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정) 열국지( 001∼94회 )

제 44 화. 할머니가 손자를 살린다.

서 휴 2023. 3. 23. 15:07

44 . 할머니가 손자를 살린다.

 

공손 활()은 아버지 경숙(京叔) ()이 공성(共城)에서 자결하자,

() 나라로 도망갔으며, 그곳의 공자 주우(洲吁)와 친하게 되었다.

 

       여 봐라, 공손(公孫) ()

       어찌하여 대성통곡(大聲痛哭)을 하는 것인가?

 

       위후(衛侯)께선 이  활(滑)의 원한을 풀어주시옵소서!

       정장공(鄭莊公)이 아버지 단()을 죽이고

       할마마마를 영곡(潁谷) 땅에 가두었나이다

 

       주공, , 주우(洲吁) 이옵니다.

       정장공(鄭莊公)은 패악하고 간교한 자로

       세상의 인륜(人倫)을 저버리고 있사옵니다.

 

       우리 위() 나라가 정() 나라에 쳐들어가

       인륜(人倫)의 정의를 올바로 세워준다면.

 

       우리 위() 나라의 위세를 천하에 널리 떨칠

       좋은 기회가 될 것이옵니다

 

       정장공(鄭莊公)이 그렇다고는 하나?

       우리 위()와 정()은 친밀하지도 않으며

       또한, 나쁜 관계를 맺은 바도 없도다!

 

       잘못하다간 정()과 원수가 되는 것이므로

       앞날을 위하여 신중하여야 할 것이다.

 

       주공, 신에게 군사를 주시옵소서!

       이 주우(洲吁)가 앞장서서 정() 나라에 쳐들어가

       패악 무도한 정장공의 무릎을 꿇리겠나이다.

 

위환공(衛桓公)은 전쟁하면서까지, 공손(公孫) ()을 돕고 싶지!

않았으나, 동생 주우(洲吁)까지 나서서, 군사를 일으켜 줄 것을

계속 요청하자, 내키지는 않았으나 정() 나라에 쳐들어가기로 했다.

 

       주공. 나라 위환공(衛桓公)

       직접 군사를 이끌고 쳐들어오고 있사옵니다

 

       무슨 일로 쳐들어오는지, 그 이유를 아는가

       경숙(京叔) ()의 아들 공손 활()

       위환공(衛桓公)과 함께 쳐들어오고 있사옵니다.

 

       주공, . 공자 려() 이옵니다.

       지난번에도 지금처럼 아무 이유 없이

       신정(新鄭)으로 쳐들어오다가 되돌아갔다고 하는바,

       이는 필시 오해로 빗어진 일일 것이옵니다.

 

       상경(上卿) ()의 말이 옳을 것이다

       누가 위환공(衛桓公)을 돌려보낼 수 있겠는가

 

       주공, 신 영고숙(穎考叔) 이옵니다.

       신이 위환공(衛桓公)의 오해를 풀어드리겠사옵니다.

 

       오. 영고숙(穎考叔) 인가.

       영곡(穎谷)에서 신정(新鄭)으로 이사는 잘하였는가

       주공, 아무 탈 없이 이사하였나이다.

 

       노모께서는 어떠하신가?

       건강하시오며, 대부(大夫) 벼슬까지 내려주시어

       가족 모두가 감읍(感泣)하고 있사옵니다

 

영고숙(穎考叔)은 정장공(鄭莊公)의 편지를 들고, 위환공(衛桓公)

찾아가 만나게 되었다.

 

       삼가 위후(衛侯)께 아뢰오!

       가문이 불행하여 골육상잔(骨肉相殘)하여

       진정으로 이웃 나라에 부끄러운 마음뿐입니다.

 

       과인이 우애를 하지 않은 것이 아니고,

       과인은 동생 단()을 경성(京城)에 봉하였나이다.

 

       그러나 단()은 그에 만족하지 않고

       모친의 총애를 믿은 나머지 난을 일으켰습니다

 

       과인은 선군께서 물려주신 사직을 지키는 것이

       막중하여 부득이 단을 죽이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영고숙(穎考叔)은 위환공(衛桓公)이 정장공(鄭莊公)의 편지를 다

읽고 나자 공성(共城)의 모든 사정을 상세하게 설명하였다.

 

       아니 이럴 수가 있느냐

       정() 나라 단()이 불의를 저질렀는데

       허 참, 우리는 역적(逆賊)을 도우려 하였었구나

 

       빨리 공손(公孫) ()을 불러오라

       주공, 공손(公孫) ()은 갑자기,

       자기 군사들을 이끌고 어디론가 떠나버렸습니다.

 

       우리 위군(衛軍)은 철수할 것이니

       정장공(鄭莊公)에게 잘 말하여주시오

 

영고숙(穎考叔)은 위환공(衛桓公)과 위군(衛軍)이 철수하는걸 모두

보고 돌아왔는데, 늠연(廩延)에서 긴급한 파발이 달려온다.

 

       주공께 아뢰오

       공손 활()이 위() 나라 공자 주우(洲吁)와 함께

       늠연(廩延)과 언() 땅에 쳐들어와 점령하고 있사옵니다.

 

       영고숙(穎考叔)이 위환공(衛桓公)을 만나고 왔는데

       그 사이에 위군(衛軍)이 쳐들어오다니 정말인가

 

       군사의 수는 얼마나 되는가

       군사의 수는 많지 않습니다.

 

       얼마 되지도 않을 군사로

       감히 나와 대적(對敵) 하겠다는 것이더냐

 

       주공, 신 상경(上卿) 공자 려() 이옵니다.

       주공. 잡초(雜草)는 베어내도 뿌리가 있으면

       다시 무성(茂盛)하게 자라 나옵니다.

 

       이참에 잡초의 뿌리를 완전히 뽑아야 하오니

       공손 활()을 아예 죽이시옵소서

 

       그렇도다. 공손(公孫) (), 이놈이

       위() 나라와 계속 싸움을 붙이려 하는구나

 

       내 이놈을 용서치 않으리라

       공손(公孫) ()을 붙잡아 꼭 죽이도록 하라.

 

       주공, 신이 나가 싸우지 않고도

       공손(公孫) ()을 잡아 오겠나이다

       오, 공자 려() 인가. 어서 말해보시오

 

       우리 정군(鄭軍)의 강한 위세를 갖추어,

       위() 나라 국경에 진을 치고 있으면서

       금방 공격할 듯이 위협적인 태세를 갖추고는

 

       편지로써 주공의 효성을 자세히 밝히며,

       공손(公孫) ()을 내놓으라 하는 겁니다

 

공자 려()와 고거미(高渠彌) 장수가, 늠연(廩延)에 도착하였을 때는,

이미 공손 활()과 주우(洲吁)가 위() 나라로 도망가고 없었으므로,

두 장수는 고삐를 늦추지 않고 맹추격하여 위()까지 쳐들어갔다.

 

       파발이 주공께 아뢰오

       정군(鄭軍)이 방금 우리 국경에까지 쳐들어왔나이다.

 

       왜, () 나라 군사가 우리 국경까지 온 것이냐

       주공, 정장공의 편지를 전하면서

       공손(公孫) ()을 내놓으라 합니다

 

       허 어. 어찌하면 좋겠는가

       신, 공자 주우(洲吁) 이옵니다.

 

       물이 넘치면 제방(堤防)을 쌓아야 하고

       외국이 쳐들어오면 맞서 싸워야 하옵니다

 

       저에게 군사를 내어주십시오

       정군(鄭軍)을 무찌르고 돌아오겠습니다

 

       하오나. 주공. 상경 석작(石碏) 이옵니다.

       전쟁이란 상대를 잘 알아야 하옵니다

 

       이는 필시 공손(公孫) ()의 반역을

       도왔기 때문일 것이 오며,

 

       또한, 주공의 허락도 명분도 없이,

       마음대로 늠연(廩延)과 언() 땅에 쳐들어가

       점령하려 하였기 때문일 것입니다.

 

       지난번 정장공이 주공께 편지를 보내줬듯이

       주공께서도 편지를 보내시어,

       공손(公孫) ()을 잡아 보내겠다고 하시면

       두 나라의 전쟁을 막을 수가 있사옵니다

 

위환공(衛桓公)의 편지에는 공손 활()을 잡아 보내겠다는 내용과

서로 간의 우호를 바란다는 공손한 태도를 보이는 내용이었다.

 

이때 공손 활()을 잡아 죽이려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모후가

이른 아침에 정장공의 문후를 받자마자 애원하듯 간곡히 만류한다.

 

       주공. 이 모두 나의 잘못이오

       다 같은 선왕(先王)의 혈육이오

 

       죽은 단()의 제사라도 지내주게끔

       공손(公孫) ()을 제발 살려두시오

 

       내, 두 손 모아 이렇게 간절히 부탁하오

       주공, 제발 활()을 살려주시어야 하오

 

       어마마마. 너무 울지 마시고 마음을 놓으십시오.

       위() 나라에 살려두도록 편지를 보내겠습니다.

 

       주공. 정말 정말로 고맙소

       아아, 이 모두 나의 나쁜 업이로다

       어마마마, 너무 울지 마시옵소서

 

정장공은 위환공(衛桓公)에게 편지의 답서를 보내며, 공자 려()

고거미(高渠彌)에게 군사를 거두어 회군하도록 명하였다.

 

       위환공(衛桓公)께 두 나라의 우호를 바라는 바이며

       우리 정군의 군사를 거두나이다.

 

       활()이 비록 죄가 있다고 하나?

       반란을 일으킨 동생의 유일한 아들입니다.

 

       바라옵건대 목숨을 연명케 하여, 동생 단()

       후사를 잇도록 도와주시면 감사하겠나이다

 

공손(公孫) ()은 위() 나라에서 살다가 그곳에서 늙어 죽었다.

한편 주평왕(周平王)은 왕실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며 믿음이

깊은 () 나라를 정() 나라가 정당한 이유 없이 위협적으로

굴복시키려 한다는 소문을 듣게 되었다.

 

       주평왕(周平王)은 자세한 내용을 파악하지도 않고,

       정무공(鄭武公)이 땅을 넓히기 위하여 왕의 승낙도

       없이 전쟁을 감행하려는 것으로 오해하게 된 것이다.

 

       또한, 왕실에서 경사직(卿士職)을 수행하지 않고

       본국에만 있는 것을 섭섭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45 . 왕과 인질을 교환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