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추 열국지( 201∼300회)

제 214 화. 평생의 인연을 만나는가.

서 휴 2023. 7. 12. 04:04

      62. 인생의 전환점

 

214 . 평생의 인연을 만나는가.

 

백리해(百里奚) 건숙(蹇叔) 서로 간에 뜻을 거스르지 않으면서

서로 깊이 믿는 막역지우(莫逆之友) 가까워진다.

      아우동네의 소를 한번 키워보지 않겠소?
       키워주면 조금이나마 보답을 받을 것이오

      형님그렇습니까?
       마리든 모아주면 열심히 키워보겠습니다
      그래요소를 키우면 많은 명상을   있지요.

그때에는 소와 말이 귀한 재산이었으며소는 밭을 갈고무거운
수레를 끌며또한 말은 움직이는 교통수단이라 비싸고 귀했다.

      건숙(蹇叔) 살림도 넉넉지 않았으니, 동네에 

      잘사는 집들의 소를 모으면백리해(百里奚)
      소의 성질을  파악하여 열심히 키워준다.

키우는 소마다 살이 찌고 윤기가 난다고 소문이 나니서로 맡겨
소의 숫자가 불어나게 되었고 보답으로 곡식을 받아와 살림에
보태게 되니조금 여유가 생겨나면서이제 겨우 자기 앞가림을 
하게 되면서둘은 세상 이야기를 나누며 앞일을 의논하게 되었다.

      형님공손무지(公孫無知) 제양공(齊襄公) 죽이고
      새로이 군주가 되어, 인재를 찾는다면서
      고을마다 방을 커다랗게 붙였다고 합니다.

      임치(臨淄) 가서 공손무지(公孫無知) 만나보겠습니다.
      동생은 임치(臨淄) 가서는 아니 되오

      죽은 제양공(齊襄公) 아들들이 타국에 머물러 있는데,
      공손무지(公孫無知) 주군을 죽이고 군위를 빼앗았다니
      어찌 앞날이 평탄할 리가 있겠소.

      반드시 공손무지(公孫無知) 위태로울 것이니
       밑에서 벼슬살이를 하여서는 아니 되오

백리해는 건숙의 충고를 받아들여임치(臨淄) 가려다 그만두자

공손무지(公孫無知)는 얼마 뒤에, 연칭(連称) 관지보(管至父)

대부 옹름(雍廩)에게 살해당하였으므로백리해(百里奚) 결국
건숙(蹇叔) 만류로 위험에서 피해   있었다.

      형님소문을 들었습니까?
      (왕실의 왕자 () 소를 매우 좋아하여
      소를  기르는 사람에게 후한 상을 내린답니다

      형님낙양(洛陽)으로 올라가 의탁해볼까 합니다.
      대장부는 경솔히 타인에게 몸을 맡기면  되오.

      경솔히 벼슬하다가  주공을 버리면 불충한 자가 

      되며또한못난 주공과 끝까지 고생한다면

      지혜롭지 못한 사람이라  것이오.
      아우는 가지 않는 것이 좋겠소!

      형님형님에게 신세를  수만은 없는 노릇입니다.
      가서 한번 만나 살펴보기라도 하겠습니다.

      그렇다면아우는 가더라도 조심하고  조심하오.
      나도  안을 정리한 후에 뒤따라가겠소!

백리해(百里奚) 왕자 () 소뿐만 아니라시국 이야기도 하 

서로의 마음이 통하여이제 높은 벼슬을 주기로 다짐을 받았다.

      동생내가 왕자 () 만나본 바로는그가 꿈은 크나 

      허황된 생각이 많고, 주변에  만한 인재가 너무 없어 

      오래가지 못할 것이오.
      미련을 가지지 말고 집으로 돌아갑시다!

건숙(蹇叔) 말과 같이 얼마 지나지 않아왕자 () 주혜왕을
쫓아내고(나라의 왕이 되었으나주혜왕(周惠王) (

나라의  도움을 받아 왕자 () 죽이며다시 환궁하게 되었다.

 번씩이나 위험에서 벗어난 백리해(百里奚) 건숙(蹇叔) 

명석한 혜안에 감탄하며 더욱 존중하게 되었다.

      사필귀정(事必歸正)이라는 사자성어가 있다.
       (). 반드시 (). 돌아갈 (). 바를 ()

      세상의 모든 일은 결국 옳은 이치로 돌아간다는 뜻으로
      올바르지 못한 짓은 일시적으로 통할  있으나
      결국오래가지 못하고 마침내 올바른 곳으로
      돌아가게 되어있다는 말이다

백리해는 (나라에서 이제 더는  자리가 없다는 판단이 들며

딱히  곳도 없어차라리 고향인 (나라 미루나무 골에  돌아가 

가족과 함께 고생하는 그것이 났겠다는 생각이 들었으므로
어느  건숙(蹇叔) 이야기를 나누다가 푸념 섞인 말을 하게 된다.

      형님세월은 참으로 빠른가 봅니다.
      고향을 떠나온 지도 어언 15년이나 훌쩍 넘어
      이제 나이가 50이나 되어갑니다.

      그동안 가족의 안부도 알지 못하는바

      차라리  고을의 작은 벼슬이라도 하며

      가족과 함께 산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고향인 (나라로 돌아갈 생각이 있소?
      (나라는 작은 나라요 ! 

      더구나 우공(虞公이란 사람은 변변치 못하여 
       뜻을 펼칠 수가 없을 곳이오!

      아우기다린 김에   기다려봅시다!
      이곳에서   알아보는  어떻겠소?

      희망이 보이지 않으니 어찌하면 좋을지 생각이  나오
      동생이 굳이 떠나겠다면 나도  (땅을 떠날까 하오.

       아우(나라에 아는 사람이 있긴 하오.
       동생의 어려운 처지를 아는 바이니
       (나라에 같이 가서  벗에게 부탁하여 봅시다

건숙은 가지 못하게 하였으나백리해의 어려운 형편을 아는지라

백리해와 같이 (나라까지 가주며막역한 벗인 우(나라 

재상(宰相궁지기(宮之奇)에게 백리해를 추천하게 된다.

() 재상 궁지기(宮之奇) 건숙의 말을 믿고백리해를
우공(虞公)에게 추천하여 중대부(重大夫벼슬을 받게 하였다.

      아우는 재상(宰相궁지기(宮之奇) 현명하니
      그의 말에  따라야  것이오.

      이제 아우는  있으시오! 
      나는 (나라 명록촌(鳴鹿村) 들어가 있을 터인바
      훗날 그곳에서 만나면 좋겠소이다

      형님그동안 보살펴주시어 고맙습니다.
      훗날 명록촌(鳴鹿村)으로 찾아가 뵙도록 하겠습니다.

건숙은 명록촌(鳴鹿村)으로 떠나가고백리해는 갖은 고생하다가 

천신만고(千辛萬苦끝에 고향  ()나라에서 그렇게 고대하던

벼슬을 받으며 중대부(重大夫) 되어 우공(虞公) 신하가 되었다.

      나라는 작지만 내가 태어나 
      자라난  고향이 아닌가!

      이제 욕심도 꿈도 버리고
      복잡한 세상사  잊어버리고

      착한 나의 두씨(杜氏부인과 
      어린 아들 백리시(百里視) 찾아
      알뜰살뜰히 편안하게 살아가기만 하리라!

백리해는 바쁜 일정이 지나자시종 무사(武士) 요세(繇勢등을 

거느리게 되어두씨(杜氏부인과 어렸던 아들  백리시(百里視) 

보고  싶어서둘러 옛집이 있는 미루나무 골을 찾아 나서게 된다.

      여보(女寶). 십오여  만에 찾아가는 것이오.     
      이제 높은 벼슬을 하였소이다!

 

      여보(女寶). 얼마나 기다리었소?
      이제는 우리 가족 모여  수가 있소이다!

백리해의 마음은 어떠하였을까보고 싶은 마음도 간절할 것이며

두씨(杜氏부인과의 약속을 지켜냈다며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도 

많았을 것으로그는 많은 감회에 파뭏이면서 가고 있었다.

      살림 능력이 없는 남편으로 인해, 모진 고생을 하면서도
      아무리 어렵더라도집을 나가 출세해 돌아오라며

      남편을 믿어주던 두씨(杜氏부인이 아니던가?

쌀이 없어 기장 쌀과 노란 조를 조금 얻어왔으며 또한,  마리 

씨암탉을 잡아 백숙(白熟) 만들며더구나 땔감이 없어 

부엌 문짝을 뜯어 태우면서 밥상에 올리었었다

또한,  숟갈이라도  떠먹여 힘을 실어주며 떠나보내려 애쓰던 

애틋한 두씨(杜氏부인의  모습이 이슬비처럼 지나가고 있었다.

       모습 그대로일까? 건강하기나 할까?
      어렸던 아들 백리시(百里視) 얼마나 자랐을까?
      보고 싶은 마음은  눈시울을 자꾸 적시게 하는가?

귀하신 몸이 시종을 거느리고 말을 타고 동네 어귀에 들어서자, 먼저
동네 꼬마들이 뒤따르며부녀자와 노인들이 신기한  바라본다.

 

        큰 미루나무(美柳)가 서 있는 미루나무(美柳)

        이 근처가 옛집이 있던 곳일 터인데

        옛집은 어디로 가고 잡초만 우거져 있는가?

 

        옛날의 집은 부엌도, 방문도, 창호도, 기둥도,

        지붕을 받치던 서까래도 없어지고

        잡초 속에 집의 기초만이 찔끔 솟아있구나!

 

너무나 황당이 바라보며 서 있기만 하는 백리해(百里奚)의 모습에

한 노인 부부가 가까이 다가와 아는 체를 하며 말을 걸었다.

 

        이 사람 백리시(百里視) 아비가 아닌가?

        아니. 아저씨 아닙니까?

        아니. 아주머니 안녕하셨습니까?

 

        그렇다네. 왜 이제야 왔는가?

        너무 먼 길로 다녀오느라 늦었습니다.

 

        안다. 아네. 고생이 많았겠지!

        집사람과 아이는 어디로 갔습니까?

 

        무심한 사람. 십 오육 년이 짧은 세월인가.

        오래되었지. 우여곡절(迂餘曲折)이 많았다네.

 

        길쌈을 하기도하고 동네 궂은일은 도맡아 하며

        자네를 얼마나 기다렸는지 모른다네.

 

        전쟁은 자꾸 벌어지며, 극심한 흉년이

        오 년이나 계속되니 어떻게 견디어 내겠나.

 

        자네가 죽었는지 살았는지 알아봐야겠다며

        자네를 찾아 떠나갔네.

 

        어디로 갔습니까?

        모른다네. 하도 오래된 일이 아닌가?

 

노부부는 살던 옛집이 틀림없다면서, 옛일을 더듬어 이야기하여

주며, 백리해(百里奚)와 요세(繇勢)를 비롯한 시종에게 음식을

대접하여 주며 따뜻이 맞이해 주었다.

 

 215 . 과감해야 운명을 바꾸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