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정) 열국지( 001∼94회 )

제 34 화. 동주 시대가 열리는가.

서 휴 2023. 3. 19. 20:33

34 . 동주 시대가 열리는가.

 

       견융(犬戎) () .

       주() 나라 왕실이 동쪽의 낙읍(洛邑)으로 옮긴다고.

       방()을 붙이고, 떠날 준비를 하고 있답니다.

 

       아니, 그게 정말인가

       그렇습니다. 그게 모두 사실입니다

 

       좀 더 밀어붙여 박살(撲殺)을 내고 싶었는데

       이제 떠난다니 아쉽기도 하구나

 

       저들이 떠나면 우리는 어찌해야겠는가

       만야속(滿也速)과 패정(孛丁)은 좋은 의견을 말해보라.

 

       저들이 옮겨간다면 우리에게 유리할 것입니다.

       저들의 풍경(豊京)과 호경(鎬京)을 지키는

       주력군 부대도 떠날 것이니,

       이 지역을 점령하기가 매우 수월해질 것입니다.

 

       점점 좋은 기회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이제 천천히 점령하셔도 되겠습니다

 

       좋다. 그동안 너무 바쁘게 움직였다.

       이제 좀 쉬었다가 다시 쳐들어가자

 

견융반(犬戎班)은 주() 왕실이 낙읍(洛邑)으로 떠나고 나면,

단 번에 침공하기로 하고, 좀 쉬면서 떠나가는 걸 보기로 하였다.

 

       주() 왕실이 떠나는 날, 대종백(大宗伯)

       칠묘(七廟)의 신주(神主)를 안고 앞장서서 가며,

       주평왕(周平王)의 어가(御駕) 뒤를 따라

       왕실인 들의 수레가 따르고

 

       백성들은 우마차를 끌고, 남정네는 지게를 지며

       그 수가 헤아릴 수 없이 많아 장관을 이루었다.

 

천도 소식을 받고 달려온, 진후(秦侯) 영개(籝開)가 진군(秦軍)

적절히 배치하면서, 철저히 호위하며 융족의 침공을 대비하니,

별 탈 없이 모두가 낙읍(洛邑)에 도착하였다.

 

       평왕(平王)은 힘들게 낙읍(洛邑)에 도착하여보니,

       저잣거리가 호경(鎬京)과 다르지 않았으며,

       안정된 걸 보고는 크게 기뻐하고 안심하였다.

 

천하의 제후들이 표문(表文)을 올리고, 헌상품과 특산물을 바쳤다.

오로지 형만(荊蠻) 이라고 부르는 초() 나라만이 아무 연락이

없었다. () 나라는 현재 호북성과 호남성 일대 지역에 있었다.

 

       왕이시여, 건안(建安) 하시온지요

       호오, 모두 찾아와 주어 고맙소

 

       주상, 모두 하례의 축하문을 올리고 있사옵니다

       주상, 제후들이 헌상하는 공물이 넘치옵니다.

 

       오직. () 나라만이 아무 기별이 없사오며

       사신도 공물도 보내온 것이 없사옵니다.

 

       형() 이라면 초() 나라가 아니겠는가

       초() 나라 놈들. 건방지고 괘씸하도다

 

       형() 나라를 지금 정벌하면 어떻겠는가

       그러실 필요가 없사옵니다.

 

       초() 나라는 보잘 것이 없사옵니다

       공물로 기껏 보내줘 봐야.

       청모(菁茅) 한 수레에 불과하였나이다.

 

       청모(菁茅)가 무엇인고

       청모(菁茅)는 일종의 띠 풀로 술을 담그거나

       약으로 쓰이는 약초(藥草)에 불과합니다.

 

       선왕(宣王)께서 여러 번 토벌한 후에 크게 책망하지!

       않은 것은, 딱히 받을 만한 산물이 없었기에

       크게 말썽이나 피우지 말라 하시면서

       그저 붙들어 놓은 것에 불과하였사옵니다

 

주평왕(周平王)은 낙읍(洛邑)으로 천도한 후에 여러 가지로

흡족하고 마음이 안정되었으며, 이에 처음으로 조례를 열게 된다.

 

       낙읍(洛邑)으로 천도하는데

       경()들의 수고가 너무나 많았도다

 

       낙읍(洛邑)은 천하의 중심지이므로

       백성들이 사방에서 왕래하기 편한 곳이라 하오.

 

       제후들이 모두 모이는데도

       서로 공평한 거리가 된다니 얼마나 좋소

 

       이제 낙읍(洛邑)이 낙양성(洛陽城)이 되어야 하오.

       모두 수고를 아끼지 말아 주길 바라는 바이오.

 

주유왕(周幽王)이 죽은 후, 새로이 추대된 주평왕(周平王)

도읍지를 호경(鎬京)에서 낙읍(洛邑)으로 옮기게 되었다.

 

       주나라가 서쪽 호경(鎬京)에 있었던

       기원전 771년 이전까지를 서주(西周) 시대라 부르며

 

       동쪽의 낙읍(洛邑)으로 옮긴 기원전 770

       이후부터를 동주(東周) 시대라 구분하여

       역사에 기록하며 부르게 된다.

 

이때부터 사통오달의 교통이 편리한 동주(東周)의 시대가 열리며

낙읍(洛邑)을 낙양성(洛陽城)이라고 고쳐 부르게 하였다.

 

       주상, . 진후(秦侯) 영개(籝開) 이옵니다.

       호오. 진양공(秦襄公) 어서 오시 오.

 

       주상, 호경(鎬京)에서 낙읍(洛邑)까지 오는데

       다행히 아무런 불상사가 없었사옵니다.

 

       모두가 주상의 홍복(洪福)에 따른 것이옵니다.

       호오. 그건 모두 진후(秦侯) 덕분이요.

 

       매번 몸을 아끼지 않고 짐()을 돌보는바,

       그대의 충정을 깊이 알고 있노라.

 

       지금 기산(崎山)과 풍경(豊京)도 절반이나

       서융(西戎)과 견융(犬戎)의 손에 점령당하였도다.

 

       진후(秦侯)가 다행히 그쪽 땅을 회복한다면

       이 모두가 진()나라 땅이 될 것이니

 

       진후(秦侯)는 이 나라 서쪽을 안정시켜,

       튼튼한 울타리가 되어주도록 하라

 

       주상,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소신. 서쪽의 융족(戎族)을 반드시 다스려

       성은에 보답하겠나이다

 

진후(秦侯) 영개(籝開)는 무수히 머리를 조아리며, 주평왕(周平王)

왕명을 받들고 돌아가자마자, 곧바로 진군(秦軍)을 호경(鎬京)으로

옮겨와 지키게 하면서, 신료들을 불러 모아 긴급한 회의를 열었다.

 

       드디어 왕명이 떨어졌소

       우리가 왕성 모두를 차지하게 되었소

 

       이제부터는 우리 진나라를 세대로 세워야 하오

       견융(犬戎)과 서융(西戎)을 쳐낼 계획을 세워야 하오

 

       저 간악한 융족(戎族)을 쳐부숴야 우리가

       풍경(豊京)과 호경(鎬京) 일대를 차지하며 살 수가 있소!

 

       이제 어떻게 하면 좋겠소?

       견융(犬戎)을 먼저 쳐부숴야 하겠는가

       아니면 서융(西戎)이 먼저인가

 

       주공, 한꺼번에 싸우기에는 우리가 약하오며

       한쪽을 공격하면 한쪽이 돕게 됩니다

 

       우리의 힘이 생길 때까지 기다릴 수도 없고

       이렇게 망설이다가 당할 수도 없는 것이 아닌가?

 

       어찌하면 좋겠는가

       견융(犬戎)을 먼저 치시옵소서

 

       요즘의 견융(犬戎)은 서융(西戎)보다 강하다

       주공, 강한 적을 먼저 쳐부숴야

       조금 약한 서융(西戎)이 함부로 움직이지 못합니다.

 

       허 어, 지금까지 싸워본바 우리가 약하다.

       더 좋은 방법은 없겠는가

 

       주공, 한 가지 좋은 방안이 있사옵니다.

       좋도다. 어서 말해보라

 

       융족(戎族)들은 우리처럼 조직화 되지 않아

       우두머리를 잘라내기만 하면

       까마귀 떼처럼 시끄러워지기만 할 뿐으로

 

       갈피를 잡지 못하며 시끄러울 뿐이므로

       오합지졸(烏合之卒)이라 할 수 있습니다.

 

오합지졸(烏合之卒)

까마귀 오. 합할 합. 갈 지. 군사 졸.

까마귀가 무리를 지어봐야 한갓 졸병에 불과하다.

 

       으흠. 오합지졸(烏合之卒)이라

       까마귀들이 모여 봐야 시끄럽기만 하고

       단합된 힘을 쓰지 못한다는 말이 아닌가

 

       주공, 그렇사옵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해보라?

 

       주공, 시끄럽지 않고 조용히 제압하는 것입니다.

       쥐도 새도 모르게 정리하는 것이지요.

 

       쥐도 새도 모르게 제압한다니 무슨 말인가

       주공, 주변을 물려주시옵소서

 

       그래. 이제 우리 둘뿐이다.

       주공, 전쟁하지 않고 암살 작전을 쓰십시오.

 

       쥐도 새도 모르게 죽이는 것이지요.

       죽이다니 누구를 죽인다는 말인가

 

       견융(犬戎)의 우두머리인 견융반(犬戎班)

       서융(西戎)의 대족장인 서융반(西戎班)

 

       견융(犬戎)의 우선봉 패정(孛丁), 그리고

       좌선봉 만야속(滿也速)을 일시에 죽이는 것입니다.

 

       그렇게 큰일이 한 번에 가능하겠는가

       소신에게 칼 잘 쓰고 날쌘 군사 300여 명을

       잘 가려 뽑아 주시옵소서.

 

       소신이 성심껏 조련하여 보고드리겠나이다.

       좋다. 그렇게 하도록 하라!

 

서융(西戎)과 견융(犬戎)이 기산(崎山)과 풍경(豊京) 땅의 절반을

점령하고 난 후에 풍경(豊京) 땅에 머무르고 있을 때이었다.

 

35 . 진나라가 세워지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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