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2 화. 포사, 비단 찢는 소리가 좋은 가.
어머니. 어찌 이럴 수가 있어요?
비단 300필에 나를 팔다니요?
비단 3필에 사 와, 300필로 되파는군요!
너무 합니다. 정말 너무 해요!
미안하다. 정말로 미안하다.
어머니! 비단 한 필만 가져와 보세요.
옜다. 여기 가져왔다.
찌 이익, 찍! 비단 찢는 소리가 좋기도 하구나!
아, 아 슬프구나?
팔려 왔으니 팔려 가야 하는 것으로 구나!
아, 참으로 매정한 세상이로다!
포사(褒姒는 눈물을 흘리며, 비단 한 필을 갈기갈기 찢어놓고는,
포씨(褒氏) 집을 떠나 홍덕(弘德)을 따라나서게 되었다.
어머님. 이 아이입니다.
흠. 과연 정말로 어여쁘구나!
궁궐에는 누굴 통하려 하느냐?
그 문제는 차차 알아보기로 하고
우선 이 아이에게 궁중 예법을 잘 가르쳐
후궁(後宮)이 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포사(褒姒) 야! 너는 궁중 예법을 잘 익혀
유왕(幽王)을 모시는 후궁(後宮)이 되어야 한다!
후궁(後宮)이 무엇입니까?
지엄하신 왕비(王妃)의 다음 자리란다.
왕비나 세자빈(世子嬪) 자리는 없습니까?
큰일 날 소릴 하는구나!
너의 미모로 보아 충분하긴 하다만?
욕심내다가 목이 달아날 수 있단다!
매사에 조심조심하여야 한다!
포사(褒姒) 야, 오늘부터 향탕(香湯)에
목욕하여 몸을 가꾸거라!
포사(褒姒) 야, 궁중 예법은 까다롭단다!
예법을 하나하나 잘 배워 익혀야 하며
비단옷을 맵시 있게 입는 연습도 해야 하며
엉덩이도 예쁘게 흔들며 걸어야 하느니라!
홍덕(弘德)은 포사(褒姒)가 이른 시일 내에 궁중 예법을 잘 익히게
되자 안심하고는, 많은 예물을 싣고는 삼공(三公) 중의 하나이며
아첨꾼으로 제일 소문난 괵석보(虢石甫)를 찾아간다.
그간 안녕하셨사옵니까?
그대는 누구인가?
유포(有褒)의 아들 홍덕(弘德) 이옵니다.
호오, 그렇지. 오랜만에 보는구먼!
그래 어쩐 일러왔는가?
이것이 왕께 바칠 예물이 오며
이것은 공께 바칠 선물이옵니다.
값나가는 물건을 많이 가져왔구먼
아무쪼록 아버님을 살려주십시오!
저 얼굴 가린 처자 아이는 누구인가?
제 집안의 포사(褒姒)라는 여자아이입니다.
포사(褒姒)라. 어쩌자는 것이냐?
포사(褒姒)를 주상께 받히고자 합니다!
포사(褒姒) 야! 어서 얼굴을 보여라?
호오. 이렇게 어여쁜 아이가 있었단 말이냐?
주상께 받히려면 먼저 절차가 있느니라!
내가 먼저 침궁(寢宮)의 예법을 가르쳐야겠도다!
공께서 하룻밤 데리고 주무시는 건 좋사오나?
여자의 두 입이 대가를 치르게 하지요!
허 어. 그렇도다!
왕께 바칠 여자는 손댈 수가 없도다.
포사(褒姒) 야! 앞으로 나에게 잘하여야 한다!
앞으로 어려운 일이 생기면 그때마다
이 괵석보(虢石甫)에게 말하여라! 알겠느냐?
홍덕(弘德)은 많은 예물과 함께 포사(褒姒)를 유왕(幽王)에 바치고
옥(獄)에서 아버지 유포(有褒)을 모시고 나와 집으로 향했다.
나으리. 고생이 많으셨습니다.
부인도 고생이 많았구려.
아들아. 어떻게 나를 구하였느냐?
재물과 어여쁜 여자아이를 받쳤사옵니다!
여자아이와 나를 바꿨단 말이지?
부끄럽사오나 그렇습니다.
비통하구나! 어쩌다 저런 왕을 만났단 말이냐!
안 되겠다! 호경(鎬京)은 오래 있을 곳이 못 된다.
잘못하다간 멸문지화(滅門之禍)를 당하겠도다!
조용히 먼 곳으로 이사를 떠나가자.
주유왕(周幽王)은 많은 미녀와 주색잡기(酒色雜技)를 하여 보았으나,
너무 어여쁘면서도, 궁중 예법을 잘 지키며, 태도가 아름다우면서도
정중하게 행동하는 포사(褒姒) 같은 여인은 만나보지 못하였었다.
포사(褒姒)는 아름다울 뿔만 아니라,
태생적(胎生的)으로 성교(性交)의 기술인
방중술(房中術)에 뛰어나다 보니,
사내가 찰진 늪 속에 빠진 듯하여
힘들게 발을 조금 빼내려 하면,
또다시 은근하게 끌어당기면서
즐거움 속에 기진맥진하게 만들며,
방중술(房中術)의 기쁨을 주는 여인이었다.
포사(褒姒)는 첫날부터 주유왕(周幽王)을 완전히 매혹 시켜버려
주유왕이 자기 곁에 머물게 하였으므로 총애를 독차지하게 되었다.
포사(褒姒)를 만난 주유왕(周幽王)은 다음날부터 거처(居處)를
옥(玉)으로 지은 아름다운 경대(璚臺)로 옮기게 하고, 매일
포사(褒姒) 만을 끼고 살면서 정사는 더욱 뒷전으로 하였다.
유왕(幽王)이 조당에 나오지 않게 되자, 군신들이
조문 앞에서 문안 인사를 하기 위해 기다리다가,
모두가 얼굴도 보지 못한 체 탄식만 하고 물러가니
이에 금방 소문이 퍼지게 되었다.
이때가 주유왕(周幽王) 재위 4년 차이며 기원전 788년의 일로써
주유왕(周幽王)이 3개월 동안이나 왕비인 신후(申后) 곁에 가지
않자, 기어코 내궁(內宮)에 평지풍파(平地風波)가 일어나고 만다.
요즘, 새로 들어온 여자아이가 있다는데
어찌하여 내궁(內宮)에 인사가 없느냐?
썩 데리고 와서 무릎을 꿇려라.!
왕후마마, 안 되면 끌고 오려 하였으나
언제나 주상과 함께 있사오니
더는 말씀을 드리지 못하고 있나이다!
뭐라고? 저런! 어서 앞서 거라!
내가 가보아야 하겠다! 빨리 가보자!
주상께선 무얼 하고 계시오?
아니. 왕비께서 예까지 웬 일이시오?
저 아이가 새로 들어온 아이요!
어디서 온 천한 것이냐?
법도(法道)를 어지럽히는 요망한 년이로구나!
어서 무릎을 꿇지 못할까!
왕후, 아. 아니 미안하오!
과인(寡人)이 새로 얻은 미인이요!
왕후는 잠시 참도록 하시오!
내일 내궁(內宮)으로 들여보내겠소!
포사(褒姒)는 내일 꼭 내궁에 들어가도록 하여라!
알았느냐? 꼭 가봐야 한다!
포사(褒姒)는 주유왕(周幽王)과 신후(申后)의 연이은 호통 소리에도
내궁으로 인사를 가지 않으면서, 연락이 오더라도 무시해버렸다.
어마마마. 왜 침울하시옵니까?
아, 분통이 터지는구나!
어마마마! 무슨 일이 있사옵니까?
새로 들어온 포사(褒姒)라는 계집이 왕의 총애를 믿고,
삼 개월이 넘도록 내궁(內宮)에 찾아오지도 않고
인사도 올리지 않는구나!
아니 저런. 그런 일이 다 있었다니요?
주상께서 총애하니 난감하구나.
어마마마는 육궁(六宮)의 주인이십니다!
육궁(六宮)은 왕후(王后)와 후궁(後宮)이 사는 여섯 채의 집이 있는
내궁(內宮)을 말하며, 왕후(王后)가 사는 정침(正寢) 한 채와
후궁(後宮)이 사는 연침(燕寢) 다섯 채를 합해 육궁(六宮)이라 한다.
어마마마, 아무 염려하지 마십시오!
내일이 초하루니, 소자가 처리하겠습니다!
세자 의구(宜臼)는 초하룻날이 되면 아버지 주유왕(周幽王)이
조례에 나가야 한다는 법이 있다는 걸 알고 있었으며,
그때 경대(璚臺)에 가면 포사(褒姒) 혼자만 있게 되므로,
그때 내시들을 데리고 가서 혼을 내주기로 하였다.
제 23 화. 앞의 적을 먼저 제거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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