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추 열국지( 201∼300회)

제 217 화. 운명을 미리 알 수 있을까.

서 휴 2023. 7. 12. 13:57

       63. 절차탁마 

 

217 . 운명을 미리 알 수 있을까.

 

       소를 잘 기른다는데 어떻게 키우는가

       왕이시여, 어려운 방법이 있는 것이 아니옵니다.

 

       소의 마음도 사람과 같아 넉넉히 먹이며 

       근심 걱정 없도록 쓰다듬으며

       항상 애정으로 보살펴 줍니다

 

       소의 마음이 사람의 마음과 같다는 말인가

       그렇게 생각하셔도 되옵니다.

 

       참으로 훌륭한 말이로다.

       ()도 소처럼 잘 키울 수 있겠는가

 

       ()은 키워보지 않았으나

       ()의 습성과 성질을 알면 가능하리라 봅니다.

 

춘추시대(春秋時代)힘 있는 제후는 패공(霸公)이 되겠다며,

왕실의 허락 없이 전쟁을 벌이는 시대가 되어, 서로 간의 이해

충돌로 크고 작은 전쟁이 자주 일어났다.

 

       당시 전투부대는 크게 3개의 형태로 나누어져 있다.

       하나는 전차(戰車) 부대라 할 수 있는 병거(兵車) 부대며,

       또 하나는 보병(步兵)이라 불리는 갑사(甲士) 부대이며,

       다른 하나는 화포(火砲) 부대인 궁병(弓兵) 부대가 있다.

전쟁이 일어나면 말()이 끄는 병거(兵車)가 항상 앞장서게 되며,

장수들과 기마병들도 각각 말을 타므로 말의 수요가 절대적이었다.

 

       4마리가 끄는 하나의 병거(兵車)1승이라 하며,

       병거(兵車)에는 지휘관 1명과 호위하는 차우(車右) 1,

       또 마부에 해당하는 차부(車夫) 1명 등 3명이 탔다.

 

       병거(兵車)의 뒤에는 7명의 갑사(甲士)와 징발된 보병

       20명과 함께 뒤를 따르면서 전투 임무를 수행하는 것이

       원칙이나, 보통 7080명의 보병이 따르는 경우가 많다.

 

       병거(兵車) 외에 별도로 기마(騎馬) 부대가 편성되며

       장수들과 부장들과 연락병들도 각각 말을 타게 된다.

 

       혼자서 타는 말과 군수물자를 운반하는 말 등과

       교대시킬 예비 말까지 전부 합한다면,

 

       1군에 병거 200승이라면 대략 15백여 마리에서

       2천여 마리가 동원되며, 2군이 출동할 때는

      전투 기간에 따라 3천에서 4천여 마리가 필요하다.

 

이처럼 절대적으로 많은 말이 필요한 시대였으므로, 나라마다

말을 키우는 데 심혈을 기울이며, 힘세고 날쌔며 억센 말들을

얼마나 가지고 있느냐가 전쟁의 승패를 좌우할 경우가 많다.

 

       왕이시여, 말도 소나 사람처럼,

       사람이 먹는 곡식을 좋아합니다.

 

       기장과 귀리라는 곡식이 있습니다!

       기장은 쌀과 보리의 중간 맛이며,

 

       귀리는 보리와 밀을 합한 맛이 나며,

       이 모두 다 거친 산에서도 잘 자라니

       풀이 자라는 동산이라면 더욱 좋습니다.

 

       동해목장 근처에 밭을 많이 만들어,

       알곡은 목장 사람들이 먹고,

       짚은 말에게 먹이면 어떻겠습니까

 

       거참. 좋은 생각이오!

       내 충분히 지원하리다.

       걱정하지 말고 동해목장에서 말을 키워보시오.

 

백리해(百里奚)는 초성왕(楚成王)을 만나고 나오며, 목부로만

보이는 자기 모습에, 아직 알아주는 사람이 없다는 걸 깨달으며,

섭섭하기는 하나, 더 기다리며 열심히 살아가기로 마음먹는다.

 

       목 부장님, 저도 따라가면 안 될까요?

       동해목장(東海牧場)은 먼 곳이다.

       고생한다. 그냥 이곳에 있는 게 편할 거다.

 

       아닙니다. 꼭 따라가고 싶습니다.

       말도 꼭 키워보고 십구요.

 

       너는 삼촌 집에 얹혀사니

       먼 곳인데 삼촌이 허락하겠느냐

 

목동(牧童) 성희(成僖)는 부지런하고 똑똑하며, 삼촌의 허락을

받아내자, 의기양양하게 백리해를 따라간다며 기뻐하였다.

 

       그간 고생이 많았소이다.

       동해목장에서도 열심히 하구려.

 

       여기, 약소하나 보답을 하고자 하오.

       그동안 소 팔아 얻은 이익금의 일부요.

 

       이렇게 많이 주시다니 고맙사옵니다.

       성주님. 그간 보살펴주시어 정말 고마웠습니다.

 

       목 부장, 나에게 더할 말이 있소.

       성주님. 말 세 필만 주십시오.

 

       말 세 필이라니, 말도 소처럼 비싸다.

      아웁니다. 동해목장에 가면 돌려보내겠습니다.

 

      어어. 하하. 그렇지. 동해목장엔 말들이 많도다.

      우리 완성(宛城)에서 좋은 말을 골라 타고 가라.

      앞으로 완성(宛城)에는 좋은 말을 많이 보내주오.

 

성주와 귀족들이 섭섭하다며 많은 여비로 보답하여 주게 되니,

모처럼 여유가 생겨나며 특별한 전송을 받으면서 떠나게 되었다.

 

       어느 곳, 어느 일이나 열심히 살다 보니

       상대가 알아서 좋은 보답을 하여주는 모양이다.

 

백리해(百里奚)는 이제 말()을 키우는 어인(圉人)이 된 것에 만

만족하기로 하고, 성희(成僖)와 함께 동해목장을 찾아가게 되었다.

 

       목 부장님. 동해목장은 어디에 있습니까

       으음. 한수(漢水)와 장강(長江)이 만나는 한구(漢口)

       유역이면서, 완만하게 비탈진 구릉(丘陵)으로

       말을 키우기가 아주 좋은 곳이라 하더라.

 

       () 나라 영성(郢城)은 한수(漢水) 옆에 있다.

       우리가 한수(漢水)를 따라 내려가면

       아주 긴 장강(長江)과 만나게 된다.

       그곳을 한구(漢口) 유역이라 하는 것 같다.

 

       성희야. 말을 잘 타는구나.

       소를 타보아 그렇습니다.

 

       그렇다. 사람은 경험이 중요한 거란다.

       경험으로 얻은 지혜는 평생을 간단다.

       그러므로 올바른 지혜를 간직하여야 한다.

 

       목 부장님. 천리마(千里馬)라는 게 있습니까

       하루에 1,000(400km)를 달린다는

       발 빠른 천리마(千里馬)를 말하는 것이냐?

 

       그렇습니다. 세상에 그렇게 빠른 말이 있을까요.

       그래. 있다고 한다.

  

       피처럼 붉은 땀을 흘린다는 한혈마(汗血馬)가 그렇단다.

       우리도 한번 한혈마(汗血馬)를 키워보면 좋겠구나!

 

한혈마의 원산지는 중앙아시아 투르크메니스탄(Turkmenistan)으로

국보로 지정되어있으며, 공인된 이름은 아칼 테케(Akhal Teke) 이다.

 

중국 서북쪽의 천산산맥(天山山脈)을 넘어가면 중앙아시아 쪽이며,

그곳은 기후가 거칠고 험한 산악지역이라 좋은 말이 필요한 곳이다.

 

       한혈마(汗血馬)는 아주 멀리까지 빨리 달리다 보니,

       하늘에서 내려온 옥황상제(玉皇上帝) 임의 말이라고

       천마(天馬)라며 부르게 되었다.

 

주로 유목민의 카간(可汗)인 군주가 타는 왕의 혈통을 지닌 말이라고

부르며, 중국은 이 말을 차지하려 전쟁까지 벌인 일도 생긴다.

 

       전한(前漢)의 무제(武帝)는 장건(張騫)이 가져온

       한혈마를 타보고는 뛰어난 명마라면서

 

       너무나 감탄하여 서극천마가(西極天馬歌)라는

       노래를 지어 지금도 전해지고 있으며,

       그때부터 한혈마(汗血馬)의 이름이 유명해졌다.

 

       지금의 감숙성(甘肅省) 무위시(武威市)에 있는

       뇌조묘(雷祖廟)의 뢰대한묘(雷台漢墓)에서 나온

       청동으로 된 마답비연상(馬踏飛燕像)

       이 한혈마汗血馬를 본떠 만든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구려 무용총(舞踊塚)에는 씩씩하게 달리는 말의 수렵도(狩獵圖)

있고, 신라의 천마총(天馬塚)에는 하늘로 승천하는 비마(飛馬)

생동감 있게 그려져 있어!

 

       이 모두 세계를 놀라게 하면서, 동이족(東夷族)

       기마민족(騎馬民族) 임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12간지 중 하나이기도 한 말()은 우직하고 성실하기로는 소를

따라갈 수 없지만, 옛날부터 사람과 친근한 동물이 되었다.

 

       말은 사람을 옮겨주는 역마(驛馬)의 역할을 하며,

       전쟁터에서 사람과 함께 싸우는 주요한 역할을 한다.


       말의 고기를 말려  건육마(乾肉馬)라 하며 식용이 되고 

       가죽부터 털과 힘줄까지 쓰임새가 다양하다.

 

       꼬리인 말총은 갓이나 장신구를 만드는 데 쓰였고,

       가죽은 악기 재료로도 많이 쓰이고 있으며,

       마분(馬糞)은 비료, 약재, 연료로도 쓰인다.

 

주무왕(周武王)의 동생인 주공(周公) ()은 상() 나라에서

내려오던 의식과 의례를 정리하여 주례(周禮)를 저술했으며,

팔괘(八卦)의 효()를 해설하여 역경(易經)을 완성했다.

주례(周禮)에는 말을 관리하고 감독하는 관직이 들어있다.

 

       전복(田僕)은 왕이 사냥할 때

       말이나 수레를 관리하는 관직이다.

 

       어부(馭夫)는 각종 수레를 관리하면서

       공마(公馬)를 분류하는 일을 했으며,

 

       취마(趣馬)는 좋은 말을 골라 훈련을 시켰으며,

       무마(巫馬)는 병든 말을 치료하는 관직이다.

       목사(牧師)는 목장을 관리하는 최고 책임자이다.

 

이 밖에도 마구간을 관리하면서, 근래 죽은 말의 영혼을 위로하며,

말의 조상(祖上)에 대한 제사를 관장했던 유인(庾人)도 있었다.

 

       말은 좋은 새끼를 낳을 수 있는 종마(種馬),

       싸움터에 나가는 융마(戎馬),

       수레를 끌거나 짐을 나르는 제마(齊馬),

 

       사람이 일상적으로 타고 다니는 도마(道馬),

       농경용으로 쓰이는 논, 밭갈이용 전마(田馬),

       쓸모가 없는 노마(駑馬), 모두 6종으로 나뉜다.

 

       전쟁터에 나가는 융마(戎馬) 4필을 하나로 묶어

       병거(兵車) 1()이라 했으며,

 

       3()을 조()라 했고, 3개 조()를 계()라 했으며,

       6개의 계()를 주()라 했다.

 

218 . 인덕은 베풂에서 나오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