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49 화. 기만 전술로 승리하게 되는가.
진(秦)의 장수 건병(蹇丙)이 적은 수의 진군(秦軍)을 이끌고 앞으로
나오자, 이를 얕잡아본 진(陳)의 장수 원선(轅選)과 채(蔡)의 공자
앙(卬)은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기면서, 초(楚)의 우군 대장
투발(鬪勃)이 보는 앞에서 큰 공을 세워보겠다면서 앞으로 나왔다.
나는 진(秦) 나라 장수 건병(蹇丙) 이다.
채(蔡)의 공자 앙(卬)은 옆에서 왜 성가시게 구느냐?
진(陳)의 장수 원선(轅選) 아, 혼자 덤벼라!
허, 젠장 또 둘이 덤비다니? 정말 귀찮게 하는구나!
에이, 젠장 다음에 싸우자! 쫓아오지 마라!
원선(轅選)과 공자 앙(卬)이 함께 달려들자, 불리해진 건병(蹇丙)이
뒤로 물러난다. 이에 두 장수는 진군(秦軍)을 맹렬하게 추격하기
시작했으며, 초(楚)의 우군 대장 투발(鬪勃)이 뒤따라간다.
아니, 갑자기 왼 꽹과리 소리냐?
아니! 저건 진군(晉軍)의 깃발이 아니냐?
어 헉! 왼 호랑이가 달려드느냐!
호랑이다! 달아나자! 달아나라!
진(陳)의 장수 원선(轅選)과 채(蔡)의 공자 앙(卬)의 부대가 열심히
건병(蹇丙)을 쫓아가고 있는데, 갑자기 포성이 크게 일면서, 양
숲에서 진(晉)의 장수 서신(胥臣)이 병거(兵車) 부대를 앞세우고
나오는데, 말마다 모두가 호피를 쓰고 달려나오고 있었다.
말마다 호피(虎皮) 가죽을 씌웠으므로,
먼저 본 말들이 진짜 호랑이로 착각하고
기겁하며, 방향을 틀어 달아나기 시작했다.
병거를 모는 마부들이 아무리 고삐를 잡아당기면서
멈추게 하려 했으나 어쩔 수가 없었다.
말들이 날뛰니 진군(陳軍)과 채군(蔡軍)이 엉키었고
뒤이어 달려오던 초나라 우군 대장 투발(鬪勃)의
후속 부대와 정면으로 부딪치며 또한, 엉키면서
서로 비켜날 틈도 없이 일대 혼란이 일어났다.
진(晉)의 서신(胥臣)은 기회를 놓치지 않았으면서, 모든 좌군을
휘몰아 초군을 향해 덮쳤으며, 이때 건병(蹇丙)은 혼란에 빠진
틈을 이용하여 뒤돌아서서 맹공을 퍼붓기 시작했다.
서신은 도끼로 공자 앙(卬)을 찍어 병거에서
떨어뜨리고, 건병(蹇丙)은 활을 날려
투발(鬪勃)의 얼굴을 정확히 맞혔다.
투발(鬪勃)은 얼굴에 꽂혀 있는 화살을 뽑을
새도 없이 도망치기 바빴으므로
이 싸움에서 초의 우군은 크게 밀리면서
마침내 초군은 뿔뿔이 흩어져 달아나기 시작했다.
이 장면을 바라보던 하군 대장 난지(欒枝)는 미리 가장시켜 놓은
진(陳)과 채(蔡)의 가장병(假裝兵)을 초의 중군 쪽으로 보낸다.
우리 초(楚)의 우군이 크게 이겼습니다.
속히 군대를 보내어 저 도망가는 진군(晉軍)을
섬멸하라는 투발(鬪勃) 대장의 전갈이오!
망루 위에서 전세를 살피고 있던 성득신(成得臣)은 저 멀리 꺼멓고
누런 먼지가 하늘을 뒤덮은 가운데, 한 떼의 군마들이 북쪽을 향해
달아나고 있는 걸 보고는 가장병(假裝兵)의 말이 옳다고 생각했다.
과연 진군(晉軍)이 패하여 달아나기 바쁘구나!
좌군 대장 투의신(鬪宜申)은 속히 공격하라!
좌군 대장 투의신(鬪宜申)은 우군 대장 투발(鬪勃)이 승리한다고
믿었으므로 힘차게 달려가다가, 낮은 언덕에 진군(晉軍) 원수의
대패기(大旆旗)가 높이 내걸린 채 바람에 펄럭이고 있는 걸 보았다.
진(晉) 나라 원수 선진(先軫)이 저곳에 있구나!
내 선진(先軫)을 사로잡아 일등 공을 세우리라!
투의신(鬪宜申)이 방향을 틀어 원수기가 펄럭이는 곳을 덮치려고
맹렬한 기세로 대패기(大旆旗) 가까이 쳐들어갔다.
투의신(鬪宜申)은 멈추지 못할까!
나 호언(狐偃)이 여기서 기다린 지 오래다!
그때 느닷없이 진(晉)의 호언(狐偃)이 달려 나와 투의신(鬪宜申)의
앞을 가로막고 나서며 버티고 서 있다가 덤비는 것이다.
늙은이가 어딜 막느냐! 저리 비켜라!
허허, 나를 지나 원수기를 가져갈 수 있겠느냐?
투의신(鬪宜申)이 용감하게 달려들자, 호언(狐偃)과 진군은 서로
뭉치면서 대패기(大旆旗)를 지켜 내고자 필사적으로 대항했으나
용맹한 초군(楚軍)의 기세를 감당하지 못하고 밀리기 시작했다.
우리 진군(晉軍)은 후퇴하라!
어딜 도망가려 하느냐? 거기 서라!
호언(狐偃)의 진군(晉軍)은 즉시 병거를 돌려 후퇴하기 시작했으며,
이때 대패기(大旆旗)를 지키고 있던 부대도 함께 후퇴하기 시작했다.
늙은 호언(狐偃)은 멈추지 못하겠느냐!
저놈을 놓치지 말고 추격하라!
투의신과 초군이 기를 쓰며 원수기를 따라 얼마쯤 뒤쫓았을 때였다.
별안간 양 옆에서 북과 꽹과리 소리가 크게 진동하면서 갑자기
진군이 나타났으며, 원수기를 쫓는 초군의 측면을 급습했다.
아니 이건 또 뭐냐! 이거 어찌 된 일인가?
속았구나! 속았다! 우리 초군이 속았도다!
우리 초군은 모두 후퇴하라!
앞에서 쫓겨 가는 줄만 알았던 진나라 원수 선진(先軫)이 좌장
극진(郤溱)과 함께 맹렬히 초군의 허리를 자르면서 공격하였다.
공격하던 초군은 선진(先軫)의 기습으로 초군은
눈 깜짝할 사이 두 동강으로 끊어지고 말았다.
앞서 쫓기어 달아나던 호언(狐偃)도 어느 틈에
병거를 돌려 선진(先軫)과 합세하며 초군을 공격한다.
진군을 쫓던 투의신(鬪宜申)은 이제 오히려
진군(晉軍)에게 포위당하게 될 지경이 되었다.
이런 와중에 정(鄭)과 허(許) 두 나라의 군사들이
놀라면서, 먼저 흩어져 전장에서 달아나버리자
더 싸울 수가 없게 된 투의신은 목숨이라도
구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포위망을 뚫고 나왔다.
이번에는 제(齊)의 장수 최요(崔夭)가 창을 휘두르며 앞을 막자,
지쳐있던 투의신(鬪宜申)과 초군은 당해내지 못하고 할 수 없이
병거(兵車)든 말이든 모든 걸 다 버리고 겨우 산으로 기어올라갔다.
이로써 초楚의 우군과 좌군은 전멸되다시피 전부 패하였다.
진(晉)의 하군 대장 란지(欒枝)는 진秦의 장수 건병(蹇丙)이
얼마 안 되는 진군(秦軍)을 이끌고 싸우러 나가게 했다.
진군(秦軍)이 적은 수로 싸우러 나오자, 가볍게 본
진(陳)의 장수 원선(轅選)과 채蔡의 공자 앙(卬)이 서로
먼저 공을 세우겠다고 다투도록 만들었으며,
그리고 거짓으로 북쪽으로 달아나는 척하며 따라오게
했으며 또한, 유신(有莘)의 뒷산에서 나무 가지를
베어다가 병거 뒤에 매달아 달리게 하면서 많은
먼지를 일으켜 초의 성득신(成得臣) 마저 속였다.
이렇게 란지(欒枝)는 자기만의 계책을 써서, 초의 투의신(鬪宜申)의
좌군과 정(鄭), 허(許) 연합군을 유인하여 크게 패하게 만든 것이다.
호언(狐偃)도 역시 대패기(大旆旗)를 보호하면서
초군에 패하여 도망치는 모습을 보이게 하여
초군을 속인 패전계(敗戰計)를 써서 이긴 것이다.
선진은 미리 전황의 전개를 예상하고 대패기(大旆旗)를 두 개
만들었으며, 하나는 호언(狐偃)에게 맡기고, 또 하나는 중군의
기만(祁滿) 장수에게 맡겨 중군에 세우게 하였으며,
기만(祁滿) 장수에게는 만약 적이 싸움을 걸어오더라도 절대로
나가 싸우지 말고, 지키기만 하라고 엄명을 내렸다.
그리고 선진(先軫)은 중군의 뒷문으로
몰래 한 떼의 군마를 이끌고 나아가
호모(狐毛), 호언(狐偃) 형제와 앞뒤에서 협공하여
초나라 좌군의 허리를 끊어 대승을 거둔 것이다.
이것은 모두 선진(先軫)이 미리 계획한 작전이,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모두 맞아떨어진 결과였다.
입때까지만 해도 초나라 원수 성득신(成得臣)은 초의 우군과 좌군이
전멸되다시피 한 사실을 아직 알지 못하고 있었으며, 오히려
초(楚)의 좌우 군이 모두 승리한 것으로 짐작하고 있었다.
또다시 진군(晉軍)의 가장병(假裝兵) 들이 성득신(成得臣)이 있는
망루 쪽으로 달려갔으며 큰소리로 거짓말을 정말처럼 보고하였다.
원수님, 좌군 대장 투의신(鬪宜申)이 지금 진군(晉軍)을
크게 무찌르고 패잔병들을 추격하는 중입니다.
초군의 성득신(成得臣)은 패배를 전혀 가정해보지 않았기 때문에
그 거짓 보고를 아무런 의심도 하지 않고 그대로 믿고 말았다.
진군은 상, 하군 모두 무너지고 이제 중군만이 남았다.
북을 울려라! 이제 진군의 중군을 공격하라!
성득신(成得臣)은 북소리를 힘차게 울리게 하면서 친히 중군을
이끌고 진(晉) 나라 중군을 향해 진격하도록 명령을 내렸다.
여기에서 성득신은 자기의 용맹성과 재주를 과신하여
싸움을 걸었지만, 초성왕이 두 번에 걸쳐 조심해서
싸움에 임하라는 경고를 받았기에 십분 자중하게 된다.
초나라의 좌군과 우군이 모두 진군(晉軍)과의 싸움에서 이미 승리
했다는 거짓 보고를 믿게 된 성득신(成得臣)은 진군(晉軍)의 중군을
공격하기 위해 그의 아들 성대심(成大心)을 선봉장으로 세웠다.
선봉장이 된 성대심(成大心)은 화극(畵戟)을 손에 꼬나 쥐고 흔들며,
진군의 중군이 있는 진채(陣寨) 앞에서 무예를 뽐내며 춤을 추었다.
나는 초군(楚軍)의 선봉장 성대심(成大心)이다.
진군(晉軍)은 바보처럼 무얼 하고 있느냐?
진군(晉軍)의 어느 놈이든 나와 겨뤄보자!
진군(晉軍) 아, 왜 망설이고만 있느냐?
싸우지도 못하고 겁이 나면 집에나 가거라!
제 350 화. 정확한 작전만이 이길 수 있는가.
'춘추 열국지( 301∼400회)'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제 351 화. 패한 자의 갈 곳은 어디인가. (0) | 2023.11.15 |
---|---|
제 350 화. 정확한 작전만이 이길 수 있는가. (0) | 2023.11.14 |
제 348 화. 상대를 알고 전쟁을 준비하는가. (0) | 2023.11.13 |
제 347 화. 진문공, 삼사를 후퇴 시키는가. (0) | 2023.11.12 |
제 346 화. 드디어 성복 전투가 시작되는가. (0) | 2023.11.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