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추 열국지( 301∼400회)

제 336 화. 옛날의 원한을 갚게 되는가.

서 휴 2023. 11. 6. 17:32

 336 옛날의 원한을 갚게 되는가

 

       주공큰일 났습니다.

       주공우리 위()나라 국경 경비대가 뚫렸습니다.

       진군(晉軍)이 우리 초구성(楚丘城)으로 오고 있습니다.

 

       아니진군(晉軍)이 조(나라를 치러 가는 줄로

       알았는데 언제 국경을 돌파했단 말이냐

 

       진군(晉軍)이 많기도 하구나

       꺼먼 먼지가 끝이 없구나

       우리 초구성(楚丘城)을 어찌 지킬 수 있겠는가  

    

       주공이상합니다

       뭐가 이상 탄 말이냐

 

       주공초구성(楚丘城)을 공격할 줄 알았는 데

       계속 북상하고 있습니다

 

       이게 어찌 된 일이냐

       주공오록(五鹿) 쪽으로 가고 있습니다.

       오록(五鹿)으로 가고 있느냐

 

진군(晉軍) 당연히 초구성(楚丘城)을 공격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그냥 지나쳐버리고 이상하게 북상하며 오록(五鹿)으로 가고 있었다.

 

위성공(衛成公)과 신하들은 영문을 알지 못한 채, 진군(晉軍)

움직임을 지켜보기만 할 수밖에 없었다.

 

       이곳이 오록(五鹿이란곳인가

       아, 슬픈 감개가 무량하구나

 

       배고픔을 견딜 수 없어 밥 한 그릇을 청했을 때

       (나라 그 농부는 밥 대신에 무엇을 내밀었던가

       바로 흙을 담은 주발이었다

 

       호언(狐偃)이 과인을 달래기 위해 뭐라고 했던가

       흙은 나라의 근본이라고 하였다

 

       밥을 얻기는 쉬워도 흙을 얻기는 어렵다며

       흙이야말로 하늘이 내려준 선물이라 하였다.


       우리는 그 농부에게 무릎 꿇고 절까지 하였다.

       그때 우리 심정은 말할 수 없이 비통하였다.

 

       이곳은 그 옛날 개자추(介子推)가 자기 허벅지 살로

       국을 끓여 나에게 바친 곳이 아닌가

 

       너무나 안타까운 일이로다

       이 오록(五鹿땅이 아니었더라면

       개자추(介子推)는 죽지 않았을 것이다

 

진문공(晉文公)은 위(나라 초구성(楚丘城)보다도 어쩌면 그

어려운 망명 시절 중에, 이 오록(五鹿땅에서 천하 패업(霸業)

결심을 더욱 굳힌 것으로 볼 수가 있는 곳이다.

 

       오록(五鹿)은 하늘이 내리신 땅이로다

       한 서린 이곳을 우리 땅으로 만들어야 한다

 

진문공을 비롯한 망명파 장수들도 지난날의 일들을 돌이켜 보며

벅찬 감정을 억누르지 못하고 가만히 서 있기만 하였다.

 

       극곡(郤穀원수님!  소장 위주(魏犨입니다.

       이 오록(五鹿성을 점령하여 주공께 바쳐야 할 텐데

       언제까지 보고만 있도록 놔둘 것입니까

 

       극곡 원수님!  하군 부장 선진(先軫이옵니다.       

       극곡 원수님!  위주(魏犨)의 말이 옳습니다.

 

       소장에게 1천 군사를 주십시오.

       오록(五鹿땅을 점령하겠습니다.

 

       극곡 원수는 선진(先軫)의 청을 승낙할 수 있겠소

       주공주공께서 결정하실 수 있는 일을

       어찌 신에게 그런 말씀을 하시옵니까

 

       아니 오군 통솔자는 극곡 원수가 아니겠소

       주공명령을 내리겠습니다.

 

       선진(先軫) 장수는 오록(五鹿) 땅을 점령하라

       극곡 원수님!  어찌 이 위주(魏犨)를 빼놓으십니까

 

       좋소선진(先軫)  장수는 위주(魏犨)  장수와 함께

       저 오록(五鹿)을 빨리 점령하여 주공께 바치시오

 

선진(先軫)과 위주(魏犨) 1천 군사를 이끌고 오록(五鹿)을 향했다.

선진(先軫)은 군사들에게 군에서 쓰는 깃발인 많은 기치(旗幟)

나눠주고 산과 숲과 언덕마다 꽂게 하여 오록성(五鹿城일대를

온통 진군(晉軍)의 기치(旗幟)로 뒤덮이게 하였다.

 

       선진 장수뭔 기치(旗幟)를 이리 많이 가져왔소

       군사는 소리 없이 진군해야 하는데,

       적이 미리 알고 방비하게 하는 거 아니겠소

 

       더욱이 우리는 1천 군사밖에 없질 않소.

       자칫하면 오록(五鹿백성에게 패할 수도 있소

 

       적군들에게 일부러 알려 대비하게끔 하는

       이유가 달리 무엇이 있는 것이오

 

       위주(魏犨장수나는 이렇게 생각하오.

       옛날 위(나라는 제(나라를 깍듯이 받들었소.

 

       이제 마음을 바꾸어 초(나라를 섬기고 있으니

       사대부들은 위후(衛侯)의 처사에 불만을 품고

 

       혹시 중원의 열국들이 쳐들어와서토벌하지

       않을까 하는 불안에 떨고 있다하오.

 

       우리 주공은 이제 바야흐로 제환공(齊桓公)

       위업을 계승하려는 첫발을 내딛으셨잖소

       이 판에 어찌 약한 모습을 보일 수 있겠소

 

       나는 먼저 저들에게 진군의 강한 위용을 보여 주면서

       마땅히 큰 소리로 진격하며 두려움을 갖도록 할 것이오.

       이는 싸우지 않고 항복하게 만드는 작전이오.

 

한편 오록성 백성들은 불시에 진군이 몰려 들어오자, 성루에 올라

성 밖을 살폈으나 온통 뒤덮고 있는 진군의 기치(旗幟) 만 보일

뿐이므로 진군이 모습을 숨기며 기습할 것으로 착각했다.

 

오록성을 수비하고 있던 위군(衛 軍 )과 백성들은 온통 나부끼고

있는 기치(旗幟)를 보고는 대경실색하면서 성 안팎의 백성들은

진군(晉軍)오기도 전에 앞을 다투어 달아났다.

 

       오록성의 성주가 도망가는 백성들 앞을 막았으나

       혼자만의 힘으로는 어쩔 수 없었다.

 

       선진(先軫)의 진군(晉軍)이 오록성에 당도했을 때는

       아무도 지키는 사람들이 남아 있지 않아

       북소리를 한번 울림으로써 성은 함락되었다.

 

선진(先軫)은 창끝에 피 한 방울 묻히지 않고 오록성(五鹿城)

점령하여 진문공에게 바치자진문공은 오록성을 바라보며

다시 한번 감회에 젖어 호언(狐偃)을 돌아보며 말한다.

 

       선진(先軫)이 대성공을 거두었구나      

       호언(狐偃외숙이 선진(先軫)을 추천하더니

       선진(先軫)은 큰 성과를 거둔 것이로다.

 

       호언(狐偃)이 예언대로 오록(五鹿)을 손에 넣었소.       

       주공이제 시작일 뿐입니다.

       주공이제부터 큰 것을 쥐어야 합니다.

 

오록성(五鹿城)을 점령했지만, 막상 초구성(楚丘城)과는 먼 곳이

전략상 위치도 아니었으므로, 그저 한풀이에 불과한 곳이었다.

 

       극보양(郤步揚)은 오록성을 잘 지키도록 하라

       모두 염우(斂盂)로 내려가 진채를 세우도록 하라

 

진군은 거침없이 염우(斂盂땅으로 갔으며염우(斂盂)는 위(나라

도성인 초구성(楚丘城)과 매우 가까워 턱밑에 와 있는 것과 같았다.

염우(斂盂)는 지금의 하남성 농양현(濃陽縣동남에 있던 고을이었다.

 

       이제 진문공의 명령 한마디면 위(나라 도성은

       진군에 짓밟힐 위급한 지경에 빠지고 말았다.

 

그때 진군(晉軍)이 위(나라 초구성(楚丘城)의 함락을 눈앞에 두고

있을 때원수 극곡(郤穀)이 갑자기 병이 들어 자리에 눕고 말았다.

 

       극곡(郤穀원수갑자기 무슨 일이오

       주공죄스럽게도 오랜 지병이 있었나이다.

 

       염려치 말고 어서 일어나도록 하시오

       주공신은 주공께 귀한 은혜를 입었나이다.

 

       신명을 다 바쳐 은혜에 보답고자 하였으나

       하늘이 허락한 명()이 이제 다 한 것 같습니다.

 

       지난번 원수 깃발이 돌풍에 부러짐으로써

       신의 수명에 대한 예언의 징조가 나타났으므로

       이제 신의 목숨은 조석 지 간에 있나이다.

 

       주공미처 드리지 못한 말이 있습니다.

       과인이 어찌 경의 가르침을 듣지 않겠소

 

       주공께서 조()와 위(두 나라를 정벌하는 것은

       원래 초(나라를 제압하기 위해서입니다.

 

       (나라에 대항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먼저 해야 할 일이 있습니다.

 

       주공우리는 단독 출병으로 우군(友軍)이 필요합니다.

       이는 제()와 진(), 두 나라와 힘을 합해야 합니다.

 

       주공()은 멀고 제()는 가까운바

       주군께서는 먼저 제(나라에 사자를 보내어

       (나라와 먼저 동맹을 맺으십시오

 

       (나라 역시 초()와 관계가 악화하여

       우리와 동맹을 맺기를 원할 것입니다.

 

       만약 우리가 제()와 우호의 동맹을 맺으면

       ()와 위(나라는 두려워 항복해 올 것입니다.

 

       그런 연후에 진(나라까지 수호를 맺어놔야

       (나라를 제압하는 만전지책(萬全之策)이 되옵니다.

       옳은 말이오원수의 말대로 곧바로 행하겠소이다

       과인이 시의(侍醫)를 데려온바 잘 치료받고

       어서 빨리 일어나도록 하시오

 

진문공은 즉시 사자를 보내과거에 제환공(齊桓公)의 은혜를 잊을

수 없다면서 크게 사례하였으며무례를 일삼는 초(나라를

함께 대항하여 싸우자는 뜻을 강조하면서 동맹을 맺자고 전했다.

 

       그때 제(나라는 양곡(陽谷땅을 초(나라에

       빼앗겼으며이에 제효공(齊孝公)이 화병으로 죽자

       () 공자 개방(開方)은 틈을 두지 않고 그의

       하나밖에 없는 아들을 살해하였다.

 

그리고 즉시 제효공(齊孝公)의 이복동생이자 갈영(葛榮)의 소생인

공자 반()을 군위에 올려제소공(齊昭公)이 되게 한 그때였다.

 

  337 덕을 베풀지 못해 침공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