갔던 길 서길수
울면서 왔던 길은 다시 가지마라 아닙니다. 가야합니다 울면서 걸어온 사람만이 그 길을 갈 수 있습니다.
울어보지 못한 사람이 가슴속에서 나오는 그 소리를 어찌 알 수 있겠습니까
그 길은 그 길을 가며 외로움과 복받쳐 오르는 서러움을 몸부림쳐 울어본 사람만이 갈 수 있는 길입니다
떠나버린 사랑을 애타게 기다리며 애절하게 울어보지 않은 사람이 사랑의 그리움을 어이 알겠습니까.
간절히 키워오든 희망이 송두리체 날아가 버린 절망 속에서 울어보지 않은 사람이 희망에 대한 간절한 마음을 어이 알겠습니까.
있어야 할 곳에 있지 못하고 가야할 곳에 가지 못하는 노숙자가 되어 낮이나 밤이나 배회하는 이 마음을 어이 알겠습니까.
그 길을 가야합니다 다시 가야합니다
나에 대한 믿음과 나에 대한 노력과 마음속에 도사리고 있는 열정이 되뇌고 다시 되뇌어도
숱한 비웃음과 모멸감을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서 받아본 사람만이 그 서러움을 받고 또 받아본 사람만이
넓은 곳에 서서 높은 곳에 서서 후미진 골목 안에 서서도
가고자하는 한결같은 마음과 가고자하는 굳고 굳은 마음이 깊이깊이 승화되어
힘들고 어려운 이 길을 몸부림쳐도 서러운 이 서러움을
아름다운 서러움으로 아름다운 마음으로 아름다움으로 웃으며 말할 수 있는 사람 웃으며 걸을 수 있는 사람 웃으며 웃을 수 있는 사람
가야할 길 가야할 사람 가야할 세월 가는 자만이 가는 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