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일 아
서 휴
용일아, 너 어디 있냐.
네가 있는 곳은 춥냐 더우냐.
너를 떠나 보내고 우리는 추운 곳에 있단다.
네가 있는 곳은 봄날이냐 가을날이냐.
맞냐 안 맞냐 대답해 좀 해봐라.
그래야 너의 근황을 알 수 있지 않으냐.
따뜻한 곳에 있다고, 그래, 그게 정말이냐.
다행스럽구나, 고마워.
너는 맘씨 착하고 친구들을 좋아해
너의 베풂은 친구들이 다 알고 있었지.
그래서 우리도 마음속으로 많이 베풀었어.
그래서 우리 때문에 네가 따스한 곳에 있는 거야.
알고 있느냐. 뭐, 아니라고.
이러한 우리들의 마음을 아느냐. 모르느냐.
너를 아끼고 사랑했던 우리 마음이 이러했었어.
세상은 베푸는 것 이상으로 돌아온다고 하잖아.
용일아, 너는 너무 일찍 그걸 알았었나 봐.
그래서 네가 오면은 베풀고 가는 자리였었어.
그래서 우리는 덕이 많은 친구라고 말들을 했었지.
그러나 너는 우리에게 많이도 샀지마는
나에게는 별로 베푼 게 없었어.
굳이 이 말은 하고 싶지 않았지만
너는 술을 좋아하는 친구들에게는 별로였었어.
술맛도 모르는 너와 있으면 참으로 답답했었어.
너는 술도 제대로 안 사고 떠난 거야.
용일아, 술도 못 사는 네게 물었었잖아.
너는 이렇게 간단히 대답했어,
자라온 가정 교육이 그랬었다고.
그리고 어느 날 내가 물었던 걸 기억 하느냐.
야, 넓은 시장 중국을 개척해야지 하고
내가 물었을 때 너는 이렇게 대답했었어.
사업은 희망을 보며 전개 시켜야 하지만
중국시장에 많이들 진출하지만, 중국도 변할 거야.
전개 시키지 않는 것도 나의 사업 방향이야.
많이 버는 것도 좋지만,
나는 매년 5%만 키워 나갈 거야.
그게 내가 전개하는 사업 방향이야.
나는 너의 말에 너의 눈동자를 봤었어.
그때 너의 눈동자는 구김살 없이 밝았었어.
이제 20년이 흘러보니 너의 말이 새삼스레 생각나는 거야.
용일아, 너처럼 변함없이 꾸준하다는 건 대단한 거야.
용일아, 너의 방향대로 자식이 잘 꾸려 나가고 있겠지.
그래. 아비 닮아 사엄 잘하고 있을 거야.
용일아, 세상이 왜 이리 어지러우냐.
윤석열 대통령을 탄핵했단다.
용일아, 하늘나라는 소신 있는 하느님도 탄핵하냐.
용일아, 너의 대답을 기다리고 싶다.
용일아, 하늘나라에서 좋은 대답 좀 해줘 봐라.
용일아, 네가 떠난지 벌써 사십 구일이 되었다.
우리가 모두 널 만나 사십구제를 하기로 했단다.
용일아, 내일 만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