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42 화. 도움도 대가를 치러야 하는가.
초성왕(楚成王)은 영성(郢城)에서 망명 생활 하던 진문공(晉文公)과
가신들을 겪어봤으므로, 그들의 능력을 짐작했다. 이에 양광(兩廣)을
신성(申城)에 주둔하게 하고, 회의를 열면서 명령을 내린다.
진군(晉軍)은 당해내기가 쉬운 일이 아니로구나!
신공(申公) 숙후(叔侯)는 제소공(齊昭公)을 만나
양곡(陽谷) 땅을 돌려주면서 강화를 맺고 돌아오라!
강화를 맺으면, 투의신(鬪宜申)은 공자 옹(雍)과
읍재 옹무(雍巫)와 함께 초군을 빨리 철수시키도록 하라!
초성왕은 송(宋)의 수양성(睢陽城)을 공격하고 있는 성득신에게도
파발을 보내, 즉시 초군(楚軍)을 철수시키라는 명령서를 전하게 했다.
원수 성득신(成得臣)은 읽어보라.
진후(晉侯)는 천하를 19년간이나 유랑하더니
나이 육순에 군주에 올랐도다.
그는 온갖 세상 풍파를 다 겪어봤으므로
우리 초군의 마음을 꿰뚫어 보고 있는 것 같도다!
또한, 하늘은 진후(晉侯)에게 천명을 내려
진국(晉國)을 번창시키고 있는 것 같도다.
우리는 너무 먼 곳에 출정하여 군량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므로, 진군과 대적하기가 쉽지 않겠다!
차라리 양보하여 후일을 기대하는 편이 좋겠다.
성득신은 지체하지 말고 서둘러 돌아오도록 하라!
과인은 지금 신성(申城) 땅에 있노라.
사마 신공(申公) 숙후(叔侯)는 제소공(齊昭公)을 만나 양곡(陽谷)
땅을 돌려주면서 강화를 맺게 되자, 그곳에 있던 공자 옹(雍)과
읍재 옹무(雍巫)는 초(楚) 나라로 돌아오게 되었다.
여기에서 초성왕(楚成王)이 영성(郢城)으로 돌아가고,
진문공(晉文公) 또한, 송(宋)를 구원한 것에 만족하고
강성(絳城)으로 돌아갔더라면
이것으로 더는 진(晉)과 초(楚)의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었으나, 성득신(成得臣)의 승리에 대한
집착으로 그만 큰 전쟁으로 이어지게 된다.
그때 성득신(成得臣)은 송군(宋軍)의 수양성(睢陽城)의 방어가 거의
무너지는 걸 보게 되면서, 즉시 철수해 귀국하라는 명령을 너무나
아쉽게 생각하였다.
장수들은 어서 영채(令寨)에 모이도록 하라!
이제야 수양성의 함락이 눈앞에 보이는데
왕께서는 급하게 철수를 명하시었소!
이 판에 어찌 철수를 명한단 말이오?
원수님, 투월초(鬪越椒)의 생각도 같습니다.
이제 조금만 더 공격하면 함락시킬 수 있습니다!
좋다, 투월초(鬪越椒)는 즉시 신성(申城)에
달려가 대왕께 나의 말을 직접 전하도록 하라!
투월초(鬪越椒)는 직접 사자가 되어 신성(申城)으로 달려갔으며,
초성왕을 만나게 되자, 성득신(成得臣)의 상소문을 올리게 되었다.
왕이시여, 조금만 말미를 주신다면, 수양성을
파한 후 개선가를 부르며 돌아갈 수 있나이다.
만약 진군(晉軍)을 만나게 된다면 목숨을 걸고
한 번 싸워보겠으니 허락해 주시기 바라나이다!
만약에 신이 싸움에 이기지 못한다면
군법을 받아 참수되더라도 그에 따르겠나이다!
초성왕(楚成王)은 성득신(成得臣)의 상소문을 다 읽으며 거듭 깊이
생각하다가, 투곡어토(鬪穀於菟)에게 보이며 그의 의견을 물었다.
성득신이 자기의 재주를 믿고
과인의 명에 불복하는 게 아니요?
과인이 성득신에게 철수를 명령을 내린 것은
그가 진군(晉軍)과 결전 하려고 하기 때문이오!
경의 생각은 어떠한지 말해보시오?
왕이시여, 투곡어토 이옵니다.
진후(晉侯)가 굳이 송(宋)나라를 구하려 하는 것은
진후가 패업(覇業)에 뜻을 두고 있기 때문입니다.
만약 진후(晉侯)가 패업(覇業)을 이루게 된다면
우리 초(楚) 나라에 이롭지 못합니다!
중원 천하에서 진(晉)과 대항할 수 있는 나라는
오르지 우리 초(楚) 나라밖에 없습니다.
만약 우리가 진군(晉軍)을 피한다면 그것은 바로
진후(晉侯)를 천하의 방백(方伯)으로 인정하는 것입니다.
또한, 조(曹)와 위(衛)는 지금 우리 초(楚) 나라를 받들고
있사온데, 만약 우리 초(楚) 나라가 진군(晉軍)을 피해
철수하는 모습을 보이게 된다면, 그들은 필시
우리를 버리고 진(晉) 나라에 붙을 것입니다.
왕이시여, 잠시 현 상황처럼 소강 국면을 유지하면서
시간을 끌고 있다가, 조(曹)와 위(衛)를 안정시킨 후에
철수하는 것도 한 가지 방책이 되나이다!
단지, 대왕께서는 성득신(成得臣)에게 명하시어
절대 경솔하게 군사를 움직이지 말 것이며,
진군과 정면으로 전투를 벌이지 말도록만 하십시오!
그러는 중에 기회를 봐서 송(宋)나라와 강화를 맺은
후에 퇴각한다면, 우리는 남쪽과 북쪽에서 동시에
아무것도 잃지 않고 지금의 현상을 유지할 수 있나이다.
초성왕(楚成王)은 투곡어토(鬪穀於菟)의 말대로 투월초(鬪越椒)에게
성득신(成得臣)은 함부로 싸움을 벌여서는 안 될 것이며, 오로지
화전(和戰) 만을 허락한다는 명령을 전하도록 하면서 돌려보냈다.
투월초는 어떤 명령서를 받아 왔는가!
대왕께서는 초군(楚軍)은 철수하지 않아도 돼 오나,
오로지 화전(和戰) 만을 허락하시었나이다.
화전(和戰) 이라고 하였느냐?
일단 점령해야 화전(和戰)이 될 것 아니냐?
성득신(成得臣)은 우선 초군(楚軍)을 철수시키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에 기뻐하였으나, 화전(和戰)에 대한 마음이 급해져 주야로
쉬지 않고 수양성(睢陽城)을 공격하도록 서둘러 독려했다.
한편 송성공(宋成公)은 진군(晉軍)이 조(曹)와 위(衛)를 침공하면,
초군(楚軍)은 수양성(睢陽城)의 포위를 자연스럽게 풀 것이라는
공손 고(固)의 보고를 믿고, 있는 힘을 다해 성을 지켜내고 있었다.
초성왕이 위(衛)나라를 구원하기 위해 북상했는데
어찌하여 초군 대장 성득신은 계속해서
우리 수양성을 더욱 세차게 공격하는 것이냐?
마음이 황망하여 어찌할 줄 모르겠구나!
주공, 대부 문윤반(門尹般) 이옵니다.
진후(晉侯)는 초군(楚軍)이 위(衛)나라를 구원하기 위해
수양성에서 물러갔다고 생각하는 것 같사오며
아직도 남은 초군(楚軍)이 여전히 세차게 공격하고
있다는 사실은 전혀 모르고 있는 것 같사옵니다.
신이 죽음을 무릅쓰고 수양성을 탈출하여
어떻게 하든 진후(晉侯)에게 구원을 청해 보겠나이다.
이 엄중한 포위망을 대부 문윤반(門尹般)은
어찌 뚫고 나갈 수 있겠는가?
주공, 나라를 구하는 일이옵니다!
어찌 목숨을 아까워하겠나이까?
문윤반(門尹般)의 용기가 좋도다.
마지막 구원을 청하러 가는데
어찌 빈손으로 가서 간청할 수 있겠는가?
송성공(宋成公)은 즉시 사고에 보관하고 있는 값비싼 보옥과
귀중한 기물들을 적어 장부를 만들게 하였으며, 이 장부를
진후에게 바치면서, 구원해 달라는 청을 하게 했다.
주공, 신이 죽어도 전할 수 있도록
같이 갈 사람을 한 명을 뽑아 주시옵소서?
좋은 생각이오! 과인도 염려하였던 바로다.
대부 화수노(華秀老)는 같이 갈 수 있겠소?
주공, 신명을 바쳐 임무를 수행하겠나이다.
문윤반(門尹般)과 화수노(華秀老)는 이 장부를 가슴에 품고는,
초군 진영이 조용해진 삼경 무렵에 수양성(睢陽城)을 빠져나갔다.
문윤반(門尹般) 대부, 진후(晉侯)가 어디에 계시겠소?
화수노(華秀老) 대부, 조성(曹城)에 있을 것 같소이다.
꾀나 시간이 경과 됐는데 지금까지 조성(曹城)에 있겠소?
확실치 않으니 가다 보면 알 수 있을 것이오!
문윤반(門尹般)과 화수로(華秀老)는 조성(曹城)에서 5리나 떨어져
있는 진군(晉軍)의 본채에서 진문공(晉文公)을 만날 수 있었다.
송(宋)나라 사신이오!
진후(晉侯)를 만나도록 해주시오!
아니 사신이란 사람들이 수레도 타지 않고
어찌 달랑 말만 타고 거지꼴로 온 것이오?
초군의 포위망을 겨우 뚫고 왔소이다!
잠시 좀 기다려 보시 오.
주공, 송(宋)나라에서 사신이 왔사옵니다.
어서 들게 하라. 어찌 공손 고(固)가 오지 않았는가?
지금 공손 고(固)는 우리 송후(宋)와 함께
죽을 힘을 다해 수양성을 지키고 있나이다.
두 대부는 너무 울지 마시오!
과인이 도울 것이니 울음을 그치시오!
진후(晉侯)께서는 이 장부를 받으시옵소서!
저희 군주께서는 변변치 못하오나? 먼저
이 장부를 바치옵고, 전쟁이 끝날 때
현물을 직접 싣고 와 올리겠다 하셨나이다.
진후(晉侯)께서는 이 장부를 받아 주시옵길 바라오며
불쌍한 송(宋)의 수양성(睢陽城)을 구해주시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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