에게서 이 노래를 배웠느냐?

 

       붉은 옷을 입은 소년이 가르쳐 주었습니다

       붉은 옷을 입은 소년이 어디에 있느냐?

       노래만 가르쳐주고 나타나지 않습니다.

 

       그놈 참 고얀 놈이로구나!

       그놈을 수소문하여 잡아드려라!

 

       앞으로 저 노래를 부르지 못하게 하라!

       저 노래를 부르는 자는 엄하게 벌하리라!

 

주선왕(周宣王)은 아이들이 부르는 노래를 이상하고 괴이하다는

생각이 들자, 아이들을 꾸짖어 돌려보낸 후, 사시관(司市官)에게

당장 거리를 돌아다니면서, 아이들이 노래를 부르지 못하도록

감독하라고 명했다. 사시관(司市官)은 시장 거리의 장사꾼을

감독하던 옛날의 하급 관리였다.

 

       그리고 주선왕(周宣王)은 궁으로 돌아오면서도

       마음이 불안하여, 초저녁임에도 불구하고

       삼공(三公)과 육경(六卿)을 모두 불러들이며,

       긴급하게 회의를 열라고 명하였다.

 

       경들은 이 노래를 아시오?

       주상, 얼마 전부터 아이들이 불렀습니다.

       허 거참, 괴이한 노래가 아니겠소?

 

       주상, 요언(妖言)에 장승(將升) 장몰(將沒)이라 했으니

       장()이라는 말은 아직 이루어지지 않고

       장래에 일어난다는 뜻이 되옵니다.

 

       무슨 뜻인지 자세히 말해보시오?

       주상, 노래에서 달이 뜨고 해가 진다는 말은

       해는 임금이고, 달은 음()으로 여자입니다

 

       일몰장승(日沒將升)은 음()이 승()하고

       양()이 쇠() 하다는 뜻이니, 국사를

       밝게 행하시면 그 화를 피할 수 있나이다.

 

       염고기복(檿孤箕箙)은 무슨 뜻이오?

       신. 대종백(大宗伯) 소호(召虎) 이옵니다.

 

       염(檿)은 산뽕나무로 활()을 만듭니다.

       기()는 산죽(山竹)이며, 화살()통을 만듭니다.

 

       신의 소견으로는 아마도 활과 화살로 인한

       궁시(弓矢)의 변이 일어날 것 같사옵니다.

 

       노래에 무슨 뜻이 들어있겠소?

       주상, 신 중산보(仲山甫)이옵니다.

 

       주상, 궁시(弓矢)는 나라의 무기이옵니다.

       출정이 많아지니 백성들의 원성이 높사옵니다.

 

       주상, 태원(太原)의 훈련장을 폐쇄하시어

       징발된 백성들을 돌려보내시옵소서.

 

       덕을 쌓으시면서 재난에 대비하신다면

       자연적으로 화()가 길()로 변하나이다.

 

       모두 들 그렇게 생각하는가?

       주상, 모두 들 그리 생각하옵니다.

 

       이 노래를 퍼트렸다는 붉은 옷을 입은

       그 아이는 어떤 아이겠는가?

 

       신. 태사(太史) 백양보(伯陽父) 이옵니다.

       하늘이 아이를 보내시어 깨우치려 한 것입니다.

 

       동요는 한 사람의 길흉에서 크게는

       나라의 안위(安危)가 걸릴 수 있사옵니다.

 

       태사(太史) 백양보(伯陽父)

       그렇다면 과인이 견융(犬戎)을 용서하고,

       태원(太原)의 군사를 고향으로 돌려보내며

       무기고(武器庫)의 활과 화살을 불사르고

 

       또한, 활과 화살을 만들거나 판매하는 자를

       가차 없이 참수(斬首)시킨다면

       그 참화(慘禍)를 막을 수가 있겠는가?

 

       주상, 신이 천문(天文)을 보옵건대

       이미 그 조짐이 일어나고 있사오며

 

       나라 밖의 일과는 아무 상관이 없사오니

       활과 화살을 불사를 필요는 없사옵니다.

 

       주상, 아마도 궁궐 안에서 변고가 있을 듯합니다.

       장차 웬 여인이 참화(慘禍)를 일으킬 듯하옵니다.

 

       궁궐(宮闕) 안에서 여인의 변고가 있을 거라니?

       강후(姜后)는 어질어 나와 잘 의논하고 지낸다.

 

       또한, 비빈(妃嬪)들도 가려 뽑은지라.

       내게서 여인의 문제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주상, 지금이 아니오라, 장차 어느 때에

       여인의 난이 일어날 것이라는 예언이옵니다.

 

       태사(太史) 백양보(伯陽父) 어쩔 수 없구나!

       근본적으로 막아보도록 대책을 세워 보자!

 

       활과 화살을 만들거나, 판매하는 자도,

       가차 없이 참수시킨다는 방을 써 붙이도록 하라!

 

그날 밤늦게 주선왕(周宣王)은 하루의 정사를 마치고 퇴청하여

내당(內堂)에 들어오자, 오늘 있었던 일을 강후(姜后)에게

평소처럼 자상하게 이야기하여 주었다.

 

       주상, 여인의 참화라 하시었나이까?

       왜. 그리 놀라시오? 무슨 일이 있었소?

 

       괴이(怪異)하옵니다

       괴이(怪異)하다니요? 어서 말해보시오!

 

       나이 오십이 넘은 한 궁녀가 오늘 아침에

       갑자기 여자아이를 낳았습니다.

 

       허 어. 그게 무슨 소리요!

       그래, 그 여자아이를 어떻게 하였소?

 

       불길하여 청수하(淸水河)에 버리라 하였습니다.

       그래서, 아기가 죽는 걸 보았소?

 

       돗자리에 꽁꽁 싸서 강물에 버렸으니

       아마도 지금쯤 죽었을 것입니다.

 

       이거 큰일 나겠구먼!

       어서 두백(杜伯) 장수를 빨리 불러라!

 

       주상, 두백(杜伯) 장수이옵니다.

       두백(杜伯)은 빨리 청수하(淸水河)를 샅샅이 뒤져

       그 여자아이를 찾아내어 꼭 죽여야 하느니라

 

다음날 태사(太史) 백양보(伯陽父)는 오후의 조용한 시간이 되자

()나라 시절에 있었던 일로, ()에 대한 옛날이야기를

주선왕(周宣王)에게 자세히 들려주게 되었다.

 

       하()나라 걸왕(桀王) 말년이었다, 하옵니다.

       포성(袌城)의 두 신()이 용()으로 변하여

       궁궐의 뜰에 내려와 말하였답니다.

 

       우리 둘은 포성(袌城)의 두 군주였노라

       그대는 나라를 잘 다스릴 수 없겠는가?

 

       아무쪼록 선정을 펼치도록 하라!

       그렇지 않으면 내가 큰 벌을 내릴 것이로다

       명심하여야 할 것이다

 

19 . 용의 아기는 어디로 갔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