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추 열국지( 201∼300회)

제 229 화. 남편을 멀리서 바라보네.

서 휴 2023. 7. 20. 17:34

 229 남편을 멀리서 바라보네.

 

두씨(杜氏부인은 우여곡절(迂餘曲折끝에 그때를 넘기면서

이제는 진()의 옹성(雍城)에 들어와 빨래하며 살아가고 있었다.

 

      아들아백리시(百里視

      이제는 집안 살림을 좀 도우려무나

 

      알아요. 어머님조금만 더 참아주세요.

      내 꼭 훌륭한 장수가 되어 꼭 효도하려고 해요.

 

      어머님사람은 초지일관(初志一貫)으로

      노력하지 않으면 성공할 수 없다고 하네요.

      어머님 조금만 참으며 기다려주세요

 

      이놈아이 아들놈아그래

      초지일관(初志一貫)도 우리 집의 운명이 되었구나.

 

      너의 아비도 초지일관(初志一貫하며

      살아만 있으면 얼마나 좋겠냐

 

      그러나 한평생 아무리 초지일관(初志一貫하더라도

      뜻을 이루지 못하는 사람이 얼마나 많으냐

      이 몹쓸 아들놈아, 정신 좀 차려라

 

두씨(杜氏부인은 살기가 조금 나아졌다고빨래하는 여러 부녀자

들과 어울려일의 고단함을 잊고자 재잘거리며이런저런 세상

이야길 많이도 듣다가오고대부(五羖大夫라고 하는 사람이

상경(上卿벼슬하며, 백리해(百里奚)란 소문을 듣게 되었다.

 

      오고대부라니! 오고대부가 무어야?

      오고대부가 내 남편 백리해(百里奚라니

 

      아니아니어디 어디정말일까

      그럴 리가 있겠어정말일까? 어 참,

 

      오고대부(五羖大夫)가 내 남편

      백리해(百里奚라면 얼마나 좋을까

 

      아들아백리시(百里視네 아비를 아느냐

      아버지라니요? 아버지가 살아있기나 합니까

 

      이놈아오고대부를 알아보아라.

      아무래도 네 아버지 같다는 마음이 자꾸 오는구나.

 

      아버지라니요

      오고대부(五羖大夫)가 우리 아버지라니요

 

      설마요? 그럴 리가 요

      설마라니 이놈아너도 빨리 알아보아라.

 

잠 못 이루는 며칠이 지나가게 되자두씨(杜氏부인은 부녀자 들의

이야기를 모아보고 따져보며백리해 가 내 남편이 맞다면서 믿음을

갖게 되어, 집에 돌아오자마자 기뻐하며 덩실덩실 춤을 추었다.

 

두씨(杜氏부인은 벌써 헤어져 30년이 훌쩍 넘어 이제 40년이나

다 되어간다는 걸 깨닫게 되자자기 나이가 벌써 60을 훌쩍

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서는 주저앉으려 한다.

 

      내 모습이 왜 이리 초라할까

      입고 나갈 옷이 있나.

 

      화장 한번 하지 못한 내 얼굴

      주름은 왜 이리 많아졌어.

 

      이렇게 쭈그렁 할머니,

      내 남편인들 나를 알아보겠어.

 

      제일 높은 상경(上卿님이라니!

      부인이 있으면 어떡하지

      제일 높은 분이라 곁에 여자가 있으면 어떡하지

 

      부인이 있을까아니야! 아니야

      그래올곧은 성격에 혼자일 거야

 

      그래혼자라야 돼내가 얼마나 기다렸어.

      그래혼자라야내가 만날 수 있지 않겠어.

 

      부중(府中정문에 문지기가 서 있으니,

      기웃거리지도 못하고,

 

      까치발로 상경의 가마를 들여 봐도 보이지 않으며,

      울며불며 크게 고함(高喊지르려 해도,

      혹여 미친 여자로 보면 어떡하지?

 

      아아나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며

      애간장만을 태우고 있구나.

 

      이 남루(襤褸)한 내 옷차림에

      상경 백리해(百里奚)의 부인이라고 말한들

      어느 누가 믿어주기나 하겠어.

 

혼자서 애간장 태우다가때마침 반가운 소식을 듣게 되네요.

부중(府中)에서 빨래하는 여자를 찾는다는 말에 얼른 쫓아가네.

 

       두씨(杜氏부인은 기어이 부중(府中)에서 빨래하는

       완부(浣婦)가 되어 노심초사(勞心焦思하면서,

       마음을 졸이며 빨래를 하게 되네요.

 

노심초사(勞心焦思라는 말이 있다.

애쓸 로(), 마음 심(),  (), 생각할 사().

 

       마음을 수고롭게 하고 생각을 너무 깊게 함이며

       또한 애쓰면서 속을 태운다는 뜻이 담겨있다.

 

두씨(杜氏부인은 남편인 백리해(百里奚)를 만나기 위하여기어이

빨래하는 완부(浣婦)로 뽑혔으며매일같이 빨래를 열심히 하면서

자꾸 부중(府中쪽만을 바라보게 되었다.

 

      어떻게 하면 남편 백리해의 얼굴을

      한 번만이라도 볼 수 있을까.

 

      그러나 정사를 보는 부중(府中건물과

      멀기도 한 빨래터에서 어찌 보일 리 있겠는가.

 

      빨래하는 짬짬이 고개를 돌려 부중(府中)을 보며

      안타까워하는데다행히 빨래를 해주다 보니

      백리해(百里奚)의 옷도 빨아주게 되면서

 

      백리해(百里奚)가 혼자 살고 있음에 안도하며

      긴 숨을 내쉬면서 위안으로 삼는 것입니다.

 

두씨(杜氏부인은 남편인 백리해(百里奚)와 하루라도 빨리 만나게

될 날 만을 안타까이 기다리며만날 방법만을 고심하게 된다.

 

      고집 세고 청렴한 우리 아버지

      엄마가 그리 반대해도 나를 시집보내며

 

      평생 마음고생 안 시키는

      장래성 있는 신랑이라 하셨지만

 

      너무 멀리 보는 사람을 고르시어

      너무 늦게 성공하는 사람을 고르시어

 

      이토록 찢어지게 고생만 시키는 세월에

      애통한 눈물만 줄줄 쏟고 있네요.

 

      아버지나는 어떡하나요.

      남편을 지척에 두고도 만나지 못하는 나는

      이 애타는 마음을 어찌해야 하나요.

 

      나를 어여삐 봐줄 사람을 만나야 하는데

      내 남편 백리해에게 내 얘기 좀,

      제발, 전해 줄 사람 있으면 얼마나 좋겠어요.

 

      아버지아버지우리 아버지.

      도와주세요제발 도와주세요.

 

이른 아침이었다백소아(百素蛾)가 나타나 누가 관복(官服)

이리 험하게 다림질하였냐며 호통을 치며 난리를 일으키네요.

 

       다림질 방은 따로 있는데,

       빨래터에 와 큰소리친다며,

       한 여인이 돌아서서 혀를 쑥 내밀자,

 

       두씨(杜氏부인은 백리해의 관복(官服)인 걸 알고는

       얌전히 받아 풀칠하면서 잘 다려,

       백소아(百素蛾)를 찾아가게 되네요.

 

두씨(杜氏부인은 정성껏 풀칠하여 다린 백리해(百里奚)

관복을들고백소아(百素蛾)를 찾아가며악사들이 늘어서서

앉거나 서서 연습하는 모습을 지긋이 바라보다가 지나갔다.

 

백리해(百里奚)의 관복(官服)을 내놓자백소아(百素蛾)는 꼼꼼하게

이리저리 살펴보고는 두씨(杜氏부인에게 몇 가지를 물어본다.

 

      꼼꼼히 잘 데렸네요.

      앞으로 뭐라고 불러야 합니까.

      그냥 두씨(杜氏라고 부르면 됩니다.

 

      혹시 고향이 어디입니까

      (나라에서 살다가 왔습니다.

      어쩐지 말씨가 고향 쪽이라 좋네요.

 

백소아가 반가워하며 고생하신다고 격려해주지만내가 백리해의

부인이란 말을 차마 꺼내지 못하고 돌아서서 나오는 슬픈 모습이다.

 

      잠깐만요저기요.

      빨래 말고 무얼 잘할 수 있나요.

      자리를 옮겨 줄 수도 있습니다.

 

백소아(百素蛾)는 고향 사람이란 따뜻한 정이 솟아나, 궁실(宮室)

안의 좀 편안한 자리로 옮겨줄 마음으로 말하였다.

 

두씨(杜氏부인은 더듬거리면서, 거문고를 오랫동안 타보았고,

()도 노래도 읊을 수 있다는 말을 하게 되자백소아는

이외의 답변에 설마 하며 의아스럽게 바라보았다.

 

      부르셨습니까악단장(樂團長입니다

      바쁜데 불러서 미안해요.

 

      이 부인이 거문고를 타며 노래도 한다니

      한번 시험해 보시겠어요.

      알겠습니다.

 

두씨(杜氏부인은 백리해에게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아주 좋은

기회를 놓칠 수 없다며백리해가 얼른 알아볼 수 있는 노래이며,

 

옛날에 즐겨 불렀던 오작루(烏鵲淚)를 우선 악단장의 마음에

들게끔 정성을 다하여 거문고를 켜며 혼신(魂神)의 힘으로 불렀다.

 

       백소아(百素蛾이 부인이

       오작루(烏鵲淚)를 애절하게 부르는 걸 보아

       나이가 많기는 하지만 데리고 쓸 만합니다.

 

두씨(杜氏부인은 악단의 거문고를 켜면서  노래도 부르게 되니

백소아(百素蛾)는 입던 옷과 쓰던 좋은 화장품까지 내어주면서

많은 도움을 베풀어 주었다.

 

백소아(百素蛾)의 덕분에 오랜만에 맵시를 내다보니, 10년은 더

젊어진 모습이  갖추어지면서더욱 열심히 연습하게 된다.

 

 230 . 왜 곁에서 만나지 못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