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이야기

가신다면

서 휴 2013. 1. 28. 11:20

   가신다면

    서 휴

 

 

따스한 봄날 개나리꽃 입에 물고

살랑대는 봄바람에 고개 내밀며

가슴에 파고드는 그대의 얼굴

 

수줍은 꽃처럼 웃으며 하는 몇 마디

가슴조이며 듣던 우리의 모습에

우리의 사랑은 깊어졌지요.

 

꽃피는 봄날도. 우산을 든 빗소리도.

낙엽을 밟는 가을 산에도

 

가로수에 쌓인 눈이 떨어져 흩날리는

아름다움에 손뼉치고 웃을 때

우리의 사랑은 뜨거웠었지요.

 

그러나 찬바람 부는 날

이처럼 눈이 쏟아지는 날

 

가신다면 가야겠지요.

떠나가면 맺지 못할 줄 알지만

가신다면 가야겠지요.

 

사랑은 잊어요.

눈물은 흘리지 않기로 해요

 

눈이 오는 날은 가지마세요

눈을 맞으며 가지마세요

가시는 모습 눈에 가려 보이지 않아요.

 

처음 만나던 날 그날처럼

개나리꽃 입에 물은 그날처럼

따스한 마음으로 봄날에 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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