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58 화. 왜 은혜를 갚으려 하지 않는가.
난진(欒軫) 아, 내 친구이다. 인사드려라.
예. 난진(欒軫) 이라 불러주십시오.
나는 범 골에 사는 투리도(鬪利道) 요.
지금부터 형님이라 불러도 되겠습니까?
매형과 친구분이시니 괜찮겠지요?
허 어, 그래라 형이라 불러도 좋다!
매형. 친구분도 무예가 대단하시더군요.
그렇다. 나하고 자웅을 겨루는 실력이다.
매형. 왜 저를 찾아오지 않습니까?
너는 어디에 살고 있느냐?
매형! 짐작 가시는지요?
어린 남매를 구해준 분이 바로 지금,
진(秦) 나라 재상이 되어있습니다.
매형, 저의 할아버지가 되었지요!
오고대부 백리해라는 이름은 들어보았다.
매형, 바로 그분입니다.
매형, 작은 누님과 큰 누님이 한 번이라도
만나게 해주면 안 되겠습니까?
매형. 작은 누님의 소원을 들어주세요.
그리고요, 작은 누님과 함께 옹성(雍城)으로
이사 오시면 얼마나 좋겠어요!
할아버지께서 곧 중요한 일이 생길 거라며
훌륭한 인재들을 많이 모으고 있으니
투리도(鬪利道) 형님도 아시지요!
매형과 같이 낙우당(樂于堂)에 오시어
할아버지를 꼭 만나보셔야 합니다!
한 달여가 지나자, 난진(欒軫)의 매형 서리보(胥利父)와 그의 친구인
투리도(鬪利道)가 낙우당(樂于堂)을 찾아오게 되었다.
백리해(百里奚)는 난진(欒軫)의 설명을 듣게 되자, 두 사람의 인물
됨을 살펴보고 난 후에, 병부의 요세(繇勢)에게 보냈다.
요세(繇勢)는 대련(對鍊)해보고 나자,
두 사람의 무예가 뛰어남에 크게 만족하며,
총대장 백리시(百里視)에게 추천하여 장수(將帥)의
다음 자리인 부장(副將)이 되게 하였다.
하늘은 나라들의 풍년(豐年)을 이리저리 옮겨가며 베푸는 모양이다.
2년이 지나자, 이제는 진(秦) 나라에 심한 가뭄이 들었다.
엄청난 흉작으로 백성들이 고생하게 되고, 진(晉) 나라는 생각지!
않은 풍년이 들어 오랜만에 여유가 생겨났다.
어느 나라나 천재지변(天災地變)은 일어난다고 하셨지요?
이제야 좌서장(左庶長)의 말뜻을 알겠소이다.
그때 진(晉)나라에 양곡을 지원하지 않았다면
어찌 진(晉)나라에 양곡을 요청할 수 있겠소.
주공. 신 비표(邳豹) 이옵니다.
진혜공(晉惠公)은 신의가 없는 자입니다.
청(請) 하여도 양곡은 보내지 않을 것입니다.
설마. 그럴 리가 있겠소?
대부 영지(鈴至)는 진(晉) 나라에 다녀오도록 하시오.
대부 영지(鈴至)가 진(晉) 나라에 찾아가, 흉년이 들었다며 도움을
요청하자, 진혜공(晉惠公)이 조례(朝禮)에서 말하게 된다.
진(秦) 에서 양곡을 지원하여 달라는데
어찌하면 좋겠소? 어서들 말해보시오.
주공, 신 대부 경정(慶鄭) 이옵니다.
우리도 진(秦)에서 양곡을 빌려왔으니
우리도 보내주는 것이 당연한 도리이옵니다.
진(秦)과 가까운 하서(河西)에서 보내주면 어떻겠소?
경(卿) 들도 생각을 말해보시오?
진(秦)에서 양곡을 꿔왔던, 대부 경정(慶鄭)이 당연하다고 말하자,
기다렸다는 듯이 극예(郤芮)가 앞으로 나서며 반대하는 말을 한다.
주공. 진(秦)에 꼭 양곡을 보내야 하겠습니까?
허, 도움을 받았으니 줘야 하지 않겠소!
하서(河西)의 땅은 어쩌시려 하나 이 까?
양곡은 보내고 하서(河西)의 땅을 내주지 않으면
아무 소용없는 일이 되고 맙니다.
이제 진(秦) 나라는 적국으로 생각하셔야 합니다!
양곡을 보내어 적을 강하게 만들 순 없습니다.
극예(郤芮)가 반대하자! 언제나 곧은 성격으로 정도만을 지키며
살아가는 대부 경정(慶鄭)이 몹시 화가나 큰 소리로 부르짖는다.
지난번, 신이 양곡을 요청하였을 때
진(秦) 나라는 두말없이 보내주어
우리가 큰 어려움을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순수하게 베풀어준 은혜를 저버리고
이 옷의 불행을 방관하는 것은
올바른 군주의 도리가 아니옵니다.
이제 우리가 양곡을 보내지 않으면
진(秦) 나라 백성들에게 우리에 대한
원망을 점점 커지게 만드는 것입니다.
원망이 커지고, 싸이다 보면
우리에게 큰 재앙이 될 수 있습니다.
주공, 신 여이생(呂飴甥) 이옵니다.
하서(河西)의 땅을 받으려 양곡을 보내준 것입니다.
양곡을 주어도 하서(河西)의 땅을 내주지 않는다면
그들은 우리를 계속 원망할 것입니다.
과인은 단지 곡식만을 보낼 생각이오.
범주지역(汎舟之役)에 보답은 해야지 않겠소?
주공, 이래저래 원망을 들을 바에는
뭐 하러 양곡을 보내준단 말입니까?
주공, 신 경정(慶鄭) 이옵니다.
남의 불행을 다행으로 여기선 아니 됩니다.
남의 은혜를 배반하는 것은 불의가 됩니다.
서슴지 말고 빨리 보내줘야 합니다.
모든 이야기를 조용히 듣고 있던 한간(韓簡)이 참지 못하고, 급히
앞으로 나서며 경정(慶鄭)의 주장이 옳다고 말하게 된다.
주공. 경정(慶鄭)의 말이 옳습니다.
지난번에 진(秦)이 양곡을 보내주지 않았다면
주공의 입장이 어떠하였겠습니까?
이때 괵사(虢射)가 벌떡 일어나더니, 더 과격한 말을 하게 되면서,
극예(郤芮) 와 여이생(呂飴甥)의 편을 들고 말았다.
하늘이 우리에게 심한 흉년을 들게 하였을 때
그때 만약 진(秦) 나라가 쳐들어왔더라면
우리진(晉) 나라를 빼앗을 수 있었으나
그들은 하늘의 뜻을 몰라 턱없이 양곡을 보낸 것입니다.
이제 진(秦) 나라에 흉년이 들었으니
하늘의 뜻에 따라, 진(秦) 나라에 쳐들어가
우리의 땅으로 만들어 우리 한을 풀 수 있나이다.
허허, 그대들의 말이 옳소! 참으로 현신들이오!
과인은 이제 경(卿) 들의 뜻에 따르겠소.
진혜공(晉惠公)은 만족한 듯이 크게 웃으며 괵사(虢射) 편을 들고는
조례(朝禮) 석상에 진(秦) 나라 사신 영지(鈴至)를 부르게 하였다.
우리나라가 여러 해 흉년이 들어
흩어졌던 백성들이 이제 겨우 모여들고 있소.
겨우 먹을 만큼만 있으니 안타까운 일이오.
어찌할 수 없어 미안하오!
저희 주공께서는 이웃의 환난(患難)은 도와줘야!
한다며 진후(晉侯)의 위기를 여러 번 도와주셨고,
이웃의 굶주림을 보고만 있을 수 없다며
지난번에 양곡을 보내드린 것입니다.
이제 신을 빈손으로 돌아가게 하신다면,
참으로 보고 할 면목이 서지 않게 되옵니다!
사정이 이러하니 어쩔 수가 없구려.
우리나라 사정을 잘 이해하여 주시 오!
진혜공(晉惠公)이 미안한 듯 변명하고 있는데, 불쑥 극예(郤芮)와
여이생(呂飴甥)이 영지(鈴至)를 노려보며 크게 꾸짖는 말을 한다.
영지(鈴至) 야! 네 이놈아!
너는 비정보(邳鄭父)와 공모하여
우리를 죽이려 하지 않았느냐?
영지(鈴至) 야! 너의 진후(秦侯)에게 말하여라!
우리진(晉) 나라 곡식을 먹고 싶다면
군사를 몰고 와 빼앗아 가라고 하여라.
이제 곧 양(梁) 나라와 합세하여
너의 진(秦) 나라를 패망시키고 말겠도다!
대부 영지(鈴至)는 몹시 당황하여 서둘러 돌아가게 되었으며, 이런
정황을 지켜보고 나오는 경정(慶鄭)과 한간(韓簡)은 치밀어오르는
분노에 가슴을 끓이면서 태복(太卜) 곽언(郭偃)을 만나러 간다.
곽언께선 무얼 하고 계십니까?
어서들 오시 오. 무슨 일이 있었소?
저런 자가 우리 주공이라니 말이 되오!
배은망덕(背恩忘德) 도 유분수(有分數) 지
기근이 심할 때 은혜를 배픈 진(秦) 나라를 공격하려
하다니, 정말 큰일 날 소리가 아니겠소이까?
우리는 삼군(三軍) 이고, 진(秦)은 2군이라며
우리 힘을 과시하려는 것이 아니겠소?
아 아. 우리 진(晉) 나라에 엄청난 재앙이
시작될 것 같구려. 정말 큰 일이오!
얼마 전에 사록산(沙鹿山)이 무너졌다고 하오
대저 산천(山川)은 나라의 주인이오.
우리 진(晉) 나라에 큰 불행이 올 것 같소이다.
이에 대비나 하고 있는지 정말 걱정이 되오.
경정(慶鄭)과 한간(韓簡)은 곽언(郭偃)을 만나 진혜공(晉惠公)과
그 일당을 원망하면서, 장차 닥쳐올 일을 걱정하였다.
제 259 화. 유비무환이 얼마나 중요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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