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정) 열국지( 001∼94회 )

제 77 화. 병을 주면 약도 줘라.

서 휴 2023. 4. 8. 19:59

 77 병을 주면 약도 줘라.

 

구사일생으로 살아난 주환왕(周桓王) 30리 밖으로 물러나게 되며

겨우 어가(御駕)를 세우고는다시 진채(陣寨)를 세우게 하면서

치중(置重)과 병거(兵車) 모두 점검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주상(나라 군사들이 흩어지는 바람에

      패배(敗北하게 되었사옵니다.

 

      인제 와서 진군(陳軍)을 탓해 무얼 하겠소?

      모두 짐()의 용병술(用兵術책임이오.

      각 군을 잘 운용하지 못한 짐()의 잘못이오.

 

      다시 각 군을 정비하여 싸울 준비를 시키시오

      이제 마지막까지라도 정군(鄭軍)을 혼내줘야 하오

 

      주상, 참으셔야 하옵니다!

      지금은 왕사군의 사기가 꺾였으니 돌려보내시고

      일단 돌아가시어 다시 준비 하시옵소서!

 

정군(鄭軍)의 장수들이 후퇴의 징을 울린 것에다 같이 아쉬움과

불평을 쏟아내자정장공이 손사래를 치며 분위기를 가라앉힌다.

 

      주공, 우리 정군(鄭軍)은 맹렬히 공격하였습니다

      후퇴하는 왕사군(王師軍)을 확실하게

      박살 낼 수 있었사옵니다.

 

      주공, 축담(祝聃 )이옵니다.

      주공, 어찌하여 후퇴 명령을 내렸사옵니까?

 

      주공, 신의 화살이 왕을 정확하게 맞힌바

      왕실군을 박살 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습니다

 

      허 어다들 참으시오

      왕께서는 내가 베푼 덕()을 원망으로 갚고 있기에.

      우리는 만부득이 응전(應戰하게 된 것이오

 

      ()의 말대로 왕을 사로잡아 온다거나

      만약 어체(御體)에 중상을 입혀 목숨을 잃게 한다면

      우리가 왕을 시해하였다는 죄를 덮어쓰지 않겠소?

 

      모두 모두 많은 수고를 하였소

      (들의 훌륭한 전술과 용감한 용기로

      이제 우리 정() 나라 사직을 잘 보존하게 되었소

 

      이것으로 족(한 것이오

      어찌 더 많은 것을 바랄 수 있겠소?

 

      주공신 제족(祭足이옵니다.

      주공의 말씀이 너무나 옳사옵니다.

 

      주상께서는 우리의 강한 군사력에 놀랐을 것이며

      왕사군(王師軍)도 겁을 많이 먹었을 것이옵니다.

 

      이제 마땅히 왕께 사신을 보내시어,

      문안 인사를 정중히 올리시며

 

      어깨를 쏜 것이 주공의 뜻이 아니었음을

      은근(慇懃)히 밝히셔야 하옵니다.

 

      제족(祭足)은 모두 옳은 말을 하였소

      그동안 우리가 왕실을 제일 많이 지켜줬는데

      왕실을 꺾어 망하게 할 수는 없는 것 아니겠소?

 

      (이야말로 좋도록 잘 수습할 수 있을 것이오.

      상경(上卿제족(祭足)은 곧바로 준비하여

      이제 왕사군(王師軍진영에 다녀오시오.

 

      주공제족(祭足)이 받들어 이행하겠나이다.

      어서 선물을 준비하여 다녀오시오

 

제족(祭足)은 소 12마리와 양 100마리와 사료 50 수레와 군량미

20 수레를 가지고왕사군의 진영(陣營)을 찾아가게 되었다.

 

      주상신 정(나라 상경 제족(祭足이옵니다.

      주상의 만수무강을 비나이다

 

      저희 주공께서 죽을죄를 지었사옵니다

      저희는 오르지사직을 보존하고자

      부득이 응전하게 되었나이다

 

      뜻밖에도 신중치 못한 군사가 있어.

      옥체를 범하는 큰 죄를 저질렀사옵니다

 

      저희 주공께서는 죄송한 마음을 금할 수 없어

      삼가 신을 보내어 군문 앞에 엎드려

      대죄를 청하오니 용서하여주시옵소서

 

      삼가다행히 더 큰 탈이 없으시오면

      보잘것없는 물건이나마 군사를 위로하시옵길 바라오며

      삼가 엎드려주상의 자비심을 바라고 바라나이다.

 

제족(祭足)이 찾아와 정장공(鄭莊公)이 사죄한다는 말을 올리자,

주환왕(周桓王)이 참담한 표정으로 제족(祭足)을 물끄러미

굽혀보며 말을 하지 않자괵공(虢公임보(林父)가 앞으로 나선다.

 

      정백(鄭伯)이 자신의 죄를 알았다 하니

      너그럽게 용서하노라

      사신은 일어나 사은의 예를 올리도록 하라

 

제족(祭足)은 머리를 조아려 주환왕(周桓王)에게 정중히 삼배하고

난 뒤에각 군영을 돌아다니며안부 인사를 다 하고 돌아갔다.

 

       이미  정장공(鄭莊公)은 마음속으로  주환왕(周桓王)

       무시하고 있었으나, 겉으로는 제후의 책임과 봉사를

       성실히 수행하면서 지내게 되었다.

 

(나라 제족(祭足)이 머리를 조아려 주환왕(周桓王)에게 정중히

삼배하고 돌아간 일에 대하여어느 사관이 시를 지어 한탄하였다.

 

      漫夸神箭集王肩 (만과신전집왕견)

      귀신같은 활로 왕의 어깨를 맞췄다고 자랑 말라

     

      不想君臣等地天 (불상군신등지천)

      임금과 신하가 하늘과 땅처럼 같다고 생각 마라

 

      對壘公然全不讓 (대루공연전불양)

      공공연히 왕에 대항하여 전혀 양보하지 않더니

   

      却將虛禮媚王前 (각장허례미왕전)

      이긴 장수가 거짓 예의로 왕에게 아첨하는구나.

 

(나라 제족(祭足)이 머리를 조아려 사죄하고 돌아갔음에도

주환왕(周桓王)은 끌어오르는 분을 삭일 수가 없었다.

 

     어서 괵공(虢公임보(林父)를 부르라

     주상무슨 일이 있으시옵니까?

 

      너무 분하여 참을 수가 없노라

      저 정장공은 나의 아버지를 인질로 잡았으며

      또 일찍 돌아가시게 한 원수로다

 

      지금도 그에 대한 예의도 갖추지 않고

      뉘우치기는커녕 뻔뻔스럽게

      ()을 능멸(凌蔑)하려 들고 있지 않은가?

 

      천하의 제후들에게 격문(檄文)을 보내

      정장공의 죄상을 성토할 것이오

 

      주상참으시옵소서

      주상께서 군사를 가벼이 움직이시어

      연합군으로도 공을 이루지 못하였사옵니다.

 

      이제 제후들에게 다시 격문(檄文)을 보내신다면

      주상의 패배를 인정하는 것이 되옵니다.

 

      또한(), (), (세 나라를 제외하면

      모두 정(나라와 우호를 맺고 있사옵니다.

 

      그러하오니만약에 군사를 징집하여도

      징집한 군사가 오지 않는다면

      오히려 정(나라의 비웃음만 사게 되옵니다.

 

      ()은 제족(祭足)을 시켜 사죄하였으며

      제족(祭足)은 군영마다 위로하고 돌아감으로써

      속죄의 체면치레를 한 것이 되옵니다.

 

      주상이번 기회를 잘 이용하십시오.

      차라리 사면(赦免)의 은전(恩典)을 내리시어

 

      저들이 스스로 반성하게 하면서

      새로운 마음으로 새롭게 왕실을 받들도록

      자비(慈悲)를 베푸시면, 장차 굽혀 들어올 것입니다.

 

주환왕은 괵공 임보의 합리적인 설득에 더는 말을 할 수 없었으며,

왕사군으로 참여한 진(), (), (세 나라의 노고를

위로하고 돌아가게 하였다,

 

이에 염옹(髥翁)은 정() 나라를 정벌하지도 못하고 패하면서,

스스로 치욕을 당한 주환왕(周桓王)을 꾸짖으며 시를 지었다.

 

      明珠彈雀古來譏 (명주탄작고래기)

      자고로 밝은 구슬로 새를 쏘는 것을 비웃나니

 

      豈有天王自出車 (개유천왕자출차)

      어찌하여 천왕이 친히 싸움터에 나갔던고.

 

      傳檄四方兼貶爵(전격사방겸폄작)

      사방에 격문을 돌리고 작위까지 빼앗았으나

 

      鄭人寧不懼王威(정인영불구왕위)

      정나라는 오히려 왕을 전혀 두려워하지 않았도다.

 

주환왕(周桓王)은 왕실로 복귀하고이 일이 있고 난 후로는

죽을 때까지 정() 나라에 대하여더는 말을 하지 않았다.

 

78 . 맺힌 한은 풀어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