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정) 열국지( 001∼94회 )

제 4 화. 정치는 누구를 위한 수단일까.

서 휴 2023. 3. 9. 10:16

2. 주문왕과 강태공

 

4 . 정치는 누구를 위한 수단일까.

 

강상(姜尙)은 위수(渭水)의 반계(磻溪)에 눌러앉아 낚싯대의 찌를

응시하기도 하며 또한, 먼 하늘을 보라보며 많은 명상을 하게 된다.

 

       어지러운 천하를 안정시키고, 드넓은 천하를

       새롭게 변화시키는 방법은 무엇이며

       통치 철학의 근본은 무엇인가

 

       정치란, 누구를 위하는 수단일까

       백성에게 희망이 따르는 정치를 펼친다면

       백성들이 절로 모여든다는 것이 맞는 말인가

 

강상(姜尙)은 평소에 품고 있던, 백성을 앞세우는 정치사상과

정치이념을 반계(磻溪)에서 이루어 내려고 눌러 앉은 것이다.

 

       천하는 통치자나,

       통치 집단의 천하가 아니라,

       오직 백성들의 천하여야 한다

 

       정치가 되었건, 경제가 되었건, 실질적 혜택을

       누려야 할 대상은 위정자도, 관리자도, 지배층도

       아닌, 오직 천하의 백성들이어야 한다

 

       천하의 이익을 백성과 함께 나누는 자는

       천하를 얻을 것이며,

       혼자 차지하려는 자는 천하를 잃을 것이다

 

       천하의 이익을 백성들과 함께 누려야

       천하를 얻을 수 있으며 올바른 통치가 될 것이다.

 

       통치자나 위정자는 백성의 어려움을 같이하며,

       백성과 함께 해결할 의지를 다지면서

       올바른 방향으로 정치를 실행해야 할 것이다.

 

       백성을 힘들게 하는 위정자는

       누가 되었건 간에 벌을 받아야 한다.

 

       가장 못난 위정자는 백성과 다투는 자이며

       통치자나 위정자는 백성과 싸워서도 안 되며

       백성들을 서로 싸우게 만들어서도 안 된다.

 

       그렇다. 서로 피 흘리며 죽이는 힘든 전쟁보다,

       이간책(離間策) 이나, 유인책(誘引策)으로,

       직접 싸우지 않고 이기는 방법도 있을 것이다.

 

       난세(亂世)에는 정치든 군사의 일이든,

       누가 주도권을 쥐고 흔드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리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정치나 전쟁은 공격하거나,

       물러서는 때를 잘 선택해야 하므로

       그때를 잘 살펴야 승리할 수 있을 것이다

 

       모든 일에는 이뤄질 때가 있으므로

       항상 될 때를 준비하며 살아야 한다.

 

       기다림의 세월은 미래를 바라보는 자기의

       사상과 이념을 정리하는 시간이 될 것이며,

       하나씩 차곡차곡 쌓아가는 기간이기도 할 것이다.

 

위의 내용은 강태공(姜太公)이 지은 병법서이며 치국서(治國書)

육도(六韜)에서 나오는 구절이며, 이 모두 오랫동안 위수(渭水)

반계(磻溪)에 눌러앉아, 낚싯대에 명상을 걸고 먼 하늘 바라보며,

구상되어 나온 사상과 이념일 것이다.

 

       기다린다고 해서 누구에게나

       좋은 기회가 찾아오는 건 아니겠지만

 

       기다림은 제일 나은 방법일 수 있고

       많은 명상을 차곡차곡 쌓아가는 준비 기간이며

 

       명상을 다듬어가며 사상과 이념을 만들어내는

       기간이 되기도 하는 것이리라

 

       힘들고 힘들 때를 넘기면서 좋은 기회를 만나도

       그 기회를 잘 잡을 줄 알아야 하며

 

       또한, 뜻을 함께할 사람을 만나지 못한다면

       기회를 잡은들 어찌 나의 뜻을 펼칠 수 있겠는가

 

       이 큰 뜻을 이루기 위해서는

       누가 마땅한 사람인가를 알아야 한다.

 

       천하의 주도권을 누가 쥐게 될 것인가

       천하의 주도권을 잡을 사람을 만나야 한다.

 

       만약에 그 사람이 비록 부족한 사람이라 하더라도,

       근본적인 자질과 기본 환경이 갖춰져 있는 자라면

 

       내가 앞장서서 모든 걸 갖추어 주면서

       나와 뜻을 함께 도모하게 만든다면,

       결국은 나의 뜻을 성취하는 것이 되리라

 

       그래, 좋은 사람을 많이 사귀어 보자.

       지나다 잠시 머무는 사람들과도,

       그저 옆에 앉아 낚시하는 사람들과도,

 

       또는, 그냥 지나가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내 마음속의 나의 사상을 이야기하여 주며

       나의 이념을 전파해 나가야 하리라

 

많은 세월이 흐르는 동안그 렇게 앉아 , 잠시 곁에 있는 사람들이나

지나가는 속깊은 사람에게 좋은 이야기를 나눠주게 되며, 이에

강상(姜尙)을 이해하며 동조하는 사람들이 점차 많아지면서,

그의 사상이 전파되기 시작한다.

 

       강상(姜尙)이 지은 병법서(兵法書)인 육도(六韜)

       다른 병서(兵書)와 달리 치세(治世)의 큰 뜻에서부터

       인간학과 사회의 조직학을 이야기하며

       정전(政戰)과 인륜(人倫)의 도리를 논한 것이 특색이다.

 

       강상은 중국 역사상 처음으로 여러 병법서(兵法書)

       기초를 세운 사람으로 병가종사(兵家宗師)라 불리며

       칭송받을 뿐만 아니라, 유일하게 모든 분야에 걸쳐

       백가(百家)의 종사(宗師)로 모셔지는 인물이기도 하다.

 

()나라 왕조의 역사는 희씨(姬氏)인 주족(周族)에서 시작되며,

그 당시 제일 우두머리는 고공단보(古公亶父) 이었다.

 

       주족(周族)은 농사를 관장하는 농경신(農耕神)

       후직(后稷)을 시조로 하며, 농업을 중시하고 살았으나

 

       고공단보 때에 이르러 주변의 부족인 여러 융족(戎族)

       적족(赤族)의 약탈을 연이어 심하게 당하게 되었다,

 

이에 견디지 못한 고공단보(古公亶父)는 자기 주족(周族)을 이끌고,

지금의 산서성(山西省)에 있는 빈현(賓縣)을 떠나, 칠수(漆水)

저수(沮水)를 건너가게 되며,

 

       양산(梁山)을 넘어 깊숙한 기산(岐山)에 들어가

       그곳의 족장의 딸인 강원(姜嫄)과 혼인하여

       아들 셋을 낳게 되며, 첫째는 태백(太伯),

       둘째를 우중(虞仲), 막내는 계력(季歷)이라 하였다.

 

태백(太伯)과 우중(虞仲)은 족장의 자리를 똑똑한 막냇동생인

계력(季歷)에게 물려주기 위해, 형만(荊蠻)으로 도망쳐

그곳에서 살다가, ()나라를 세운 자손들의 시조가 되며,

계력(季歷)은 태임(太任)과 혼인하여 아들 창()을 낳았다.

 

       고공단보(古公亶父)는 기산(岐山)에 살게 되면서

       더욱 너그럽게 인덕(仁德)을 베풀자, 주변의 많은

       사람이 따르게 되며, 이웃 부족들과도 돈독하게

       지냄으로써, 점차 세력을 확대하여 나아가게 된다.

 

()나라는 봉건 체제였으므로 임금을 왕이라 부르며, 나머지는

지역별로 봉지(封地)를 하사받은 제후들의 나라였다.

 

       제후들도 나름대로 봉지(封地)를 다스리는 바이므로

       그 지역의 군주(君主) 또는 왕이라 부르기도 하였다.

 

그런 와중에 고공단보(古公亶父)의 아들 계력(季歷)이 상()나라

왕실과 싸우다가 살해되고, 계력(季歷)의 아들 창()이 군주

자리에 올라 주문왕(周文王)이 되었다.

 

       상() 나라의 마지막 왕인 31대 주왕(紂王) ,

       세 제후(諸侯)인 주문왕(周文王), 구후(九侯), 악후(鄂侯)

       백성들로부터 삼공(三公)이라 불리며 존경받게 되었다.

 

주왕(紂王)이 악덕하니, 조정에는 간신(奸臣)들만 있기 마련이다.

간신(奸臣)들 뒤에는 반드시 못난 군주가 있다는 말일 것이다.

 

주왕(紂王)은 간신 비중(費仲)을 등용하여 국정을 맡겼으며, 또한

숭후호(崇侯虎)를 곁에 두었으며, 오래(惡來)를 등용하여 악한

일을 맡아보게 하는 등으로 주변은 온통 간신배들뿐이었다.

 

       왕이시여. 숭후호(崇侯虎) 이옵니다.

       주문왕(周文王)과 구후(九侯)와 악후(鄂侯)

       백성들이 삼공(三公)이라 부르며

       존경하고 있사오니, 조심하시옵소서.

 

       조심하라니 무슨 일이 있는가?

       이 삼공(三公)이라는 자들이 반역을 꾀하고

       있다는 소문이 널리 퍼지고 있사옵니다.

 

       반역이라니, 어찌하면 좋겠는가

       먼저 구후(九侯)를 붙잡아놔야 하옵니다.

 

       구후(九侯)에게는 아름다운 딸이 있사오니

       궁으로 불러들이시옵소서.

 

구후(九侯)는 할 수 없이 어여쁜 자기 딸을 주왕에게 바치게 된다.

그러나 강직하고 어여쁜 구후(九侯)의 딸이 문제를 일으킨다.

 

       잠자리를 갖지 못하겠다니 무슨 말이냐?

       소녀. 문란한 성생활은 싫어하옵니다.

 

       문란하다니. 남녀 간의 잠자리는 반듯하게 몸을

       포갤 수 있고, 거꾸로 포갤 수도 있지 않겠느냐

 

       소녀. 그렇게는 할 수 없사옵니다.

       무엇이 그렇게 할 수 없다고.

       그렇다면 어떻게 하자는 것이냐?

 

       정상적인 부부 관계를 원하옵니다.

       그래, 성생활에 정상행위가 어떤 자세이냐?

       에끼, 아주 고얀 년이로다.

 

주왕(紂王)은 몹시 화가 나 구후(九侯)의 딸을 칼로 쳐 죽이고,

구후(九侯)까지 죽여, 인육으로 젓갈()을 담갔다.

 

악후(鄂侯)가 구후(九侯)의 억울함을 호소하자, 악후(鄂侯)마저

붙잡아 죽이며, 그 시신으로 포()를 떠서 말리도록 명했다.

 

       이야기 들었소이까?

       주왕이 인육 젓갈()과 인육 포()

       모든 신하에게 나누어주며,

       반역자의 모습을 보라고 하였다지요?

 

       정말, 몸조심하며 살아야겠소이다

       큰일이오. 정말 큰 일 나겠소이다

 

5 . 고공단보는 누구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