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이야기

목련 꽃

서 휴 2014. 3. 21. 12:47

목련 꽃

木蓮

서길수

 

                      북녘의 남정네를 사랑한 목련木蓮

                      꽃봉오리가 피려고 할 때면

                      그 꽃봉오리의 끝이 북쪽을 향한다하여

                      북향北向라고도 한답니다 

 

북녘하늘 바라보는 저

누구의 입술인가요.

 

봄이 오기 전에 찾아오려나

다가오는 그리움에 북녘하늘을 바라보는

 

그리움에 몸부림치며

겨우내 메마른 몸뚱이

 

참다못해 가지 끝에 꽃대를 세우며

돋아나는 망울

 

그리움만큼이나 망울도 커지며

여인의 뽀얀 얼굴이 고개 숙인 듯

그리움에 참다가 삐쳐 버린 듯

 

못다한 말을 입술에 오므리며

먼 북녘을 바라보는 목련

 

그리워 보고 싶어

한 겨우내 사무치게 울다가

그래요 찾아갔었지요.

 

멀기 도한 북녘의 임은

다른 여인과 사랑을 하고 있으니

사무치게 울다가 죽게 되었지요.

 

너무나 사랑하다

다시 돌아오마고 떠난 임은

다른 여인과 사랑을 하고 있으니

 

나의 사랑은

사무치게 울다가 죽게 되었지요.

 

이 되어 버렸다고

죽어서 목련이 되었다고 말들 하지만

 

오손도손 아껴주며 살다가

모진 포화砲火 속에서

부모형제를 두고 간신히 떠나와

 

찾아갈 수도 없는 그리운 고향을

찾아갈 수도 없는 북녘하늘을 바라보며

하염없이 망향제를 지내는

 

목련

들은

 

누구의 입술인가요.

누구의 입술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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