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안) 열국지 301∼400 회

​제 312 화. 초목왕, 정과 진을 정벌하는가.

서 휴 2023. 1. 27. 21:25

312 . 초목왕, 정과 진을 정벌하는가.

한편 초나라에서는 부왕인 초성왕楚成王을 시해弑害 하면서

스스로 왕위를 차지한 초목왕楚穆王이 집권하기 시작한 때였다.

 

초목왕楚穆王도 역시 중원中原의 제후들을 제압하여, 패자覇者

되려는 꿈을 가지고 항상 중원中原을 들려다 보고 있었다.

       왕이시여, 나라에서 첩보가 올라왔사옵니다.

       지금 진나라는 어린 세자 이고夷皐

       진영공晉靈公이 되었으므로 혼란하다 합니다.

 

       군주가 어리다 보니 조돈趙盾이 정권을 잡고

       제 마음대로 정치를 하다 보니, 대신들 간에 싸움이

       일어나, 서로 싸우고 죽이는 혼란에 빠져있습니다.

 

나라에 대한 첩보를 접한 초목왕楚穆王은 즉시 신료들을 모두

모이게 하고는 정과 진나라에 군사를 보내 정벌하려고 하였다.

 

       왕이시여, 대부 범산范山이 말씀 올리겠나이다.

       새로 즉위한 진나라 군주는 나이가 너무 어려

 

       그 신하들은 서로 권력만을 차지하려 다투고 있어.

       그 군주는 한낱 허수아비에 불과합니다.

 

       우리 초군楚軍이 정나라를 쳐들어간다 해도

       진나라는 진군晉軍을 보내지 못할 것입니다.

 

       이 기회를 이용하여 정나라에 군사를 보내

       북방을 도모한다면 누가 감히 우리를 당하겠습니까?

       좋다. 투월초鬪越椒를 대장으로 삼고

       위가蔿賈를 부장으로 임명하노라.

 

       투월초鬪越椒 대장은 병거 300승을 이끌고

       정나라를 정벌하고 돌아오도록 하라!

 

       그리고 식공자息公子 를 대장으로 삼고

       공자 패를 부장으로 삼노니

       병거 300승으로 진나라를 정벌토록 하라.

 

초목왕楚穆王은 크게 기뻐하면서 곧바로 초군楚軍을 출정시켰으며,

자기는 양광兩廣의 정예군을 친히 이끌고 나가, 낭연狼淵 땅에

주둔하면서, 투월초鬪越椒의 뒤를 후원하려고 계획했다.

낭연狼淵은 지금의 하남성 허창시許昌市 남쪽인 곳이다.

       초군楚軍이 우리 정나라를 쳐들어온단 말이냐?

       대부 공자 견, 공자 방, 공자 락이樂耳,

       이 세 사람은 국경에 나가 초군楚軍을 막도록 하라!

 

       그리고, 절대 싸움은 하지 말고 굳게 지키기만 하면서

       진군晉軍이 구원군으로 올 때까지 기다리도록 하라!

 

정목공鄭穆公은 정군鄭軍을 배치하는 한편으로, 나라에 사자를

보내, 사태의 위급함을 알리면서 진군晉軍의 파견을 청했다.

 

       투월초鬪越椒 대장님, 연일 정군鄭軍에게 싸움을

       걸어봐도, 정군은 철통같이 방어만 할 뿐으로

       관문 밖으로 절대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허허, 이래 가지고야 어찌 싸움이 되겠는가?

       벌써 한 달이나 지나가고 있지 않으냐?

 

       투월초鬪越椒 대장님, 위가蔿賈의 말을 들어보소서.

       정군鄭軍은 진나라의 구원군이 오기만을 

       믿으면서 우리와 싸우려 하지 않고 있습니다.

 

       진군晉軍이 당도하기 전에 정군鄭軍을 유인하여

       격파해야만 성복城濮의 치욕을 씻을 수 있습니다.

 

       그렇지 않고 시간만 끌다가 중원 제후국들의 구원군이

       몰려오게 된다면, 옛날에 성득신成得臣에게 닥친 일이

       또다시 우리에게 닥치지나 않을까 걱정됩니다.

 

       부장 위가蔿賈!, 나라의 군사를 유인하기 위해서는

       어떤 계책을 써야 하는지 생각해보았는가?

 

위가蔿賈가 투월초鬪越椒에게 다가가더니 귓속말로 속삭였다.

투월초鬪越椒가 알아듣고 위가蔿賈의 계책을 쫓아 명령을 내렸다.

 

       이제 우리 초군楚軍의 군량이 떨어지게 생겼도다.

       정나라의 촌락을 돌아다니며 양곡을 빼앗아 오도록 하라!

명령을 내리고 난 투월초鬪越椒는 영채 안에서 장고杖鼓 치고 북을

울리고 생황笙簧을 불면서, 술을 마시면서 흥겹게 즐기기 시작했다.

투월초鬪越椒는 매일 밤이 깊어서야 주연을 마치고 잠자리에 들었다.

 

       왕이시여, 아무래도 큰일입니다.

       큰일이라니 무얼 말하는 것인가?

 

       투월초鬪越椒 대장이 장고杖鼓와 북을 울리고

       생황笙簧을 불면서 흥겹게 술만 마시고 있나이다.

 

       뭐라고! 싸우지도 않고 술만 마신단 말이냐?

       정말 괘씸한 놈이로다! 짐이 직접 가보겠노라!

 

투월초鬪越椒에 대한 일을 조사하고 있던 세작細作이 낭연狼淵

있던 초목왕楚穆王에게 자세히 보고했다.

 

초목왕楚穆王은 투월초鬪越椒가 적군을 가볍게 보고 있지 않나를

의심하여 자기가 직접 가서 싸움을 독려하려고 출진하려고 했다.

 

       왕이시여, 대부 범산范山 이옵니다.

       부장 위가蔿賈는 지혜가 있는 선비입니다.

 

       그것은 필시 그의 계략이 숨어 있을 것입니다.

       며칠만 참고 기다리시면 승전보를 전해 올 것입니다.

초목왕楚穆王은 대부 범산范山의 말을 듣고 출지을 멈추었다.

그때 정군鄭軍의 대부 공자 견등은 갑자기 초군楚軍이 싸움을

걸어오지 않자, 속으로 의심하는 마음이 들어 첨병尖兵을 시켜

초군楚軍의 형세를 계속 정탐하게 하였다.

       대장님, 초군楚軍은 우리 촌락을 돌아다니며

       군량미軍糧米를 강압적으로 약탈해 가고 있습니다.

       이는 초군楚軍이 군량미軍糧米가 떨어진 것입니다.

 

       초군楚軍 대장 투월초鬪越椒는 영채令寨 안에서

       노래를 부르며 술을 마시면서 놀고 있습니다.

 

       그는 술에 취해 우리 정나라에서는 뺏어갈 것이

       아무것도 없다면서 쓸데없이 쳐들어왔다며

       헛수고하고 있다고 후회하며 노래를 한답니다.

 

       첨병尖兵의 말을 잘 들어보았소이다.

       초군楚軍이 사방으로 노략질만 하고 있으니

       초군楚軍 진영은 텅 비어있을 것이 분명하오.

 

       더구나 초군楚軍 대장 투월초鬪越椒가 매일

       북을 치고 노래나 부르면서 술을 마시고 있다니

       이는 싸울 마음이 전혀 없다는 것이오.

 

       만약에 밤을 틈타 초군楚軍 진채를 덮친다면

       반드시 승리를 얻을 수 있을 것이오!

나라의 세 공자 견, , 락이樂耳는 그날 밤에 초군楚軍

야습夜襲 하기로 결정決定 하고 준비에 들어갔다.

 

       우리 군사들을 전중후前中后 삼대로 나누어

       순서에 따라 초군楚軍을 세 번 진격하면 어떻겠소

       아니 오, 초군楚軍을 하나씩 차례로 습격하는 것은

       수많은 초군楚軍과 맞대고 싸우기가 어렵소이다.

       일시에 모두 함께 쳐들어가는 것이 좋소이다.

 

나라의 세 장수는 밤이 깊어지자 한꺼번에 쳐들어갔다.

정군鄭軍이 초군楚軍 진영에 당도하였을 그때까지, 초군楚軍

투월초鬪越椒가 있는 영채令寨는 촛불이 휘황찬란하게 밝았으며

생황笙簧 부는 소리는 맑고 깨끗하게 밖에까지 들려 왔다.

       투월초鬪越椒는 우리가 기습하는 걸 모르고 있구나.

       투월초鬪越椒의 목숨도 여기서 끝이 나겠도다!

공자 견은 즉시 정군鄭軍의 병거兵車를 휘몰아 초군楚軍의 진채을

돌격해 쳐들어갔으나, 일부 초군楚軍이 도망갈 뿐으로 나머지 진채는

불만 켜져 있을 뿐이었다.

 

       이상하다투월초鬪越椒를 잡아라

       허, 투월초鬪越椒가 조용히 혼자 앉아 있구나

 

       저 투월초鬪越椒를 어서 끌어내려 묶어라.

       공자 견장수님, 이건 허수아비입니다.

       투월초鬪越椒로 분장시켜 만든 인형입니다.

 

정군鄭軍이 초군楚軍의 진채를 덮쳐 투월초鬪越椒를 잡아끌어 내자,

그것은 사람이 아니라 풀로 엮어 만든 인형에 불과했다.

 

       초군楚軍의 함정에 빠졌도다. 어서 후퇴하라

       정군鄭軍은 모두 그 자리에 서 있거라

 

       ​초나라 대장군 투월초鬪越椒가 여기 있노라?

       너희들은 어디로 후퇴하겠다는 것이냐

 

정군鄭軍이 초군楚軍의 함정에 빠진 걸 알아차리고 후퇴하려는데

갑자기 진채의 뒤편에서 커다란 함성이 울리더니, 초군楚軍의 한

장수가 나타나 큰소리로 외치면서 달려 나왔다. 투월초鬪越椒 였다.

 

       정군鄭軍의 공자 견은 정신없이 도망치다가,

       공자 방과 공자 락이樂耳를 만났으며,

       이들은 서로 합쳐 본진을 향해 도망쳤다.

 

       정군鄭軍 일행이 미처 얼마 가기도 전에 앞쪽에서

       포성이 일어나더니 위가蔿賈의 초군이 매복해 있다가

       퇴각하는 정군鄭軍의 퇴로를 막아서는 것이다.

 

정군鄭軍은 큰일 났다. 앞에는 위가蔿賈의 초군楚軍이 버티고 있고

뒤에는 투월초鬪越椒의 막강한 초군楚軍이 협공해 오고 있었다.

 

       공자 방과 락이樂耳가 초군楚軍에게 사로잡히자

       이를 본 공자 견이 목숨을 걸고 두 사람을 구하기

       위해 병거를 휘몰아 초군楚軍 진영으로 달려들었다.

 

       그러나 너무 급히 모는 바람에 병거가 전복顚覆 하여

       공자 견마저 초군楚軍에게 사로잡히고 말았다.

 

정군鄭軍이 대패하고 세 장수마저 초군楚軍의 포로가 되었다는

보고를 받은 정목공鄭穆公은 크게 두려워하면서 신하들에게 말했다.

 

       세 장군이 초군楚軍에게 사로잡히고, 의 구원군은

       아직 당도하지 않으니 이제 어찌하면 좋겠는가?

 

       주공, 초군楚軍의 용맹함은 당할 수가 없나이다.

       만약 항복하여 용서를 구하지 않는다면 조만간에

       우리 정나라 도성은 함락당하고 말 것입니다.

 

       우리가 함락 당하고 나면 비록 진군晉軍이 당도하였다

       한들 아무 소용이 없게 될 것입니다.

신료들이 항복을 말하자. 정목공鄭穆公은 할 수 없이 공자 풍

초군楚軍에 보내어, 뇌물을 바치고 화의를 청하면서 다시는

초楚 나라를 배반하지 않겠다는 맹세문을 전하게 하였다.

 

       왕이시여, 투월초鬪越椒가 승전보를 보내왔나이다.

       정나라가 화의를 청하면서 예물을 보내왔다 하옵니다.

 

       정나라의 세 공자 견, , 락이樂耳

       포로로 잡고 있다고 하옵니다.

 

       왕이시여, 어찌하면 좋겠사옵니까

       정나라의 화의를 받아들이도록 하고

       세 공자는 석방하여 돌려보내도록 하라.

 

나라가 항복하자, 초목왕楚穆王은 양광兩廣의 정예병을 이끌고

나라로 돌아갔다.

 

       그러나 진나라로 쳐들어간, 식공자息公子

       싸움에서 패하고, 부장인 공자 패 는 생포되어

       진나라의 포로가 되고 말았다.

 

식공자息公子 는 초목왕楚穆王을 배알拜謁 하고자 낭연狼淵으로

갔다가, 초목왕楚穆王이 회군하는 바람에 뒤를 따라와 만나게 되었다.

 

       어찌 작은 나라에 그리 처참하게 진단 말인가

       왕이시여, 죽을죄를 지었나이다.

 

       싸움에 진 장수는 죽음이 있을 뿐이다.

       짐이 진에 쳐들어가겠으니 반드시 공을 세우라

       자, 지금부터 진나라를 정벌하러 가자

 

초목왕楚穆王이 대로하여 양광兩廣 군을 이끌고 직접 진나라를

정벌하고자 준비에 들어갔다.

 

       왕이시여, 나라에서 사자가 왔나이다.

       진나라에서 사자를 들여보내라.

 

       왕이시여, 강녕하시나이까

       저희 진陳 나라는 항복을 청하오며, 초군의 포로를

       모두 돌려보내기로 하며, 여기 국서를 바치나이다.

 

       ​으음, 어서 국서를 읽어보라.

       진공공陳共公 이 초왕께 국서를 보내나이다.

 

       과인 삭이 다스리는 진나라는 그 땅이

       한쪽 변방에 치우친 아주 조그만 나라가 되어

       아직 군왕의 좌우에 시립하여 모시지 못했나이다.

 

       왕께서 한 떼의 군마를 보내시어 우리 진

       훈계하시려고 하는데, 국경을 지키는 어리석은 자가

       상국의 공자를 욕보여 죄를 얻게 되었나이다.

 

       이 삭은 황송하여 밤잠을 이루지 못하게 되어

       한 사람의 사자를 보내는 것이며, 상국의 거마를

       하나도 빠짐없이 돌려 보내 드리고자 하옵니다.

 

       이 삭은 원하옵건대 상국의 그늘에 남아 보호받고자

       하오니, 대왕께서 저희의 항복을 받아 주시옵소서.

 

       허허허. 우리가 죄를 묻기 위해 토벌군을 보내지 않을까

       매우 두려워하여 국서를 보내 항복을 구하고 있는지라!

 

       허허, 나라 군주 진공공陳共公

       가히 세상 돌아가는 형세를 아는 자라 하겠도다.

 

초목왕楚穆王은 흔쾌하게 진나라의 항복을 받아들이고 다시

격문檄文을 써서 정과 진두 나라의 군주에게 전달하게

하고, 채후蔡侯와 함께 금년 겨울 10월 초하루에 궐맥厥貉 땅에

모이라고 하였다. 궐맥厥貉은 지금의 하남성 항성시項城市

남쪽의 말릉진秣陵鎭 부근이다.

 

​​313 . 초목왕, 맹회를 주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