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안) 열국지 101∼200 회

제 151 화. 입은 은혜는 반드시 보답하는가.

서 휴 2022. 8. 5. 23:05

      49. 육탄과 난초

 

 151 . 입은 은혜는 반드시 보답하는가.

육단肉袒 이란, 죄를 사죄하거나 복종과 항복을 스스로 하고자 할

때, 스스로 행하는 극단적인 행동으로, 윗옷을 벗어 상체를 드러내며, 

죽임을 당할 자세로 적장에게 몸을 던져 용서를 비는 행위를 뜻한다.

 

      지난날 채애공蔡哀公이 바로 육단肉袒의 예로써

      초문왕楚文王에게 항복한 바가 있었으며

      채애공蔡哀公의 아들이 바로 채목공蔡穆公 이.

 

채목공蔡穆公은 아버지가 행했던 치욕적인 행위를, 그는 서슴없이

권하자, 허희공許僖公은 망설이다가 마침내 고개를 끄덕이고는

채목공蔡穆公을 통하여,  나라의 항복 의사를 초楚나라

초성왕楚城王에게 전하고 만다.

 

      나라를 살리기 위해서는 어쩔 수가 없구려.

       나라 땅인 무성武城에서 항복 의식을 치르겠소이다.


허희공許僖公이 초성왕楚城王에게 무성武城에서 항복하는 광경을

춘추좌씨전 春秋左氏傳은 다음과 같이 생생하게 기록을 하고 있다.

      허희공은 얼굴을 쳐들어 앞을   있도록, 

      두 손을 등뒤로 돌려 묶는 면박面縛을 하고,

      입에 구슬을 물고 함벽銜壁 하였으며,

 

       나라 대부로 하여금,

      마치 죽은 사람처럼 상복喪服을 입게 하고,

 

      선비로 하여금 관을 짊어지게 하면서,

      육단肉袒을 하고자 초성왕楚城王 앞으로 나아갔다.

 

초성왕楚城王은 그 모습을 보고 봉 나라 군주인 봉백逢伯에게

어쪄면 좋겠냐고 물으니, 봉백逢伯이 다음과 같이 대답하였다.

      왕이시여, 옛날 일이었습니다.

      주무왕周武王이 상商 나라를 멸망 시켰을 때,

 

      상商의 마지막 임금인 주왕紂王의 아들인

      무경武庚 녹보錄父에게 상商의 유민들을 다스리게 하고

 

      주무왕周武王은 이들이 반란을 일으키지 못하도록

      세 동생인 관숙管叔, 채숙蔡叔, 곽숙霍叔에게

      감시를 시켜 그후 몇 년이 지났습니다.

 

      그러나, 오히려 세 동생과 무경武庚 녹보錄父가 음모하여 

      은殷의 유민들과 함께 삼감三監의 난을 일으켰나이다.

 

      주무왕周武王의 아들인 주성왕周成王

      이들의 난을 수습하고 상商의 유민들을 달래기 위해

 

      무경武庚 녹보錄父의 숙부인 미자微子 계啓를 보내어

      송宋 나라를 세우게 하였나이다.

 

      상商의 백성들이 송宋 나라에 많이 들어와 살게 되면서

      또 반란의 기미가 보이자, 모두 죽이려 하였나이다.

      이에 미자微子 가 육단肉袒을 하고 용서를 빌었나이다.

 

      그러자 주성왕周成王께서는 친히 묶은 것을 풀어주고

      입에 문 구슬을  받으시고, 대부의 상복喪服을 벗기고

      선비가 짊어졌던 관을 불에 태우셨습니다.

 

      그런 후, 주무왕周武王은 미자微子 를 예의로써

       하였으며 본래 살던 곳으로 돌려보냈나이다

 

      그렇게 미자微子 를 용서해줌으로써

      반란은 일어나지 않았으며

      오히려 송나라는 안정이 되었나이다.

 

이에 초성왕楚城王은 봉백逢伯의 말대로 하였다. 면박面縛은 죄인의

두 손을 앞으로 묶는 것을 말하며, 함벽銜壁은 죽은 사람을 염 

때 입안에 구슬을 머금게 하는 장례의 풍습이었다.

 

허희공許僖公은 스스로 죽은 사람 흉내를 내며 죄를 청함으로써

 나라를 종주국으로 섬기는 두 번째 중원中原 국이 되었다.

 

      주공, 신 대부 신후申侯 이옵니다.

       나라 덕으로 연합군이 물러갔소이다.

 

      이번에 정 나라가 망하지 않은 것은

      모두 다 초 나라를 움직인 신의 공로이옵니다.

 

      주공께서는 어찌하여 망서리면서

      신에게 봉토封土를 더 주지 않나이까.


교만한 모습을 보이면 사람들의 미움을 받기 마련이나, 이를 모르는

신후申侯는 제환공齊桓公이 말하여 억지로 받게 된 호뢰虎牢 땅에

더하여 봉토封土를 더 달라며 욕심을 내어 말하는 것이다.

 

       대부 신후申侯가 봉토封土를 더 달라며

       욕심을 내며 보체면서 조를 때

 

       정문공鄭文公은 수지首止 땅의 회맹에서

       탈퇴한 것을 몹시 후회하고 있었으며

       제 나라 때문에 너무나 불안하였다.

 

어지간히도 분했던 제환공齊桓公은 이듬해 봄이 되자마자, 갑자기

연합군을 이끌고 다시 정나라 도성인 신정新鄭을 공격했다.

 

      주공.  나라가 또 쳐들어왔습니다.

      아니. 정말인가. 이거 큰일 났구나.

 

      배신자 정문공鄭文公은 듣도록 하라.

      빨리 항복하지 않겠는가.

      신정新鄭 성에 불지르고 모두 태워 죽이리라.

 

제환공齊桓公이 다시 공격하자, 설마 하던 정문공鄭文公은 기겁을

하며 당황하던 차에, 연합군으로 온 진 대부 원도도轅濤塗

 나라의 대부 공숙孔叔에게 서신을 보내왔다.

      이번에 제환공齊桓公이 정 나라를 침범한 것은

      모두 신후申侯의 간교한 술책 때문입니다.

 

      그는 정 나라 사람이라기보다

      초 나라 사람이며,

      초 나라 첩자라는 것은

      삼척동자三尺童子도 다 아는 바이오.

 

      신후申侯가 정 나라에 붙어 있는 한

       나라의 핍박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오.

 

      귀국의 안녕을 위하여

      공숙孔叔께 특별히 알려드리는 것이오.

 나라 대부 원도도轅濤塗가 신후申侯를 헐뜯는 편지를 보내게

된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지난날 소릉召陵 땅에서 연합군이

       초 나라 원정遠征마치고 돌아가려고 할 때, 

       원도도轅濤塗신후申侯를 믿고서 의논하였다가,

 

신후申侯의 술책術策에 넘어가 제환공으로부터 옥에 갇히게 되는 

등으로 곤욕을 치르며 벌을 받은 적이 있었다.

 

      주공. 신 공숙孔叔 이옵니다.

      주공께서는 어쩌시려 합니까.


      과인도 수지首止 회맹에서

      탈퇴한 것을 몹시 후회하고 있소.

      이제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소.

 

      주공, 주혜왕周惠王도 초성왕楚城王

      돕지를 않으며, 천하의 민심은 모두

      제환공齊桓公을 중심으로 뭉치고 있나이다.

 

      글쎄 말이외다.

      어쩌다가 우리 정 나라만

      외톨이가 되었는지 모르겠소.


      주공. 이 편지를 보시옵소서.

       나라 대부 원도도轅濤塗의 편지이옵니다.


      주공, 원도도轅濤塗의 말대로

      연합군을 물러가게 하는 방법은,

      신후申侯를 죽여 제환공齊桓公에게 바치는 것이옵니다.

 

      단지 신후申侯의 목을 보낸다고 용서가 되겠소.
      주공, 신이 찾아가 목숨을 걸고 용서를 빌겠나이다.

      좋소이다. 대부 공숙孔叔 만을 믿겠소이다.


      어서 신후申侯를 불러들여라.

      주공. 이제서야, 신에게 봉토를 주시려 하나이까.

      너는 전날 제환공齊桓公을 당적 할 만한 나라는

       나라밖에 없다고 하지 않았느냐.

 

      지금 제 나라와 연합군이 쳐들어왔는데

       나라 구원군은 어디에 있느냐.


      주공, 지금이라도 초 나라를 부르겠나이다.
      시끄럽도다. 여봐라.

      저놈을 당장 끌어내 목을 베도록 하라.


처세의 귀재라 불리며 교만하였던 신후申侯, 그렇게 변명할 사이도

없이 끌려가 목을 베는 참수형斬首刑을 당하고 말았다.

 

       패공霸公 이신 제후齊侯 ,
        나라 대부 공숙孔叔 이옵니다.

       무릎꿇고 뵙기를 앙망仰望 하나이다.

 

다음 날 정 나라 대부 공숙孔叔은 신정 성문을 열고 나갔으며,

제환공齊桓公은 공숙孔叔을 싸늘히 쳐다보다가 말을 한다.

 

       나라 대부 공숙孔叔은 무슨 일로 찾아왔는가.

      이 목함木函을 보시옵소서.
      그것이 무엇인가. 뚜껑을 열어보아라.

 

      이것은 정 나라 대부 신후申侯의 목입니다.

      지난날 우리 주공께서 수지首止를 몰래 떠나온 것은

      모두 다 이 신후申侯의 꾐에 빠졌기 때문이옵니다.

 

      신후申侯는 초 나라를 섬기는 이중 첩자입니다.

      이제 우리 주공은 지난날의 경솔함을 뉘우치고

      신후申侯를 참하여 패공霸公께 죄를 청하라 하셨나이다.

 

      패공霸公께서는 정 나라의 죄를 용서하여주십시오.

      다시는 초楚 나라와 수교를 맺지 않겠나이다.

      정문공鄭文公은 박쥐와 같이 이리저리 잘도 붙는구나.

      너희의 소행으로 현 나라가 망하였고

       나라가 단숨에 초에 복속하게 되었도다.

 

      정문공鄭文公의 행동은 몹시 괘씸하도다.

      정문공鄭文公이 직접와서 사죄하도록 하라.

 

      대부 공숙孔叔은 더 머물지 말고 어서 돌아가라.

      주공, 신 관중管仲 이옵니다.


      중보仲父는 무슨 말을 하려 하오.
      중보仲父, 어서 말해 보시 오.

      옛말에 가까이 있는 자는 예 로써 오게 하고

      멀리 있는 자는 덕으로 오게 하라 하였나이다.

 

      주공, 대부 공숙孔叔은 예를 아는 사람입니다.

      정문공鄭文公의 소행이 비록 괘씸하나?

 

      그 밑의 신하들이 이렇듯 예를 알고 있다면

      아직 정 나라의 근본은 서 있다 하겠나이다.

 

      주공께서는 이 점을 어여삐 살펴주소서.

      허 어. , 꼭 그리 하여야 하겠소.

 

      주공, 를 아는 공숙孔叔

      그냥 돌려 보낼 수는 없사옵니다.

 

       나라 대부 공숙孔叔은 듣도록 하라.

      중보仲父의 체면을 보아 용서하겠노라.

 

      앞으로 왕실의 안정과 천하의 안녕을 위하여

       나라도 온 힘을 쏟도록 하라.


      패공霸功께 감읍感泣 할 따름이옵니다.

      앞으로의 회맹에는 절대 빠지지 않도록 하겠나이다.


관중管仲이 돕지 않았던들 제환공齊桓公은 크게 호통을 쳐서,

의 공숙孔叔을 쫓아버렸을 것이었으나, 관중管仲의 도움으로

다행히 신정新鄭 포위를 풀고 연합군과 함께 각기 철수하였다.

 

이때가 제 나라와 초 나라가 소릉召陵에서 불가침 조약을

맺은 지 3년 후인 기원전 653년이며, 제환공 33년인 봄의 일이었다.
그해 7월이 되자, 제환공은 또다시 중원中原 제후들을 소집하였다.

 

      태자 정이 주 왕실의 후계자임을

      확실하게 못을 박기 위하여 회합하고자 하노니

       나라 땅인 영모寧母에 다 모이도록 하시오.

 

그런데 정문공鄭文公은 회맹會盟 일이 가까워지자 주혜왕周惠王

밀서密書에 대한 욕심欲心이 다시 일어났으며, 장차 패공霸功

되고 싶은 욕망欲望에 또다시 집착하려 하는 것이다.


      주혜왕周惠王은 후계자로

      왕자 대를 삼겠다고 하지 않았는가.

 

      지금은 제환공齊桓公을 후견인으로 두고 있는

      태자 정이 유리하나,

      태자 정은 왕실의 기반이 너무 약하다.

 

      주혜왕周惠王이 끝까지 밀어붙인다면

      왕자 대가 왕위를 계승 할지도 모른다.

 

      이 좋은 기회에 제환공齊桓公 만을 따라가다가

      만약 왕자 대가 왕위를 계승하게 된다면

      패공霸功 이 될 아까운 기회를 놓치는 건 아닐까.

      주혜왕周惠王의 뜻과 제환공齊桓公의 뜻에도

      양쪽 다 거슬리지 않는 좋은 방안이 없겠는가.

 

      주공,  나라는 세자世子를 회맹에 보낸다 하옵니다.

      진선공陳宣公이 세자世子를 대신 보낸다고 하였느냐.

      잘되었다. 그러면 나도 몸이 아프다는 핑계를 대자.


      세자 를 부르라.

      세자는 영모寧母에서 열리는 회맹에 다녀오도록 하라.

 

정문공鄭文公은 몸이 아프다는 핑계를 대면서, 세자 화를 대신

보내게 되는데, 앞으로 세자가 뜻하지 않은 말썽을 일으키게 된다.

       정문공鄭文公은 정실부인에게서

       세자 화와 공자 장이 있었으며

 

       또 후궁後宮에 아들 둘이 있었고

       잉녀媵女 인 연길燕姞의 소생으로 공자 난이 있었다.


       공자 난의 출생에 대해서는 

       10여 년 전에 일어났던 일을 이야기 하여야 한다.

 

 152 . 허욕은 재앙을 불러오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