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21 화. 왜 전술은 잘 기획하여야 하는가.
호아반은 죽을힘을 다해 철과추鐵瓜錘를 휘두르며 대적하였으나.
타고 있던 말마저 화살을 맞아 잘 뛰지를 못해 잡힐 지경이 되었다.
속매涑買 장수임. 제군齊軍이 쳐들어옵니다.
제군齊軍 저놈들. 다 된 밥에 코 빠트리는구나.
아깝도다. 자 모두 철수하라.
그때 천만다행으로 제군齊軍의 장수 왕자 성보成父가 산융山戎의
용사들을 풀 베듯 해치며 달려와 산융山戎을 쫓아내는 바람에
호아반虎兒班과 그의 군사들은 겨우 살아나 돌아올 수가 있었다.
선봉에 섰던 호아반虎兒班 장수가
매복계埋伏計에 걸려 너무 피해가 컸구나.
호아반虎兒班 장수,
전력戰力이 어떻게 되어있는가?
2천중에 살아남은 자는 1천기가 조금 넘습니다.
패공霸公. 신 호아반虎兒班,
선봉대로써 패하여 면목이 없나이다.
괘념치 마라. 누구나 지기도 하는 것이니라.
싸움에서 이기고 지는 것은 늘 있는 일이다.
호아반虎兒班 장수의 말이 큰 상처를 입었구나.
내 준마駿馬를 가지고 열심히 싸우면 되겠노라.
이 준마駿馬는 날쌔고 힘이 좋다.
자, 호아반虎兒班은 이 준마駿馬를 가져가라
패공, 감사하나이다.
호아반虎兒班은 제환공齊桓公의 너그러움에 눈물을 흘리며 큰절을
올렸다. 제군齊軍은 다시 전열을 재정비한 후에 동쪽으로 30리가량
더 진군하여 높은 복룡산伏龍山 밑에서 멈추게 되었다.
주공. 신, 관중管仲 이옵니다.
이곳 주변 지형을 살펴보건대
이곳은 가히 진채陣寨를 세울 만한 곳입니다.
두 군주께옵선 높은 곳에 영채令寨를 세우시고
군사들은 산 아래에 진채陣寨를 세우겠나이다.
군사들은 모두 들어라!
수레들을 서로 연결하게 하고
큰 나무들로 틈틈이 보강補强 하며
성城 모양으로 탄탄한 요새要塞를 만들도록 하라.
영지국令支國 임금 밀로密盧는 속매涑買가 첫 싸움에서 이기고
돌아오자 자신감이 붙게 되었기에, 친히 1만여 군사를 이끌고 나와
제군齊軍에게 싸움을 걸어오면서, 요새要塞를 공격하기 시작한다.
주공. 아직 싸울 때가 되지 않았나이다.
산융山戎. 저놈들을 지치게 만들어야 하옵니다.
군사들은 모두 들어라.
산융山戎 족들이 쳐들어오더라도
나가 싸우지 말고 진채陣寨를 지키기만 하라.
관중管仲은 군사를 거느리고 나가 싸우려는 장수들을 거듭 말리며
제군齊軍은 오로지 진채陣寨 만을 철통鐵桶 같이 지키게 했다.
속매涑買는 또 공격하여 보아라.
아무리 공격하여도 저들은 요새要塞 만 지킬 뿐입니다.
꼭 굳건한 성벽처럼 수레를 연결해 놓았구나.
저걸 뚫지 못하면 아무리 공격해도 소용이 없겠다.
속매涑買 야. 어느덧 사흘이 지나갔다.
속매涑買 야. 또 공격攻擊 하여 보아라.
이번에는 저 요새要塞를 꼭 격파해야 한다.
밀로密盧와 속매涑買는 계속해서 제군齊軍을 공격했으나, 제齊의
요새要塞는 성벽처럼 굳게 연결되어있어 뚫을 수가 없었다.
관중管仲은 산융山戎이 쳐들어왔다가 돌아가자, 장수들과 함께
높은 곳에 올라가, 산융山戎의 진지를 자세히 살펴보게 된다.
자들, 자세히 보시 오.
산융山戎의 군사들이 눈에 띄게 줄었소.
보이는 산융山戎 놈들은 말에서 내려
드러눕기도 하며 욕설만 퍼붓고 있소이다.
저들은 복병伏兵을 숨기고 우리를 유인하려는 것이오.
호아반虎兒班 장수. 어떻소.
이제 패배를 설욕할 때가 왔소.
한번 나가 싸우되 아주 천천히 공격하시오.
패공, 기다리던 바입니다.
이번에는 꼭 승리하고 오겠소이다.
허 어, 급하게 쫒지 말고 천천히 공격하라.
호아반虎兒班이 제환공齊桓公의 명령을 받자마자, 그 즉시 군사를
이끌고, 산 아래를 향해 달려가다가 이제는 대오를 맞추며 천천히
진격한다. 이때 공손습붕恭遜襲封이 급하게 제환공齊桓公의 앞으로
나서며 안 된다고 말리는 것이다.
주공, 저것은 산융山戎의 계책計策 입니다.
어서, 호아반虎兒班 군사를 되돌아오게 하십시오.
염려 마시오.
내가 다 생각해놓은 바가 있소.
성보成父 장수는 왼쪽으로 나가고
빈수무賓須无 장수는 오른편으로 소리 없이 나가라.
접응接應 하되, 숲속과 바위 뒤편에 숨어있는
산융山戎의 복병伏兵 들을 소리 없이 잡아내어
모조리 섬멸殲滅 시키도록 하라.
공손습붕恭遜襲封 장수는 빨리 준비를 하여
호아반虎兒班 군사를 뒤따라가며 도우라.
원래 산융山戎은 험한 산 지세地勢를 이용한 매복계埋伏計를 즐겨
쓰고 있었으나, 관중管仲은 이를 단번에 간파하였으므로,
호아반虎兒班과 성보成父 장수와 빈수무賓須无 장수를 내보내고,
뒤이어 공손습붕恭遜襲封 장수도 군사를 이끌고 나가게 하였다.
이른바 적의 작전을 역으로 이용하는 장계취계將計就計 였다.
속매涑買는 매복埋伏을 잘 시켜 놨는가?
염려 마십시오. 감쪽같이 숨겨 놨습니다.
신호를 주면 매복병이 일제히 덤벼들 겁니다.
제군齊軍이 이제야 움직이기 시작하는구나.
제군齊軍은 첫 부대가 나오면 계속 따라 나올 것이다.
좀 있다가 한바탕하고 난 후에 후퇴하도록 하자.
후퇴하면서 매복병에게 신호를 주도록 하라.
밀로密盧는 호아반虎兒班이 군사를 이끌고 달려 나오는 것을 보고,
또 뒤이어 공손습붕恭遜襲封의 부대가 멀리 따라서 나오자,
자신들의 계책이 먹혀들었다고 판단하며, 산융山戎의 용사들에게
일제히 욕설을 퍼부으며 달려들게 하였다.
호아반虎兒班, 저놈이 군사를 끌고 나왔도다.
저, 무종국无終國 겁쟁이 놈들을 죽여라.
호아반虎兒班의 군사들이 달려들자, 산융山戎 군은 힘차게 달려들어
수합을 싸우다가 밀리는 척하면서, 일제히 달아나기 시작하였다.
그들을 놓칠세라 산융山戎의 뒤를 쫓아가 그들을 막 치려 하는데,
제齊의 영채令寨에서 돌아오라는 징 소리가 들려오므로, 호아반은
하는 수 없이 말머리를 돌려 진채로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
어어, 저놈들이 돌아간다.
속매涑買는 매복병에게 공격 신호를 보내라.
밀로密盧는 호아반虎兒班이 더 쫓아오지 않고 돌아가는 것을 보고는
산기슭에 숨겨놓은 매복병에게 빨리 공격하라며 휘파람을 불었으나
아무 반응이 없자 더욱 세차게 연이어 불기 시작한다.
아니. 어찌 된 일인가?
왜 복병 들이 움직이지 않는가?
아무리 신호를 보내도 응하지 않습니다.
빨리 쫓아가 보아라.
밀로密盧 임금임. 큰일 났습니다.
우리의 매복 군들이 제군齊軍의 습격을 받아
모두 죽거나 도망쳐 버렸습니다.
산융山戎의 매복병 들이 모두 죽거나 흩어지자, 밀로密盧의 용사들은
제대로 싸워보지도 못하고 대패大敗를 당하여 돌아갔다.
속매涑買 야. 어찌하면 좋겠냐?
저들이 우리 계책을 미리 눈치 챘기에
우리가 패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밀로密盧 임금임.
제게 또 다른 좋은 계교計巧가 있습니다.
어서 말해보라.
제군齊軍이 앞으로 나아가려면,
반드시 복룡산伏龍山을 넘어가,
황대산黃臺山 골짜기를 지나가야 합니다.
그 골짜기를 나무와 돌로 막아놓고
또 구덩이를 파서 함정陷穽을 만든 뒤,
우리가 그곳을 지키고 있기만, 한다면
백만百萬 대군大軍 이라 할지라도
하늘로 날아서 가는 것 외에는 한 사람도
황대산黃臺山을 통과하지 못할 것입니다.
더구나 제군齊軍이 머무는 복룡산伏龍山 주변에는
샘물이 없으며, 유수濡水 만이 조금 흐를 뿐입니다.
만약 그 유수濡水를 막아 돌리면 제군齊軍은
물이 없어 큰 혼란에 빠질 것입니다.
제군齊軍이 어지러워져 어쩔 줄 몰라 할 때
그때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들이치면
우리는 반드시 승리를 얻을 수 있습니다.
그래도 이기지 못하면 어쩌겠는가?
그래도 마음이 놓이지 않으신다면, 사자를
고죽국孤竹國에 보내어 구원병을 요청하십시오.
고죽국孤竹國이 달려와 우리를 돕는다면
우리 편의 수가 훨씬 많으니 무엇이 걱정이겠습니까?
호 오. 그거 좋은 방법이로다.
속매涑買는 어서 시행토록 하라.
속매涑買의 계책에 밀로密盧는 마음을 놓고 준비하는 사이에,
관중管仲은 산융山戎 의 꾀를 역이용한 장계취계將計就計로
물리치고, 3일 동안 군을 정비하면서 동정을 살펴보고만 있었다.
산융山戎이 왜 움직이지 않는 것인가?
정탐 병을 보내어 알아오게 하라!
주공. 저들이 황대산黃臺山 골짜기를 막아놨습니다.
길이 막혀 더 나아갈 수가 없습니다.
호아반虎兒班 장수. 다른 길은 없는가?
패공, 지마령芝麻嶺을 넘어가게 되면
청산靑山을 통과하는 길이 있으며,
그곳에서 다시 동쪽으로 몇 리를 더 가면
그곳에 바로 영지令支의 소굴巢窟이 나옵니다.
하오나, 둘러가는 이 길은 몹시 좁고 험해서
병거兵車 와 군마軍馬가 다니기가 매우 불편합니다.
주공. 아장 연지름連摯凜 이옵니다.
무슨 일이기에 이리 급하게 쫓아왔는가?
산융山戎이 물길을 돌려놓는 바람에
먹을 물을 찾을 수 없나이다.
허 어, 호아반虎兒班, 어쩌면 좋겠는가?
황대산黃臺山 골짜기를 지나면,
영지令支의 소굴巢窟 까지 시오리밖에 안 되나,
지마령芝麻嶺의 산길은 모두 좁고 험하며 또한,
길어서 여러 날이 걸려야 통과할 수 있으므로
물이 없으면 도저히 갈 수가 없나이다.
패공霸公, 물부터 구해야 할 것입니다.
제환공은 이 같은 보고를 받고 다급함을 알자, 군사들 모두에게
물을 구하는 자에게는 후한 상을 내리겠다고 명령을 하였다.
주공, 신 공손습붕恭遜襲封 이옵니다.
신이 듣기로 개미구멍이 있으면 물이 있다고 합니다.
그러한가. 모두 들 빨리 개미구멍을 찾아라.
군사들은 개미구멍을 열심히 찾아 돌아다녔으나, 더구나 겨울이다.
보니, 개미구멍이 쉽게 보일 리가 없어 모두가 난망難望 해 하였다.
주공, 원래 개미는 겨울이면 따뜻한 곳을 좋아하기 때문에
볕이 잘 드는 곳에 살고, 여름이면 시원한 곳을
좋아하기 때문에 그늘에 산다고 합니다.
이런 겨울에는 반드시 양지陽地 쪽에 살고 있을 것이니
양지陽地 쪽에서 개미구멍을 찾아내도록 하십시오.
군사들이 양지쪽만 살펴 개미구멍을 파고들어 가니, 공손습붕의
말과 같이 여기저기서 환호성歡呼聲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삽과 곡괭이로 땅을 파기 시작하여, 한 길쯤 파고들어 갔을 때,
샘물이 솟아나며, 그 물맛은 수정水晶 보다 맑고 꿀보다 달았다.
공손恭遜 습붕襲封 이야, 말로 성인聖人 이로다.
앞으로 이 샘물을 성천聖泉 이라 부르고
복룡산伏龍山 도 용천산龍泉山 이라 바꿔불러라.
제군齊軍 이 복룡산伏龍山에서 물을 캐내었다는 소식을 뒤늦게
들은 영지국令支國의 밀로密盧는 깜짝 놀라며 탄식을 하고 만다.
하늘이 제환공齊桓公을 돕는단 말인가?
임금임, 저들이 비록 물을 구했다고는 하지만
멀리서 왔기에 군량軍糧은 넉넉하지 못할 것입니다.
규자관葵玆關에 있는 저들의 군량軍糧 창고도
조금 있으면 바닥이 날 것이오니,
지켜보고 있다가 군량軍糧이 부족하여 물러갈 때
공격하면 크게 승리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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