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추 열국지( 301∼400회)

제 355 화. 의심만하면 어떤 결과가 오는가.

서 휴 2023. 11. 17. 14:48

 355 . 의심만하면 어떤 결과가 오는가.

 

마침내 회맹 날이 되자()나라를 받들다가 이번에 새롭게

()과 수호를 맺게 된 정문공(鄭文公)이 제일 먼저 당도했다.

 

       다음으로 진()과 우호적이던 송성공(宋成公)이 왔으며,

       제소공(齊昭公)이 그 뒤를 이어 회맹 장에 당도했다.

 

       노희공(魯僖公)도 초()나라와 수호를 맺기는 했지만

       불참할 경우 진문공의 후환을 두려워하였으므로

       부득이 참석하지 않을 수 없었다.

 

       더욱이 성복(城濮)의 전투에서 군사를 내면서까지

       초군()을 도왔던 진목공(陳穆公)이 왔으며,

 

       채장공(蔡庄公)은 회맹에 참석하지 않을 경우

       ()의 보복을 받을까 두려워 참가했.

 

       ()와 거(), 두 나라는 소국이라 당연히 참석했으며

       단지 허희공(許僖公)은 오랫동안 초()나라만을 받들어

       왔으므로, 진(晉)을 따를 수 없어 참석하지 않았다.

 

       진목공(秦穆公)은 비록 진()과 우호를 맺고 있었지만

       (나라가 강성해지면 중원(中原)으로 진출하는데

       큰 장애 요인이 되므로 일부러 참석하지 않았다.

       

       위성공(衛成公)은 양우(襄牛땅에 몸을 피하고 있었고,

       조공공(曹共公)은 오록성(五鹿城)에 잡혀 있었는데

 

       그 후에 진문공이 복국(複國)을 허락하기는 했지만

       그때까지 확실하게 그들의 죄를 용서하지 않아

       역시 회맹(會盟)에 나올 수가 없었다.

 

양우(襄牛땅에 피신해있던 위성공(衛成公)은 어떻게 하든 꼭

천토(踐土) 회맹에 참석하여, 위나라 군위를 계속 유지하고자 했다.

 

       위성공(衛成公)은 진문공이 여러 제후를 불러

       회맹을 주재한다는 소식을 들었으나

       위() 나라에는 초청장인 격문(檄文)이 오지

       않았다는 걸 알고는 몹시 실망하며 답답해하였다.

 

위성공은 양우(襄牛땅까지 자기를 모시고 왔으며평소 성실하게

살아가는 대부 영유(寧兪)에게 마음을 터놓고 의논하게 된다.

 

       회맹에 참석하라는 격문을 우리 위나라에만

       보내지 않은 이유가 무엇이라 생각하오

       진후의 노여움이 아직까지 풀리지 않은 것인가

대부 영유(寧兪)는 불안해하며 갈피를 잡지 못하는 위성공을 보며,

가슴 아파하다가 한 가지 계책을 내놓으면서 말하게 된다.

 

       주군께서 다시 초구성(楚丘城)으로 돌아간다 한들

       ()의 사대부 중에 누가 기쁘게 맞이하겠나이까

       차라리 동생 숙무(叔武)에게 군위를 양위하십시오

 

       또한, 태숙 숙무(叔武)를 대부 원훤(元咺)과 함께

       천토(踐土) 가게 하시어회맹에 참석할 수 있도록

       진후에게 허락해 달라고 애원하게 하십시오.

 

       그렇게 한 후에 주군께서는 죄를 뉘우친다고 하면서

       몸을 피해 다른 곳으로 가시면 어떻겠습니까

 

       다행히 하늘이 우리 위()의 사직을 돌봐주시어,

       태숙 숙무(叔武)가 회맹에 참석해도 좋다고,

       진후에게서 허락이 떨어지게 된다면,

 

       우리 위(나라의 군위(君位)는 일단

       태숙(太叔) 숙무(叔武)에게 돌아갈 것입니다.

 

       태숙(太叔) 숙무(叔武)가 우리 위()의 군주로

       진후에게서 인정받게 된다면이는 곧

       주군에게 인정하는 경우와 같게 되옵니다.

 

       형제의 우애가 깊은 태숙 숙무(叔武)

       군위(君位)를 주공께 양보할 것이 분명합니다.

 

       허허, 만약 숙무(叔武)가 군주(君主자리를

       내놓지 않는다면 그땐 어찌하겠는가

 

       태숙(太叔) 숙무(叔武)께서는 자신이 군주가

       되겠다고 욕심내실 분이 아니오니 믿으십시오

       의심만 하시면 아무 일도 이뤄지지 않나이다.

 

위성공(衛成公)은 영유(寧兪)의 말이 비록 탐탁하지 않았지만어쩔

수없이 심복 부하 손염(孫炎)을 초구성(楚丘城)으로 들여보내

숙무(叔武)에게 나랏일을 모두 맡긴다는 군명(君命)을 전하게 했다.

 

한편 손염(孫炎)에게서 형님인 위성공(衛成公)의 군명을 전해 받은

태숙 숙무(叔武)는 대부 원훤(元晅), 손염(孫炎)과 함께 의논한다.

 

       내가 우리 위() 나라 사직을 지키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섭정하기는 하겠지만

       어찌 감히 군위를 양위 받을 수 있겠는가

 

       천토(踐土) 회맹에서 진후(晉侯)를 배알 하게 되면

       내 반드시 간청을 올릴 것이며형님을

       위후(衛侯)의 자리에 돌아올 수 있도록 하겠소

 

       태숙 숙무(叔武대부 원훤(元晅이옵니다.

       우리 주군께서는 의심하고 시기하는 마음이

       너무 크므로 숙무(叔武) 님의 말을 믿지 않을 것입니다.

 

       그렇소, 의심증이 많은 게 참으로 걱정되오

       숙무(叔武제 아들을 주공에게 보내면

       어떻게 좀 믿지 않겠습니까

 

       우리가 인질을 보내지 않고 그냥 떠난다면

       주군께서는 우리의 마음을 믿지 않을 것입니다.

       대부 원훤(元晅)이 그리 해준다면 얼마니 고맙겠소

 

태숙(太叔) 숙무(叔武)는 대부 원훤(元晅)이 아들 원각(元角)

인질 삼아 대부 손염(孫炎) 함께 위성공(衛成公)에게 보내게

되었다이에 숙무(叔武)는 원훤(元晅)과 함께 회맹이 열리는 

천토(踐土)를 향해 길을 떠나갈 수 있었다.

 

       손염(孫炎)은 초구성(楚丘城)에 잘 다녀왔는가

       주공그렇사옵니다.

       숙무(叔武)께서는 군명(君命)을 잘 받들겠다 하셨나이다.

 

       또한대부 원훤(元晅)은 주공께서 믿고 계시라면서

       자기의 아들 원각(元角)을 보내어 같이 왔나이다

 

숙무(叔武)와 원훤(元晅)이 그렇게까지 하였음에도 의심이 많은

위성공은 양우(襄牛)에 머물고 있으면서도 계속하여 불안해했다

       으음아무래도 불안하구나.

       대부 영유(寧兪)는 어찌 생각하는가

       주공무엇이 그리 불안하시옵니까

 

       이곳에 숨어 있다가는 명()대로 살지 못할 것 같다

       빨리 다른 나라로 망명해야 살 수 있지 않겠는가?

 

       과인이 이곳 양우(襄牛)를 떠나려 하는데

       어느 나라로 가는 것이 좋을 것 같은가

 

       주공무엇이 그리 불안하여 떠나려고만 하십니까

       허 어대부 영유(寧兪)는 어서 대답해보라

       (나라로 가면 어떻겠는가

 

       주공(나라와는 비록 우리와 혼인하여

       국교가 맺어진 나라라고 할 수 있지만

 

       ()는 이제 진()과 원수지간이 되어있으므로

       우리까지 진()나라와 함께 원수가 될 수 있습니다.

 

       또한예전에 국교를 끊는다고 선언까지 하였는데

       어찌 초()에 몸을 의탁할 체면이 서겠나이까

       차라리 진(나라로 가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 나라는 장차 진()을 받들기로 하였으며

       또한주군께서 앞으로 진()과 통하는데

       ()의 힘을 빌릴 수도 있어 좋으리라 봅니다.

       진후(陳侯)도 옛 정리로 보아 주선해줄 것입니다.

 

       꼭 그렇지만은 않을 것이다

       (나라와 국교를 끊는다고 선언한 일은

       ()의 협박이며, 과인의 뜻이 아니었다는 사실을

       초(나라도 먼저 알고 있지 않겠는가

 

       ()과 초()의 일은 아무도 예측 못 한다

       비록 초(나라가 졌다고 하지만 머지않은 날에

       ()가 진()을 이길 수 있을지 어찌 알겠는가

 

       숙무(叔武)는 진()을 받들게 하고, 나는 초(나라에

       몸을 의탁하여, 양쪽을 다 같이 관망하면서

       때를 보아 복위(復位)를 노려보게 된다면

       이것 역시 한 가지 방법이 아니겠는가

 

위성공(衛成公)은 끝내 고집을 꺾지 않고즉시 양우(襄牛땅을

빠져나와 초()를 향했으며, 마침내 신성(申城) 가까이 당도했다.

 

       여보쇼, 여기서 신성(申城)은 어떻게 가야 하오

       어디서 오는 사람들이오

       우리는 먼 위(나라에서 왔소.

 

       (나라에는 무슨 일로 찾아온 것이오

       우리는 초왕(楚王)을 만나고 싶소

 

       누군데 우리 대왕을 왜 만나려는 것이오

       우리는 위(나라 군주를 모시고 오는 길이 오.

 

       저기 수레에 타고 계신 분은 위(나라 군주가 되오

       아니그 배신자 (나라 군주란 말이오

 

       저놈 때문에 우리 초군(楚軍)이 패하지 않았는가

       저 원수 놈을 붙잡아 대왕께 바치도록 하자

 

       주공빨리 피해 달아나야 합니다

       초나라 백성에게 잡히면 살아남기 어렵습니다.

 

위성공(衛成公)과 대부 영유(寧兪), 손염(孫炎), 일행은 초() 국경

안으로 들어가기가 무섭게(나라 백성들로부터 배신자라는

욕설을 잔뜩 얻어먹으면서, 겨우 피해 쫓겨 나올 수 있었다.

 

       역시 영유(寧兪)의 말이 옳았도다

       어서 진(나라로 가도록 하자

 

위성공(衛成公일행은 초(나라에서 쫓겨나할 수 없이 길을

바꾸어 진(나라로 가게 되면서위성공은 대부 영유(寧兪

말로 선견지명(先見之明)을 가진 사람이라며 진심으로 믿게 되었다.

 

 356 천토 회맹의 맹주가 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