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28 화.세월을 원망하며 사는가.
진(秦)의 군부인 목회(穆姬)는 맛있는 음식을 장만하여 중신들이
모여 있는 부중(府中)으로 보냈으며, 백소아(百素蛾)가 작만 해
간 음식들을 정성스럽게 풀어놓으면서, 정중히 대접하고 나서
돌아가게 되며, 목회(穆姬)에게 본대로 상세히 보고하였다.
군부인(君夫人) 마마, 비좁은 부중(府中)에서
뛰어난 인재들이 모두 검소하게 생활하며,
격의 없이 토론을 벌이고 있었사옵니다.
목희(穆姬)는 진목공(秦穆公)에게 부중(府中)이 너무나 비좁으니,
이에 오늘날의 종합청사(綜合廳舍)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새롭게 큰 부중(府中)을 지어주자고 간청을 하게 되었다.
옛날의 부중(府中)이란 곳은,
봉건시대(封建時代)의 중앙 관청(官廳)으로,
종합청사(綜合廳舍)와 같은 역할을 하는 곳이며,
앞의 큰 건물은 관청으로 정사를 보는 곳이며,
별도로 주요 대부(大夫) 들이 업무를 보는
개별 사무실과 문서실과 보관실 등이며
또한 편의시설(便宜施設)도 따르는 곳이다.
또한 부중(府中)의 뒤에 잘 조성된 정원을 만들어 부중(府中)과
격리하면서, 생활하는 살림집들이 지어지는 곳이 된다.
진목공(秦穆公)은 이와는 별도로 좀 큰 집 한 채를
더 지어, 백리해(百里奚)가 들어가 살도록 하여 주었다.
진목공은 백리해의 살림집에 현판(懸板)을 내려,
그 이름을 낙우당(樂于堂) 이라 하였다.
백리해百里奚가 그동안 지나온 참담한 고난의 역사와
더불어 그의 선량한 마음가짐을 잘 알고 있으므로,
이제 평온한 즐거움이 있어라. 하는 뜻이 담겨있는
낙우당 (樂于堂) 이라는 아름다운 이름이 되었다.
진목공(秦穆公)은 부중(府中)이 완공되자, 부중(府中) 앞에서 조금
떨어진 언덕바지 밑에 야외 마당놀이 공연장을 만들어 준공식을
화려하게 열도록 하자며, 공자 칩(縶)과 공손 지(枝)에게 명하였다.
자, 우리는 앞으로 좋은 일만 생겨야 합니다.
우리 진秦 나라가 생긴 이래, 가장 성대하고 풍성한
낙성식(落成式) 연회를 베풀도록 하여 주시오.
진목공(秦穆公)의 명령이 떨어지자, 공자 칩(縶)과 공손 지(枝)가
부중(府中) 앞에서 조금 떨어진 언덕바지 밑에 야외 마당놀이
공연장을 만드느라 바쁘게 움직이기 시작하였다.
백소아(百素蛾)가 공연에 대한 책임을 맡게 되었으며, 이에 새로
지은 부중(府中)에 들어오게 되어, 연예인(演藝人)과 악공(樂工)
들을 불러들이면서 준비하느라 바쁘게 왔다 갔다 하게 된다.
초지일관(初志一貫) 이라는 말이 있다.
처음 초(初). 뜻 지(志). 한 일(一). 꿸 관(貫)
처음에 품은 뜻을 이루려 한다면 처음과 같은
마음으로 끝까지 밀고 나가야 한다는 뜻이리라.
죽을 고비를 넘기면서도 처절하게 살아오면서
오르지 초지일관(初志一貫) 으로 성공한 모습을
보여주는 사람이 바로 백리해(百里奚) 이다.
태공망(太公望) 강태공(姜太公)은 생활에 대한 모든 걸 포기하고
자기의 뜻이 펼치게 될 때만을 기다리며, 위수(謂水) 강가의
반계(磻溪)에 앉아 낚시질만 하고 있을 때, 그를 뒷바라지하던
부인은 더는 먹고살 수가 없어 눈물을 머금고 집을 뛰쳐나갔다.
그러나 두씨杜氏 부인은
더는 먹고살 수가 없게 되자,
어차피 고생하며 견뎌내야 한다면,
차라리 자기가 어린 아들을 키워내겠다며
백리해에게 집을 떠나 출세하여 돌아오라며
집에서 내보냈으며, 성공하여 돌아올 때까지
꼭 기다리겠다는 약속을 하였었다.
진(秦) 나라에서 자리를 잡게 된 백리해(百里奚)는 두씨(杜氏) 부인이
죽었는지 살아있는지도 모르는 채 열심히 나랏일을 보고 있었다.
부부夫婦
처음이든 나중이든 만나서
사랑하게 되는 사이가 부부라 한단다.
부부는 다 그렇단다
알고도 만나고 모르고도 만난단다.
만나서 사랑도 만들고
만나서 원망도 만든단다.
사랑도 원망도 다 그렇단다.
그게 부부니까
다 만들어지는 거란다.
미루나무 골은 이제는 진(秦) 나라 땅이 되었으나, 옛날에는 우(虞)
나라의 작은 고을이었으며, 커다란 미루나무가 서 있는 동네였다.
미루나무 골에는 청빈한 선비가 서당(書堂)을 훌륭하게 운영하는,
훈장(訓長) 선생님 두씨(杜氏)로 존경받는 분이 있었다.
올곧아 청빈한 훈장(訓長) 두씨(杜氏) 에게는
정숙한 부인과 어여쁜 외동딸이 있었지요.
어여쁜 외동딸은 부모님을 닮아 예의바르고
머리 좋아 글도 또랑또랑 잘 읽으며,
거문고도 잘 탄다는 소문이 퍼져나가
좋은 혼처가 많이 들어오고 있었지요.
그때 같은 마을에 부모를 일찍 여의고
할머니와 같이 사는 한 소년이 있었네요.
이 소년은 어릴 적부터 총명하며 예의도 밝아,
크게 될 인물이라며 크게 기대하면서
청빈한 훈장(訓長) 두씨(杜氏)께서는 소년을
늘 아끼며 항상 가까이 두려 하였네요.
어느 정도 세월이 지나가자, 소녀 아버지
두씨(杜氏) 훈장은 오르지 공부 잘하고 성실한
늙은 총각 백리해에게 마음을 더 두고 있었지요,
여자는 눈앞에 보이는 돈보다,
멀리 바라볼 줄 아는 장래가 촉망되는
서방을 만나야, 마음고생 안 하고 잘 산다며
두씨 훈장의 고집으로 혼자 사는 총각
백리해에게 시집을 보내고 마네요.
동네 여인들은 젊은 새댁이라 부르며, 새댁이 거문고도 잘 타며
노래도 잘 부른다면서, 직녀(織女)의 애절한 사랑 노래인
오작루(烏鵲淚)를 자꾸 부르라며 조르기도 하였답니다.
처음에야. 백리해가 벼슬을 못하여 도.
친정엄마 도움으로 버티어 살아가다가
부모님이 불운하게 모두 갑자기 돌아가시니,
먹고 살기가 너무나 어려워졌데요.
어려움을 겨우 견디어 살아가다가. 먹고살기 힘든 판에, 뒤늦게
아들 백리시(百里視)가 태어나며, 더욱 굶을 지경이 되었답니다.
용기를 잃으면 죽은 사람과 같데요.
굶고 살더라도 용기를 가지세요.
나는 남편 만을 믿으며 살고 있어요.
나는 남편의 뛰어남도 알고 있어요.
어떻게 하던 살아 낼 터이니 세상에 나가
성공하여 돌아오면 얼마나 좋겠어요.
이렇게 살면 셋 다 굶어 죽고 말거에요.
차라리 집을 떠나면 한 입을 덜게 되며
더욱이 성공하여 돌아오면 얼마나 좋겠어요.
쌀이 없어 노란 조를 빌려왔으며, 겨우 남은 한 마리 씨암탉마저
잡았으며, 땔감조차 없어, 할수 없이 부엌 문짝을 뜯어내 겨우
밥과 함께 암닭 백숙(白熟)을 작만 하고, 한 상을 차려 내놨지요.
이별의 밥상이 아니어요,
행운의 밥상이어야 해요.
이렇게 안 드시면 어떡해요.
아무 경비도 없이 떠나야 하는 당신
한술이라도 더 떠먹고 떠나시어야 해요.
백리해(百里奚)는 눈시울을 적시며 고향을 떠나가고, 두씨 부인은
멀리까지 손을 흔들며, 이별의 설움에 펑펑 울고 말았네요.
신령(神靈) 임. 신령(神靈) 임. 우리 신령(神靈) 임.
우리 남편 백리해(百里奚)는 어디로 갔을까요.
기다리는 남편은 소식조차 없는데
삼 년이나 지나가고 말았네요.
살아있기나 한 걸까. 살아있다면 꼭 찾아올 거야.
아무렴 찾아오고말고.
그래. 좋은 소식이 오겠지.
그래. 좋은 소식이 오긴 올 거야.
설마 오 년이면 꼭 찾아오지 않겠어.
손에 못이 박히도록 길쌈을 하며, 그렇게
기다려도 사랑하는 남편은 돌아오지를 않는데
길쌈조차 힘든 판에 오년이나 흉년까지 들어
애환이 깃든 집마저 떠나야 하네요.
아아. 집이 없다면
어디서 서방님을 기다린단 말이냐.
그래 앉아서 굶어 죽을 바에는
차라리 서방님을 찾아 직접 나서 보자.
어여쁜 소녀는 어린 아들의 어여쁜 엄마로 시작하여, 떠돌이
생활을 하게 되면서, 어린 아들이 딸린 아줌마로, 또 점차
억센 아줌마가 되어가고 있었다.
아무리 팔자가 어렵더라도 한때를 넘겨 준다고 하지만,
집도 먹거리도 없으니, 얼마나 비참하게 살았겠어요.
고생하지 말고 좋은 사람에게 개가하라는
중매도 뿌리치고, 거친 세상에 막일도 하게 되며,
때로는 거지가 되어 떠돌아다니기도 하였답니다.
전쟁이 수시로 일어나는 춘추시대(春秋時代), 그 혼란 속에서도
모질게 흘러가는 것은 세월뿐이라고 하였다.
제 229 화. 남편을 멀리서 바라보네.
'춘추 열국지( 201∼300회)'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제 230 화. 왜 곁에서 만나지 못하나. (0) | 2023.07.20 |
---|---|
제 229 화. 남편을 멀리서 바라보네. (0) | 2023.07.20 |
제 227 화. 좋은 베풂은 어떤 것인가. (0) | 2023.07.20 |
제 226 화. 큰 인물은 어떻게 얻는가. (0) | 2023.07.20 |
제 225 화. 오고 대부는 누구인가. (0) | 2023.07.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