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안) 열국지 101∼200 회

제 156 화. 씨는 뿌린 대로 자라는가.

서 휴 2022. 8. 9. 20:55

      51. 당진이 세워진다.

 

156 . 씨는 뿌린 대로 자라는가.

 

주무왕周武王이 옛날 상나라를 무너트리고 주나라를 세운지

2년이 지날 무렵인 기원전 1043년 이었을 때, 나라가 안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젊은 나이에 갑자기 죽게 되었다.

이에 어린 아들 송誦이 왕위를 물려받아 주성왕周成王 이 되었다.

 

       어린 주성왕周成王은 오동잎으로 둥그렇게 규를 만들어

       아우인 숙우叔虞의 머리에 씌워주는 놀이를 하였었다.

 

는 주나라 왕이 봉토를 주며, 제후로 봉할 때 내리던

신표信標 로써, 위는 뾰족하고 아래는 네모졌다.

 

       동생, 숙우叔虞 .

       이 규珪를 너에게 관으로 씌워주노라.

       이는 너를 당나라 제후에 봉하는 것이니라.

 

       하하. 형님 고맙습니다.

       오동잎 규가 큼지막하니 마음에 듭니다.

 

       왕이시여. 주상께 말씀 올리나이다.

       숙우叔虞를 당땅에 제후로 봉하십시오.

 

       사관史官은 무슨 말을 하는 것인가.

       형제간에 재밌는 놀이를 하고 있을 뿐이로다.

 

       주상, 왕은 공직을 가지고 장난쳐서는 아니 됩니다.

       왕께서 말씀하신 바는 사관史官이 곧 그것을

       기록하고 예로써 그것을 완성하기에

 

       숙우叔虞를 당땅에 제후로 봉하지 않으면

       왕께서 거짓말을 한 것으로 기록이 남게 되나이다.

 

이리하여 주성왕周成王은 동생 숙우叔虞를 제후에 봉하게 되었으며

나라가 탄생하게 되었다.

 

       당나라는 황하黃河의 북쪽에 사방 1천여 리나 되며

       넓었으나, 산악지대山岳地帶의 나라였다.

 

나라는 9대가 전해져 당목후唐穆侯에 이르렀으며, 당목후의

맏아들은 구였고, 둘째는 성사成師 였다. 당목후唐穆侯가 죽자

가 이어받았으나, 이내 죽자 어린 아들이 소후昭侯가 되었다.

 

       주공. 어린 나이에 정사를 보시느라 고생이 많지요.

       어마마마. 숙부叔父 이신 성사成師가 무섭나이다.

 

       그렇게 무섭습니까.

       잡아먹을 듯이 눈을 부릅뜨고 무섭게 째려봐요

       큰일이네요. 어떻게 하면 좋겠어요.

 

       어마마마. 땅을 쪼개주고 멀리 내보내면 어떻겠어요.

       주공, 할 수 없이 그렇게라도 하셔야 겠지요.

 

       어서, 숙부叔父. 성사成師를 부르라.

       주공. 부르셨사옵니까.

 

       숙부叔父는 곡옥曲沃 땅을 맡아 다스리시오.

       주공, 고맙습니다.

       지금 곧 곡옥曲沃으로 나아가겠습니다.

 

성사成師는 곡옥曲沃 땅으로 나아가 곡옥성曲沃城을 열심히 쌓으며

호시탐탐 당나라의 군주 자리마저 노리는 것이다.

 

       소후昭侯는 북쪽의 적족狄族이 한사코 쳐들어오자,

       당나라의 도읍都邑을 익땅으로 옮기었다.

 

땅으로 옮기며 국호인 당나라를 진으로 바꾸었으니,

그의 시호도 진후晉侯로 바뀌게 되면서, 과 곡옥曲沃으로

두 개의 이 되었다. 땅은 지금의 산서성 익성현 일대였다.

나라가 되었으므로 진나라를 당진 이라 부르게 된다.

 

       곡옥曲沃 . 거사 준비가 되었습니다.

       반보潘父가 고생을 많이 하는 도다.

 

       곡옥曲沃 . 소후昭侯를 시해하였습니다.

       고생하였다. 8년 만에 내가 진후晉侯 가 되는구나.

 

반보潘父는 자객을 보내어 어렵게 소후昭侯 죽였다. 그러나

땅의 사람들은 몹시 분개하여, 반보潘父를 죽여버리고

소후昭侯의 동생 평을 즉위시키며, 효후孝侯 라 불렀다.

 

       효후孝侯 8년에 성사成師가 죽자,

       그 아들 선이 곡옥장백曲沃莊伯이 되었다.

 

       그는 효후孝侯 15년에 익땅을 예고 없이

       쳐들어가 효후孝侯를 살해하여 버렸다.

 

       이에 익나라 사람들은 효후孝侯의 동생 극

       보위에 올리니, 이 사람을 악후鄂侯 라 불렀다.

 

       악후鄂侯는 재위 2년 만에 원수를 갚겠다며

       곡옥曲沃에 쳐들어갔으나 안타깝게 대패大敗 하자

       그만 수나라로 달아나고 말았다.

 

       익나라 사람들은 악후鄂侯의 아들 광

       보위에 올리니, 이가 곧 애후哀侯가 된다.

 

애후哀侯 2년에 곡옥장백 曲沃莊伯인 선이 죽자, 그의 아들

칭대稱代가 보위에 올라 곡옥무공曲沃武公이 되었다.

 

애후哀侯는 재위 9년에 장수 한만韓萬과 양굉梁宏을 거느리고,

땅을 쳐들어갔으며, 이들과 맞서 싸우다가 아깝게 죽고 만다.

애후哀侯도 늙어가자 병이 들어 죽게 되었다.

 

       괵공虢公 임보林父를 들게 하라.

       주상. 부르셨나이까.

       애후哀侯가 죽었다 하니 보살피고 오시 오.

 

이때 주왕실의 주환왕周桓王은 경사직卿士職에 있던, 괵공虢公

임보林父를 익翼 땅으로 보내어, 애후哀侯의 동생인 민을 보위에

올리니, 이가 곧 소자후小子侯가 되었다.

 

곡옥무공曲沃武公은 소자후小子侯 4년에 그를 유인하여 죽이고,

두 진을 마침내 병합하여 강땅으로 옮겨가 도읍을 정했다.

 

       주공. 나라를 하나로 만들었으나

       명실공히 진후晉侯가 되기에는 아직 힘이 모자랍니다.

 

       그래. 어떻게 하면 좋겠는가.

       주변의 오랑캐들을 정리하여 침공을 막아야 하옵니다.

 

       우리 힘으로 어떻게 막겠는가.

       주공. 왕실의 도움을 받으십시오.

 

나라의 곡옥무공曲沃武公공실公室 창고의 보물을 잔뜩

싣고 갔으며, 왕실의 이왕釐王 에게 바치게 되었다.

 

나라의 뇌물이 탐이 난 이왕釐王은 왕사군王師軍

보내어, 나라 주변의 오랑캐를 평정하여 주었으며, 또한

곡옥무공曲沃武公을 진무공晉武公 이라 고쳐 부르게 하였다.

 

       이제 진나라는 하나가 되었도다.

       나라가 평정되었으니 한시름 놓게 되었도다.

 

       이제 세자 문제를 해결하여 주도록 하자.

       세자 궤제佹諸에게 가나라의 가군賈君

       정실부인正室夫人으로 맞이하도록 하라.

 

       그러나 가군賈君은 몇 년이 지나며 기다려줘도

       딸도 아들도 낳지를 못하는구나.

 

       정실부인正室夫人의 적자嫡子가 있어야

        나라가 편안해지는 것이 아니겠는가.

 

        더 기다릴 수 없도다. 가군賈君을 대신하여

        어느 나라에 혼인을 시켜야 하겠는가.

 

       주공. 제환공齊桓公에게 딸이 있는바

       그녀 또한 재색이 뛰어나다고 하옵니다.

 

       제나라라면 더욱 좋도다.

       어서 혼인 사절을 보내도록 하라.

 

진무공晉武公은 아들인 세자 궤제佹諸의 정실부인正室夫人을 다시

맞이하고자, 나라에 혼인 사절을 보내놓고, 이 오기를

기다리다가 마침내 사절이 돌아와 보고를 올린다.

 

       주공. 나라에서 승낙이 떨어졌나이다.

       제의 공주는 제강齊姜 이오며

       재색이 뛰어나면서 아름답기가 보름달 같사옵니다.

 

       허 어. 보름달이라니 얼마나 어여쁘기에 그런말을 하는가.

       얼굴이 수정水晶 같사오며 입술이 앵두櫻桃 같사옵니다.

       주공, 몸도 팔등신으로 날씬하게 잘 빠졌답니다.

 

       주공. 천하절색 天下絶色 이라 할 만하나이다.

       허 어. 그렇게 아름다울 수가 있더란 말이냐.

 

진무공晉武公은 늙은 무렵에 세자인 궤제佹諸의 배필로 제강齊姜

시집오게 되는데, 나이도 어리면서 너무나 어여쁘다고 하는바,

미리 마중 나갔다가 탄복하며, 자기 부인으로 삼아버리고 말았다.

 

       아니, 어떻게 그럴 수가 있습니까.

       글쎄 말입니다.

 

       진무공晉武公이 아들의 배필配匹을 빼앗다니

       말이 되는 것이오.

 

       허 참, 진무공晉武公이 너무 늙었는데

       한참 젊은 제강齊姜에게 만족이나 시켜주겠소이까.

 

       글쎄 말입니다.

       글쎄 가 뭡니까. 젠장.

 

세자 궤제佹諸는 자기 부인이 될 사람이 서모庶母가 되었으나,

겉으로는 불만을 드러내지 않았으며, 제강齊姜도 이 사실을 알게

되자, 몹시 섭섭하고 분한 마음으로 세자 궤제佹諸를 바라보게

되면서, 둘은 자연스럽게 사모思慕 하게 되어 사랑에 빠지게 된다.

 

       세자 임. 큰일 났어요.

       제강齊姜, 큰일 나다니 무슨 일이요.

 

       세자 임, 아이가 생겼어요.

       아바마마가 아시면 큰일 날 텐데 어쩌지요.

 

       특별히 몸조심하여야 할 것이오.

       아바마마가 아셨다간 결딴납니다.

 

이때 제강齊姜은 아들을 낳았으며, 궁중에서 기를 수가 없어,

궁여지책으로 할 수 없이 궁 밖의 대부 신씨申氏에게 맡기어

몰래 키웠으며, 그의 이름을 신생申生 이라 부르게 하였다.

 

       얼마 안 가 진무공晉武公이 죽자,

       아들인 세자 궤제佹諸는 나이 50

       진헌공晉獻公이 되자마자,

 

       서모庶母가 되었던 제강齊姜

       자신의 정실부인正室夫人으로 삼으면서

 

       궁 밖의 신씨申氏 집에서 몰래 키우던

       아들 신생申生을 데려다가 세자로 책봉하였다.

 

이에 두원관 杜原款을 신생申生의 스승인 태부太傅로 삼았으며,

장수 이극里克을 소부小傅로 정해 항상 보호해 주게 하였다.

 

       제강齊姜은 몸이 몹시 허약하더니

       딸인 백회伯姬를 낳자마자 죽고 마는구나.

 

       아아. 아들인 신생申生과 이제 딸로 태어난

       백회伯姬를 어찌하면 좋겠는가.

 

       저 어린것들이 너무 불쌍하구나.

       저 어린것들을 어찌하면 좋단 말이냐.

 

       주공. 제가 맡아 키우겠습니다.

       오. 가군賈君 이오. 정말 고맙소.

 

       아이들이 구김살이 가지 않도록 잘 키워주시오.

       주공, 내 아이들로 잘 키우겠습니다.

       가군賈君, 정말 고맙소.

 

나라에서 시집와 아이를 낳지 못하는 가군賈君이 신생申生

백회伯姬를 맡아 친자식처럼 정성을 다하여 키워주게 된다.

 

       대부 사위士蔿는 이리 가까이 오라.

       하나의 진이 되었으나 언제나 불안하도다.

 

       다시는 반란이 일어나지 않아야 하지 않겠는가.

       곡옥환숙曲沃桓叔과 곡옥장백曲沃莊伯의 일족들을

       어찌하면 깨끗하게 정리할 수 있겠는가.

 

       주공, 두 공자 집안은 언제든지 반란을 일으킬 수 있는

       세력勢力을 가지고 있는 바이오니

       특별한 조처를 하여 일거에 정리하여야 합니다.

 

       대부 사위士蔿는 좋은 방법이 있겠는가.

       모두 흩어지게 하면서 모조리 죽여버리겠습니다.

 

       그대가 해낼 수 있겠는가.

       비밀히 단시일 내에 조치措置 하겠습니다.

 

사위士蔿가 비밀리에 과감하게 두 공족公族을 정리해 버리자,

진헌공晉獻公은 그의 공을 가상嘉尙히 여겨 대사공大司空으로

임명하였으며, 그리고는 대사공 사위士蔿를 취땅에 보냈다.

 

       대사공大司空은 넓은 취땅에다가

       제나라의 임치臨淄 보다 더 크고

       더 화려한 도성都城을 짓도록 하라.

 

진헌공晉獻公은 수년에 걸쳐 도성都城이 완성되자, 강성絳城 이라

부르게 하였고, 의 도읍을 곡옥曲沃에서 강성絳城으로 옮겨왔다.

 

       진헌공晉獻公은 융족戎族을 정벌하며

       강화조약을 맺으면서 두 처녀를 얻게 된다.

 

       대융大戎의 호희狐姬에게서 중이重耳를 낳고

       또 소융小戎의 여자에게서 이오夷吾를 얻었다.

 

그리고 진헌공晉獻公은 대대적인 군사를 일으켜 그동안 수시로

국경을 침범하여 재물을 약탈해 가던 여융驪戎을 정벌하였다.

 

       진공晉公 , 작은 여융驪戎을 용서하여 주십시오.

       어여쁜 여희驪姬와 소희小姬를 바치옵니다.

       진나라와 강화講和를 청하고자 합니다.

 

진헌공晉獻公은 여희驪姬를 보게 되자, 너무나 어여쁜 모습에 그만

반하여, 여융驪戎의 군주와 강화講和를 맺고 돌아오게 되었다.

이때가 기원전 672년이며 제환공 14년의 일이었다.

 

       진헌공晉獻公은 아름답고 영리한 여희驪姬에게서

       해제奚齊를 낳고, 여희驪姬의 사촌 동생인

       소희小姬 에게서 탁자卓子를 낳았다

 

157 . 한 여자가 나라를 움직이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