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추 열국지( 001∼100회)

제 40 화. 황천에서 모후를 만난다.

서 휴 2023. 4. 27. 15:24

    13. 황천에서 모자 상봉.

 

40 . 황천에서 모후를 만난다.

 

       하 아. 내 못 할 짓을 하였구나. 휴 우.

       주공. 어이 탄식(歎息)하시나이까?

 

       영고숙(穎考叔)그대는 복이 많아

       봉양(奉養)해줄 모친을 모시고 있으나

 

       나는 일국의 제후이긴 하나 그대만도 못하오.

       그에 절로 한숨이 나오는구려.

 

       내, 부득이하게 아우를 죽게 하였지만

       어머니마저 멀리 보내어 천륜을 배반하였소!

 

       주공, 너무 심려치 마십시오.

       주공. 살아계신 모후(母后)임을 다시 모시면 되옵니다.

 

       단()계선 이미 세상을 떠나신 바이오니

       살아계신 아드님은 주공 한 분뿐이옵니다.

 

       모후께서도 많이 보고 싶어 하실 것이오니

       옛일을 잊으시고 다시 모시옵소서.

 

       그리 쉬운 일이면 얼마나 좋겠소

       황천(黃泉)에 가서 만나겠다. 막말하고 말았으니

       후회해도 소용이 없게 되었구려

 

       주공, 아니옵니다.

       지금 곧 황천(黃泉)에서 만나시면 되옵니다

 

       이보시오. 영고숙(穎考叔)

       주공 앞에서 함부로 심한 말을 하면

       아니 된다는 걸 잘 아시지 않소

 

       아웁니다! 아웁니다

       주공, 이승의 황천(黃泉)에서 만나시면 되옵니다

 

       이승의 황천(黃泉)이 어느 곳에 있소?

       이승에 황천(黃泉)이 있다면 만나시겠사옵니까?

 

       허 어. 만나야 하지 않겠소

       주공. 그러시면 되었사옵니다.

       신이 황천(黃泉)을 보여 드리겠사옵니다

 

       정말이오무엇이 필요하겠소

       내가 도와줄 일을 말해보시오

 

       삽과 곡괭이를 지닌 장정(壯丁) 3백여 명과

       백여 길의 삭율(索繂)을 주소서.

 

삭율(索繂)은 굵고 튼튼하게 꼰, 동아줄을 말하는 것이다.

영고숙(穎考叔)은 장정 3백여 명을 데리고 곡유(曲洧) 땅으로 갔다.

 

       곡유(曲洧)는 지금의 하남성 언릉(鄢陵) 동남쪽

       약 20킬로 지점의 유수(洧水) 강안(江岸)의 고을로

       허창시(許昌市) 서쪽 약 40킬로 지점에 있다.

 

영고숙(穎考叔)은 곡유(曲洧)에서 높은 산의 고개를 넘어, 한참

동안 깊은 계곡에 들어가더니, 어느 한 산기슭에 다다라 붉은

흙이 깔린 곳을 만나자마자, 발로 비벼보고 손으로 만져보며

이제 되었다고 하면서 모두 모이라고 부르기 시작 했다.

 

       이곳이 우비산(牛睥山) 이다.

       우비산(牛睥山)은 황토(黃土)가 기름져

       약초(藥草)가 많이 자라나나?

 

       많은 바위가 뾰족하고 너무 위험하게 서 있어

       소들도 들어가고 싶어서 하지만,

       위험하여 곁눈질만 하고 비켜 가는 곳이다.

 

       황토(黃土)는 기름지고 농사가 잘되는 흙이다.

       그러나 황토(黃土)는 흙의 토질(土質)

       조밀(稠密)하여 수맥(水脈)이 잘 통하질 않는다.

 

       파 내려가다가 어느 곳에서 암반(巖盤)을 만나야

       거기에서 암반(巖盤)을 따라 들어오는

       수맥(水脈)을 찾을 수 있다.

 

       우리는 이제 좋은 수맥(水脈)을 찾아야 한다.

       자. 장정들은 이곳에 모여 빙 둘러서라.

 

       자. 지금부터 다 같이 깊이 파 내려가야 한다.

       자, 다 같이 열심히 파고들어 가보자.

 

장정 3백여 명이 열심히 며칠을 파고 들어가자, 깊은 곳에 다다라

암반이 나오며, 암반을 깨고 들어가자 물이 솟아나니, 자연스럽게

황토물이 고이는 누런 우물이 만들어진다. 황천(黃泉)인 것이다.

 

       주공. 황천(黃泉)이 준비되었사옵니다.

       주공, 황천(黃泉)에 방을 만들었사오니

       황천(黃泉)에서 모후(母后)님을 만나시옵소서.

 

영고숙(穎考叔)은 삭율(索繂)로 나무토막들을 붙들어 매 사다리를

안전하게 만들자, 무강(武姜)을 찾아가 장공(莊公)이 후회하여

효로써 봉양하고 싶다는 뜻을 정성을 다하여 말했다.

 

       무강(武姜)은 한편으로는 기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슬프기도 하였다.

 

       영고숙(穎考叔)은 직접 모후(母后)를 업고

       한참을 내려가, 황천(黃泉)의 방에 모시었다.

 

정장공(鄭莊公) 또한, 긴 삭율(索繂)의 사다리를 타고 깊이 내려가

황천(黃泉)에서 어머니 모후(母后)를 만나게 되었다.

 

       어마마마. 소자 오생(寤生) 이옵니다.

       오, 주공. 손 한 번 잡아봅시다.

 

       어마마마, 이 오생이 오랫동안 불효하였나이다.

       어마마마. 죽을죄를 지었사옵니다!

 

       아니요! 아니요! 모두 나의 잘못이오

       나도 모르게 둘째 단()만을 감싸며

       편애(偏愛)만 하였던 나의 잘못이었소.

 

       왜, 내가 편애(偏愛)를 하였는지 나도 모르겠소?

       주공, 이 어미가 단()을 죽이게 했소

 

       주공. 아무쪼록 이 어미를 용서할 수 있겠소

       주공, 오오, 이 어미를 용서하여주시오?

 

       어머님, 그만 눈물을 보이지 마시옵소서

       어머님, 왜 이리 수척해지셨습니까?

       어머님, 건강이 너무 안 좋아 보이옵니다.

 

       어머님, 이제 일어나십시오

       어머님, 어서 내궁(內宮)으로 돌아가시어야 합니다.

        어머님, , 제 등에 업히시옵소서.

 

정장공(鄭莊公)은 팔을 뻗어 어머니 무강(武姜)을 일으키다가

모자는 서로 부둥켜안으며 그리웠던 정에 또 대성통곡을 하였다.

 

       어머니, 제등에 업히세요

       주공, 괜찮겠소

       어머니, 어머니를 업어보는 게 소원이었습니다

 

모후 무강(武姜)이 쫓겨가 있는 변방의 작은 땅, 영곡(潁谷) 땅

읍재 영고숙(潁考叔)은 효성이 지극한 사람으로, 모자간의 

불화로 모후가 유배되어 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영고숙(潁考叔)은 올빼미의 나쁜 습성을 효도에 빗대어 설파한

뒤에, 정장공(鄭莊公)의 효심에 대한 정을 풀어주려 하였다.

 

       곡유(曲洧) 땅의 황토(黃土) 땅을 파 내려가 우물()

       만들면 황천(黃泉)이 된다는 아주 단순한 발상(發想)으로

       정장공과 모후를 기어이 만나 화해하게 하였다.

 

정장공(鄭莊公)은 황천에서 모후(母后)를 직접 등에 업고 나오며,

비로소 어머니의 따뜻한 체온을 느끼면서,무거워 거친 숨을

몰아쉬면서 거친 계곡을 지나, 우비산(牛睥山)을 겨우 빠져나왔다.

 

       그리고는 친히 모후인 무강(武姜)을 부축하여

       어가(御駕)에 태우고 손수 말고삐를 잡으며 달렸다.

 

어가(御駕)가 신정(新鄭)으로 향하니, 백성들이 몰려나와 정장공은

지극한 효자라며 모두 손을 흔들며 극진한 효성을 칭송하였다.

 

영고숙(潁考叔)은 이에 대한 공로로 대부 벼슬을 하사받았으며,

그리고 군사(軍事) 일을 관장하게 되면서, 정장공(鄭莊公)을 크게

도우며, 전쟁과 외교 면에서 큰 활약을 하게 된다.

이때가 주평왕 50년이며, 정장공 23년으로 기원전 721년이었다.

 

       죽은 자의 혼()이 저승을 가기위해 처음으로

       건너간다고 여기는 강이  황천(黃泉)이다.

 

       황천(黃泉)은 땅 깊은 곳에 지하수가 흐르는 곳을

       말하며, 고대에는 사후생활을 믿고 있었으며,

       저승과 유사한 개념으로 받아들였다.

 

       먼 길을 가는 혼()은 구천(九泉)을 건넌다고 하는데,

       이는 혼()이 여러 곳을 떠돈다는 표현에서

       구천(九泉)이라고 하였을 것이다.

       황천(黃泉) 도교적불교적 세계관이 어울린

       저승 세계로, 이승의 생활과도 다르지 않은

       곳이며, 이곳에서 지옥이나 극락에 가기도 하고

       또는  환생하는 곳이라고도 생각하였다.

 

공손 활()은 아버지 경숙(京叔) ()이 공성(共城)에서 자결하자,

() 나라로 도망갔으며, 그곳의 공자 주우(洲吁)와 친하게 되었다.

 

       여 봐라, 공손(公孫) ()

       어찌하여 대성통곡(大聲痛哭)을 하는 것인가?

 

       정장공(鄭莊公)이 아버지 단()을 죽이고

       할마마마를 영곡(潁谷) 땅에 가두었나이다

 

       주공, , 주우(洲吁) 이옵니다

       정장공(鄭莊公)은 패악하고 간교한 자로

       세상의 인륜(人倫)을 저버리고 있사옵니다.

 

       우리 위() 나라가 정() 나라에 쳐들어가

       인륜(人倫)의 정의를 올바로 세워준다면.

 

       우리 위() 나라의 위세를 천하에 널리 떨칠

       좋은 기회가 될 것이옵니다

 

       정장공(鄭莊公)이 그렇다고는 하나?

       우리 위()와 정()은 친밀하지도 않으며

       또한, 나쁜 관계를 맺은 바도 없도다!

 

       잘못하다간 정()과 원수가 되는 것이므로

       앞날을 위하여 신중하여야 할 것이다.

 

       주공, 신에게 군사를 주시옵소서

       이, 주우(洲吁)가 앞장서서 정() 나라에 쳐들어가

       패악 무도한 정장공의 무릎을 꿇리겠나이다.

 

41 . 정과 위는 싸우게 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