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수유
山茱萸
서 휴
봄비 흐르는 유리창
산수유 앙상한 가지에
노란 꽃망울 터져 나온다
오늘 따라 붓이 나가지 않는 화실
내 임이 찾아올 듯 서성이며
창밖에 시선이 자주 간다.
봄비 오는 날
봄비 속에 맺어진 사랑
서로 눈빛 마주치며
서로 붓을 바라보며
봄꽃 속의 우리 모습 그리다
먼 곳으로 떠난 내님
다시 한해 되어 오는 봄비 바라보며
찾아올 날 손 꼽아본다
이제 오시려니 그리다만 그림 꺼내어
먼지 털며 닦으며 어디쯤 오고 있을까
봄비 속에 피어있는
노란 산수유 꽃망울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