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추 열국지( 301∼400회)

제 312 화. 심복은 어떨 때 증명되는가.

서 휴 2023. 10. 23. 12:17

 312 심복은 어떨 때 증명되는가

  

극예(郤芮)와 여이생(呂飴生)은 계획대로 척척 잘 되어가자, 이에

크게 만족하며, 날이 저물기만을 기다렸다가 해가 떨어지고 어둠이

깔리자심복들을 거느리고 각기 예정한 곳으로 숨어 들어갔다.

 

       불이야 불이야

       아니여기저기서 불이 나다니

       어떤 놈들이 저지른 불이야

 

       나쁜 놈들이 기름을 부은 것이리라.

       기름을 뿌려도 너무 많이 뿌린 것이다

 

밤이 깊어 삼경(三更)이 되었을 때별안간 궁 안의 이곳저곳에서

시뻘건 불기둥이 치솟기 시작하였다.

 

궁인들은 깊은 잠에 빠졌다가난데없이 갑자기 일어난 화재에

혼비백산(魂飛魄散)하여 제각기 떠들면서 우왕좌왕하게 되었다.

 

       화광이 충천하면서 불꽃이 궁궐을 휩쓸자

       궁인들이 먼저 피해 달아나려고 하다가

       불기둥에 타죽는 참상이 벌어지기도 한다.

 

매복하고 기다리던 극예(郤芮)와 여이생(呂飴生)은 불이 한창 치솟자,

지체하지 않고, 그 즉시 가병(家兵)을 거느리고 얼굴을 가리고 복면을

한 채로 궁 안으로 뛰어들어갔으며발제(勃鞮)도 얼굴을 가린 체

궁 안으로 들어가 이곳저곳을 샅샅이 뒤지며 살피는 척하였다.

 

      이때 불에 타죽어 알 수 없는 시체를 몇 사람이

      들고 가다 침궁(寢宮뒤뜰에 놓고 가버린다.

 

      침궁을 지키던 한 내시는 얼른 가서 얼굴이 몹시 불에 타

      상한 걸 보고는 진문공(晉文公)의 겉옷을 덮어주었다.

 

불이 나자 궁인(宮人)들이 화급히 일어나 잠옷 차림으로 우왕좌왕하는

어수선한 사이로 극예(郤芮)와 여이생(呂飴甥)은 평소 내통하고 있던

내시를 앞세워 재빨리 진문공(晉文公)의 침궁(寢宮)으로 뛰어들어갔다.

 

      아니, 침상에는 아무도 없다

      아니, 침궁의 내시들도 아무도 없구나.

 

      다 어디로 간 것이냐

      중이(重耳)가 눈치를 채고 도망친 건 아닌가

 

      주공은 이곳에서만 주무시지 않습니다

      그럼 어디에 있느냐

 

      어느 후궁의 방에 있을지 모릅니다

      빨리 뒤져 봐라! 그곳으로 가보자

      이번에 꼭 죽여야 한다

 

이들은 중이(重耳)를 찾으러 후궁으로 쫓아가다가 뒤뜰에 엎드려

있는 사람의 겉옷을 보고는 잠시 멈추어 서서 겉옷을 걷어내면서

진문공(晉文公인가하고 확인하고 있는데저편에서 발제(勃鞮)

뛰어오며 고함을 지른다.

 

      빨리 피하십시오. 근위병이 에워싸고

      비상군이 이곳으로 달려오고 있습니다.

      우물쭈물하다간 우리 모두 포위될 수 있소이다

   

      중이(重耳)가 죽었는지 찾아봐야 할 것 아니오

      일단 돌아갔다다시 대책을 세우는 편이 좋겠소

 

      시간이 없소이다 빨리 나가야 하오

      좀 이따가 날이 샌 후에 군을 동원해봅시다.

 

극예(郤芮)와 여이생(呂飴生)이 가병(家兵)을 이끌고 불타는 궁을

재빨리 빠져나가자근위병이 에워싸기 시작하면서호씨(狐氏), 

조씨(趙氏), 란씨(欒氏), 위씨(魏氏등의 가병(家兵)이 몰려왔다.

 

사람들이 몰려들어 불을 끄고 있는 소란 중에 조정의 대부들도

모여들었으며조쇠(趙衰)가 헐레벌떡 쫓아오면서 상비군을 곳곳에

배치하고는진문공(晉文公)을 찾으려 혈안이 되어 뛰어다닌다.

 

      주공은 어디 계시는가

      큰일이다빨리 주공을 찾아라

     

      누가 주공을 본 사람 있는가

      아직 아무도 뵙질 못했소이다

 

조쇠(趙衰)가 진문공(晉文公)의 생사를 알고자 눈에 불을 켜고 설칠

그때, 한 내시가 조쇠(趙衰)에게 슬며시 다가와 지난날 밤에 일어난 

사실 들을 조용히 귓속말로 보고해 주고는 얼른 떠나갔다.

 

      조쇠(趙衰저는 침방의 내시입니다

      주공은 호언(狐偃)과 함께 몰래 나가셨고

      반란자들은 죽어 쓰러져있는 시체를

      주공으로 알고 있으면서 의심하고 있습니다.

 

      반란자들을 아는가

      모릅니다반란자들이 모두 복면을 하였습니다.

 

      반란자들을 얼굴을 모른단 말이군

      조용히 하라절대입 밖에 내선 안 된다

 

조쇠(趙衰)는 침궁(寢宮내시로부터 자세한 이야기를 듣게 되자.

내시에게서 들은 말을 전부 비밀에 부치게 하면서궁궐의 불을

끄도록 독려하자날이 밝아지면서 겨우 불을 잡을 수 있었다.

 

      위주(魏犨)와 선진(先軫)은 성 안팎을 물샐틈없이

      경비를 세워 경계를 철저히 하고, 혹시라도

      군부에서 반란이 일어나지 않도록 

      친위대와 상비군을 엄중히 장악하라

 

조쇠(趙衰)가 지시를 끝내면서, 위주(魏犨)와 선진(先軫)을 보내고

나자, 이때 난순(欒盾)과 극곡(郤穀)이 달려왔으며곧이어 대부

호모(狐毛)도 쫓아와 큰 소리로 떠들며 성급하게 물어본다.

 

      조쇠(趙衰이건 단순한 화재가 아닙니다

      극예(郤芮)와 여이생(呂飴生)이 반역을 일으켰다 하오.

 

      그들을 직접 본 것이오

      아닙니다이들이 가병을 이끌고 성 밖으로

      나가는 걸 본 사람이 있다고 합니다.

     

      나 호모(狐毛 어떻게 된 일이오

      호모(狐毛호언(狐偃)이 보이지 않습니다.

      호언(狐偃대부는 어디 있소이까

 

      내 동생 호언(狐偃)은 어제 한 밤 중에 궁으로

      들어간 이후로 돌아오지 않고 있다 하오.

 

      호모(狐毛내 생각엔 이번 반란을 미리 눈치채고

      호언(狐偃)이 주공을 다른 곳으로 피신시킨 것 같소이다.

 

      그렇다면 다행이오만 주공이 무사해야 하오.

      그렇습니다주공께선 쉽게 당할 분이 아니지요.

 

      그렇다면, 우리는 이제부터 주공이 돌아오실 때까지

      도성을 지키며 궁궐을 수리하고 있읍시다.

 

조쇠(趙衰)가 난순(欒盾)과 극곡(郤穀)의 제안을 들으며 이야기

나누고 있는데 성질 급한 위주(魏犨)가 씨근덕거리며 쫓아왔다.

 

      역적놈들이 궁에 불을 질러

      우리 주공을 죽이려 한 것이 틀림없소

 

      그놈들이 성 밖으로 빠져나갔답니다.

      그런 놈들은 그냥 놔둘 수 없소이다.

 

      (대부께서 제게 5천 군사만 주십시오

      쫓아가서 그놈들을 때려죽이고 오겠습니다.

 

      군권(軍權)은 국가의 대권이오

      군권(軍權)은 내 맘대로 결정할 수 없소

      주공의 명 없이는 그 누구도 맘대로 동원할 수 없소.

 

      두 역적놈이 비록 성 밖으로 달아났다고 하지만

      많지 않은 가병(家兵들일 뿐일 것이오.

 

      더는 변란이 일어나지 않도록 방비하고 난 후

      주공이 돌아오시면, 곧바로 조사해 조치합시다.

      위주(魏犨)는 너무 서두르지 마시오.

 

조쇠(趙衰)는 강성(絳城)의 사고를 수습하기 위해모든 대부에게

할 일을 지시하고일일이 점검하면서 다녔다.

 

       한편 진문공(晉文公)은 호언(狐偃)과 함께

       강성(絳城)에서 빠져나와 국경까지 달려갔으며

       하수(河水)를 건너, (나라로 들어가게 되었다.

 

진문공(晉文公)은 하상(河上)에 주둔하고 있는 공손지(公孫枝장수를

찾아갔으며밀서 한 통을 급히 작성하여, 데리고 온 호위무사 편에

진목공(秦穆公)에게 보내 왕성(王城)에서 만날 것을 청했다.

 

       진후(晉侯)가 비밀리에 만나자고 하는 것은

       이는 진(나라에 변란이 일어났음이라.

 

       과인은 사냥하러 왕성(王城)으로 갈 것이니

       공자 칩()은 과인과 같이 가도록 하시오.

 

진목공(秦穆公)은 즉시 사냥을 나간다는 핑계를 대고 떠났으며

왕성(王城)에서 진문공(晉文公)을 만나 자초지종을 듣게 되었다.

 

       천명이 이미 정해졌는데 염려치 마오

       도적 같은 무리가 무얼 할 수 있겠소

 

       진후(晉侯)의 신하들이 똑똑하고 용맹스러운바

       도적들을 처리할 것이니 너무 심려치 마시오.

 

       하상(河上)에 주둔하고 있는 공손 지(장수는

       (나라의 소식을 정탐하며 대응토록 하라.

 

그때 극예(郤芮)와 여이생(呂飴生)은 강성(絳城)에서 멀리 떨어진

교외의 한 후미진 곳에 숨어 있으며강성(絳城)의 돌아가는

상황을 살펴보고 있었다.

 

      극예(郤芮) 대부님정탐 병이옵니다.

      우리를 추적하는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아니그게 정말인가

      상비군이 우리 뒤를 쫓아올 줄 알았는데

      성안이 왜 이리 조용한지 알 수가 없구나

 

      중이(重耳)에게 변이 생긴 것이 틀림없는 것 같소

      중이(重耳)가 죽었거나 상처를 입었거나

      무슨 변고가 있는 것이 분명해 보입니다.

 

      어찌 그렇게 단정 지을 수 있단 말이오

      만일 중이(重耳)가 건재하다면 저들은

      비상군을 동원하여 우리를 추격했을 것이오.

 

      그런데 저들은 우리를 추격하지 않고 있잖소

      이것은 중이(重耳)의 신변에 탈이 생겼다는 것이오.

 

      궁에 큰불이 났고중이(重耳문제를

      수습하느라 정신들이 없는 것으로 보이오

 

      침상에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침상에 없는 것은 나도 확인하였소.

 

  313 반란의 뿌리를 완전히 뽑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