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추 열국지( 101∼200회)

제 136 화. 군주의 자세는 어떠한가.

서 휴 2023. 5. 31. 16:00

       39. 패도의 길

 

 136 군주의 자세는 어떠한가.

 

제환공(齊桓公)은 조당에서 신료들과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하다가, 이제는 관중(管仲)과 패도(覇道)에 관한 이야기를 시작한다.

 

       중보(仲父) 에게 묻겠소?

       (), (), ()이 천하의 영웅이라

       스스로 자처하면서도 천하의 패권을

       잡지 못하는 이유가 무엇이오?

 

       중보(仲父)는 어서 말해보시오?

       주공그들이 아직 천하의 패권을 잡지 못하는

       이유는 단지 한 가지라 말할 수 있사옵니다.

 

       그 한 가지가 무엇이오?

       (왕실을 높이고 받들 줄 모르기 때문입니다.

 

       그것이 어찌 이유가 될 수 있겠소?

       주공시대는 그때마다 주인이 있기 마련이옵니다.

       그 주인이 있기에 그 시대의 질서가 유지되나이다.

 

       비록 주(왕실이 쇠약해졌다고는 하나

       아직 천하의 주인인 것만은 틀림없사옵니다.

 

       왕실이 서주(西周)에서 동주(東周)인 낙양(洛陽)으로

       천도한 이래로제후들은 왕실에 조례하지 않으며

       공물도 제대로 바치지 않는 실정이옵니다.

 

       더욱이 정장공(鄭莊公)은 활을 쏘아

       주환왕(周桓王)의 어깨에 상처를 입혔으며

 

       ()의 웅통(熊通)은 스스로 초무왕(楚武王)이라

       칭하면서 중원(中原)을 노리고 있습니다.

 

       또한중원(中原)의 다섯 나라는 신하 된 자로서

       주왕(周王)의 명을 거역하고 있으며

 

       ()과 정(나라는 자기들의 군주를 밥 먹듯이

       죽이고 있음에도왕실에선 토벌조차 못 하고 있나이다.

 

       다행히 송(나라는 난신(亂臣)을 처단했지만

       지금까지도  왕실로부터 송()의 군후(君侯)

       인정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러할 때 주장왕(周莊王)이 붕어하시고

       새로이 주희왕(周僖王)이 즉위하였습니다.

 

       이러한 상황이므로 주공께서는 주(왕실에

       사자를 보내시어 주상께 조례하시고,

 

       주상의 뜻으로 모든 제후를 불러 모으시어

       안으로는 주(왕실의 명예를 높이시며

       밖으로는 사방의 오랑캐를 누르시옵소서.

 

       모든 제후국 중에서 약한 자를 먼저 도우시며

       무법하고 횡포한 자를 누르시고

 

       복종하지 않거나 혼란을 일으키는 자는

       모든 제후를 거느리고 토벌하십시오.

 

       그리하면 천하 제후들이 우리 제(나라가

       사심이 없다는 걸 알게 될 것이며

       반드시 주공을 따르게 될 것이옵니다.

 

       이것만이 많은 병거(兵車)를 움직이지 않고도

       천하의 패권을 잡는 방안이며

 

       이렇게 하는 것만이 천하의 어지러움을 종식하고

       패도(覇道)의 길을 갈 수 있게 되옵니다.

 

       주공, 5년 동안 나라가 번영하기 시작했으므로

       이제부터 주공께서 하실 일이 많아졌습니다.

 

       허 어중보(仲父)의 이야기를 듣고 나니

       이제야 가슴이 뻥 뚫리는 듯 시원해지고

       내가 나아갈 길을 뚜렷이 알게 되었소이다.

 

천하의 패공(霸功)이 되고 싶어 하던 제환공은 왕실에 미리 많은

공물을 보내고 나서 주희왕(周僖王)을 알현을 청하게 되었다.

 

       주상의 즉위를 경축하나이다

       백구(伯舅 )는 어서 오시 오반갑고 고맙소.

 

       주상앞으로 왕실을 충실히 받들겠나이다.

       이번에 왕명을 받들어 모든 제후를 소집하여

       왕실의 위엄을 세우고자 하나이다.

 

       또한정당하게 군주가 된 공자 어설(御說)

       송후(宋侯)로 인정하여 주시옵소서

 

       백구(伯舅)가 송()나라를 보살펴주니 고맙소.

       짐도 송(나라 사정을 이미 알고 있었소

 

       왕께서는 우리 제(나라가 제후들을 모아

       회합할 수 있도록 명하여 주시옵소서.

 

       백구(伯舅)가 정월부터 고마운 소식을 가져와 반갑소.

       백구(伯舅)가 천하를 좌우하겠다니 얼마나 좋소

 

       백구(伯舅)는 하루속히 제후들을 모아

       천하를 태평하게 만드는 데 힘쓰시오

 

주희왕(周僖王)은 제일 강한 제후국인 제() 나라에서 먼저 찾아와

왕명을 청하자기뻐하며 제환공(齊桓公)의 건의를 흔쾌히 승낙한다.

 

제환공은 주희왕이 이토록 기뻐할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일로

오히려 자신이 더 황공(惶恐)해 하면서 왕명으로 모든 제후들에게

사자를 보내 회맹(會盟)을 통보하게 되었다.

 

       각 제후에게 왕명을 전하는 바이오

       3월 초하룻날 북행(北杏땅에서 회맹(會盟코자 하니

      모든 제후는 빠짐없이 모이도록 하여 주시오.

 

북행(北杏)은 제(나라 땅으로 지금의 산동성 동아현 근방이다.

제환공은 회맹 행사에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제군齊軍을 미리

북행(北杏)에 보내어높이 3()이 넘는 3층 높이로 제단을

쌓고왼편으론 종()을 걸고 오른편에는 북()을 두었다.

 

제단 맨 꼭대기 중앙에 주희왕(周僖王)에 대한 빈자리를 만들어

공경(恭敬)을 표하였으며제단 주변에는 제후들의 관사를 지었다.

 

       처음으로 주재(主宰하는 첫 회맹이 아니겠소?

       많은 기대가 되어 너무 기쁘오.

 

       많은 제후가 참석하여야 그만큼 제(나라의

       권위와 영향력이 커지는 것이 아니겠소?

 

       이번에 우리 병거(兵車)를 얼마나 거느리고 가야!

       우리 (나라의 권위가 세워지겠소?

 

       주공권위는 군사력으로 생기는 것이 아니옵니다.

       이번 회합은 주공께서 주왕(周王)에게 명을 청하여

       제후들 앞에 나서는 모습을 처음으로 보여주는 것이옵니다.

 

       어찌하여 병거(兵車)를 거느리려 합니까?

       청컨대 예복을 차려입고 회합에 참석하십시오.

 

       아하그렇소이다내가 너무 경솔하였구려.

       중보(仲父)의 말에 따르겠소이다.

 

제환공(齊桓公)은 중보(仲父)의 깊은 말뜻을 퍼뜩 깨닫고서는

얼굴을 붉혀가며 자신의 경솔함을 사과하면서도 기뻐하였다.

 

       어느덧 약속한 날이 가까워졌소.

       제일 먼저 송환공(宋桓公)이 도착하셨구려.

 

       제공(齊公)께서 불러주시어 고맙습니다.

       좋은 모임을 베풀어주시는 데 일찍 와야지요.

 

       진선공(陳宣公). 일찍 와주시어 반갑고 고맙소이다.

       주후(邾侯). 주자극(邾子克)께서 오셨군요고맙소이다.

 

       채애공(蔡哀公)도 먼 길을 마다하지 않고 오시어

       너무나 반갑소이다.

 

송환공(宋桓公)은 자기의 군위를 인정하여 주는 자리이기에 맨 먼저

달려왔으며채애공(蔡哀公)은 초무왕(楚武王)에게 잡혀가 죽을 뻔

하였기에(나라의 침공(侵攻)에 대비하기 위해 달려왔다.

 

진선공(陳宣公)은 동맹국이라 제환공을 보고 싶어 찾아왔으며

주후(邾侯)는 작은 나라이기에 장차 도움을 받으려 참석하였다.

 

       여러분제단 주변을 살펴보아도

       (나라 병거(兵車)가 한 대도 보이지 않소이다.

 

       제환공(齊桓公)은 참으로 순수한 마음으로

       이번 모임을 주선하는 것 같소이다.

 

       만약을 대비하여 병거를 몰고 온 우리가 부끄럽소이다.

       우리의 호위 병거(兵車) 20리 밖으로 몰립시다.

 

북행(北杏땅에 모인네 나라 군주는 제단 주변으로 제()

병거(兵車)가 한 대도 없다는 걸 알아보고는 제환공(齊桓公)

의연한 태도에 감탄하며 서로 믿고 따르는 마음을 갖게 된다.

 

제환공은 왕명으로 제후들을 소집하면많이 모일 줄 알았으나

하루 전인 2월 마지막 날이 되도록(), (), (), ()

네 나라 외에는 더 오는 나라가 없어 마음 졸이게 되었다.

 

       내가 처음으로 주재하는 회맹(會盟)이 아니겠소?

       많은 제후가 참석하여야 우리 제(나라

       권위가 서는 것이 아니겠소?

 

       아니이게 어떻게 된 일이오?

       고작 네 나라만이 참석하다니요?

 

       권위가 서야 패도(覇道)를 이루는데

       어려움이 없을 것이 아니겠소?

 

       허 어이래서는 패업(覇業)은커녕

       회맹(會盟마저 웃음거리가 되지 않겠소?

 

       더는 올 군후(君侯)가 없는 것 같구려

       우리가 너무 쉽게 생각한 것이 아니겠소?

 

제환공(齊桓公)은 회맹 일이 되었는데도겨우 네 나라의 제후만이

모이고더는 오겠다는 제후가 없게 되자몹시 불안해하였다.

 

       중보(仲父), 차라리 회맹 일을 연기하여

       다시 날짜를 잡아 회합하는 것이 낫지 않겠소?

 

       주공아니 되옵니다.

       회맹 날짜를 다음으로 연기하게 되면

       이는 믿음을 잃는 일이 되옵니다.

 

       주공처음으로 제후들의 모임을 하게 되었는데

       너무 쉽게 신용을 잃게 된다앞으로 어떻게

       패권(覇權)을 잡을 수 있겠나이까?

 

       주공, 옛말에 셋이 모이면 한 무리라 하였사옵니다.

       네 나라만 해도 적은 숫자가 아닙니다.

 

 137 패공이 되고자 일어서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