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추 열국지( 001∼100회)

제 38 화. 편애하는 사랑은 어찌 될까.

서 휴 2023. 4. 27. 13:35

38 . 편애하는 사랑은 어찌 될까.

 

       주공, 옛날 주무왕(周武王)의 동생 되시는

       주공(周公) () 임께서는

       그의 친동생인 관숙(管叔)과 채숙(蔡叔)을 죽여

       주() 나라를 바로 잡은 걸아시지 않는지요

 

       과인(寡人)의 생각도 그리 생각한 지 오래되었소.

       그러나 반역하기 전에 앞서 처단한다면

       과인을 효성도 우애도 없는 자라며

       모후와 백성이 비난할 것이 뻔 하지 않겠소

 

       주상, 멀리 내다보시는 탁견(卓見)에 감읍하오나?

       이제는 어쩔 수가 없게 되었사옵니다

 

       저들이 도발하여 신정(新鄭)으로 쳐들어온다면

       어쩔 수 없이 정리할 수밖에 없나이다.

 

       주공, 주공께서 한동안 왕실에 가지 못하였사온데

       모두 경숙(京叔) () 때문이 아니겠습니까

       허허, 과인의 마음을 잘 아는구려

 

       주공께서 군사를 이끌고 왕실에 가시오면

       경숙(京叔)은 비밀리에 모후의 연락을 받고

       반드시 군사를 출동시킬 것이옵니다

 

       먼저 비밀리에 군사를 경성(京城) 안에 풀어놓고,

       신은 성 밖에 매복하고 있다가,

 

       경숙(京叔)이 군사를 이끌고 경성(京城)을 빠져나오면

       신이 성문을 열고 들어가 경성(京城)을 점령하겠사오니

 

       주공께서는 늠연(廩延)에서 군사를 되돌려

       배후를 치시면 경숙(京叔)을 정리할 수 있사옵니다

 

       경의 계책이 참으로 훌륭하오

       이 일은 절대 밖으로 새나가 선 안 될 것이오

 

정장공(鄭莊公)은 며칠 후 모후(母后)에게 왕실에 다녀온다는

인사를 올리고 난 후에, 조례를 열어 중신들에게 자리를 비운

사이에 나라 안에 별 탈이 생기지 않도록 당부하였다.

 

       조정의 신료들은 모두 들으시오

       국내문제에 치우치다 보니

       왕실에 가본지가 너무 오래되었소

 

       왕실에서 주상을 뵙고 올 때까지 중신들은

       신중(愼重)하게 정사를 맡아 살피기 바라오.

 

       정경(正卿) 제족(祭足)은 중신들과 함께

       신정(新鄭)과 경성(京城)을 잘 지켜주시오

 

정장공은 오랜만에 정예병을 이끌고, 신정(新鄭)을 출발하여

낙양(洛陽)의 왕실을 향해 떠나갔다.

 

       아들아, 잘 보아라기회가 왔느니라.

       군주가 될 복이 있는 것 같도다

 

       정장공이 많은 군사를 이끌고

       경사직(卿士職)을 수행하러 왕실로 떠났으니

       하루빨리 신정(新鄭)을 점령토록 하여라.

 

공자 려()는 모후(母后) 무강(武姜)의 편지를 지닌 연락병을

붙잡아, 편지를 필사(筆寫)하고, 자기 부하를 시켜 경숙(京叔)

()에 보내면서, 답장을 받아오게 하였다.

 

       어마마마. 오월 초닷샛날에 출정하겠사오니

       신정(新鄭) 성루(城樓)에 백기(白旗)를 세우시고

       성문을 활짝 열도록 도와주십시오.

 

공자 려()는 경숙(京叔) ()의 답장을 필사하고 난 후에

모후(母后)에게 보내드리며, 또한 모후의 답장을 받아낸다.

 

       염려치마라나를 따르는 사람이 제법만 노라

       많은 사람이 너를 도와줄 것이라 하면

       너는 안심하고 쳐들어올 수 있겠느냐?

       아무쪼록 조심하여 비밀을 잘 지켜라

 

공자 려()가 경숙 단과 모후의 비밀편지를 늠연(廩延)으로 보내니,

정장공은 이를 읽으면서 아래처럼 말한다.

 

       이제야 증거가 생겼도다

       이제 모후(母后)인들 변명할 수 있겠는가

 

이때 위() 나라는 위무공(衛武公)이 죽고, 위환공(衛桓公)

보위(寶位)를 물려받아 국사를 보고 있을 때였다.

 

이때 경숙 단은 아들 공손 활()을 시켜, 위환공(衛桓公)에게

많은 뇌물을 보내면서 군사지원을 요청하게 하였다.

 

       공손 활()은 무슨 일로 군사를 요청하는가?

       정장공(鄭莊公)이 모후를 잡아 가두어

       몹시 불효를 저지르고 있사옵니다

 

       아버지인 단()께서 신정을 쳐들어가고자

       군사를 준비하고 있사오나, 많이 부족하오니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시옵기를 바라나이다.

 

       정장공(鄭莊公)은 그런 사람이 아닌 줄 알았는데

       소문과는 영 딴판이로구나

 

       위후(衛侯), 약속드리겠나이다

       신정을 점령하여 할머니를 구하게 되면

       더 많은 선물을 반드시 드리도록 하겠나이다

 

       얼마나 지원하면 좋겠는가

       일만의 군사면 좋겠나이다

 

       일만이라니적은 숫자가 아니로구나

       우리 정군(鄭軍)의 숫자가 얼마 안 되므로

       단번에 정리하고 말아야 하옵니다

 

       언제 까지면 좋겠는가

       다음 달 초이렛날 신정(新鄭)에 도착시켜주십시오

 

       아니, 불과 보름밖에 남지 않았구나

       허 참, 어렵겠지만 알겠노라

       그 날짜까지 도착시켜주도록 노력하마

 

아들 공손활(公孫活)이 위() 나라에서 도움을 받기로 정하고

돌아오자, 경숙 단은 조상에게 제례를 올리었으며, 위군(衛軍)

도착한다는 날짜에 맞추어, 경성(京城)의 군사를 총출동시켰다.

 

       이제 모두 잘 듣도록 하라

       주공께서 낙양(洛陽)의 왕실에 가게 되어,

       나에게 나라를 보살피라는 명령을 내리셨다

 

       이제부터 우리 군사는 빨리 신정(新鄭)에 가서

       신정(新鄭) ()을 잘 지켜야 한다

 

경숙(京叔) ()이 이끄는 군사들이 이틀 동안 진군하고 있는데,

경성(京城)에서 갑자기 예상하지 못한 일로 파발이 달려왔다.

 

       경숙(京叔) . 큰일 났습니다

       무슨 일이냐?

 

       공자 려()가 경성(京城)을 점령하였습니다.

       아니. 아니 정말이더냐?

 

       병거(兵車)200승이나 된답니다.

       아니. 어떻게 그럴 수가 있느냐?

 

공자 려()는 미리 들여보냈던 비밀 군사들을 동원하여, 경성을

점령하고 나서, 성안의 백성들이 모두 알 수 있도록 곳곳에 방을

붙이면서 그간에 일어났던 일들을 알려 주었다.

 

경성(京城)의 백성들은 그제야, 경숙(京叔)이 반역을 꾀한 사실을

알게 되면서 어쩔 줄을 몰라 하다가 모두 배신감을 느끼게 된다.

 

       아니, 경숙(京叔)이 모후와 반역을 꾸몄단 말이냐?

       아니, 내 아들이 반란군에 가담하였단 말이냐?

 

       경숙(京叔)이 배은망덕(背恩忘德)한 짓을 하다니?

       아니 어찌 이럴 수가 있느냐?

 

       이거 큰일 났구나

       내 아들이 반역에 가담하다니?

       내 아들이 죽어서는 안 되는데 큰일 났구나

 

       아이 아빠, 반란군으로 죽어선 안 돼요

       아이들이 있잖아요

 

       아이 아빠, 어서 빨리 돌아와요

       당신은 절대 죽으면 안 돼요

 

경숙(京叔) ()은 경성(京城)이 공자 려()에게 점령당하였다는

소식을 받게 되자, 매우 놀라며 어쩔 줄을 몰라 망설이게 된다.

 

       아버님. 그냥 계속 신정(新鄭)으로 쳐들어가십시오

       위군(衛軍)과 함께 신정(新鄭)을 점령하면

       얼마든지 전세를 바꿀 수가 있사옵니다

 

       계속 진군하여 신정(新鄭)으로 가셔야 하옵니다

       좋다어쩔 수 없이 그렇게 할 수밖에 없구나

       저기 달려오는 건 또 무언가

 

       위() 나라 파발(擺撥)이 긴급히 아뢰옵니다

       아니 무슨 일이냐

       위() 나라 위군(衛軍)5일 후에 도착한답니다.

 

       5일이나 늦다니 그게 정말이냐

       5일 동안을 무얼 하며 지내야 하겠는가

 

       경숙(京叔) ()

       5일 동안 버틸 군량미가 부족합니다

 

       이거 큰일 났구나. 군사를 되돌려라.

       경성(京城)으로 되돌아가자

 

경숙(京叔)이 경성(京城)에 되돌아온 건 저녁나절이라, 저녁 늦게

까지 진채(陣寨)를 세우고, 다음날 경성(京城)을 공략할 것이라며,

단단히 일러놓고, 모두 다 조용히 숙영(宿營)에 들어가게 하였다.

 

       경숙(京叔) () . 큰일 났습니다

       이른 아침부터 웬 소란이냐

 

       군사들 태반(太半)이 도망쳐버렸습니다

       무엇이라고. 왜 도망쳤다더냐

 

       군사들이 모두 이곳 출신들이옵니다.

       그래서, 무엇이 문제이더냐

 

       싸우게 되면 결국 자기 형제간이나

       자기 집안과 싸우게 되는 것이므로

 

       반역(反逆)하는 일을 도울 수 없다면서

       태반(太半)이 도망친 것이옵니다.

 

       반역(反逆)이 사전에 알려지다니.

       허 어. 정말 이거 큰일 났구나.

 

       이젠 어쩔 수 없도다.

       언() 땅에서 위군(衛軍)을 기다리기로 하자

       자, 다들 출발하라

 

39 . 형제의 싸움이 벌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